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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고룡생
작품등록일 :
2019.10.0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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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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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2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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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021>제10장 살인마를 쫓는다

DUMMY

“그런데 고문님?”

“시신이 어디에 있나 물으려고 하는 것이오?”

“예? 예에... 그게.......”

자신이 당황하는 것을 돌아 본 화서란은 침착함을 되찾았다.

“아, 내가 충만 반점의 후방 집으로 갈 때 물었던 곳이 있지 않소?”

“예? 아... 그 퇴비 창고! 서, 설마 그곳에.......”

저절로 말 꼬리를 흐리는 자신을 보았다.

“이제는 가봅시다.”

연자강이 말을 달려 나가자 그녀도 곧 뒤따랐다. 말에서 내려 반점 점소이에게 맡기고 서둘러 안으로 들어섰다. 무종천과 순검 두 명 포쾌 네 명이 모국을 입구에 앉혀놓고 대기하고 있었다. 여전히 무종천의 눈빛은 어지럽다.

“이리 와!”

연자강은 다시 모국의 머리채를 쥐고서 질질 끌고 갔다. 오기 전에는 항의를 했든지 모국은 길길이 날뛰었다. 하나 신령이 깃 든 연자강의 손길은 무사 못지않게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질질질.......

무려 10여 장을 끌고 가서 퇴비 창고 앞에 패대기치더니 무종천을 돌아보았다.

“여기 파헤쳐 보시오!”

무공을 익힌 순검이 움직이자 힘이 센 포쾌 네 명이 퇴비 창고 문을 거칠게 열었다. 아주 독한 냄새가 진동했다. 눈살을 자뜩 찌푸리던 포쾌들은 쇠스랑을 이용하여 퇴비를 바깥으로 치우기 시작했다.

모두가 숨죽여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데 연자강은 엉뚱한 짓을 하고 있었다.

“출출한데 만두와 국수를 좀 시켜주시오.”

이른 아침부터 설쳐 가지고 배가 몹시 고팠다. 순검이 얼른 달려가더니 잠시 돌아왔다. 쟁반에는 뜨끈뜨끈한 국수와 만두 접시에 왕만두 다섯 개를 가지고 왔다. 급조된 탁자에 놓고서 허리를 숙여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화서란과 무종천은 너무나 어이가 없는지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퇴비는 어느새 반 이상 치워져 있었다.

“발견했느냐?”

“아직 없사옵니다. 대인!”

“서둘러라!”

포쾌들도 잔뜩 긴장하여 퇴비 무덤을 치우고, 거의 바닥이 드러나자 실망하는 눈빛이 역력했다. 어느 덧 깨끗이 비웠지만 시신은커녕 그림자도 없었다.

“없사옵니다, 대인!”

돌아오는 포쾌를 보더니 모국은 기세등등했다.

“저 놈이 거짓을 말했으니 무대인은 어서 생포하지 않으십니까?”

모국이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연자강은 태연하게 만두를 한 입 베어 물다가 혀를 찼다.

“쯧쯧, 내가 좀 전에 뭐라고 했느냐?”

“예, 고문님! 파 헤쳐 보라고.......”

“그런데 뭘 했느냐?”

“모두 파헤쳐 보았습니다!”

“등신들!”

상관인 무종천의 눈살이 팍 구겨졌다.

“무대인의 수하들은 무대인과 같이 그렇게 고지식하오?”

무종천은 이제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나서려고 하는데 화서란이 돌연 외쳤다.

“파 헤쳐 보라고 했지 않느냐?”

“예?”

순검이나 포쾌가 어리둥절할 때 무종천도 알아차린 듯 고함을 질렀다.

“이런! 바보 같은 것들아! 파 헤쳐 보라고! 땅을!”

그제야 순감과 포쾌들은 민망한지 서둘러 곡괭이를 가져와 대기했다.

“우측 가장 뒤편.”

“뭘 하느냐!”

무종천은 고함을 지르고 나서 모국을 보는데 그자의 얼굴이 사색이 되어 있는 것이었다.

‘설마?!’

아직도 두 갈래 길이다. 어느 덧 땅을 파기 시작한 지 반각이 미처 되기도 전에 한 순검이 외쳤다.

“대인, 여기에 무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시신을 건드리지 않게 조심하라고 하세요.”

“시신이 손상되면 안 된다!”

무종천의 준엄한 명령에 수하들을 착실하게 노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포쾌 두 명이 먼저 소녀 시신을 가지고 왔는데 일부는 부패되어 손상되었다.

“부부의 위에 가로로 포개져 있었습니다.”

“이 새끼!”

무릎을 꿇고서 차마 보지를 못하겠는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국의 면상을 발로 걷어차 버리는 무종천이었다.

“아이쿠!”

뒤로 벌렁 나자빠지며 얼굴이 피범벅이 되었다. 모국의 목에 발을 올려놓고 다시 들고 오는 한 구의 시신을 보았다. 여인이었다. 그 다음 남자의 시신을 가지고 와서 나란히 뉘어 놓았다. 어느새 집 입구에는 구경하는 사람들도 바글거렸다.

“이 놈이 천인공노할 저지른 살인마, 모국입니다, 여러분!”

“와아! 무대인의 은혜를 어찌 감당 하겠사옵니까!”

“저 놈은 돌팔매로 죽여야 합니다!”

“너무 쉽게 죽여서는 안 됩니다!“

“아아, 여러분! 오늘 이 상황은 여기에 계신......!”

깜짝 놀랐다. 어느새 연자강은 집 입구를 나서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뒤늦게 발견한 화서란이 뒤따르고 있었다.

“화대인, 고맙네!”

화서란은 손을 흔들어 주고는 서둘러 나가버렸다.

무종천은 다시 한 번 연자강을 상기하며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렸다.

“언젠가 한 번 찾아뵙고 정중하게 사죄드리겠으며 고마움도 함께 표시 하도록 겠사옵니다, 고문님.”




















第 十一 章 살인마를 쫓는다








화서란은 저 멀리 대도시인 개봉부가 보이자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더니 천천히 내쉬었다.

“뭘 그렇게 망설이오?”

“일단, 사죄드립니다.”

“받겠소.”

며칠 동안 두 사람은 마차를 타고 오면서도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나주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해결할 때 연자강을 한 때 의심했던 것을 이제야 말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 개봉부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서는 더더욱 함구하고 있었다. 화서란이 함구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연곡 때문이었다. 연자강이 함구하고 있는 것은 주에서 춘만 반점의 집에서 본 소녀, 모영과의 대화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연신 미소를 흘리며 두 눈을 게슴츠레 떴다.

‘정말... 고맙구나.’

모영이 연자강에게 복수를 해주어서 하나의 선물을 주었다. 연자강은 지금 가슴이 부풀어 있었다. 어쩌면 개봉부의 살인사건에 대한 동기를 찾은 것 같았다. 직접적인 단서는 아니지만 이를 바탕으로 수사한다면 반드시 살인사건의 주범을 검거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근데 무슨 좋은 일이 있습니까?”

“화대인도 좋을 것이오.”

어리둥절했다. 너무나 느닷없이 치고 들어와 한 방 먹은 상태였다. 곧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저도 좋다니 그게.......”

“사건의 단서 하나를 찾아냈소.”

화서란이 기쁜 마음에 재차 물으려다가 입을 다물고 있는 연자강을 보자 곧 물러났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매우 궁금했다. 너무 궁금하여 활활 타오르는 질문공세를 억지로 참고 있었다. 사건의 단서라니, 이건 정말 그녀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말이 아닌가?

‘아니긴 해봐라!’

사건 해결이 요원하고, 게다가 같은 편인 고문의 아버지가 관련되어 있었다. 그 발자국이 고의적인지 무의식에서 나온 것인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이제 돌아가면 차분한 마음으로 사건 해결에 전념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어 있었다. 핵심적인 요인은 바로 연자강이 보여준 능력으로 주의 판관인 친우가 사건해결을 했다는 것이었다. 물론 전적으로 연자강의 솜씨이지만 여기서 그녀가 감동한 것은 바로 자신의 치적을 나서서 자랑하지 않는 연자강의 바른 성정 때문이었다.

‘이런 아들을 낳은 아버지가.......’

절로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또 흔들고 흔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물었다.

“무종천 대인의 사건은 너무 쉽게 풀렸는데 왜 개봉부 사건은 이리도 더디죠?”

“무대인의 사건은 인간이 하는 짓이니 귀신에게는 우습기만 하죠. 그러나 개봉부의 사건에는 그 배후에 나와 비슷한 능력자가 있는 듯하오. 아니면.......”

“아니면요?”

궁금한 듯 즉시 물었다.

“영매술사(靈媒術士).”

화서란의 눈빛이 파랗게 빛이 났다가 사라졌다. 그녀의 눈빛은 매우 복잡했다. 사건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을 연자강이 한번 정도 말해주었던 것 같았다.


개봉부에 들어서자 정오가 되었다. 전서구로 연락하여 함응종과 공필성이 수사관 전체를 이끌고 마중 나와 있었다. 두 사람은 먼저 화서란의 표정을 살폈다. 두 사람은 동시에 쳐다보고 미소 지었다.

“어서 오십시오, 대인! 그리고 고문님! 수고하셨사옵니다!”

관부들이 사용하는 전용 전서구가 있다. 그 전서구가 매이며, 새들 중 가장 빠른 종자였다. 하얀 매들인데 무종천이 먼저 연락을 준 모양이었다. 아마도 구구절절 칭찬을 담아서 보냈을 것이다. 화서란은 흐뭇한 표정으로 인사를 받았다.

“사건은 여전히 답보 상태냐?”

“예, 그러하옵니다!”

송구스러운지 고개를 깊숙이 숙이고서 차마 들지를 못했다.

“함, 공 수사관?”

“예, 고문님!”

“여기 개봉부에 많은 종류의 꽃을 키우는 곳이 있느냐?”

갑작스런 엉뚱한 질문에 두 사람은 물론이고, 화서란마저 어리둥절했다. 잠시 후 화서란이 대신 대답했다.

“아, 그것이... 이곳 개봉부에도 붉은 꽃의 정령인 양귀비를 키우고 있답니다.”

“갑시다.”

먼저 걸어 나가자마자 화서란이 쪼르르 걸어나가더니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아버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으셔요?”

“묻지 않아도 압니다.”

“뭘 아십니까?”

“그냥 압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이상한 말만 하자 화서란은 더 이상 묻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왜 갑자기 꽃을 보겠다는 거죠? 그것도... 양귀비를 말입니다.”

“그게 실마리가 될 것 같소이다.”

“실마리라... 아, 언젠가 꿈에서 누군가가 꽃을 들고 있었다고 했는데... 설마 그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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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032>제16장 호랑이 +2 19.11.04 762 7 10쪽
31 <031>제15장 미제사건 전담부 +2 19.11.01 810 9 10쪽
30 <030>제14장 진범의 실체(제1권 끝) +2 19.10.31 816 10 10쪽
29 <029>제14장 진범의 실체 +6 19.10.30 764 8 10쪽
28 <028>제13장 과부살인 +2 19.10.29 794 7 10쪽
27 <027>제13장 과부살인 +4 19.10.28 841 7 11쪽
26 <026>제13장 과부살인 +2 19.10.26 860 7 10쪽
25 <025>제12장 어둠의 아이들 +2 19.10.25 972 9 10쪽
24 <024>제12장 어둠의 아이들 +2 19.10.24 980 8 10쪽
23 <023>제11장 의외의 범인 +2 19.10.23 971 10 10쪽
22 <022>제10장 살인마를 쫓는다 +2 19.10.22 942 9 10쪽
» <021>제10장 살인마를 쫓는다 +4 19.10.21 952 8 10쪽
20 <020>제9장 또 다른 시험대 +2 19.10.21 875 10 10쪽
19 <019>제9장 또 다른 시험대 +2 19.10.20 933 8 10쪽
18 <018>제9장 또 다른 시험대 +4 19.10.18 1,025 13 11쪽
17 <017>제9장 또 다른 시험대 +2 19.10.17 1,054 7 10쪽
16 <016>제8장 단서의 실마리 +2 19.10.16 1,079 14 10쪽
15 <015>제8장 단서의 실마리 +2 19.10.15 1,146 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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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013>제6장 막다른 골목 +2 19.10.12 1,304 14 9쪽
12 <012>제6장 막다른 골목 +4 19.10.11 1,385 17 10쪽
11 <011>제5장 쌍인훼 +5 19.10.10 1,460 13 10쪽
10 <010>제5장 쌍인훼 +2 19.10.09 1,636 17 10쪽
9 <009>제4장 사라진 용의자 +2 19.10.09 1,835 19 11쪽
8 <008>제4장 사라진 용의자 +6 19.10.08 2,061 23 9쪽
7 <007> 제3장 충격적인 이야기 +6 19.10.07 2,348 32 11쪽
6 <006> 제3장 충격적인 이야기(새롭게 엎로드) +4 19.10.04 2,551 25 10쪽
5 <005> 제2장 귀서생 +6 19.10.04 2,753 29 10쪽
4 <004> 제2장 귀서생 +2 19.10.03 3,222 31 11쪽
3 <003> 제2장 귀서생 +6 19.10.02 3,543 42 10쪽
2 <002> 제2장 귀서생 +8 19.10.02 4,057 47 11쪽
1 <001> 제1화 진범 제1장 귀동 +12 19.10.01 6,084 4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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