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모음집 야설(夜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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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산로드
작품등록일 :
2019.10.01 16:49
최근연재일 :
2019.12.1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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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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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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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1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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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5쪽

AM 4시44분 엘레베이터

DUMMY

"나 봤어. 어떻게 해..."


"정말!? 어땠어? 유령을 봤어!?"


세은여고 1학년 3반 교실은 아침부터 소란스러웠다. 그 이유는 요즘 한창 유행중인 엘레베이터 유령 때문이었다.


"어, 정확히 새벽 4시43분에 소금물을 입에 물고 13층에서 엘레베이터를 탄 다음 포스트잇으로 방범 카메라를 가렸어. 그리고 44분이 되자마자 4층을 누르고 1층을 눌렀더니.."


"그랬더니? 뭔데? 유령 나왔어? 빨리 말해봐!"


말을 하는 지혜는 주위를 천천히 바라보며 꼴깍 참을 삼켰다.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내려가다 4층에서 멈췄어. 그리고 마치 하얀색 소복 같은 옷을 입은 머리 긴 여자가 엘리베이터에 타는 거 있지. 대박...!!"


"그리고? 또 무슨 일 없었어? 어떤 말 안 했어?”


지혜를 둘러싼 친구들은 조바심이 난다는 듯 소녀의 다음 말을 재촉했다. 그러자 지혜는 반응이 충분히 만족스럽다는 듯 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엘리베이터가 1층으로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하니까 그 긴 머리 여자가 70년 243일, 70년 243일. 이렇게 노래 부르듯이 이 말만 반복하더라? 이거 남은 내 수명 맞지? 그치? 엘리베이터 유령이 반복적으로 하는 말이 자기 남은 수명이라며?”


그랬다. 엘리베이터 유령이 유명한 이유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유령은 항상 다른 모습이었는데 한가지 공통점이 어떤 숫자들을 반복적으로 중얼거린다는 것이었다. 그때 중얼거리는 숫자들이 바로 소금물을 물고 있는 본인의 남은 수명이라는 것이었다.

교실 뒤에서 소녀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은서는 코웃음을 쳤다.


“야! 너가 한말 뻥이지? 괜히 관심 끌려고 지어낸 것 누가 모를 줄 알아? 세상에 귀신이 어디있어?”


“뻥이라니? 내가 비싼 급식 먹고 뭐 하러 그런 뻥을 치겠냐? 그럼 윤은서. 너가 한번 해보던가? 괜히 애들이 지한테 관심 안주니까 어디서 시비야. 재수 털리게.”


은서는 소녀의 말을 듣자 얼굴이 빨개졌다.


“야! 너..너..내가 엘리베이터 귀신인지 뭔지 똑같이 해서 안 나오면 각오해!!”


“해보시던가 근데 너가 했는지 안 했는지 어떻게 증명하려고?”


“핸드폰으로 동영상 촬영하면 될 것 아냐?! 너 내일 두고 봐!!”



다음날 새벽.

은서는 알람 소리에 눈을 떳다.


“아··· 짜증나. 지혜 그 관심충 때문에 이게 뭔 고생이야.”


은서는 가족들 모르게 소금 한 웅큼과 생수를 들고 자신의 아파트 13층으로 갔다.


“내일 학교서 두고 보자. 그 따위 뻥으로 관심을 끄는 행위의 결말을 내가 똑똑히 보여주지.”


은서는 소금을 입에 털어 넣고 생수를 한 모금 입에 물었다. 엘리베이터를 탄 후 포스트잇으로 CCTV를 가리고 핸드폰 동영상 촬영을 시작했다. 반 애들 앞에서 호언장담하기는 했지만 은서도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44분이 되자 조심스럽게 4층 과 1층을 눌렀다. 엘리베이터는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

.

.

8


7


6


5


4


‘띵똥!’


엘리베이터가 경쾌한 알림음을 내며 서서히 문이 열렸다.


“···.!!”


은서는 문 앞에 누군가 서 있자 깜짝 놀랐지만 잠시 후 얼굴을 확인하고는 맥이 풀렸다.


“크큭···.윤은서 쫄아서 놀래기는..”


문 앞에 인물은 다름아닌 지혜였던 것이다. 지혜가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자 은서는 소금물을 바닥에 뱉으며 소리쳤다.


“아 존니 짱나...너 뭔데? 너야 말로 뻥 친게 들킬까봐 쫄은 것 아냐!?”


엘리베이터 문이 서서히 닫혔다. 은서는 핸드폰 촬영 종료버튼을 누른 후 팔짱을 끼며 말했다.


“야. 이지혜, 아니 관심충?! 근데 너 우리 아파트 어떻게 알았냐?”


그러나 지혜는 대답 없이 웃으며 노래를 불렀다.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뮤지컬 지킬앤 하이드에서 나오는 'This Is The Moment ' 앞 소절이었다.


“아..시바!! 노래 그만 부르고 대답하라고! 우리 아파트 어떻게 알았냐고···.”


그 순간 은서는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품속에서 은색의 날이 선 식칼을 꺼내는 지혜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지혜는 여전히 노래를 흥얼거렸다.


“지금 이 순간, 지금 여기~♪”


그때 은서의 머리 속에 한가지 말이 떠올랐다.




‘엘리베이터 유령이 반복적으로 하는 말이 자기 남은 수명 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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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죽음의 전조 19.12.09 159 0 11쪽
70 위험한 이웃(2) 19.12.09 110 0 13쪽
69 위험한 이웃(1) 19.12.09 11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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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소미(2) 19.12.06 73 0 12쪽
64 소미(1) 19.12.06 85 0 11쪽
63 집으로 가는 길 19.12.06 84 0 5쪽
62 만약에 19.12.06 79 0 10쪽
61 죽음 19.10.28 203 0 8쪽
60 그렇게 사랑은... 19.10.28 146 1 9쪽
59 무서운 이야기 19.10.24 171 0 13쪽
58 저주 19.10.24 122 0 13쪽
57 조언 19.10.23 121 0 19쪽
56 유키코 19.10.23 145 0 8쪽
55 민박 19.10.22 214 0 13쪽
54 가위 19.10.22 125 0 6쪽
53 윤씨 아저씨(2) 19.10.21 238 0 12쪽
52 윤씨 아저씨(1) 19.10.21 278 0 9쪽
51 잔인한 복수 +1 19.10.21 424 0 7쪽
50 회식 +1 19.10.18 259 0 4쪽
49 사직서 19.10.18 176 0 4쪽
48 숨은 물건 찾기 +1 19.10.18 118 0 2쪽
» AM 4시44분 엘레베이터 +1 19.10.18 151 1 5쪽
46 4번 지방도로 공동묘지 +1 19.10.18 139 0 12쪽
45 싸이코패스 테스트 19.10.17 110 1 5쪽
44 친절한 윤성씨 +1 19.10.17 307 0 4쪽
43 열두 개울 +1 19.10.16 12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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