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GOD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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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BrainLight
작품등록일 :
2019.09.20 09:55
최근연재일 :
2019.12.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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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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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MWC (3): 미니와 미키

DUMMY

마스터 Z의 강연이 끝나자 송대준은 화급히 일어나며 비서 야마모토에게 차를 대기시키라고 했다. 예문호가 그의 뒤를 따라 나오며 말했다.


"바로 가시겠습니까?"

"네, 일본에 급한 용무가 있어서 바로 출국하려고 합니다."


예문호는 흘낏 송대준의 얼굴을 보았다.


"네, 그럼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시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살펴가십시오."


예문호는 다른 말을 하지 않고 깍듯하게 인사를 하며 송대준을 그렇게 보냈다. 송대준은 예문호를 쳐다보지 않은 채 무표정하게 그러겠다고 말하며 차 문을 닫았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겠지.

하지만 다시 연락이 올 것이다.


예문호는 송대준이 떠나자 한정에게 연락을 했다.


"한 대표님, 윌 베이츠 이사장님과 같이 있나요? 가시기 전에 인사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예문호는 한정이 있는 곳을 확인하고 바로 움직였다.


땅거미가 서서이 내려앉고 있었다. 예나는 강연이 끝나고 한정과 만날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좀 여유가 있네.


예나는 마고홀을 벗어나 전에 왔던 기억을 더듬으며 사람들을 거슬러 마고홀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 올라갔다.


멀리서 마고홀 주변으로 대형 폭죽들이 하나 둘 터지기 시작했다. 음악소리를 따라 수 십 개의 레이저 빔들이 화려하게 흔들리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춤추고 환호하는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소리가 아득히 들렸다.


마지막 순서구나.


예나는 너무 울어서 퉁퉁 부은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노을에 물든 구름 사이로 별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예나는 걸으며 신시의 차가운 저녁 공기를 가슴 깊이 들이마셨다. 천강지 근처에 이르러 떨어지는 폭포 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이고 서 있을 때, 누군가 사람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누나~!"


누가 사람을 찾고 있나?


"누나!"


부르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예나는 시선을 돌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누나!"


여기는 나밖에 없는데...


예나는 어리둥절했다.


"뭘 그렇게 두리번거려요. 누나 말이에요. 누나!"


예나 바로 곁으로 온 목소리가 말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빨간 머리에 노란색 베레모자를 쓰고 검은색 가죽 재킷과 찣어진 흰색 청바지를 입은 독특하지만 왠지 낯설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어디서 본 듯은 한 데... 누구더라...?


예나는 한참 어려 보이는 낯선 아이가 자신을 '누나'로 부를 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다시 주변을 둘러보고 말했다.


"사람을 잘 못 본 거 같은데요."


잠깐만! 어?

혹시 아까 노래 부르던 그 아이?


"아, 어쩐지 얼굴이 좀 낯이 익다 했는데. 오늘 강연 중간에 노래 부른 가수 맞죠?"


이런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


"네, 맞아요. 한율이예요. 누나는요?"

"나 누나 아닌데. 나보다 한참 어려 보이는데!"

"그래요? 그런데 미니 귀가 달린 헤어밴드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 누나는 처음 봤어요. 붉은색 물방울 미니 원피스도 완전 내 취향인데..."


예나는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


한정 선배가 한 눈에 알아보도록 입은 옷인데 이런 어린 친구 눈에 뜨이다니.


한율은 주머니에서 플라스틱으로 된 피규어를 꺼내 예나에게 보여주었다. 미키 마우스와 미니가 손을 붙잡고 같이 춤을 추는 인형이었다. 손에 들린 춤추는 미니도 예나와 같은 붉은색 바탕에 흰 물방울 무늬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피규어에는 고리가 달려 대롱거렸다.


"이거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산 건데, 누나도 그 헤어 밴드 디즈니랜드에서 산 거예요?"

"으... 응. 아니...에요. 요즘은 인터넷으로도 구입할 수 있어...요."


예나는 말을 놓아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망설이며 얼른 미니 화제를 바꾸었다.


"노래 정말 잘 하던데···요.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 같다고나 할까...요."

"하하, 그런 이야기는 늘 들어요. 누나도 내 노래가 마음에 들었나보네요. 말 편히 하세요. 미키와 미니는 원래 아주 친한 사이니까."


한율은 예나의 칭찬에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여기서 혼자 무얼 하고 있었어요? 마지막 공연 안 보구요."

"아, 그냥... 조용히 머리 좀 식히려고."


예나는 그제서야 말을 놓으며 미소를 지었다.


"이쪽으로 와 봤어요? 신시가 처음은 아니죠?"

"응, 아니야. 두 번째. 그런데 이쪽은 좀 낯서네. 전에는 안내해주는 분이 있어서 괜찮았는데."

"오성 원장님?"


그걸 어떻게 알았지?


예나가 놀라는 얼굴로 쳐다보자 한율이 웃으며 말했다.


"뭐, 그 정도는 쉽게 알 수 있어요. 기본이죠. 오성 원장님은 늘 저희들에게 신중하게 말하고 행동하라고 하시지만요. 미니 누나니까 그냥 편히 말할 게요."

"오성 원장님과 친해?"

"그럼요, 벌써 몇 년째 저희들을 지도해주시니까요."

"저희들? 누구?"

"지구별 영재들요."

"지구별 영재?"

"잠시만 있어보세요. 지구별들 몇 명이 곧 여기로 올 거예요."


예나와 한율은 이야기를 하며 걷다가 어느덧 치유의 사원 앞까지 왔다. 걸음을 멈추며 한율이 물었다.


"누나, 여기 들어가 봤어요?"

"아니, 여기가 어딘데?"

"오성 원장님이 말씀을 안 하셨나? 신시에서 그 이름도 유명한 치유의 사원이라는 곳이죠."

"치유의 사원이라면 병이 낫는 곳?"

"네, 맞아요. 소원도 이루어지구요."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데? 어떻게 그런 일들이 일어나게 되는 거지?"

"이곳에 거대한 파동이 있거든요. 신시에 오는 사람들 대부분은 치유의 사원을 들어가고 싶어서 오죠. 이곳 파동이 너무 강력해서 어떤 사람들은 쉽게 들어가지 못하기도 하더라구요. 계단도 잘 올라가지 못하는 사람도 봤어요."


예나는 한율의 이야기를 듣고 치유의 사원에 오르는 계단과 계단 너머에 있는 치유의 사원 문을 올려다보았다.


파동?


한율이 사원 문을 쳐다보는 예나를 보며 말했다.


"간절하고 인연이 있는 사람들은 들어갈 수 있어요."


인연...


예나는 한율이 하는 신비한 이야기가 자신에게 뭔가 암시를 주려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을 놀리는 것인지 종잡을 수 없었다.


"아, 저기 오네요. 얘들아~ 여기야!"


한율이 갑자기 치유의 사원쪽으로 오고 있는 아이들에게 소리쳤다.


"형~!"

"오빠~!"


세 사람이 달려오고 있었다. 모두 한율보다 작고 어렸다. 그들은 인사대신 한꺼번에 한율에게 덥석 안겼다.


"형, 공연 진짜 멋졌어! 나도 얼른 형처럼 노래 잘해서 무대에 서고 싶다!"


세 명중 가장 키가 큰 슬찬이가 선망하는 눈빛으로 한율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래? 하하, 어려운 거 아니지. 누나, 얘들이 지구별이에요. 차례대로 슬찬, 슬우, 슬아."


한율이 손으로 한 사람씩 가리키며 키가 큰 순서대로 소개를 했다.


"그리고 얘들아, 여기 예쁜 누나는..."


한율이 아이들에게 예나를 소개하려다가 아직 이름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미소를 지으며 예나를 쳐다보았다.


"신예나라고 해. 반갑다."


"예나 누나?"

"예나 언니?"

"형, 여자 친구야?"


슬찬이 만화영화에서 본 예나의 의상을 유심히 쳐다보며 물었다.


"자~식! 오늘 처음 만난 누나야. 엉뚱하긴."


한율이 슬찬의 머리를 장난스럽게 퉁 치며 크게 웃었다.


"예나 언니, 나도 언니 같은 머리띠 갖고 싶다."


예나가 움직일 때마다 머리 위에서 앞뒤로 흔들리는 동그란 두 개의 미니 귀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슬아가 말했다.


"마음에 들어?"


예나가 웃으면서 바로 헤어밴드를 벗어 슬아 머리에 씌어주었다. 슬아는 미니 헤어밴드를 하자 바로 신이 나서 토끼처럼 깡총거렸다.


이런 꼬마들의 누나, 언니가 되다니... 이게 왠 일이람!


예나는 갑자기 벌어진 어린 친구들과의 기이한 만남에 웃음이 나왔다.


"오빠, 나 어때?"


슬아가 슬우를 보며 물었다.


"아주, 예뻐!"


슬우가 헤어밴드의 한쪽 귀를 조심스럽게 만져보며 말했다.


"근데 이 언니는 뇌에 아주 예쁜 수정이 보이네. 푸른색과 흰색이 섞인 별꽃 같은 수정."


슬아는 헤어밴드의 두 귀를 양손으로 붙잡아 쫑긋 세우고는 예나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누나, 들었죠?"


한율이 슬아의 말을 예나에게 확인시켰다.


"응? 뭘? 지금 나보고 한 말이야?"


예나가 잘 못들은 표정으로 한율에게 말했다.


"그럼요, 여기서 언니는 누나뿐인데. 또 누가 있어요?"


슬찬, 슬우가 한율의 말에 키득거리며 웃었다.


"그래, 이 누나 뇌에 푸른 수정이 있는 거 맞네."


슬우도 슬아의 말에 동의했다.


"어이, 동생들! 헤어밴드 받았다고 너무 띄워주는 것 같은데?"


예나가 친근한 어조로 말했다.


"누나, 우린 그런 애들 아니에요. 보이는 대로만 말해요. 물론 아무한테나는 아니지만."


슬찬이가 두 동생들을 대변이라도 하려는 듯 당당한 얼굴로 말했다.


"누나, 맞아요. 내가 말했잖아요. 얘네들 지구별 영재라고요. 누나가 오늘 운이 좋은 거라구요. 우린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이런 이야기 절대 안 해요."

"그래? 그런데 내게는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지?”

"왜냐면 언니도 우리와 같은 지구별이니까."


슬아가 어느새 왼쪽 눈을 가리며 내려와 있는 헤어밴드 귀를 끌어 올려 바로 세워서 모양을 잡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내가 지구별이라고? 도대체 지구별이 뭐지?

그런데 얘네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어떻게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거지?

정말 이상하네···


"누나, 곧 또 만나요. 우리는 또 만날 친구들이 있어서요."


한율이 웃으며 예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응, 그래. 오늘 반가웠다. 잘 가!"


예나는 얼떨결에 한율이 내민 손을 잡으며 인사를 했다.


"언니, 머리 띠 고마워요."


슬아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자 커다란 귀가 다시 쳐져 내려와 오른쪽 눈을 가렸다. 슬아는 내려온 귀를 살짝 들어올리며 예나에게 두 눈으로 찡긋 윙크를 하고는 오빠들을 뒤따라 깡총거리며 사라졌다.


창조주와의 만남

지구별과의 만남

치유의 사원 앞에서...


예나는 한정이 기다린다는 사실도 잊은 채 치유의 사원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 신인 GOD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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