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자특)지옥에서 무쌍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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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홍삼더덕
작품등록일 :
2019.10.0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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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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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05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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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서울 공성전-1

DUMMY

가지각색의 악마들이 지나가면서 지금이 서울로 들어갈 수 있는 가장 적기임을 깨달았다. 사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이었다.


바알은 인천에서 소환되자마자 자신을 잘못된 곳에 소환한 이교도들을 모두 참살하고 서울로 진군하여 서울에 소환된 군소 악마들을 모두 추방하고 자신의 세력을 모아 서울을 점령했다. 그 후 거대한 성을 쌓으라고 명령한 것이었다.


바알의 산성은 완성을 코앞에 두고 있었지만 순례자 및 아가레스의 연합군의 진입 타이밍은 참으로 신묘한 것이었다. 아직 성은 축조하지 못한 것으로 구멍이 뚫려 있었고 자연스레 그곳으로 공격이 집중되는 것이었다.


바알의 악마들은 약한 부분을 육탄으로 막아서고 있었고 아가레스의 군세도 이를 뚫어내기 위하여 사력을 다하고 있었다.


수사는 그것을 보고 우렁차게 외쳤다.


“싸워라! 모두의 영혼과 천국을 위하여! Deus Vult!!!!”


신께서 바라신다라. 이 지옥에서 아직 신께 모든 것을 구하는 사람이 있었나. 씁쓸한 맛이지만 지금은 그 광기에 동조할 때다.


“우아아아아아아아!!!”


고대의 짐승도 공포에 빠지게 할 만한 전쟁 함성을 내지르며 달려간다. 우리에게 화살인지 총알인지 뭔가 날아오고 있지만 우리는 이를 쳐내며 돌진한다. 마법 방벽이 우리 팀원을 마저 보호할 것이다.


뒤엉켜 싸우고 있는 두 악마들 중 어떤 것들이 우리에게 호의적인 악마인지는 모르지만 수사는 별로 중요치 않게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는 성수를 공중에 뿌리면서 자신의 입장을 드러냈다.


자신의 앞에서 길을 막는 놈이라면 아군이든 적군이든 모두 쏴 죽여 버리겠다. 난 그의 적이 아님을 감사히 여겼다.


“여기서 산개해서 각자 구출작전을 진행하지. 계획대로 말이야. 자네 팀원은 강남에 있는 사람들을 구하게. 자네들은 지금 남아있는 순례자들 중 가장 혹독하게 자라난 팀원이 분명하네. 자네들처럼 온갖 문화권의 악귀들을 때려죽이고 온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난 자네들을 믿네.”


“맡겨 주십쇼.”


목자들은 빠르게 산개했다. 그들은 마치 불도저처럼 그들 앞에 있는 모든 것들을 갈아버리며 각자 위치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이동도 여섯 명과 한 위의 악마가 되니 그들만큼이나 파괴력이 있다.


하나하나가 강력한 수준의 파멸급 악마들. 군단장과 여타 악마들이 우리를 막아선 것이다. 놈들은 이 산성의 수비를 명받은 것이 분명했다. 그들은 빽빽하게 포진해 있었다.


“바알이 자신의 최악의 악마들을 여기에 포진시켰군. 아가레스가 꾀를 잘 썼어. 놈은 우리가 저들과 공멸하길 바란 것 같아.”


“우회할 거야?”


“아니. 정면 돌파 한다.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아.”


끝도 없이 밀고 들어오는 수많은 악마들. 우리는 간이 방어벽을 세우고 거기서 끝없는 싸움을 개시한다. 숫자가 부족하지만 그나마 지형을 만들어서 그 부족함을 메꾼다.


아가레스의 악마들이 우리를 지원하기 위해 우리와 어깨를 같이 한다.


“필멸자 놈들이랑 같이 싸우게 될 줄이야! 악마로 사는 중 가장 치욕적인 경험이군.”


“입 다물어! 내 영광의 기회를 빼앗는 새끼는 내가 직접 모가지를 쳐주마!”


“아스트리드님? 여기서 뭐 하는 겁니까?”


“내 주인새끼 발목 잡는 새끼는 그 날로 다시 예전에 살던 곳으로 사출해 준다. 아가리 꽉 물고 싸워!”


아스트리드의 일갈에 그 어떤 악마도 입을 열지 못했다.


“너 생각보다 고위 악마구나?”


“시끄러워! 싸움에 집중 하라고. 발할라가 부르니까!!”


그녀는 거대한 악마의 뿔을 잡고 연신 주먹질을 하더니 결국 놈의 광대를 주저앉힌다.


“악마한테 질 수는 없지!”


모두가 자신의 역량을 다 하여 악마를 몰아낸다. 하지만 바알의 군세는 확실히 제대로 훈련된 놈들인 것이 분명하다.


적의 악마들이 미노타우르스의 머리도 떼지 않은 뿔로 만든 뿔피리로 진군나팔을 분다. 전열에서 깨져나가던 놈들이 우리를 고착하는 사이에 다시 단단한 진형을 짠다.


우리의 기습에 가까운 공격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전열은 무너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제대로 된 방패벽, 그리고 그 뒤에서는 수많은 화살의 비가 촉촉이 아가레스의 악마들을 적신다.


“방패벽을 돌파해!”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하고 방패에 아이기스의 방패를 불어 넣어 온 몸으로 돌진한다. 거인도 이 공격을 받고 상반신의 절반을 잃어버리고 죽었다. 그러니까 네 놈들도 그 놈처럼 없어져 버려.


방패와 악마들이 우그러지며 뒤로 날아가는 것이 느껴진다. 방패벽의 가장 단단한 곳에 쐐기를 박고 전열을 무너트렸을 것이다. 최소한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방패벽은 건재하다. 무너진 곳을 물밀 듯이 악마들이 다시 메운다. 힘을 직격당한 악마들 일부만 죽어나갔을 뿐.


오히려 너무 깊게 들어온 나에 공격이 들어온다. 프렌치가 갈고리총으로 잡아당기지 않았으면 몸에 수많은 검상이 났으리라.


“제길. 이게 뭐야. 양도 질도 제대로 밀리잖아. 아가레스 이 새끼 이길 가능성 있는 곳에 들이댄 것 맞지?”


“아가레스는 절대 지는 배팅을 하지 않아. 놈이 여기에 투자를 했다는 것은 반드시 이길 가능성이 있다는 거야. 물론 그 놈이 이긴다는 것이 네놈들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농후하지만.”


“뭐라고?”


“말 그대로야. 아까부터 그 늙은이가 주인놈에게 경고했었지. 아무래도 미끼 아니면 버리는 패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잠깐! 이야기 할 때가 아니야. 후방에서도 적이 나타났어. 우리 후열이 공격당하고 있다고.”


“제기랄. 좋지 않은 소식이군.”


“분대 시야로 봤어. 지금 상황이 좋지 않아.”


나진이 당혹스러운 얼굴로 말한다. 악마들의 눈으로 본 적들은 공룡을 탄 리자드맨들이다.


“공룡을 탄 공룡들에게 후열의 부대가 공격당하고 있어. 우린 지금 포위당했다고.”


포위는 절대 좋은 징조가 아니다. 저들이 할 일은 그저 방패벽을 유지한 채 우리를 사지로 몰아넣는 것뿐이다.


애초에 이럴 생각이었나. 성벽의 무너진 곳으로 우리를 유도하고 병목현상이 만들어져 제대로 된 진조차 짜지 못한 우리를 포위 섬멸한다. 그것도 압도적인 병력의 양과 질로 제대로 짓누르면서.


전열을 형성하고 있는 악마들도 웅성거리며 불안한 기색을 내비쳤다.


“제길. 아가레스님이 우리를 버린 것은 아니겠지? 이 정도는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분이잖아.”


“미리 파악했으니 던져둔 것이겠지. 빌어먹을. 네놈들이야 직속 부하들이지만 대부분 여기 있는 놈들은 다른 대공들에게서 빌려온 병사들이라고. 제대로 보호할 생각이었으면 순례자 놈들에게 우리를 떠넘기진 않았겠지.”


“아가리 다물어! 도망치는 놈은 내가 먼저 죽인다! 나는 아가레스의 전령이요 위대한 전사니 나와 같이 있으면 절대 지지 않는다!”


아스트리드가 전열을 유지하기 위해서 양손도끼를 그들에게 돌렸지만 그녀의 카리스마로는 도저히 그 퍼져나가는 불안감을 짓누를 수 없었다.


전열에서 술렁거리는 불안감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불안감은 강한 전염성을 가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미래에서 확정된 패배로 서서히 미래가 드러나는 순간부터 가장 심지가 약한 자부터 자신의 밑바닥을 드러내는 법이다.


가장 앞에서 채찍을 쓰던 서큐버스가 가장 먼저 도망치기 시작한다. 공포와 절망이 전열을 휘감는다. 쿵쿵 방패를 찍으며 서서히 조여 오는 모습에 약자들이 뒤로 달려 나간다.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지. 악마 새끼들. 심지가 존나 약해.”


루스키가 담배를 쭉 들이키며 말했다.


“지금 감평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저놈들에게 밟혀 죽고 싶은 것은 아니지?”


“아니. 하지만 아가레스가 수를 숨기고 있듯 나도 수를 숨기고 있었지.”


숨통을 조여오듯 더 조밀해진 방패벽을 바라보며 난 따지듯 그에게 물었다.


“뭐야. 그럼 왜 지금까지 아꼈어?”


“그래야지 저 놈들이 더 오밀조밀 모여서 우리를 공격할 테니까.”


“무엇을 가지고 있던 빨리 해!”


“좀 더 기다려.”


무슨 배짱인지 그는 천천히 담배를 태우면서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미 악마들이 뒤로 몰려 기병대와 성벽 등에 포위당하고 있었다. 악마들의 밀도가 얼마나 높았는지 악마들의 살 냄새에 묻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루스키는 맹렬히 공격하는 아스트리드의 뒷목을 잡아 끌어내고 귀에 뭔가를 쑤셔박기 시작했다.


“뭐야! 곰인간! 내게 뭘 집어 넣은 거냐?”


“살고 싶거든 귀에 있는 것 빼지 마라. 사역마, 그래도 며칠 같이 있고 목욕탕도 지어 줬으니 나름 정이 들었거든 . 내 최고의 발명품을 꺼낼 때군.”


그가 품에서 꺼낸 것은 작고 귀여운 마트료시카 인형이었다.


“농담하기엔 때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은데?”


“농담? 이렇게 잔악무도한 농담 본 적 있어? 이것은 내 모든 스킬의 결정체라고!”


그가 인형의 머리를 누르고 손 위에 펼치자 마트료시카 인형이 열리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기계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저 작은 인형 안에 저것들이 다 들어가는 거지?


점차 거인의 형상을 하며 서로 연결되는 기계부품. 그가 엔지니어와 전투 공병으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걸어오면서 모으고 만들어온 것들. 그것들이 집대성되는 것이었다. 루스키는 공중으로 받들어 올라가며 껄껄 웃는다.


“필멸자를 올려 보는 것은 처음이지? 창녀의 자식들아.”


걸어 다니는 닭다리가 붙은 집, 오두막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강력해 보이는 성채, 러시아의 미적 감각을 잔뜩 담은 외향. 그것은 슬라브 민담에서 그대로 꺼내 와서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병기였다.


“해그 바바야가한테 절을 올려라!”


“하느님 맙소사! 이런 것을 언제 만든 거야? 루스키? 피곤할 때 타면 좋았잖아?”


프렌치가 쏘아붙이자 새로운 시가를 꺼냈다. 그는 화염방사기로 불을 붙이며 답했다.


“동력으로 한 시간 구동하는데 탈렌트를 만씩 처먹는 차르봄바급 돼지 아가씨라고. 이런 결전병기로 쓸 것 아니면 죽음 직전에서나 쓸 수 있었을 거야. 말 그대로..”


바바야가의 잡동사니가 잔뜩 달린 펀치에 멀리 날아간 방패벽은 내가 낸 흔적보다 더 많은 데미지를 입힌다.


“마더 러시아의 기상이라고! 하하!!”


악마들은 지옥에서도 처음 볼 기계에 달려든다. 문답무용이라는 건가.


“여기엔 화염방사기, 기총 등등 악마 때려잡는 것으로는 뭐든 할 수 있는 도구가 다 있지. 하지만 무엇보다.. 흥순!!”


오두막 위의 넓은 스테이지에서 완전히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은 흥순이가 나타난다. 그녀의 얼굴은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지옥에서 온 한국산 비밀무기. 마법 소녀 등장이다!”


맞다. 쟤 마법 소녀였지. 나름 춤추고 노래하는.


“일생일대의 콘서트를 준비하라고!”


멀리 울려 퍼지는 스피커가 가슴 부분을 열면서 그 위용을 드러낸다. 그것이야 말로 악마들의 장송곡이 분명했다.


“이 공연은 분명..”


마이크를 집어 들며 그녀는 이빨을 드러내며 웃었다.


“존나 쩔거야.”


작가의말

최근 들어서 고민이 많이 됩니다. 읽어보신 분들 중에서 맨 첫번째 처럼 순문학처럼 주절거리는 것이 좋다는 분도 계시고 지금처럼 쓰는 것이 재밌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어떤 것이 진정 저답게 잘 쓰는 글일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완결치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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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97. 그녀를 뺏겠습니다 +8 20.01.14 1,052 3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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