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방패의 복수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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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먹선비
작품등록일 :
2019.10.14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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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7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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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27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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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14화 : 싸움의 서막_대면

DUMMY

"크윽...뭐야..."


천장이 무너지며 쏟아진 돌덩이들을 치우며 일어났다. 다행히 매몰을 피한 듯 하지만 방이 엉망이다.


"대체...어?"


몸의 이상을 확인하고 고개를 들자 천장에 '이상한 것'이 보였다. 무너진 천장을 뚫고 불쑥 내려와 꿈틀대는 그것은...


"...마석...이지 저거?"


뱀의 비늘 같은 거대한 무언가가 꿈틀대는 와중에, 크게 갈라진 균열 사이로 거대한 마석이 보였다.


아마도 부상으로 인한 상처로 노출 된 듯한 그것은, 피에 젖어 묘하게 붉은 빛을 띄며 번들거리고 있었다.


"...크네..."


무너진 방 저편에 허물어진 침대와 눈대중으로 비교해봐도 월등히 크다. 다년간의 고기방패 생활로 다양한 마석을 봐왔지만, 분명 격이 다른 크기.


"대체 무슨 마수가..."


쿠르릉 촤학


"엇!"


한쪽에 쌓인 돌더미에서 갑자기 튀어 나온 발이 옆을 스친다.


역시나 거대한 사이즈를 자랑하는 번들거리는 검은 발톱과 붉은 비늘로 덮인...


"...용? 용 맞지?"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다. 갑자기 무너진 천장. 내려앉은 용. 거대한 마석. 대체 이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상관...없지?


그렇다. 연유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굳이 이해할 필요 또한 없다. 벌어진 상황을 받아 들이고, 이용할 길을 찾으면 그뿐이리라. 무엇보다


"나갈 수 있어"


이 작은 사각의 방. 노인이 십여년을 기약 없이 갇혀있다 운명한 이 공간. 그리고, 나 또한 방도를 찾을 수 없었던 이 감옥에서 나갈 수 있다. 그토록 바라던 바깥이 저 용 건너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손을 뻗어, 피로 번들거리는 마석에 손을 댄다. 발버둥 치는 발 따위 알게 뭐냐.


"나는..."


손바닥을 통한 마석이 맥동치는 것이 느껴진다. 내 생각이 맞다면 이 길이 정답이다.


"나는..."


스킬을 발동하자, 시리도록 음울한 기운이 손을 통해 번져 나간다. 순식간에 범위를 확대한 기운은 이윽고 용의 마석을 뒤덥었다.


기운을 느낀 탓일까? 순간 용의 움직임이 멎는다.


"빼앗는 자가 될 것이다."


파스스스스


기다렸다는 듯, 손이 닿은 부분부터 마석이 무스러지기 시작한다. 잘게 갈린 마석이 차가운 기운에 휘말려 소용돌이 치듯 빨려 들어간다.


용은...구덩이에 빠져 격노해 버둥거리던 용은 생전 처음 느끼는 감각에 빠졌다.


심장이 갈려나가는 고통 속에도 움직일 수가 없다. 용의 거체를 속박한 감정은


공포


포식자 앞의 희생물로 던져진 생경한 느낌. 그러나 그 감정은 다행히도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슈르르르르륵

파앗!


순식간에 마석과 함께 갈려진 용의 거체는 마치 신기루 처럼 내 손안으로 사라졌다. 짧은 섬광만을 남긴채


[카인의 후예가 대상체를 강탈 했습니다.]

[강탈 대상체가 이종족(상위종)임을 판별]

[대상의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선 이종진화가 필요 합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Y/N. 진화 선택시 돌이킬 수 없습니다.]


팝업 된 상태창의 한 단어가 유난히 크게 눈에 들어온다.


'이종 진화'


"후...인간을...포기하란 말인가..."


용이 사라진 구멍을 통해, 먼 곳에서 조명이 쏟아져 들어온다.


고개를 들어본다. 수년전...고기방패로서 봐왔던 그 높은 천장...그 차가운 조명...하지만, 이 좁디 좁은 지하감방에서 한발 나갈 수 있는 공간.


돌이켜보면


죄수가 되었다.

고기방패가 되어 인간이하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복수귀가 되기로 했다.


어차피 뒤틀려버린 인생, 지난 ㅅ월 인간으로서 산 날이 있기나 했던가. 다만..


"...엄마....윤경아...이런 나를 어떻게 볼지...미안..."


마음을 다잡고 Y를 누르자


띵띵띵띵띵띵


무수한 팝업과 함께 알 수 없는 수치들이 자릿수를 바꾸며 내달린다. 쉴틈 없이 올라오는 메시지들 중 가장 많은 것은 [LEVEL UP]


정신 없이 변화하는 자신에게 신경을 쓰느라, 뚫려버린 천장 위로 괴성을 지르며 스쳐지나가는 '무언가'에겐 채 신경을 쓰지 못했다.


*****


"크읏!"


허망하게 필살의 일격이 허공을 가르지르며, 바닥을 끌듯 멈춰서 장대령에게 느껴진 감정은 허망함 그리고, 당혹감과...무엇보다도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


돌아본 공간에는...아무것도 없다. 구덩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사냥감...한끗발로 사라진...별...


"빌어먹을! 어디냐!"


스타디움이 쩌렁쩌렁 울리듯 분노의 포효가 터져나왔다.


"어디야? 용은 어디냐고!"


광분한 장대령. 겨우 몇미리 차이로 비껴나간 꿈이 그의 이성을 끊어버렸다.


분노로 벌겋게 달아오른 눈으로 사방을 둘러볼 때


슈욱



왠 더러운 고기방패 하나가 구덩이에서 훌쩍 튀어 나온다.


"?"


피칠갑이 된 더러운 모습. 대관절 어떻게 저 구덩이에 빠졌다가 어떻게 나온건지 알 수 없는 상황


그러나, 그것보다 그를 더 열받게 하는 것은 그 더러운 고기방패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자신을 똑바로 보고 섰다는 것이다.


탑은 장대령의 왕국이다. 그는 이 왕국의 절대자이며 왕이다. 그런 그에게 감히 벌레 이하인 고기방패 따위가 꼿꼿이 고개를 치켜들고 쳐다본다?


"후우~"


작게 심호흡을 하며 막 분출하려던 화를 식힌다.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어딘가에 숨죽이고 있을 용...어딘가...구덩이! 혹시 녀석이 뭔가 술수를 부려 구덩이에 숨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봐 너! 용은 그 아래 있나?"


최대한의 자비를 베풀어 더러운 고기방패에게 옥음을 들려준다.


'그래 용과 함께 구덩이에 빠졌다 도망나와 정신이 나갔겠지...자비로운 마음으로...대답을 듣고 죽여준다.'


자신의 관대함이 장군에 어울리는 품격을 증명하는 행동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당당한 발걸음으로 구덩이로 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용? 내가 먹었는데?"


감히 반말을? 엎드리지도 않고? 거기다 용을 먹어?


'...미친 놈인가?'


그것 밖엔 답이 없다. 그렇다면 치우고 용을 수색하면 그뿐.


퉁!


50AE의 탄환이 불을 뿜는다. 능력을 주입하지 않아도 한방에 코끼리의 두개골을 박살낼 정도의 위력. 고기방패 따위는 깔끔하게 상반신이 날아갈 것이다.


피융

콰학!


'칫'


분노로 조준이 흐트러진거 같다. 이 거리에서 빗나가다니. 한걸음 다가가며 다시 총을 쏜다.


투웅!

피융

콰학!


이번에도 애꿋은 바닥에서 파편만이 튄다. 멍하니 서 있는 고기방패의 표정이 대단히 마음에 안든다.

투웅!

피융

투학!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장대령을 보며 입을 열었다.


"이게 니가 할 수 있는 최선이냐?"


"뭐?뭣!"


용서 할 수 없는 폭거. 감히 왕에게 사용 할 수 없는 불손한 언행.


'더 이상 용서는 없다!'


초조한 마음이 등을 떠밀 듯 빠른 걸음으로 접근하며 연사한다.



투웅


투웅



그러나 한결 같이 빗나가는 총탄. 분노로 가열 된 뇌 한구석에서 이상함을 느낄 때


저벅


고기방패가 한걸음 내딛었다.


"큭!"





어느새 기세에 눌려 뒷걸음질을 치며 발포하지만, 역시나 소용이 없다.


"음...너 장중령이냐?....아니...말똥 세개네. 진급했나보네?"


총탄을 비껴내며 태연히 다가오는 고기방패.


"크...모두 일제 사격! 뭐해! 이 새키 죽여!"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감에 내지른 호령에 스타디움을 둘러싼 계단층에서 일제사격이 날아든다.


파파파파파파파팡

투투투투투투


5.56mm Nato탄이 고기방패의 주위에 작열하며 뿌연 먼지를 흩날린다. 이리저리 휘날리는 파편들


"크크크크...하하하하하! 감히 벌레 따위가 주제를 모르고 나대니 이렇게 되는거다! 하하하하!"


호기롭게 장대령이 웃어제끼는 가운데, 산발적으로 총성이 멈추면서 일어났던 먼지가 가라앉는다.


"후우...다 했어?"


멀쩡하다. 그 더러운 몰골 어디에도 총상은 없다.


"어떻게 이럴...재차 사-"


"아! 이제 그만!"


장대령의 호령을 손을 들어 막는다.


"이제 충분하다."


대체 이 고기방패는 무얼 말하려는 걸까?


"너희의 실력은 충분히 알았다."


명백히 과장되게 조롱하는 말투. 그리고, 순간 번뜩이는 눈으로 노려본다.


"시시해 죽을거 같다. 연극은 여기까지다"


파악!


고기방패가 서 있던 자리가 터지듯 일어났다. 순간 사라진 녀석을 쫓기위해 눈을 돌렸으나...


"느려"


어느새 품으로 파고든 고기방패의 일격이 엄습해 온다.


쩌어어어어!

"푸크어어어어업!"


마치 해머로 떡매를 내려치는 듯한 소리가 울리며, 피를 뿜는 장대령의 거체가 하늘을 날았다.


우스꽝스럽게 팔다리를 휘적이며 허공을 날던 장대령은 땅에 쳐박혀서도 한참을 뒹굴어서야 멈췄다.


'...힘 조절은 좀 했는데...'


사실 이 자리에서 장대령을 죽일 생각은 없다. 녀석에겐 톡톡히 받아내야 할 것이 있으니...다행히 바닥에서 꿈틀거리는걸 보니 죽진 않은 듯 하다.


"이봐 일어나지?"


널부러진 녀석에게 다가서며 부르자, 움찔거리며 일어난다. 역시 군의 영웅...내구도는 그럭저럭 쓸만한거 같다.


"크으..퉷....이...이..."


단 일격에 얼굴 반쪽이 못알아 볼 정도로 부어오른 장대령. 입에선 피가 섞인 침이 진득하게 흘러 내린다.


"느...느이 새퀴...므어야?"


"풋...크하하하하...틀니라도 해야 하나? 겨우 그걸로 이빨이 다 털린거야? 크크크크"


"큿! 즉여 버리게써"


스릉


수치심에 달아오른 얼굴로 칼을 빼어든다. 칼끝을 겨눈채 힘을 모으자...


우우웅


붉은 입자가 칼로 모여들면서 검신이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호오...새로운 장난감인가 보군"


'여유만한 것도 지금 뿐이다...천한 것!'


조롱에도 상관없이 그가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기운을 끌어 칼에 전한다.


직 지지직


과도한 힘으로 한차례 무리했던 칼날이 신음을 내지른다. 도신에는 조금씩 금이 간다.


'이 한번으로 끝낸다. 버러지 자식!'


"화염질주!"


푸화아아아악!


극한까지 달궈진 검을 앞세워, 폭발적인 추진력으로 내달린다. 검과 장대령이 마치 하나의 화살과 같이 쏘아지는 파괴적 기술


찰나의 순간 좁혀진 거리에도 고기방패는 미동도 없다.


'반응조차 할 수 없겠지! 나의 승리다!'



퍼어어어어어엉!


극한의 속도로 부딪혀온 장대령의 검끝에 살을 꿰뚫는 명확한 감촉과 함께, 인지를 뛰어넘은 속도가 충격파로 화하여 두사람에게서 터져나온다.


널부러진 파편들이 휩싸이며 거대한 먼지구름이 일어난 가운데...


뚝뚝...


칼자루를 쥔 장대령의 손이 드러나고, 서서히 드러나는 검신에 피가 맺혀 떨어져 나간다.


"크...크크크크크하하하하! 그럼 그렇지! 크하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하!"


"크...엇?"


안도의 웃음을 집어삼키는 광소...걷혀진 먼지 사이로 모습이 드러난다.


칼은....관통했다. 손바닥을...단지 검 끝의 몇센치만이... 그리고...


꿰뚫린 손으로 도신을 움켜잡고 힘을 주자


키긱..파아아앙!


도신이 갈갈이 터져나갔다.


조명아래 눈처럼 반짝이며 흐트러져 떨어져 내리는 검의 조각 사이에서...절대적 강자의 품격을 두른채 입을 열었다.


"이게 끝인가?"


"으...으...괴...괴물..."


이제 자신이 상대하는게 무엇인지 깨달은건지 부들부들 떠는 모습이 우습니다. 이러 놈에게 목숨줄을 끌려다녔다니...


하지만, 이젠 다르지..


싸늘한 눈빛은 먹이를 노리는 포식자의 그것이다. 이미 전의를 잃은 장대령을 마치 고깃값을 평가하는 도살자와 같이 바라 보며 선언한다.


"이제, 빚 청산을 할 시간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99 DarkCull..
    작성일
    19.10.27 22:58
    No. 1

    29퍼. ㅅ월 오타요.
    교육받고 각성할 때 그래도 무력이 좀 약한거 아닌가 했는데. 한방에 해결했군요. 잘 차려진 밥상이 눈앞에 떡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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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방패의 복수연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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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장15화(완) : 싸움의 서막_악마 탑을 나가다 +4 19.10.27 139 5 9쪽
» 1장14화 : 싸움의 서막_대면 +1 19.10.27 166 7 12쪽
13 1장13화 : 싸움의 서막_각성 +1 19.10.26 198 7 12쪽
12 1장12화 : 싸움의 서막_때는 임박했다. 19.10.25 305 6 12쪽
11 1장11화 : 싸움의 서막_별에 이르는 길 +1 19.10.24 230 8 13쪽
10 1장10화 : 싸움의 서막_주둔군vs용, 개전! 19.10.23 245 6 15쪽
9 1장9화 : 싸움의 서막_각자의 결의 +2 19.10.22 280 8 14쪽
8 1장8화 : 싸움의 서막_운명, 움직이다. +4 19.10.21 334 8 13쪽
7 1장7화 : 수업 19.10.20 354 7 12쪽
6 1장6화 : 전모 +4 19.10.19 403 5 11쪽
5 1장5화 : 능력자 19.10.18 415 7 15쪽
4 1장4화 : 기연 19.10.17 450 8 12쪽
3 1장3화 : 고기방패 +2 19.10.16 509 8 12쪽
2 1장2화 : 심문, 자백 그리고 0호 +3 19.10.15 553 6 12쪽
1 1장1화 : 마지막 행복 +3 19.10.14 923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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