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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나혼자 아모르파티 레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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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야
작품등록일 :
2019.10.13 10:49
최근연재일 :
2019.10.1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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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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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1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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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프롤로그

DUMMY

기생충 같은 이름 빼고 인생 별 불만 없는 왕사충은 고물 노트북으로 슈팅 게임중이다.


튜탕탕탕탕탕 -


갈기는 대로 나가 떨어지는 것 말고도 귀청 터지는 격발 사운드 또한 슈팅 게임의 묘미.


쯔쯔

이 왕사충.


밤새도록 키보드 두들기며 시간이나 죽이는 놈팽이 같지만, 이래봬도 번듯한 활어차를 가진 뿔소라 수산 사장님.

9살때부터 바닷바람을 맞으며 물고기와 함께 한 결과다.


그렇게 20대 청년 사장이 된 왕사충은 새벽 첫배까지 애매한 시간.

자기도 뭐하고 멍 때리기도 뭐한 자투리 시간.

게임을 배워 키보드를 두들기며 오늘도 바다에서 건져 올려질 싱싱한 활어를 기대한다.


다다다다당 -


유 킬 - 아웃


[게임 오버]


아아아 -


아쉬움에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를 못하는데.


쿠앙쿵쾅 -


갑작스런 엄청난 굉음에 온 신경이 집중된다.


'지진?' 화산 폭발?'


현실적이지 않지만···

작은 어촌 마을에 해저 협곡이 솟아오르나?

정말 그럴 법한 갈라지고, 깨지고, 부서지고, 터지는 온갖 소리의 종합이 귀를 덮쳤다.


할머니?

급하게 내달려 온 건너방.

다행히 귀 어두운 할머니는 평온하게 취침 중이었다. 할머니의 안전을 확인한 왕사충은 재산목록 1호인 활어차로 살피러 뛰었다.


드문 드문 있는 가로등도 없는 깡촌.

몇 가구 되지 않은 마을.

집 앞까지 도로가 나지 않아 활어차는 입구 밭두렁에 세워 두었다. 거리가 있어 어둠 속을 더 달려야 했다.


숨이 차 오른다.


왕사충의 활어차는 반드시 멀쩡해야 했다.

아직 용쓰며 더 달려야 할 창창한 시간들 때문이었다.


헉 헉-


턱 밑까지 차오른 숨..


희미한 연기가 보였고,

쇠가 탄 냄새가 코로 들이닥친다.


흡 -


손바닥으로 코와 입을 막으며,

눈 앞에 광경을 마주했다.


반이 뚝 갈라진 컨테이너가 전복되며 한적한 시골길을 초토화 시켰다.

궤적을 보니 커브길을 100 미터는 더 미끄러진 모양.

컨테이너 철판이 도로와 마찰하며 엄청난 굉음이 난 듯 했다. 게다가 운전석은 알루미늄 호일처럼 구겨져 밭두렁에 처 박혔다.


스머프 색깔의 활어차는 다행히 각도에서 벗어나 피해를 면할 수 있었지만,

부서진 잔해들이 근처에 널브러져 있었다.

하마터면 큰일날 뻔한 상황.


"휴우"


가슴을 쓸어 내리는 왕사충.


두두두두두두


그러나 서서히 들려오는 헬리콥터 소리에 가슴은 다시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당당히 서치라이트를 밝히며 나타난 헬리콥터를 보자 왕사충은 본능적으로 몸을 숨겨야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그가 몸을 던진 곳은 활어차 아래.


철퍽 -


평평할 줄 알았는데. .


쿠웅 -


움푹 패인 도랑이었다.

그러나 그건 신의 한수.

고요한 어촌 마을은 곧 범죄 감식 현장처럼 변했기 때문이다.


'외계인이라도 실렸나?'


특공대 복장의 대원들이 한 트럭 내린다.


'비밀 무기 수송 작전?'


방호복 입은 무리도 투입된다.

그 광경에 왕사충의 궁금중은 계속 증폭된다.


또한 야밤에 신속히 도착하는 장비들.

크레인, 대형 트럭, 탐지 장비, 포크레인 등등 동원 물량은 국가급 수준이지만 경찰차 한대 보이지 않는다.


'이상해'


‘이 정도 사고면 신고를 했거나 CCTV라도 찍혔을 텐데’


놀랍게 일사불란한 현장 처리.

일 처리를 보니 제대로 훈련 받은 인력들이 분명했다.

매뉴얼 대로 맡은 일을 착착착.

모든 잔해는 샅샅이 수거됐고, 목격자가 있는지 근처 인가도 순찰한다. 활어차도 예외 없다. 틈 사이로 워커가 분주히 움직이며 운전석, 조수석을 살피고 번호판 사진을 찍었다.

활어차 아래도 예외는 아니었다.


- 쓰윽


복면이 고개를 숙인다.

어둠이 왕사충을 숨겨주었다.


"이상 무!"


후레쉬 불빛이 여전히 여기저기를 휩쓸지만, 이제는 다시 활어차로 오진 않을 것이기에 왕사충은 안도의 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긴장 탓에 꼼짝 못한 발을 뻗자


툭 -


다시


툭 -


발 밑에 뭔가 있다.

그때, 점점 가까워지는 워커 소리.


흐읍-


왕사충은 순간! 호흡까지 멈춘다.


'발 아래... 저것 때문일까’


포위망을 좁히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체계적인 수색을 보았기에 왕사충은 그들이 무언가 찾고 있구나 여기고 있던 터.


"그쪽 말고!"


그 소리에 방향을 트는 워커.


휴우~


온 몸에 힘이 빠진 왕사충.

아무것도 한 것 없이 흙 바닥에 누워있던 것뿐인데 기진맥진이다. 다행히 현장 처리팀도 오래 지체할 순 없는지 서둘러 철수를 하는 듯 했다.


잠시 후 다시 찾아온 고요.

그래도 안심이 안된 왕사충은 일부터 백까지 쉰다.


"일..이..삼.."


"..백"


시간도 정지한 듯 멈춰버린 세계.

이내 다시 귀를 간지럽히는 풀과 곤충 소리.

평온이 찾아옴이 맞다.


그때서야 왕사충은 기어 나왔다. 주위를 둘러본다. 사진같은 변함없는 풍경이다. 상처 나고, 파이고, 긁힌 도로와 부러진 나무들은 놀랍도록 완벽히 정돈되어 있었다.


우와 -


잠시 넋 놓은 그의 신경을 무언가 건드린다.


'트럭 밑에 물체?'


그리고 손을 뻗어 트럭 밑을 뒤지다가, 안되니 아예 기어들어간다.


"낑낑"


앓는 소릴 내며 기어가 그가 마주한 것은 바로 손잡이가 달린 은색 케이스.


손으로 흙을 털고 맨투맨 티로 이물질을 닦아낸다. 이게 왜 거기 있었는지 모르지만 아까 수상한 사고와 연관성이 가장 높을 것이다.


넓게 펴졌다고 좁혀지는 방식으로 사고현장 일대를 샅샅이 뒤졌으니까.


그러나 너무나 평범한 케이스.

엄청난 현장에 걸맞는, 게임으로 치면 아티팩트 정돈 나와 줘야 되는데 말이야.


기대는 반감되고 덜렁덜렁 케이스를 흔들며 왕사충은 집으로 향했다.



“엥? 뭐야”


케이스를 열어보니 두툼한 스펀지 속.

케이스보다 더 평범한 마이크다. 노래방에 가면 걸려있는. 요리조리 봐도 노래방 마이크가 아닌 것으로 도저히 볼 수 없는 분명 노래방 마이크다.


그러나 전원 버튼을 올린 순간, 더 이상 평범한 마이크가 아니었다.


틱 –


마이크에서 나온 광선이 이불 한 채가 전부인 그의 방을 지우기 시작한다. 몸을 벌떡 일으키는 왕사충은 어느새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노래방 안이었다.


목 늘어난 난닝구 차림의 왕사충은 턱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심장은 전기 충격을 받은 것처럼 미친 듯 뛴다.

곰팡이 핀 천정 벽지는 온데 간데 없고, 오로라 물결의 실내와 눈부신 대리석 탁자, 대형 스크린, 천정의 미러볼, 고풍스런 선곡책까지. 하루하루 생선 가시와 씨름하는 왕사충에게 이 이상의 호사스러움은 없을 터.


왕사충은 눈을 비빈다. 진물이 날 때까지 비벼보지만, 눈 앞 현실은 노래방이다. 게다가 문까지 있네? 어리둥절해 있는 그에게 대형 화면에 친절한 설명이 나타났다


[음신 프로그램에 접속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신···음악의 신?”


[기존 회원은 ID를, 신규 회원은 ‘ID 생성하기’를 선택해 주세요]


왕사충은 아까 사고 현장을 떠 올린다. 엄청난 인력이 동원된 비밀스런 뒤처리. 이 신비한 마이크 때문일까? 그런 기대감은 호기심으로 이어진다.


‘해보자’


그는 사업의 번창을 기원하며


[ID : 뿔소라]


그리고 비밀번호까지 등록을 마친다.


이윽고, 대형 화면엔 온갖 애니메이션 효과가 동원된 “축하합니다”란 자막과 우렁찬 팡파레가 울리며 하이 옥타브의 여성 멘트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신규 회원 뿔소라님은 지원자로 “내일은 가왕” 에 참여하시게 되었습니다]


[레벨 : 지원자]


레벨? 지원자?란 자막에 골똘히 생각에 잠긴 왕상충은 이내 표정이 어두워진다.


오디션 프로 같은 거구나..


지원자 연습생 데뷔조 데뷔

그 사이 중간 중간 탈락의 위험!

그걸 극복하고 가왕이 되는게 바로 ‘내일은 가왕’ 일 것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을 고쳐 먹는다.

잃을 게 없다. 그러니 근심할 필요도 없는 것. 가수가 꿈도 아닌데 말이야. 떨어졌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을 터.


“..어쩜 이건”


3년전, 읍내 황제 다방 미쓰 조와 술김에 갔던 노래방이 그의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 노래방. 왕사충이라고 왜 놀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는 아직, 때가 아니다, 자신을 경계하며 생선가시와 씨름에 더욱 매진했다.


..이제 좀 쉬고 즐기라는 신의 축복일지도..


- 신규 가입 보너스로 노래 두 곡을 지원합니다


‘이거 봐. 딱딱 맞아떨어지는 장단까지’


그런데 아는 노래가 없다. 두툼한 선곡책이 있지만 펴 볼 엄두도 안 나고. 이 노래방이 대단한 건 그때였다.


- 이런~ 아는 노래가 없다고요. 음신 추천 차트에서 고르세요


생각을 읽는 것이다.


[월간 히트곡]


1. Show me the Money

2. 한방 로또!! 한방 인생!!

3. 어제와 다른 나

4. 구독자가 계속 늘어

5. 손만 대면 대박 행진


뭐든 1등엔 이유가 있는 법. 왕사충은 Show me the Money를 택했다. 이윽고 랩과 트롯이 믹스된 요상한 전주가 흘러 나왔다. 이 세상의 음정이 아니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음악을 듣다 고개를 들었을 때 충격에 휩싸인다. 대형화면엔 5만원짜리 돈 다발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4 3 2 1


오만원 돈다발 마구마구 내게 줘


‘왜 이리 유치해?’


가사 자막은 노래방 시스템과 똑같았다. 그러나 음정, 박자가 기성 노래와 전혀 다른, 그것도 처음 듣는 노래를 왕사충이 따라 부를 수 없었다.


그런데 거기다 더 사람을 환장하게 만드는 건


- 틀렸습니다 남은 기회 4번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왕사충은 단체 줄넘기하듯이 노래에 뛰어 들었다.


“오만원 돈다발 하나”


그때 였다. 노래가사처럼 5만원짜리 돈다발이 대리석 탁자로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머리가 하얗게 되어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었고,


- 틀렸습니다 남은 기회 1번

- 다음 기회에


반주도 중간에서 멈추었다.

왕사충은 조심스럽게 돈다발로 손을 뻗었다. 노래방 안은 현실과 비현실이 분간 안되는 곳. 그러기에 돈다발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 닿는 순간 사라질 수도 있고, 홀로그램처럼 통과될 수도 있다.


모든 신경이 돈다발에 집중된다.

현실이면,

이 마이크를 가지고 또 다시 돈다발을 만들 수 있다. Show me the Money를 부르면 말이다.


‘제발..제발’


스윽 -


만져진다. 지폐의 짜릿한 촉감이 온 혈관을 타고 흐른다.


대박 -


왕상충은 황홀감에 휩싸인다.


‘가사가 현실이 되었다’


그는 매끈한 지폐 표면을 문지르다 얼굴로 가져간다. 빰과 이마에 돈다발을 문지르곤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할머니?’


왕사충의 할머닌 관절염을 오래 앓아왔다. 부모 없이 이만큼 성장한 건 모두 할머님 덕분. 그게 그의 마음이었기에 편찮으신 할머니를 볼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왕사충은 일어나 문으로 다가갔다.

다시 긴장이 된다.

이 문이 어쩌면 마지막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일지도 모르기에.

그러나 그는 그 사이 대담해졌고 똑똑해졌다. 이 공간에 국한된 환상이라면 물거품 같은 일. 이 안에서 벌어진 꿈과 같은 일은 확장성을 가져야 말이 될 것이다.


즉 현실과 연동 되어야 하는 것. 그렇지 않을 바에야 쓸데 없이 이런 물건을 뭣 하러 만들겠는가?


끼익 –


그래서 그는 힘차게 문고리를 돌렸다. 틈 사이로 어둠이 나타났지만 할머니의 방문 역시 나타났다.


됐다!


발을 들어 경계를 넘는다. 달라진 건 없다.


‘마이크가 꺼져야 노래방은 사라지는 거였어’


얏호!! –


현실과 연결된 것이다. 할머니에게 보여줄 돈다발도 사라지지 않았다. 느닷없는 행운에 왕사충은 그만 눈물이 핑 돌았다.


“할머니..할머니”


“아이고..사충아 웬일이냐?”


“일루 와봐”


“어..뭐라고? 아이고”


왕사충은 할머니를 노래방 안 쇼파에 앉혔다.


“사충아? 이게 무슨 일이냐?”


“할머니. 이거 봐”


그가 탁자에 올린 건 5만원짜리 돈다발이었다.


“이게..뭐냐? 돈 아니냐?”


“할머니. 이 마이크로 노래를 부르면 가사가 현실이 돼”


“할멈이 무슨 노래냐? 그리고 이 야밤에”


“괜찮아”


“할멈이야 새벽기도가서 부르는 찬송가 밖에 없지..”


“그래, 일단 그거라도 불러봐”


“요단강 건너 만나리..”


그러자 할머니가 반투명 해지기 시작했다. 진짜 요단강 건너시나 보다. 놀란 왕사충이 얼른 마이크를 뺐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여길 당장 떠야 해!!’


그의 생각은 이미 거기까지 미쳤다. 노래방 마이크는 이제 왕사충과 한 몸이 된 것이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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