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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스타
작품등록일 :
2019.09.16 08:33
최근연재일 :
2019.11.26 22:55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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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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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2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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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3화

DUMMY

많이 당황스러웠다.


백염엘프들의 거점은 숲이었지만 긴장감이 그 구역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전장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정도로 긴장감이 없는 상태. 그 이유는 금새 알아낼 수 있었다.


"스케빈져들이야. 기간트를 얻지도 그렇다고 몬스터로 전락해 약탈을 시도하지도 않는 제 3의 세력이지. 애시당초 몬스터화되는 건 하이리턴 하이리스크 전략이기니까 어찌보면 이 녀석들은 겁쟁이지."


뜻밖에도 이번엔 붉은 도깨비가 처음부터 함께 했다. 파랑 도깨비는 보이지 않았다.


"의외인데."


"오늘 아침 조회때 엄청 깨졌거든."


붉은 도깨비의 말에 어제 그들을 혼내던 페도라 쓴 도깨비의 모습이 떠올랐다.


"내 이름은 태야. 그냥 편하게 불러. 난 그게 편하니까. 그렇다고 해서 선 넘을 생각하지마. 선 넘으면 바로 즉살이야. 참고로 파랑 녀석의 이름은 극. 녀석은 나랑 정반대니까 존댓말 꼬박꼬박 하는게 목숨 보존하기 좋을거야."


붉은 도깨비 태가 귀찮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였다.


"단지 그것뿐?"


"뭐, 이번 시합은 양 팀 다 X밥들이라 승부예측이 반반 나왔거든. 이 정도면 케어할만하지 않나 싶어서 나온 것도 있고."


솔직한 녀석이었다. 성격이 다혈질인 만큼 거짓없는 게 바로 붉은 도깨비 태였다.


"야. 보니까 너희 도깨비들은 프로모션 역할도 하는 것 같은데. 그러면 승률 낮은 걸 이기게 케어해줘야 평가가 올라가는 거 아니냐?"


그 말을 들은 태가 콧방귀를 꼈다.


"야. 카이저야. 내가 도깨비 생활만 사백년을 했다. 사백년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신규 커뮤니티를 관리할 줄 아냐? 지금까지 내가 관리한 신규 커뮤니티 중 아직까지도 생존한 커뮤니티가 얼마나 될 것 같냐?"


"글쎄?"


"영이야! 영. 없다고! 아예 없어. 병신새끼들은 아무리 케어를 해줘봤자 그냥 병신이야. 그냥 상극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파워게임이 결정되어 있어. 너희 지구인들? 내가 봤을 때 너희 그룹 스테이지도 못 가."


태의 말에는 강한 불신이 담겨있었다.


"그래도 최고 성적이라는 게 있을 거 아니야."


"없어. 왜냐고? 이 일을 시작한 이후로 프리스테이지를 넘겨본 적이 없거든. 항상 프리 스테이지 라운드야!"


"그러면 우리가 최초가 되면 되겠네."


"퍽이나 그러겠다. 아무튼 스케빈져 새끼들은 콩고물 얻어먹으며 하르마로얄에서 생존하는 새끼들이니 잘 이용해봐. 너희에게 큰 기대는 안 하는데. 이번 시합 지지 마라."


"오. 걱정해주는 거야?"


"걱정할 게 뭐 있냐. 단두대 매치인데. 이번 시합 지면 너넨 기간트 잃게 될 거고 그렇게 되면 몬스터로 전락해 기간트를 약탈하던가 아니면 스케빈져가 되어 부스러기 주워먹으며 연명하던가 선택해야 해. 다시 말해 저 수인들은 너희의 미래가 될 수 있어."


태가 무덤덤하게 하는 말을 듣고 고개를 돌려 수인들을 쳐다보니 그들이 달리 보였다.


"응? 그러면 몬스터도 스케빈져도 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거야?"


질문을 들은 태가 얼굴을 가까이 댔다. 그리고는 오른손을 높이 든 후 속삭이듯 말했다.


"퍼엉! 다 뒤지는 거지. 흔적도 없이 말이야. 헛된 자존심의 댓가는 소멸이란 말이지. 주인공이 될 지. 소모품이 될지. 조연이 될지. 모든 건 다 기동자에게 달렸어. 하지만 난 기대 안 해. 많이 봤거든."


말은 그렇게 하지만 태의 눈빛 한 구석에는 어쩐지 모를 씁슬함이 느껴졌다. 물론 단순히 기분탓일지도 모른다.


"시스템 상 프리스테이지에서는 스케빈져들이 사기 못 쳐. 그러니까 안심하고 이용해도 돼. 자 코칭은 여기까지. 이 다음부터는 너희가 알아서 살아남아."


태가 그렇게 말한 후 공간을 연 후 다시 사라졌다. 잠깐...근데 프리스테이지에서는...이라고? 흐음...뭐 일단 프리스테이지 통과가 당면과제다. 이후 이야기는 그때가서 생각해도 되겠지.


고개를 돌리니 룬파이터랑 눈이 마주쳤다. 오더를 비롯한 다른 인간들은 이미 흩어진 상태였다.


"자자! 보세요! 좋은 물건 많이 있습니다. 일단 한 번 보고가. 보는 거는 돈 안 들잖아. 일단 보고. 마음에 안 들면 그때 가는 거지."


수인 노점상들이 멀뚱히 서 있는 우리를 보고 호객행위를 하기 시작했다.


"근데 저희 결제수단이 없는데요."


"아아. 형님. 왜 그래 아마추어 같이. 하르마로얄 첫 참가야? 어지간히도 약한 세계에서 왔나보네. 도깨비들이 설명도 안 해준거 보니까. 형님 성좌 알아?"


딱 봐도 나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녀석이 왜 자꾸 나보고 형님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뭐 동물은 인간보다 수명이 짧으니까 실제로 나보다 연령이 어릴지도 모른다.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성좌님들이 포인트 쏴주잖아. 하르마로얄은 그게 화폐야. 그거로 모든 거 다 해결돼. 근데! 상위 커뮤니티 아니고서는 상극 초반에 포인트를 누가 가지고 있겠어. 그래서! 우리가 있다 이거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수인 노점상이 내 어깨에 손을 탁하고 올려 어깨동무를 한 후 10년지기 친구같은 느낌으로 대화를 이어 나갔다.


"우리가 투자를 해주겠다 이말이야. 우리가 형님들의 미래를 보고 물건을 대줄게."


그냥 외상이잖아. 무슨 그걸 투자라고 포장하고 있냐.


"응. 근데 그거 회수 힘들지 않아?"


"아. 형님. 진짜 뭘 모르시네. 스케빈져 지정되면 모든 커뮤니티 거점 출입가능! 뭐 해당 커뮤니티에서 등급 제한걸면 어쩔 수 없지만. 그래서 얼마든지 회수가 가능하다는 말씀. 그러니까 양심의 가책같은 거 가지지 말고 마음껏 쇼핑하시라는 말씀!"


이 녀석 말투가 왜 이리 뭐같지. 뭔가 기분 나쁜 말투인데. 그러나 화술이 화술인 만큼 나도 녀석에게 어느 정도 넘어간 부분이 있었다.


"그러면 일단 한 번 볼까."


"오-케이! 자자! 손님 들어오십니다!"


수인노점상이 내 손을 잡고 장터로 데려가자 수다를 떨고 있던 다른 노점상들이 일제히 우리를 쳐다봤다.


"어서 오십시오!"


그 뒤로 즐거운 아이쇼핑이 시작되었다. 수인 노점상들이 보유한 상품들은 각양각색이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냉병기들이 다수 구비되어 있었으며 개중에는 소드브레이커 같은 다소 취급이 어려운 것들도 있었다.


몸을 쓰는 직업인 만큼 장비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했던 룬파이터는 건틀렛과 각반을 구매했다. 뭐 녀석이 구매한 장비의 사양에 대해서는 딱히 신경 안 썼다. 무슨 부가기능도 있다던데 내가 알아봤자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데 뭐하러 기억하겠는가.


안타깝게도 스마트폰과 관련된 도구는 시장에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구비되어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중세수준의 기술력뿐. 심지어 머스킷티어 같은 개인화기 조차도 없었다.


게다가 쯔바이의 장비는 쯔바이의 레벨에 달려있어서 교체되지도 않았다. 한 마디로 나 에게 있어 노점상은 진짜 그냥 아이쇼핑 그 이상의 의미가 없었다.


"형님. 진짜 아-무것도 안 사고 가는 거요?"


"아니, 뭐 살려고 해도 내가 쓸 수 있는 게 있어야지."


"쩝. 그러면 형님. 이렇게 합시다. 다음에 만나면 내가 물품 대줄게. 뭐 필요하지 말해봐."


처음 나에게 붙어 호객을 했던 수인 노점상은 엄청 질척거리는 녀석이었다. 하지만 녀석의 행동이 이해는 됐다. 좁은 눈으로 보면 단순히 고객 하나를 놓친 거지만 멀리 보면 상권 하나를 놓친 것이다.


뭐 내가 기간트의 기동자라 특별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보통 한 커뮤니티 내에서는 사용하는 도구세트가 비슷비슷하다. 중세수준의 커뮤니티면 다들 그 문명수준의 도구를 쓸 것이고 SF수준이면 다들 미래지향적인 도구를 사용할 것이다.


이 수인노점상은 그렇기에 내가 살만한 물건을 구비해두면 향후 우리 커뮤니티 사람들에게도 장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경박하지만 상인뇌는 매우 뛰어난 녀석이다. 서로 관계를 이어나가는 게 나쁠 것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나는 카이저라고 불려. 그쪽은?"


"응? 형님.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고 말하는 거요?"


"당연하지. 너랑 거래 트고 싶어."


"하하! 거참. 알겠수다. 내 이름은 트레버! 장차 하르마로얄 최대의 범우주적 상단 주인이 될 몸이요."


트레버에게 필요한 물품 목록을 적어서 건네줬다. 녀석의 포부따위는 관심없다. 내가 관심있는 것은 오직 스마트폰 예비 배터리뿐. 소형노점구역을 빠져나오자 공사판 같은 곳으로 이어졌다.


거기에는 이미 오더가 도착해 있었다. 오더는 해당구역의 장사치로 보이는 수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구역 앞에 마련된 공간을 쳐다보니 각종 장애물들과 허수아비가 설치 되어 있는 게 보였다.


오더와 이야기를 마친 수인 하나가 수신호를 보내자 공간이 갈라지며 거대한 크기의 원형 돌이 떨어졌다. 돌덩이는 이윽고 설치되어 있던 허수아비들을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박살내며 굴러갔다.


그리고 수신호를 보냈던 수인이 추가로 수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이번에는 바닥에서 바리케이드가 올라와 구르는 돌덩이를 막아냈다.


모든 걸 확인한 오더가 고개를 끄덕인 후 수인이 건네는 종이에 서명을 했다. 모든 일이 다 끝나자 오더가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일은 다 보셨습니까? 카이저님."


"예. 뭐 소득이 있다면 있고 없다면 없다고 해야하나..."


"예?"


내가 두리뭉실하게 말하자 오더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거래처 트기는 했는데 막상 이형 뭐 아무 것도 못 샀거든요."


"왜?"


"카이저 형이 쓸만한 물건을 안 팔더라더고요."


"룬파이터 너는...흐음..."


오더가 룬파이터가 새로 장만한 건틀렛과 각반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는 오더씨야말로 바쁘신 것 같은데요."


"예. 대형설치함정이라든지 수성병기 공성병기는 물론 화포같은 것도 구할 수 있더라고요. 뭐 예산 문제상 화포를 구매해서 운용하는 것은 문제라 방금 보신 것처럼 함정류만 몇 개 거래했습니다."


오더가 그렇게 말한 후 나에게 구매목록을 보여줬다. 많은 수가 방어용 설치물들이었다.


"오더씨는 적들이 먼저 공격해오실 거라고 보신 건가요?"


"으음. 아니요. 딱히 그런 건 아니고요. 적이 할법한 수 중 우리에게 가장 치명적인 게 뭘까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 대응하는 수를 모색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르는 만큼 어느 한 쪽의 기습으로 전투가 일어날 것이라고 봤거든요."


"어느 한 쪽이라는 말씀은 우리 쪽에서 기습을 걸 수도 있다는 말인가요?"


"그렇죠."


"흐음..."


잠시 생각에 잠겼다. 기습이라...그게 맞는 걸까? 하르마로얄에서 대전상대를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일단 이겨야지 다음으로 이어나갈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이기기만 해서는 스노우볼링을 굴릴 수가 없다.


최대한 보는 재미가 있는 시합을 해야 한다. 그래야지만 성좌들이 후원을 해주고 그 후원을 통해서 받은 포인트로 커뮤니티 자체가 강해질 수 있다.


내가 생각에 잠겨 있자 오더가 말을 걸어왔다.


"카이저님?"


"제 생각에는 기습보다 당당히 회전을 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생각한 바를 말하자 오더가 곰곰히 생각하는 듯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카이저님의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일하는 것도 결국은 돈벌려고 하는 것처럼 시합 역시 파이트 머니를 벌 수 없다면 말짱 도루묵이지요.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면 손뼉도 마주쳐야 난다고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인데..."


그것도 맞는 말이었다. 어떻게 상대와 회전을 잡을 것인가. 하지만 그 고민을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단원1 : 적 출현! 적 출현!

오더 : 상황보고.

단원1 : 상황 보고 현재 거수자 12명 임시 바리케이드 앞에 출현. 언어는 통하고 우리와 대화를 요청하고 있음. 상급자 호출중.]


"제가 가죠."


"같이 가시죠."


급하게 길을 따라 바리케이드 바깥으로 나가니 갑주를 갖춰 입고 마갑을 씌운 말을 탄 12명의 기사들이 창을 든 채 기다리고 있었다.


"본관의 이름은 드라구스! 스프라이슈 왕국군 제일창이다! 왕국군의 명예를 걸고 기선제압을 하기 위해 그대들을 방문했다! 나를 상대할 적장 누구 없는가!"


누가 봐도 허세가득한 모습. 그러나 하르마로얄에서는 그게 유효했다.


[붉은 비늘의 용살자가 스프라이슈 왕국군을 후원했습니다.]


[하천의 어린신부가 스프라이슈 왕국군을 후원했습니다.]


[협곡의 하늘새가 스프라이슈 왕국군을 후원했습니다.]


[....가 스프라이슈 왕국군을 후원했습니다.]


[...왕국군을 후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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