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극단적 중립형 플레이어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퓨전

중적
작품등록일 :
2019.10.14 23:48
최근연재일 :
2019.11.11 00:53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1,591
추천수 :
36
글자수 :
103,332

작성
19.10.17 00:13
조회
115
추천
3
글자
12쪽

3화 게임의 주인

DUMMY

세상을 살다 보면 수많은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친구와 술을 마신 것.

부모님과 밥을 먹은 것.

군대에서 근무 선 것.

직장에서 스트레스받은 것.

게임에 빠진 게 아닌 빠져버린 것.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만큼 다양한 선택이 있고, 그 모두의 인생과 방향을 존중하라 배운다.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하지만 현실은 대게, 모든 방향의 대부분은 성공과 실패 등의 이분법적인 사고로 규정된다.

적군과 아군.

좌파와 우파.

승리와 패배.

행동과 침묵.

부먹과 찍먹.


선을 긋고,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 아군이 아니면 적으로 규정짓는 사람들. 학교, 직장, 애인 등을 자신의 잣대로 성패를 운운하는 사람들. 짜장면 아니면 짬뽕을 고르는 사람들.


어디에도 없었다.


민트초코에서 민트를 빼고 먹는 것에 대한 존중.

짜장면과 짬뽕대신 울면에 대한 인정.


이분법적 편 가름이 존재하는, 적과 아를 구분하는 법은 생존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살던 곳과 사는 곳의 공통점으로 이곳의 실존을 실증하게 되어버렸다.


지구의 법칙으로 따지면, 중도는 사도이다.

다양성은 변명이고, 모험은 철이 들지 않은 짓이다.


시스템의 퀘스트를 보며, 결심을 굳혔다.

이 불쾌함. 세계의 열화판에 날 처박은 놈을 반드시 응징하리라.

치킨과 콜라, 스마트폰과 인터넷, 침대와 라텍스 베개의 상실을 갚아 주리라.



“자! 잠시 오해가 있었는데. 이만 헤어지자구요!”


이번에도 눈을 굴리는 마녀보다 기사가 빨랐다.


“잠깐! 진영에 속해있지 않는다면 우리를 도와다오. 너에게 손해가 되는 것은 없을 것이다.”

“음... 근데 제가 할 일이 있어서요 다음에 보자구....”


“당신. 이방인이군요.”


마녀의 지적에 관심이 생겼다.

표정관리를 하며, 뻔뻔하게 나가보자.


“이방인이 몬 데요?”


해맑은 얼굴은 덤이다. 십 년 단위의 키보드 배틀에서 학습한 결과 초기대응에 실패하는 경우는 칼같이 부정시도를 노리는 것이 패착이다.

섣불리 ‘아니요.’ 라고 하는 것은 암묵적인 인정과도 같아서 직후 이어진 동물자식과 같은 표현으로 증명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다른 곳에 계신 어머니, 아버지까지 소환하는 참사를 불러온다.


리나는 눈을 찡그리며 어딘가를 응시했다.


“마탑의 기록에서 본 적이 있어요. 수련이나 배움 없이 강해진 자들. 정의, 사랑, 용기 등의 가치를 내세우며 남을 짓밟는 자들. 기존사회의 가치와 법률을 부정하고 설득 대신 폭력을 사용하는 자들. 혼자서 모두를 틀렸다고 말하는 오만, 어떠한 일에도 굽힘 없는 만용, 관계를 맺지 않는 사랑....”

“그건 대상연령 때문에....”

“역시. 맞았군요.”


설명충의 장문 공격에 당했다.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이걸 받아주세요.”


리나는 구석의 땅을 파헤치더니 둥그런 무언가를 내밀었다.


“용사들은 선불을 받으면 신의를 지킨다고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비행청소년 친구들이 일으킨 난장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다.


[???의 알을 획득하였습니다.]


거래창이 없어서 물품확인 없이 얼떨결에 덥석 받아버렸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소매넣기인가?


수영 잘하게 생긴 기사가 배를 문지르며 말했다.

등을 밟혔는데 왜 배를 만지는 걸까.


“저희 둘은 이곳에서 추격자를 떨친 후. 야생의 땅으로 갈 예정이었습니다. 바깥에 저희가 죽었다고 알려주십시오. 장비를 가져가면 알아보는 자들이 있을 겁니다.”


모든 퀘스트의 결말은 아이템이다.

수렵을 해도 아이템을 받고, 채집을 해도 아이템을 받고, 괴물을 잡아도 아이템이 나온다.

이따금, 맥락과 관계있는 듯 향 첨가한 아이템을 주기도 한다.


내가 알기로 이 퀘스트가 이에 해당했다.


이야기를 중요시하는 플레이어와 보상을 중요시하는 플레이어간의 줄타기.

기사를 편들면 보상으로 기사가 입던 흉갑을.

마녀를 편들면 보상으로 마녀가 입던 로브를.


누가 나쁜놈인가 찾으러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결국 보상을 택하게 되는 시스템이다.

간혹, 진실을 찾겠다는 자유도 운운하며 방관한 플레이어들은 진행 NPC의 사망으로 인한 퀘스트 실패만이 결과로 남았다.


이들의 진실은 세계를 부정하고 있었다.

펠프스가 말을 이었다.


“너무나 오랫동안 싸워왔습니다. 힘을 합해야 할 몬스터들 앞에서도 말입니다. 경계에 있으면 방관해야 했고, 경계를 넘으면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피해가 더욱 커졌습니다.”

“우리는 임무에 충실히 하고자 했어요. 모르간의 파수꾼의 소임을 다하기로 서로 약조했어요.”

“그 순간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때부터 문서 없이 의사소통할 수 있게 되어버렸습니다.”

“친구로부터 수백 년 전의 평화로운 세월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약속의 땅’에는 그 평화가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해요.”

“그곳으로 갈 계획입니다.”


뭔가 그럴듯한 ‘유토피아’설이다. 질투, 증오, 범죄, 혐오가 없는 세상. 존재하지 않는 신을 이상이라 찾으며 헤매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현혹하는 종교지도자.


“내 친구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마녀가 남을 홀려야지 ‘홀림’ 당해버리면 어쩌자는 건가.


“그녀는 요정족(elf)입니다. 수백 년을 사는 요정이요.”


엘프라는 것의 실물에 흥미가 생긴 것은 아니었다. 게임 제오니아에서 커스텀한 NPC들을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에 합리화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구구절절한 이들의 사연에 마음이 동하는 것을 느꼈다. 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게임의 각 진영에서는 이들이 붙어먹었다. 혹은, 한 놈을 죽여 결백을 증명해라는 이야기로 진행한다.

진실은 어떠했는가?

마을을 지키기 위해 결의한 이들. 배반했다는 오명을 쓰고, 감시자와 다툼을 피해 요정족의 천국. 아니, ‘약속의 땅’으로 떠나려던 이들이 아닌가?

나로서는 퀘스트의 보상인 아이템 한 개보다는 엘... 이 아닌 이들의 정의가 날 탄복시켰다.


또한, 비행청소년들의 심정에 조금은 공감이 됐다.

이세계로 날 끌고 온 자가 누군지 몰라도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지 않았다.

참혹한 똥칠... 은 아니고, 될 수 있는 한 난장을 치는 거다.


“좋아. 받아들이지 내 동료로.”

“네! 그럼 이것을... 네?”


흉갑을 벗어주려던 기사를 제지했다.


“가자! 야생의 땅 듀랑으로!”


서비스 종료게임이니 괜찮겠지 라는 생각으로 우리의 여정을 시작했다.


“아 이건 좀.......”


저작권에 예리한 마녀의 탄식이 들린 것 같지만 내 착각이겠지.




*





[게임벤-세상의 모든 게임]



-‘제오니아’의 퀘스트 중. 유저들의 불만을 샀던, 「마녀와 기사」의 스토리가 수정되었습니다.

기존의 「간첩과 도둑」의 연계 퀘스트였던 이 스토리는 단지 아이템 파밍에 지나지 않는 이야기 공백으로 스토리에 몰입한 플레이어들의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


사측은 이에 대한 지적을 수용하고, 시네마틱 퀘스트의 변화를 통해 디테일한 배경설명과 이야기를 추가하는 한편, 이용자의 모험 자유도를 높이기 위한 계획을 알렸습니다.

...


이 기사를 접한 유저들의 반응은

“이제 마녀루트 씹거눙?”

“여자는 죽이고 남자는 빼앗아라.”

“커플은 다 죽여라.”

“응 쪼렙 퀘 관심 없어.”

“스토리 추가는 환영합니다.”

“이런다고 접은 유저들 안 돌아옴 ㅅㄱ.”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



한편, 게임 이용 중 실종된 김 모 씨와 같은 상황의 사회문제에 대해 여전히 침묵하고 있으며, 게임사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세상의 모든 게임- 게임벤 소속 박xx기자





*





“지저분하니 귀청소는 개인적인 곳에서 하면 안 될까요?”


귀지를 파서 튕기다 한 소리 들었다.

누가 내 욕을 하는지 근질근질했다.

친구들은 잘 지내고 있을지 의문이다.

나는 돌아갈 수 있을까?


“죄송합니다만, 고기가 타는 것 같습니다.”

“어이쿠 아직 아닙니다. 성격이 급하시네.”


모르간을 떠나 엘프를 찾는 여정... 아니, ‘야생의 땅’을 찾는 와중이었다.


“약속의 땅이에요. 자꾸 바꿔 부르지 마세요.”


지팡이를 돌려줬더니 히스테리가 돌아온 느낌이다. 계속 압수하고 있을 걸 그랬다.


“이익....”


치과 치료가 필요한가? 자꾸 이를 보이며 건치 테스트를 하는 리나를 펠프스가 말린다. 물론, 시선은 고기에 집중한 채로.


“어허. 고기는 표면에 마이야르 반응이 올라와야 합니다.”


고기를 굽는 법은 어렵지 않다.

적절한 밑간과 표면의 수분을 제거하고, 충분한 열로 달군 후. 겉이 탄 듯이 강하게 익혀준다.

이곳은 아무래도 낙후된 판타지 세계라 스타셰프가 없어서 문제다. 표면을 누룽지처럼 바삭하게 구우라든지, 마이야르 반응이라든지 상식이 없다.

겉만 익혀서 속을 생고기로 둔 채로 ‘이게 진짜 고기지’, ‘고기는 레어가 참맛이지.’ 라는 격이다.

핑크빛으로 익힌 레어 스테이크와 겉만 익혀 속은 시뻘건 육회 상태를 모른다.


그러니 요리스킬 마스터라서가 아닌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지휘관 도련님과 대표 아줌마에게서 재료를 빼앗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줌마 아니라고!”


대단한 공격스킬은 없어도 인간의 생활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먹는 생활에는 채집과 수렵, 그리고 요리 스킬이 필요하다.


일행 중 유일하게 손에 물을 묻혀본 사람으로서 식사준비를 하는 것은 당연했다.


펠프스는 그래도 양심이 있어서 멧돼지라도 잡아왔다. 리나는 손 하나 까딱하곤 구경 중이다.


“불 피웠어요!”


누가 뭐랬나? 까딱했다고 했지, 아무것도 안 했다곤 하지 않았다.


잘 익은 고기를 돌로 만든 불판의 가장자리로 옮겼다.

마무리는 소금과 후추.

클래식하지만 가장 훌륭한 방법이다.

밑간을 먼저 하는 것도 좋지만, 소금을 먼저 뿌려놓으면 삼투압 때문에 수분이 생겨 굽기에 적합하지 않다.

바로 구울 거면 큰 차이는 없지만....


“먹어도 됩니까? 네?”


고개를 끄덕이자 음식하며 지저분하다 질색하던 리나도 침을 한 바가지 흘린 펠프스도 나무 꼬챙이를 구해와 찍어먹는다.


한 입 베어 물자, 약간의 잡내는 나지만 고소한 기름 맛과 담백한 육질이 느껴졌다.

짭조름한 소금과 알싸한 후추의 향이 느껴지는 게 훌륭하다.


이게 전부 식충이들 때문이다.


‘야생의 땅’인지 ‘약속의 땅’인지 모르겠지만.

적당히 정비된 관도를 타거나 마차를 이용할 수 있었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차라리 마을에라도 들렸다면, 건조식량이라도 챙길 수 있었을 터.

멧돼지 염장이나 훈제라도 해야 하나 하고 팔자를 한탄했지만, 그럴 시간은 또 없다고 한다.


“으움.... 알 수 없는 세력이 있어요.”


청결을 주장하던 마녀는 자기 입에서 음식이 튀는 것에는 관대했다. 남에게만 엄격한 친구는 인터넷에서만 있는 줄 알았는데 어디에나 있었군.


“안 튀어!”


지팡이를 잡던 리나를 제지한 펠프스가 급히 씹어 삼킨 후 말했다.


“암중의 세력이 있습니다.”

“양 진영 다 세작을 보낸다 하지 않았나요?”


동어 반복은 피곤한데.......


“모르간은 작은 마을입니다. 세작이라고 해도 모두 알고 지낸 사람들... 상식선의 보고체계에선 문제가 없습니다.”


누군가.

악의적으로 모함하고 ‘퀘스트상태’로 적합한 상황을 꾸민 이가 있었다?


리나가 표정을 굳힌 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처음부터 이상했어요. 모르간과 수도의 거리는 도보로는 하루 이틀로 도달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에요. 하지만 지휘관 교체 명령서의 일부를 보여줬기에 척살령이 떨어졌다는 정보를 믿을 수밖에 없었어요.”


하여튼 관료주의, 탁상행정이 문제다.

위에서 뭐라고 할까봐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으로 몰아간 것이다.

뭐, 이건 뭐라고 지적할 부분이 아니긴 하다.

옆 동네에도 태풍이 와서 피해자용 식수를 보냈는데, 괜찮은 상황이라고 버린 공무원이 있으니 뭐.


이 녀석들은 명령서에 속아서 도망쳤으니, 나름 피해자인 셈이다. 그래서 걔가 누구라고?


펠프스가 입맛을 다시며, 침을 삼켰다.


“네. 그들은 스스로를 게임마스터(Game Master)라 불렀습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극단적 중립형 플레이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패치노트 1.02a 적용, 제작자 노트 포함. 19.10.21 57 0 -
20 19화 최종병기 19.11.11 14 2 12쪽
19 18화 회색인간 19.11.07 22 1 12쪽
18 17화 이계의 존재 +2 19.11.05 22 2 10쪽
17 16화 게임의 흔적 19.11.03 27 1 13쪽
16 15화 플레이어 킬 19.10.31 29 1 10쪽
15 14화 자아의 번호 19.10.29 29 1 11쪽
14 13화 환상속의 그대 19.10.28 28 1 9쪽
13 12화 화정을 삼킨 새 19.10.26 29 1 12쪽
12 11화 이것은 무덤이다 19.10.24 33 1 13쪽
11 10화 노사협상 19.10.23 38 1 9쪽
10 9화 마이 페이스 19.10.22 45 1 16쪽
9 8화 구라(Gula)의 구라 19.10.22 50 1 12쪽
8 7화 호랑이 당숙 19.10.20 53 1 12쪽
7 6화 미궁을 나가는 법 19.10.20 67 1 12쪽
6 5화 변화의 과정 19.10.19 79 1 11쪽
5 4화 나는 만렙이다 19.10.17 90 3 13쪽
» 3화 게임의 주인 19.10.17 116 3 12쪽
3 2화 두 번째 조건 19.10.16 163 4 14쪽
2 1화 모험의 이유 19.10.15 307 4 14쪽
1 서장 0화 광장 +3 19.10.14 350 5 3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중적'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