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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극단적 중립형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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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적
작품등록일 :
2019.10.14 23:48
최근연재일 :
2019.11.11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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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24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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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1화 이것은 무덤이다

DUMMY

이번 제안은 내게 있어 최후통첩과 같다.

당장 눈앞에서 고개를 수평으로 흔들며, 귀여운 척을 하고 있는 도마뱀을 갈라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 전에 내가 씹혀 먹히겠지.


‘인간이 없다는 것.’


하나의 중요한 단서다.

망할 악룡의 취식습관이 사지보행이 아니라 직립두발보행이었다면, 미궁에는 소떼 대신 인간농장이 있었을 것 아닌가? 그런 의미를 생각해 볼 때 ‘아직은’ 인간을 먹는 취미는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욕망으로 가득한 자는 이득을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이다.


초보자에서 도둑으로 전향한다는 것은.

은신이나 해서 장물이나 갖다 바치겠다는 뜻은 아니다.

직업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안정성이 어쩌고, 워라밸이 어쩌고 하는 이야기를 종합하면 간단하다.


1. 안정적으로 훌륭한 직장인가?

2. 지속적으로 충분한 급여를 주는가?

3. 복지적으로 내 삶이 존재하는가?


쉬운 예를 들어보자.


용사를 예로 들면.

1번 → 명예는 있으나 불완전, 잡일이 오지게 많다 보류.

(도와주다 한 번 거절시 욕먹을 확률 높음.)

2번 → 물욕이 있다면 하기 어려운 직업 탈락.

(보수를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님. 상대방이 임의 책정.)

3번 → 일이 곧 삶이고, 위기의 연속. 탈락.

(스펙업을 멈추면 중간보스에게 사망함.)


용사는 형편없는 직업이다.

막말로 마왕을 처치해도 어디 공주나 꼬시지 못하면, 시골 움막에서 땅 파먹고 노후를 보낼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용족의 하수인은 어떤가?


1번 → 회장이 세계 7대기업의 수장. 패스.

(내 뒷배가 드래곤임.)

2번 → 생명보장, 급여 자급가능. 패스.

(적당히 털면서 챙기면 가능.)

3번 → 자영업 수준의 자율성. 패스.

(시간의 가치가 인간과 다름. 급한 일 없음.)


비전의 차이가 다르다.

절대로 자기합리화가 아니다. (중요)


내 운명이 양서류인지 파충류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종족에게 달렸다는 것은 슬프지만, 당장은 어쩔 수 없구나.


“우움. 닝겐 치고는 쓸만해 보이긴 한뎅. 너무 약해.”


열 받는다.

나는 어쩌면 지레 겁을 먹은 것이 아닐까.

보호스킬 없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세계 최강급의 흉악병기와 맞설 수 있을까.

어차피 이렇게 된 것.

한 번 원 없이 싸워 보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뭐야. 한 놈이 아니었잖아? 너 혼자 온 거 아니었어?”

“저야 친구가 많은 편이죠. 어떻게 세상을 혼자 살아 갈 수 있겠습니까.”

“너무 많은뎅?”

“아니 그래봐야 2명인데 친구가 없으십니까? 용족 끼리는 교우관계 없어요?”

“친구라고 해봤자 수십 년 정도야. 시간에 사로잡히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감성과 이성은 사라지고, 본능만 남아. 주고받을 필요도 없고,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관계가 뭐라고 불리는 지 알아? 그건 노예야.”


인간과 용족의 차이는 막대한 시간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예전, 친구관계에 관한 재밌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관계가 오래된 사이일수록.

그만한 사이를 다시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주지 않으려 한다는 이야기였다.


죽마고우의 어려운 사연에 돈을 빌려주고.

오래된 연인의 감정이 식어도, 만남을 지속는 등.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들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그러나 용족은 다른 듯했다.


최장 10000년을 살아가는 자들의 정신은 과연 최초의 그것과 같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사람은 태어나 본능으로 살다가 이성을 학습한다.

육체의 전성기에 이성과 본능이 혼재된 상황에서 사회를 학습하면, 그들은 나이를 먹어간다.


평생을 타협과 사회화를 학습하는 인간은 뛰어난 이성을.

평생을 다툼과 야생성을 유지하는 인간은 뛰어난 본능을.

얻게 된다.


그렇다면 무한한 시간에 노출된 존재는 어떨까.

공격적 성향.

월등한 사고.

끝없는 권태.

지나친 수면.

유아기 퇴행.


이 모든 것이 시간이 만들어낸 파괴력이 아닐까.

파괴력의 화신이 뒤를 손짓했다.


“어이. 저기 네 친구들이 왔네.”


뒤를 돌아보니 함정이 ‘물리적’으로 파괴되고 있었다.


콰광.

한 번의 폭발음에 무력화된 투창.

한 번의 발걸음에 발동되는 알람.


“자꾸 시끄럽게 굴지마!”


압도적인 마력의 농도가 등 뒤를 덮쳤다.


‘내가 무엇을 상대하려 한 거지?’


고개를 돌려 돌아보니 나타난 성인의 몸.

아이의 모습일 때와 다른 폭력적인 강함은 의도하지 않아도 스스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최소 100명의 공격대가 필요할지도 몰라.’


모르는 일이었다.

실시간으로 느껴지는 마력의 폭풍.

저것의 일격을 어떤 탱커가 버틸 수 있으랴.

저것의 숨결을 어떤 공격수가 피할 수 있으랴.

모든 것을 막아내는 무적의 방패로 차륜전을 펼쳐고.

모든 것을 뚫어내는 필살의 일격으로 일순간을 노리면.

녀석의 이빨하나를 떼어 낼 수 있을까?


절망감이 솟아오르는 순간.

기시감이 떠올랐다.

참는 것에 익숙했던 나.


사람에 치이는 것도 참았다.

사회에 치이는 것도 참았다.

세계에 치이는 것도 참았다.


이젠, 괴물에게까지 참으란 말이냐?

멍청한 놈들의 외침이 들렸다.


“한스님! 우리가 왔습니다. 함께 싸웁시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노예로 사느니. 하루라도 살아남겠어.”

“.......”

“.......”


수많은 외침들이 묏자리를 찾아왔다.

한 맺힌 민중의 절규인가?

압도적인 폭군은 개미들의 반란에 미소 짓고 있었다.


“저기, 용님. 모조리 몰살시킬 생각이야? 이쯤에서 그만 두는 게 어때?”

“음.... 누가 죽인데? 내 집에서 소란을 피운 대가는 받아야지. 그게 계약이니까.”

“좋아.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답해준다고 약속할 수 있어?”

“뭔 뎅? 약속은 못해. 대신 재밌으면 들어는 줄게.”

“널 죽음으로 만드는 방법이 뭐지?”

“.......”


[어스레이크]

[탐욕의 권좌]

[종족: 드래곤]

[성향: 중립]

[호감도: 보통]

[키워드: 죽음, 유령, 이성....]

[+]


게임의 법칙이 통하는 세상.

외면해온 한 가지 이야기.

시간에 속박되지 않은 NPC들은 한 가지 행동을 반복하지 않았고, 각자의 인생을 살아갔다.


그렇다면.

이세계가 현실이라면.

시네마틱 이벤트 따위는 붕괴됐어야 정상.

플레이어의 타임 테이블에 맞춘 온 세계의 액션.

일찍이 모르간의 마을에서 시작했던 이야기.

역설적으로 게임을 벗어나지 않음을 증명했다.


이제 증명하라.

너는 사건에 반응하는 NPC인가?

너는 키워드에 반응하는 NPC인가?


거부 한다면.

기꺼이 네 발에 입 맞추겠다.


그렇지 않다면.

죽어도 게임판 위의 장기말은 되지 않는다.


어스레이크의 동공이 흔들렸다.

분노에 휩싸인 듯 주먹을 쥐고 떨고 있는 두 손과 머리.

그녀의 붉은 입술이 작게 열렸다.


“너.... 너....... 미쳤냐?”

“왜? 날 죽이려고? 유령이 되어 매일 나타날 거다. 죽여 봐라! 네가 이 세상에서 소멸하는 날 까지 함께할 거야. 견딜 수 있겠니?”

“제정신이야?”


이상하다.

키워드가 발현하면.

주어진 ‘대사’를 내뱉어야 한다.

굳이 장문까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맥락에 맞지 않는 현상이 보이지 않는다.


게임을 예로 들면.

반복적으로 몬스터를 토벌하는 퀘를 주는 NPC가 있다.

키워드 [사냥터]를 언급하면, 퀘스트 관련지역을 이야기한다. 그 도중 다른 키워드 [괴물]을 언급하면, 토벌 대상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 마련이다.

몇 번을 완료했건 상관없이 앵무새처럼 관련이야기가 나와야 한다는 뜻이다.


“이성친구는 있었냐? 그 악.독.하.고. 폭.력.적.인. 성향을 고치지 않으면 평생 혼자 늙어죽을 때까지 솔로로 남을 거다. 이 사회성 없는 히스테리 도마뱀아.”

“.......”


반응이 있나?

좀 더 자극적으로 유도 한다면, 실마리가 생길 것 같았다.

강한 능력을 가진 만큼. 중요한 단서를 말하게 되겠지.


“사랑도 못해본 노처녀 도마뱀. 어떤 불쌍한 놈을 괴롭히는지 유령이 되어 네가 죽을 때까지 지켜보겠다. 하하하.”

“네... 네 가 어떻게 알아!”

“응?”

“가... 가만두지 않겠어. 절대 쉽게 죽이지 않을 거야. 평생 죽을 때까지... 아니야. 죽이지 않겠어. 불사의 육신으로 만들어... 내가 소멸하기 전까지는 너도 못 죽어.”


이쯤에서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무엇을 실수한 거지?

가정 1. NPC들은 세계에 속박되어 있다.

가정 2. 강력한 캐릭터라도 NPC이다.

가정 3. NPC인 만큼 키워드에 반응할 것이다.


결과 → 반응이 이상합니다. 선생님.


전혀 바라지 않던 한스 구조대가 도착했다.

당연한 이유가.

원시적인 감압식 투창은 물리적 상황 조성으로 무효화가 가능했다. 애초에 이곳은 보스방의 뒤편. 정상적인 상황으로는 도마뱀을 때려잡은 용사들이 그들의 군대규모의 병력에게 치하해야하는 물품이 모인 곳.


핵심은 경보 시스템에 가깝다.

나는 그것을 패치로 파악하고 돌아간 것일 뿐.


보상방에서 갑자기 페이즈2가 시작한다?

욕먹기 딱 좋다.

불법 침입에 주인이 튀어나오는 상황이 아니라면 말이다.


선두에는 굳은 결의를 한 양, 어디서 구해온 것인지 모를 머리띠를 묶은 리나와 당장이라도 돌격할 준비를 마친 한스가 수십의 드워프들과 밀려왔다.

곧장이라도 전투태세를 갖출 것 같던 그들은.

어스레이크의 압도적인 마력에 더 진입하지 못하고 있었다.


리나가 후방의 드워프들을 향해 끄덕이며 크게 소리쳤다.


“한스! 우리가 왔어. 동료라면 위험까지도 함께해야지! 더 이상 혼자 외롭게 두지 않을 게.”

“뭐? 누구 맘대로 함께야?”


이상한 곳에서 발끈하는 용녀였다.

목숨을 걸고 와준건가?

분명 도망가라고 했는데, 쓸데없는 짓을.......

처음부터 실행 불가능한 작전이었다.

용용이는 잠들지 않았고.

식욕, 식탐의 제왕답게 자신의 재물 옆에서 떠나지 않았다.


나는 무덤으로 걸어들어 온 것이다.

저 녀석들은 동반 자살을 하러 온 셈이다.


민중의 반란에 너그럽게 넘어가는 권력자가 몇이나 있었던가. 막강한 폭군은 당연하게도 길길이 날뛰기 시작했다.


“도옹료? 오호라! 저 암컷이 네 파트너로구나!”

“응? 아닌데.”

“역시 맞군. 내 생각이 맞았어.”


아. 키보드배틀의 법칙이 여기서 적용되다니.

섣불리 ‘아니오’ 등의 부정을 사용할 경우.

역으로 몰릴 수 있음을 간과했다.

(3화 참조.)


여기에선 ‘모르는데요?’ 라고 대응했어야 했군.

넷상에선 항상 승리한 병신이었던 내가.

현실에서 이런 간단한 트릭에 넘어가다니.


욕망의 화신은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손을 뻗었다.

정교한 마력의 사용은 현실에 물리적인 힘을 구현했고, 지정족의 염원이었던 「맹약의 사슬」을 낚아 채갔다.


도대체 어디까지 핍박할 심산인가.

저기에 설마 마법주문이라도 걸려있는 건 아니겠지.


“용님. 뭐하시는 거죠? 거기에 악독한 고문마법이라도 걸려 있나요?”

“후.후.후.”

“너무 불길하게 웃으시면 동의하는 것 같은데요?”

“하.하.하.”

“제 정신이세요? 어디 아프신가?”

“그래. 드워프들이 계약 철회를 요구했다지. ‘계약’은 상호간의 의지. 종족의 의지를 받아들인다.”


무언가 일이 생기고 있다.

허공으로 떠오른 사슬은 빛을 강하게 뿜어낸 후 빛과 함께 광택을 잃었다. 칠흑과도 같은 흑색.


왠지 모르게 저 사슬의 색이 나의 미래를 암시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종족의 의지로 맺어진 계약은 완료되었다. 너희는 이제 내 보호대상이 아니며, 자유의지가 있는 종으로 돌아간다. 꺼지도록.”


지정족의 환호소리가 공간을 떨게 하고 있었다.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보호대상, 자유의지.

단순한 권력자의 아량인가?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여기에서 끝났다면 해피엔딩일 텐데.

나는 내 업보가 돌아왔음을 실감했다.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쿡쿡거리며 웃던 용녀가 손짓한다.

직업 ‘초보자’는 평균적인 능력분배를 받는다.

즉, 평균적으로 높은 수준의 마법저항력을 갖췄다는 것.


하지만 어림도 없지.


내 몸은 물고기를 낚듯, 거칠게 낚였다.

폭군의 앞으로.

재앙의 악마는 내 손끝을 손톱으로 베어냈다.

떨어지는 핏방울.

욱신거리는 고통보다 무슨 장난을 치고 있는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뭐하는 짓이야 이게!”

“응. 기다려 자기♡.”

“예?”


미친년이 자해를 하더니 흑색의 사슬로 그걸 닦아내기 시작했다. 제정신인가?


음흉하게 웃던 광녀는 드래곤의 피어를 뿜어냈다.

차가운 미소를 담은 채.


“너 살고 싶니?”

“아.... 예.”


대답하지 않으면 정말로 죽일 기세였다.

손발이 부르르 떨리고 머리가 띵해졌다.


“나랑♡.”


다음의 상황은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맹약의 사슬을 사용하셨습니다.]

[확고한 동맹 결속이 유지됩니다.]

.......


몰라, 뭐야. 무서워.......


작가의말

장르향 첨가.

급하게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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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화 회색인간 19.11.07 22 1 12쪽
18 17화 이계의 존재 +2 19.11.05 22 2 10쪽
17 16화 게임의 흔적 19.11.03 27 1 13쪽
16 15화 플레이어 킬 19.10.31 29 1 10쪽
15 14화 자아의 번호 19.10.29 29 1 11쪽
14 13화 환상속의 그대 19.10.28 28 1 9쪽
13 12화 화정을 삼킨 새 19.10.26 30 1 12쪽
» 11화 이것은 무덤이다 19.10.24 34 1 13쪽
11 10화 노사협상 19.10.23 38 1 9쪽
10 9화 마이 페이스 19.10.22 45 1 16쪽
9 8화 구라(Gula)의 구라 19.10.22 50 1 12쪽
8 7화 호랑이 당숙 19.10.20 53 1 12쪽
7 6화 미궁을 나가는 법 19.10.20 67 1 12쪽
6 5화 변화의 과정 19.10.19 79 1 11쪽
5 4화 나는 만렙이다 19.10.17 90 3 13쪽
4 3화 게임의 주인 19.10.17 116 3 12쪽
3 2화 두 번째 조건 19.10.16 163 4 14쪽
2 1화 모험의 이유 19.10.15 307 4 14쪽
1 서장 0화 광장 +3 19.10.14 350 5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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