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침략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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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진
작품등록일 :
2019.10.0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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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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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17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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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DUMMY

총에 맞은 시체가 두 구, 뺨 맞아 죽은 시체가 한 구.

서울 주택가에 살인 사건이 벌어졌지만, 경찰은 수사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전국에서 벌어지는 일가족 살인 사건들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교도소를 지키는 간수들이 너도나도 피난 행렬에 뛰어들자 몇몇 제소자들이 탈출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교도소 보안을 보강하고자 경찰들이 투입해 실제 인력이 부족해졌다.

치안이 불안해지자 사람들의 광기 어린 탈출이 가속화되었다.


<경기도 광주 곤지암 리조트 미사일 폭격.>

<남이섬 폭격으로 관광시설 완파.>

<경기도 화성 골프장 쑥대밭.>


드디어 북한에서 미사일을 날렸다.

진정한 전쟁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지만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었다.

첫 번째 의문은 미사일이 떨어진 곳이 관광지라는 점이다.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다는 것은 우선 상대국의 중요 시설을 우선 타격하는 것이 정석이다.

군사 기지, 군수품 공장, 발전소, 항구와 공항 등 국가 기반의 시설을 타격하여 전쟁 수행 능력을 떨어뜨리는 게 목적인데 이번 공격은 어울리지 않게 관광지를 폭격했다.

항복을 권유하는 공격인가, 북한군 사령관이 한국인이 놀러 다니던 게 싫어서 그런 건가?

두 번째로는 한국군의 활동이다.

선전포고가 있었고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면 마땅한 응전을 해야 했다.

그런데 한국군은 전혀 북쪽으로 진격할 생각도 없고 수천 발이나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을 전혀 운용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작전지역에서 꿈쩍도 하지 않고 제자리를 고수하며 탈영하는 이들조차 보내주는 아주 비상식적인 군 운영을 자행했다.

마치 북베트남의 공산군이 남쪽으로 무장상태로 내려왔을 때 문을 활짝 열고 환영했던 남베트남이 떠오를 정도였다.

세 번째로는 UN이었다.

한국은 UN 가입국으로써 전쟁 시 국제법에 맞게 UN군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즉시 UN에 참전요청을 했으나 그 어느 나라에서도 지원군을 파병하겠다는 이야기가 없었다.

북한 역시 UN에 가입되어있기는 하나 상대는 UN의 공식적인 제재를 받는 나라였고 최소한 중재라도 하기 위해 UN군을 파병하고 협상이라도 해야 한다. 그것도 아니면 UN의 이름으로 비난 성명이라도 내던가.

마치 한반도가 세계에 없는 것처럼 하나같이 침묵하고 있으니 한국은 물론 세계의 모든 언론이 이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네 번째로 왜 핵부터 날리지 않았을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을 무릎 꿇린 건 두 발의 핵이었다.

첫 번째로 히로시마에 떨어진 리틀보이라는 핵폭탄은 단번에 일본의 전의를 상실하게 했었고, 그래도 항복을 망설이던 일본 정부는 두 번째 핵폭탄 팻맨이 나가사키에 떨어지자 뒤도 안 보고 항복을 했었다.

핵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한국에 선제타격을 한다면 미사일이고 육상병력이고 필요 없이 핵폭탄이면 그만이다.

설마 미국도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를 서슴지 않던 북한이 새삼스레 NPT(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에 신경 쓰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일본의 군사적 활동이 시작됐다.


[일본 한국 정부 요청에 따라 일본군 파병 결정]


일본은 상황이 뭔가 이상했지만 일단 움직였다.

한반도 유사시 군을 파병할 수 있다는 건 이미 오래전에 법률로 정해진 사항이고 이미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 헌법 수정이 이뤄진 마당에 거칠 것이 없었다.

아니, 없는 줄 알았다.


<섬나라 원숭이 놈들이 남측 해역을 넘는 순간 섬나라 본토에 불벼락이 떨어질 것!>


북한 특유의 신랄한 경고가 있자 일본은 전진시키던 해군함대를 정지시키고 미국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나 미국은 일본에 딱히 어떠한 신호도 주지 않았다.

북한에 핵이 있다는 건 섬뜩한 사실이고 북핵폐기를 위해 한국 못지않은 노력을 기해왔는데 이렇다 할 성과도 없이 시간만 흘러와 이 지경에 이르렀다.

북한이 아직 한국에 핵 공격을 하지 않았다는 게 좀 의아스럽지만 그렇다고 한국과 싸우는 와중에 일본에 핵을 떨어뜨리진 않을 것 같았다.

여기저기 눈치 보는 와중에 일본함대가 EEZ, 독도 기준 서남쪽 22킬로미터 지점까지 도달했다.











"결국은 들어왔군."


배종민은 한국 해군 사령본부로부터 일본함대가 독도 인근 22킬로미터까지 접근했다는 정보를 전달받았다.


"진짜 핵 날릴 겁니까?"


신재민은 배종민 뒤에 시립하듯 서 있는 북한 최고 존엄과 그를 번갈아 보며 물었다.

아직도 첫날 턱주가리를 날리는 배종민의 정확한 타격자세가 잊히지 않았다.


"그럴 수는 없지."


일본이 전쟁 가능한 국가로 거듭나면서 가장 먼저 진행한 것이 핵 개발이다.

원전기술보유국이라 핵 개발이 금방 이뤄지긴 할 테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그들과의 관계가 나빠지는 걸 우려한 미국까지 나서서 말리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을 뿐이다.

그렇다는 건 일본이 핵 공격을 받았을 때 미국이 무조건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거다.

이미 미국은 한반도 전쟁을 관망하는 것만으로 정치적 부담이 커져 있는데도 UN까지 묶어둘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러나 북한이 일본을 공격하는 순간 미국은 무조건 한국전쟁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아마 일본도 여기까지는 계산에 넣어놨을 거다.


"이봐, 장영우. 듣고 있나?"


최고 존엄의 뱃살을 툭툭 치며 묻는 저 행동도 자주 보다 보니 무덤덤해질 정도다. 지금 북한 사람들 모두가 안드로이드 로봇 같은 상태라 볼 수 있겠지만 가끔 인공지능의 컨트롤로 의식을 가진 모습처럼 보일 때가 있어 아직도 적응되질 않는다. 생리적 혐오감이랄까.


"듣고 있다."

"이쪽으로 잠시 와줄 수 있겠나?"

"할 얘기가 있다면 지금 이 상태로도 충분해."

"내가 이 몸뚱이를 싫어하는 거 알잖나. 이해해주게."


두꺼운 몸집의 최고 존엄 뒤로 스르륵 장영우가 나타났다.


"무슨 일이지?"

"일본이 끼어들면 전쟁이 고착될 수 있어. 그렇다고 일본을 실제로 공격했다간 UN보다 미군이 먼저 움직일 수밖에 없고."


어렵사리 러시아를 움직여 미국을 묶어두었다. 미국이 UN에 영향력을 발휘하긴 했지만, 유럽에 나타난 네임드 크리쳐가 아니고서야 UN군이 참전하지 못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중국마저 같은 상황에 있으니 지금 같은 기회가 또 언제 있을지 기약이 없다.

배종민으로서는 한계에 이르렀다.

한국군이 지금 같은 상황에 반격조차 안 하고 이렇다 할 작전조차 없는 건 배종민의 영향력도 있지만, 장영우가 아다만티움 아바타로 만들어놓은 몇몇 장성들이 배종민을 지지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도 군작전에 불만을 품은 이들이 수없이 이의제기하는 중이고 장교와 부사관의 폭로전이 터져 나오고 있다.

받아줄 언론이 없다지만 계획이 늘어지게 되면 배종민과 연결된 선이 전부 끊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때는 진짜 전쟁이다.


"함대만 회군시키면 돼. 얼마 남지 않았어."


전쟁을 길게 끌고 갈 생각은 추호도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불리한 건 오히려 배종민이다. 아다만티움 아바타만 남은 북한은 빈껍데기일 뿐이라 온전한 한국을 점령하기 위해선 무혈입성밖에 답이 없다.

한국에 남아서 버티고 있는 안중길도 마찬가지다.

한국 증시가 폭락한 상태에서 그나마 산업기반이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백범그룹이 있었기 때문인데 그것도 잠시뿐이지 곧 파산 직전에 몰릴 수밖에 없다.


"바실리에게 전해. 내가 핀란드로 간다고."









핀란드 북부에서부터 남하를 시작한 네임드 크리쳐 베히모스가 소도시 두 개를 뭉개놓고 로바니에미를 우회하여 러시아 국경까지 도달했다.

핀란드로서는 미칠 노릇이었다.

스웨덴에서부터 넘어와 핀란드 국경에 도착했을 때 즉각 군을 움직여 저지하려고 했지만, 유럽연합군과 공동작전을 펼치자는 행정 소요에 때는 늦어버렸고, 자체적 해결을 위해 나섰을 때는 이미 도시 하나가 박살이 나버렸다.

늦게나마 군을 움직여 상대하고자 했는데, 이건 무슨 전차도 안 먹히고 전투기에 미사일까지 날려보아도 화만 돋우니 일반 병사들을 투입할 엄두가 나질 않았다.

대포와 미사일도 안 먹히는데 총알이라고 들어먹을 거 같지는 않으니까.

그래서 PU에 지원 요청을 요구했지만 정작 파견된 계승자들은 5레벨 스물과 6레벨 다섯. B급 괴물이나 상대할 전력에 핀란드 정부는 항의하려 했으나 유럽 연합의 뜻을 알고 방어에만 치중했다.

베히모스의 방향은 남동쪽. 이미 러시아를 향하고 있기에 경로상 주민들만 대피시켜도 큰 인명피해가 없으리라 생각되었다.

그러나 베히모스가 조앤수 시를 관통할 것 낌새를 보이자 핀란드의 마음이 급해졌다.


"어떻게든 막아! 쏟아부으라고!"


전차에서 불을 끊임없이 뿜어대며 베히모스의 화를 돋우었다.

한번 쓰고 버릴 것처럼 과열방지조차 안 하고 퍼부어대는 전차의 포신이 언제 휘어질지 몰랐다.

쾅 쾅

베히모스 피부 밖에서 터져나가는 화염과 폭음이 매캐한 화약 연기와 기름 냄새를 뿌리며 불을 질렀다. 그런데도 베히모스는 몸을 털어내는 동작만으로 불을 꺼트리고 공격이 날아온 공격지점에 몸을 날렸다.


지축이 흔들리며 밟고 있던 대지가 푹 꺼지더니 정말 비현실적인 덩치가 허공을 날아왔다.

한 번의 도약으로 킬로미터 단위의 거리를 날아오자 그것만으로도 수십 개의 폭탄이 동시에 터지는 듯한 효과를 주었다.

쿠릉 쿵 쾅쾅

널브러진 전차는 찢기고 찌그러진 채 장난감처럼 나뒹굴며 수십 그루의 나무들과 부딪혔고 전차 주변에서 지원하던 병사들은 허공에 한 번 떠올랐다가 추락하며 팔다리가 부러졌다.

크어어어어엉

대전차 미사일을 장착한 전투용 헬기가 베히모스가 내지른 괴성 한 번에 동작 오류를 일으키더니 그대로 바닥에 곤두박질쳤다.

참혹한 전장에 이제 막 도착한 계승자들이 난동부리는 베히모스를 피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냥 놔두면 러시아로 빠져나갈 텐데 왜 굳이 이러는 거지?"


이종결합 5격(Class).

PU 공인 인증 주술 5레벨.

영국 태생의 전형적인 금발의 푸른 눈을 가진 건장한 남자가 옆구리에 여자를 끼고 몸을 날리며 물었다.

옆구리에 가만히 매달려있는 여자는 갈색 머리에 희귀한 에메랄드색 눈동자를 가진 왜소한 여자였다.

정령마도 6 륜(Circle).

PU 공인 인증 마도 6레벨.


"동쪽으로 가다가 방향을 남쪽으로 틀었어. 이대로 있다가 서쪽으로 틀면 템페레, 투루쿠, 헬싱키가 있어. 핀란드에서는 차라리 지금 러시아 쪽으로 보내버리겠다는 거지."


베히모스에게서 안전거리까지 멀어지자 여자를 땅에 내려준 남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부 요청으로 오긴 했는데 답이 없어."

"EMP 능력까지 갖췄으니 군부대 화력 지원도 기대할 수도 없고."

"미사일이 꽂혀도 멀쩡한 거 보니 정말 핵밖에 답이 없는 거 같아."

"아니면 지금보다 다섯 배 이상 지원이 필요해."

"7레벨 정도면?"


남자의 질문에 잠시 생각하던 여자가 역시나 고개를 흔들었다.


"7레벨도 셋 정도는 와야 할 거 같은데, 보내줄까?"


영국에 정령마도를 계승한 7서클의 마도사가 한 명, 프랑스 역시 정령마도를 계승한 7서클의 마도사가 한 명이 있다.

이탈리아에 생명연금 7층 연금술사가 있다는 소문이 있지만 얼마 전 가족과 함께 실종되었다는 이야기에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전 유럽이 떠들썩했었다.

베히모스를 상대하고자 오긴 왔으니 뭔가 해보기는 해봐야 할 텐데 막상 전력 차가 너무 심하게 느껴지자 자살행위로 보였다.


"어? 저거 뭐지?"


하늘 높이에서 날아오던 무언가가 방향을 급격히 아래로 바꾸면서 베히모스를 향한다.

속도를 볼 때 전투기인가 싶었지만, 점점 가까워지면서도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작았다.


"설마 핵?"


남자가 식겁하며 여자를 다시 옆구리에 끼고 도망가려고 하자 여자는 남자를 제지했다.


"잠깐 기다려. 핵은 아니야."


엄청난 속도로 추락하듯 베히모스 머리에 내리꽂히자 충격파에 공간 자체가 출렁이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계승자로서 신체 능력이 일반인보다 강화된 이들이야 괜찮겠지만 주변에 간신히 숨만 붙이고 있던 병사들은 다시 한번 피를 토할 정도로 강렬한 충격이었다.

주변에 흩어져 있던 계승자들은 사태 파악을 위해 멀찍이 떨어진 베히모스를 쳐다보았다.

몸부림을 치며 난동부리던 베히모스는 죽기라도 했는지 바닥에 옆으로 누워있고 머리 부근에는 유전이라도 터진 것처럼 피가 솟구쳐 흘러나왔다.

그리고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 돋는 한 남자.


"뭐지? 누군지 알아?"


멀찍이 떨어져 있지만, 자리에 있던 이종결합문명의 계승자들은 몸이 굳어진 채 움직이질 못했다.


"그래, 다른 이들은 몰라도 너희들은 날 알아보겠지."


맹수의 피와 결합해 내재한 능력을 끌어올리는데 익숙한 이종결합의 주술사들은 '격(格)'이 다르다는 뜻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의 관계와는 다르다.

어찌 보면 천적 관계를 예로 드는 것이 더 근접할지도 모른다.

보자마자 꼼짝도 못 할 정도로 공포가 뇌리를 마비시키고, 본능조차 굳어져 그 어떠한 경고도 보내질 않는다.

주술사들은 잊고 있었던 기억 속에서 간신히 한 사람을 떠올릴 수 있었다.

전설 속 아홉 영물의 피에서 영혼을 추출했다던 위대한 주술사.

도르노 사바시그.

어찌 잊을 수 있을까. 그 위대한 이름을.


"어찌하여 당신이 이곳에 있을 수 있습니까?"


이종결합문명의 계승자 중 한 명이 소리쳐 물었다.


"내가 이곳에 있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름이 뭐지?"

"다그라도 배라마그. 내 이름은 배라마그입니다."


신체개조 6단(Class).

PU 공인 인증 구도 6레벨.

다그라도 배라마그.

그는 차원 침략전쟁 당시 문명을 수호하는 아홉 가문은 패색이 짙은 전황을 뒤집기 위해 아홉 가문에서 각기 보물로 가지고 있던 신화 속 영물들의 피를 내어놓기로 했다.

그 피로 최강의 주술사를 키워내고자 여러 후보자를 뽑아 훈련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다그라도 배라마그였다.


"기억한다, 배라마그. 내 오랜 전우가 이곳에 있었구나."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함께 훈련받으며 얼마나 많은 죽음을 견뎌냈던가.

영물의 피를 몸으로 받기 위해서는 육체의 한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했기에 훈련은 언제나 죽음의 위기와 함께 있었다.

또한, 영물의 피에 녹아있는 그들의 능력, 즉 영혼을 개화시키려면 주술적 영감이 매우 뛰어나야 했다.

신분의 고귀함과 비천함을 따지지 않고 세상 모든 아이를 끌어모았으니 그 수가 무려 억을 넘어섰고, 그중 훈련에 살아남은 아이가 고작 백만을 넘지 못했다.

그리고 그중에서 단 한 명.

도르노 사바시그만이 아홉 영물의 피를 받아들여 세상에 다시 없을 9 클래스의 주술사가 될 수 있었고 그와 함께 차원 침략에 맞설 수 있는 영광은 고작 만 명조차 되지 않았다.

그 만 명 중의 하나인 자신을 기억함에 다그라도 배르마그는 가슴이 벅차오르면서도 분노했다.


"당신마저 신에게 영혼을 받친겁니까?"

"내 영혼은 오로지 내 것이다."


장영우에게 깃든 네 영혼 중 유일하게 차원 침략전쟁에서 패배를 경험한 건 도르노 사바시그가 유일하다.

그것도 신과 맞서 싸웠던 것이 아니라 그들이 부리던 용에게 패배했다.

그것도 운이라면 운이다.

그가 죽고 난 이후, 사람들은 신에게 영혼을 빼앗겼으니.

크릉 크릉

장영우가 등지고 있던 사이 아직도 폭포수 같은 피를 흘리던 베히모스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다행이군요. 그럼 우리를 막으러 이곳에 오신겁니까? 이곳을 지키기 위해 오신 거라면, 포기하십시오. 당신은 그들의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


몇 번이고 쓰러지는 것만으로도 지진을 일으키던 베히모스가 완전히 일어섰다.

주변에 다가오던 계승자들이 그 모습에 기가 질려 다시 거리를 벌렸지만, 이종결합문명의 계승자들만큼은 자리를 지켜 오직 장영우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에 보란듯이 장영우의 몸에서 황금빛 기류가 넘실거리듯 흘러나오더니 몸을 가누지도 못할 만큼 세찬 바람이 주변을 휘몰아쳤다.

장영우는 다시 한번 이름을 물었다.


"이름이 뭐지?"


이 시기에 핀란드에서는 보기 드문 먹구름이 번개를 가득 품고 몰려들어 하늘을 채웠다. 번쩍이는 푸른 섬광이 번쩍일 때마다 강렬한 천둥이 심장을 두드리는 것만 같았다.


"대니얼 밀러 윌리엄."


다그라도 배르마그가 이 세상에서 부여받은 이름을 되뇌었다.

푸른 섬광을 번쩍이던 먹구름이 모이고 모이자 굵은 번개를 줄줄이 쏟아냈다.

이리저리 내뻗으며 사방으로 흩어질 것 같은 번개들은 신기하게도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모여들었는데, 그곳엔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베히모스가 있었다.


"도망쳐라. 신과 함께 죽고 싶지 않다면."


다그라도 배르마그의 기억 속에서만 볼 수 있었던 광경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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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 19.11.30 162 7 17쪽
33 33 +1 19.11.30 188 5 17쪽
32 32 +1 19.11.27 187 5 18쪽
31 31 +2 19.11.25 192 7 18쪽
30 30 +1 19.11.21 197 4 16쪽
29 29 19.11.21 197 5 17쪽
28 28 +3 19.11.19 204 6 18쪽
» 27 19.11.17 196 6 17쪽
26 26 19.11.16 198 6 16쪽
25 25 19.11.13 206 4 17쪽
24 24 19.11.13 206 7 16쪽
23 23 19.11.13 202 6 18쪽
22 22 19.11.13 216 6 18쪽
21 21 19.11.11 235 7 14쪽
20 20 19.11.10 245 7 15쪽
19 19 +1 19.11.08 248 7 16쪽
18 18 19.11.06 250 9 17쪽
17 17 19.11.04 251 9 15쪽
16 16 +1 19.11.01 256 7 17쪽
15 15 19.11.01 264 6 14쪽
14 14 19.11.01 272 9 15쪽
13 13 19.11.01 309 8 14쪽
12 12 19.10.30 334 1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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