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balist :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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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stein
작품등록일 :
2019.09.1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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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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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10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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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백작, 이대로면 우리는 궤멸이오! 남은 병력을 수습해 물러나야만하오!"

"아직 라인하르트 백작 각하의 신변이 확보되지 않았습니다!"


슈타이어마르크 백작이 다른 귀족들의 외침에 그렇게 답하며 검을 휘둘렀다. 반란군 병사가 찔러오는 창을 살짝 피한 그는 그 창대를 잡고 자신의 검으로 병사의 팔을 베었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병사에게, 마지막 일격을 먹인 그는 귀족들에게 큰소리로 말했다.


"총지휘관이 사로잡히거나 하면 우리의 수치요. 지금 본진의 지휘막사까지 난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어서 가야만합니다."

"....우리는 무리요. 먼저 이탈하겠소."


귀족들은 협조적이지 않았다. 몇몇 귀족들은 자신 휘하의 남은 병력들을 모아 탈출했으며, 몇몇 이들은 사로잡혔는지 행방이 묘연했다. 그러나 그들을 신경쓸때가 아니었다. 알베르트가 위치해있던 지휘막사에서 아직도 전투가 지속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속히 간다! 라인하르트 백작 각하를 구출해야만한다!"

"명!"


-


슈타이어마르크 백작이 급히 병력을 수습할 무렵, 알베르트와 폰 바이마어 남작은 치열한 결투를 벌이고 있었다.


"핫!"


크게 베어오는 알베르트의 검을 폰 바이마어 남작이 방패로 강하게 후려쳐서 크게 튕겨냈다. 강한 힘에 알베르트는 검을 놓칠뻔하다가 겨우 놓치지 않았으나 몸이 균형을 잃고 비틀거렸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남작이 찔러 들어가려했지만,




"........!"


어느새 알베르트의 부관이 그들 사이에 끼어들었고, 남작의 검을 자신의 창으로 막아내었다.


"건방진......!"


남작이 노성을 터뜨리며 다시 한 번 방패를 들어 부관을 후려치려 했으나 부관은 어느새 알베르트를 뒤로 내던져서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자신도 물러나 있었다.


"각하를 지켜라!"

"명!"


부관의 명령에 따라 토벌군 병사들이 알베르트를 둘러쌌으며, 부관은 남작과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창을 쓰다니, 이질적이구나."

"원래 병사들은 창 쓰는 법부터 익히는게 순서요."

"그대도 기사일텐데? 귀족이 언제부터 그랬나?"

"정말로 아는게 없군, 남작. 우리 가문은 본래 무장병사 출신이오. 남작 자신의 좁은 신념에 갇혀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구려."

"닥쳐라!"


남작이 위에서 아래로 검을 내려찍었다. 부관은 그의 검을 천천히 흘려내듯 받아낸다음 미끄러져 남작의 뒤로 순식간에 돌아갔다. 그리고 그 자세 그대로 남작의 어깨를 찔러들어갔다. 남작은 흠칫 놀라며 어깨를 내려 피했지만 뺨에 그 창날이 스치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남작은 얼굴을 찌푸리며 어깨를 내린채로 그대로 검으로 바닥을 쓸어 부관의 다리를 노렸다. 부관은 창을 세로로 세워 그것을 창대로 막아내고 튕겨냈다.


"꽤 하는군."

"후우...."


부관은 아무말 없이 숨을 고르고 몸을 아래로 숙였다. 그리고 다음 순간 땅을 박차 그 가속력으로 힘차게 창을 내질렀다.




묵직한 소리와 함께 남작의 방패에 부관의 창이 꽂혔다. 남작은 묵직한 타격에 자신도 모르게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났으며, 부관은 쉼없이 몰아쳤다. 부관의 화려한 창술이 남작을 덮쳐갔다.


"부관......!"


이미 몇차례의 교환에서 자잘한 부상을 입은 알베르트가 신음성을 삼키며 부관을 불렀지만 부관은 뒤돌아보지 않고 대답했다.


"어서 먼저 빠져나가십시오, 각하. 우리 토벌군은 이미 궤멸상태. 각하께서 사로잡히시면 더욱 큰 피해가 있을것입니다. 먼저 가십시오, 따라가겠습니다."


부관은 창을 다시 고쳐쥐며 남작을 노려보았고, 알베르트는 그런 둘을 보며 분한 듯이 이를 악물었지만, 그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각하를 모시고 가라!"

"예!"


토벌군 병사 몇 명이 알베르트와 함께 전장을 빠져나가려하자, 남작이 병사들을 지휘하며 그를 막아서려했으나 부관이 휘하 병사들과 함께 그들의 앞을 막았다.


"이 앞은 지나가지 못할겁니다, 남작."

".......네놈......"


부관이 자신의 창을 크게 들어올리며 외쳤다.


"제국을 위하여!"

"흑사자를 위하여!"

"라인하르트에 영광을!"


-


"젠장.... 이렇게 도망치는 것 밖엔 방법이 없단 말인가!"


병사들이 준비한 말을 타고 전장을 이탈하며, 알베르트는 분노를 삼켰다. 팔켄슈타인 제후들이 모여 구성한 토벌군에 배신자가 섞여있을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고, 결국 열세였던 반란군에 폰 바이마어 남작 휘하의 병력이 합세하면서 순식간에 전세가 뒤집어졌다.


"각하! 앞에!"


옆에서 같이 달리던 기사 한 명이 앞을 가리키며 외쳤다. 그곳엔 어느새 반란군 병사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라인하르트 변경백이다! 잡아라!"

"각하를 보호하라!"


기사의 명령에 병사들이 앞으로 나서며 알베르트를 보호하기 위한 진형을 짰다. 그러나 수에서 너무 큰 차이가 났다. 진형은 금방 붕괴되었고, 병사들은 속수무책으로 제압당했다. 훈련도에 있어선 반란군 병사들이 토벌군 병사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밀렸지만, 수에는 어쩔 수 없었다.


"크윽!"


반란군 기사가 알베르트의 가슴을 검으로 그어 큰 상처를 입혔다. 그걸 본 토벌군 기사와 병사들이 크게 놀라며 다가오려 했으나 그들도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어 쉽지 않았다. 알베르트는 기사를 원망과 분노를 담아 노려보았다.


"그렇게 보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각하."

".......폰 바이마어의 기사인가....."

"죄송합니다, 하지만 주군의 명에는 따라야하지 않겠습니까."

".....언제부터 네 주군이 남작이었는가...!"


원칙상 팔켄슈타인의 기사들의 주군은 선제후인 알베르트다. 그리고 나아가 제국의 황제이다. 물론 원칙상으로, 실제로 기사들은 각자의 자유에 따라 여러 곳에 소속되어 살아갔다. 세속 기사단에 들어 자신의 위명을 떨치기도 하고, 독자적으로 행동하며 영주로써의 지위를 누리기도 하였다. 하우스홀드 기사들은 그 이름에 맞게 대귀족의 휘하에 들어가 행동했지만, 그들은 그 귀족에 속한 것이 아닌, 제국에 속한 것이 원칙이며 또한 지역을 총괄하는 선제후에 속한 이들이었다.


"선제후 각하, 그대의 의지와 고결함은 칭송하나 이제 제국은 변화를 맞이해야만 합니다. 이 변화가 더 큰 발전이 되리라 전 믿습니다. 남작님의 말대로요."

"너희들은 그저 혼란을 불러올 뿐이다! 제국의 적들에게 기회를 줄 뿐이란 말이다!"

".......글쎄요. 지금 상태가 그럼 제국에 있어 최상이라는 겁니까, 각하?"

"적어도 네놈들이 하려는 짓보단 더 정상이다!"


알베르트의 강한 외침에 기사가 고개를 저었다.


"설득은 그만하지요. 각하께선 이제 저희의 포로가 되어주셔야겠습니다. 다른 선제후나 황제가 이 지역에 간섭할 수 없도록 말이죠."


그 기사는 잔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알베르트는 부상으로 인해 움직일 수 없는 자신을 책망하며, 선조의 검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검성 알프레드의 이름을 더럽히는가...'


위대한 영웅이었던 선조의 피를 이은 가문이 이렇게 무너질 수 없다는 생각에, 알베르트는 마지막 힘을 다해 검을 쥐고 앞에 서있는 기사를 베었다.


"크악!"


설마하니 알베르트에게 힘이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 기사가 그의 공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팔이 잘렸다. 기사의 비명에 반란군 병사들이 급히 알베르트 쪽으로 다가오려다가 토벌군 병사들과 기사들에게 제압당했다. 그걸 본 나머지 반란군들이 호각을 불어 신호를 보냈고, 토벌군 기사들은 알베르트를 부축하며 말했다.


"각하, 이곳에서 혼자라도 벗어나십시오. 가장 빠른 말을 타고 어서요."

"하지만......!"

"각하께서 살아계셔야만 합니다. 저와 기사들, 병사들이 남아 시간을 끌겠습니다. 무사히, 영지에 도착하셔서 저 역도들을 토벌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경...."


몰려드는 반란군을 보며 기사는 자신의 검을 들고 외쳤다.


"여기서 마지막까지 저들과 싸운다! 각하를 영지로!"

"역도들을 살려두지 마라!"


와아아아


알베르트는 혼자 말을 타고 달렸고, 뒤에서 들리는 함성소리에 눈을 감고 침통함을 가슴에 새겨야만 했다.


'반드시, 이 피의 값을 갚을 것이다.'


-


"알베르트! 알베르트는 없나!"


레티엔 자작이 포로들, 그리고 시체들 사이에서 알베르트를 찾았다. 하지만 그와 비슷해보이는 자도 없어 그는 크게 화를 냈다.


"어찌 알베르트를 잡지 못했나! 그가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는 것을 잊었나!"

"죄송합니다..... 라인하르트 변경백은 탈출한 듯 합니다."

"백작의 부관이라는 자가 끈질겼습니다. 그를 일단 생포하는 것엔 성공했지만... 사방에서 라인하르트 백작을 자칭하는 기사들이 출몰해 혼란도 컸습니다."

"멍청한 놈들.....!"

"그만하세요, 자작."


계속해서 역정을 내는 레티엔 자작의 뒤에서 폰 바이마어 남작이 천천히 걸어오며 말했다. 그는 전장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쪽의 기습으로 인해 상대의 전열이 흐트러져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우리가 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압도적인 병력차는 아니었어요. 본대에 있는 병사들이 아주 많이 남아있었으니."

"그렇다하더라도 알베르트는 반드시 사로잡아야했소! 이후 후속 공격이 있으면 어떻게 할거요!"


그 말에 남작이 짙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번 일로 인해 라인하르트와 팔켄슈타인의 제후들의 위신이 떨어졌습니다. 메클렌부르크의 불만 세력도 아직 남아있는 지금 이 시기에

말이죠."

".....그게 어쨋다는 거요?"

"정말 모르는 겁니까, 자작? 그들이 우리의 편이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을 알지 않습니까?"

"그래봤자 소수파요. 메클렌부르크 쪽은 반란군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소. 애초에 많은 재앙으로 인해 피폐해져있던 도시를 안정시키려던 라인하르트 가문에 반기를 들었고, 도시를 더 황폐화시키기만 했다는게 시민들의 의견이었으니."


폰 바이마어 남작이 걱정없다는 듯이 웃었다.


"적어도 됩니다. 소수면 오히려 더 좋아요."

".....무슨 말이요?"

"제국의 능력이 의심받을 만한 상황입니다. 라인하르트 가문의 권위를 의심할 좋은 핑계거리가 생기지 않았습니까. 이제 그것이 시발점이 되어 점차 제국의 현 체제에 의심을 품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남작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우리는 그것을 인도하면 됩니다. 라인하르트와 팔켄슈타인, 나아가 제국 전체에 그 의심을 퍼뜨리면 되는 겁니다."

"........"


레티엔 자작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을 뿐.


'그것이 그렇게 쉽게 될거라 생각하는가. 그 무엇보다도 어려울 것이야........'


-


'......영지는 도대체 언제 도착하는건가......'


말을 쉼없이 달렸으나 이젠 어딘지도 제대로 알지 못할 것 같았다. 부상 때문에 기력이 계속 떨어지는 것도 한몫했다. 어느새 말도 지쳤는지 속도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이 이상 달렸다간 말이 쓰러져버릴 것이기에, 알베르트는 천천히 말을 몰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부상 때문에 잃는 기력이 늘어날 뿐이었다.


"어머, 저걸 보세요."

'.....? 사람이 있어?'


사람의 말 소리가 들려왔다. 마을에 도착한 것 같았다.


"여긴... 어딘가....."


쓰러지기 직전의 상태로, 알베르트는 힘겹게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여성에게 물었다.


"여긴 그러니까.... 어머, 정신 차려요!"


하지만 그는 대답을 듣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고, 여인은 당황하며 그를 깨웠지만 이미 그는 정신을 잃은 채였다.


"귀족 나으리 같은데, 어떻게 하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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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백작부인(2) 20.01.21 124 6 12쪽
26 백작부인 20.01.19 122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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