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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극단적 중립형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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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적
작품등록일 :
2019.10.14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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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1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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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2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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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2화 화정을 삼킨 새

DUMMY

*





“드래곤의 레어에서 도둑질을 하고 살아남은 건 한스님이 최초일 겁니다.”

“예, 덕분에요.”

“한스! 표정이 왜 이리 죽상이야? 축제를 좀 더 즐겨. 주인공은 너야.”


리나는 목숨을 건 보물방 돌진 이후 말을 놓았다.

축제가 벌어진 지 벌써 며칠이 흘렀다.

내가 용을 상대로 ‘혼이 담긴 구라’를 시전하고 있을 때.

해밀과 젊은 드워프들을 이끈 것도 그녀라고 했다.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채광폭탄을 사용해 도주하는 대신.

목숨을 건 민중의 혁명을 일으키기로 한 것.

파업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이 개념을 이해하고 있을까?

리나에게 물었다.


“중국 슈퍼리그 공인구 구매를 세 자로 줄이면 뭔 줄 알아?”

“중국 슈퍼리그? 너네 나라 이름이야? 공인구... 잘 모르겠어. 공인가 헤헷.”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디부터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설명이 필요한 드립은 실패한 드립이니 의미가 없다.


“공산당이야.”

“공을 산다고? 그게 무슨 의미야?”

“공놀이가 하고 싶으신 겁니다! 축제엔 공이 빠질 수 없죠.”


이 동네에도 스포츠는 있는 모양.

고기를 한 덩이 베어 물고, 흘러나온 육즙에 입가에 기름기가 번들거릴 때 맥주를 한 입 마셨다.

지난 며칠간의 변화는 디테일의 차이는 있지만, 하루아침에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변화한 것과 같았다.


‘과연 탐욕의 화신다운 결정.’


어스레이크가 순순히 침입자들을 용서해주고, 오랜 기간의 맹약에서 풀어준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다음 상황에서 변화를 물리적으로 체험하게 됐다.


-3일 전-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결국 해결이라는 기쁨에 펠프스와 리나가 소리쳤고.

독립의 기쁨에 드워프들은 환호했다.


지켜보던 어스레이크는 수십의 지정족 결사대를 향해 해맑게 웃었다.


“자 이제 계약은 종료됐으니, 내 집에서 나가줬으면 좋겠는데?”

“나가라고? 해밀 어떻게 된 거야? 모두 해결된 게 아니었어?”

“해밀! 이건 얘기와 다르잖아. 어디로 가야 하는 거지?”


드워프들에겐 비전이 없었다.

이들은 결국, 회사의 노예가 되어 갈려 나가다 퇴사해서 치킨집을 창업하는 공돌이들과 다를 바 없었다.

안은 끔찍하지만, 밖은 지옥이다.

많은 직장인이 말하는 경험담이 아닌가?


어스레이크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아무리 악덕사장이라 해도, 이곳은 그녀의 집.


“날 어스레이크라고 부르지 마.”


그럼 뭐라고 부르란 말이지?


“내 이름은 로벨로 리오렌티나 나이아스.......”

“매일 부르기엔 너무 긴 것 아닌가요?”

“어머, 매일 불러주려고? 카시야라고 불러.”


카샤의 생각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일단 살아남은 것으로 만족한 나는 패기 넘치다 못해 미친 짓을 한 친구들에게 현실을 알려주기로 했다.


“카샤. 제가 이해한 게 사실과 다르다면 지적을 해주세요.”

“구래.”

“지금으로부터 오래전, 지정족과 당신은 계약을 맺습니다.”


끄덕이는 카샤의 고개를 확인한 후 말을 이었다.


“그 약속은 일종의 상호 보완적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공돌이적 능력... 이 아니라, 기술적 능력을 제공하고 보호를 받고 있었다. 맞습니까.”

“음... 어느 정도는 맞아.”

“보호라니요! 내 부모님은 무너진 갱도에서 돌아가셨소.”

“말도 안 됩니다. 우리는 우리의 마을을 우리손으로 일궈냈어요.”


맹약이 해제된 것이지 생명 보장이 된 것도 아닌데.

불나방과 같은 드워프들의 반발이 튀어나왔다.


현대인의 관점에서 내 생각은 다음과 같았다.


이들의 선조들은 협박 혹은 자의에 의한 약속을 맺었다.

이곳은 지룡의 영역.

탐욕의 절대자는 자신의 것을 남에게 허락하지 않는다.

맹약의 사슬은 그 매개체와 같다.

마법적 속성을 이해할 수 없지만. 해지라는 절차가 필요한 것으로 볼 때, 손가락 약속 같은 간단한 상황은 아니다.


갑-지룡은.

을-지종족에게.

일족의 위협을 보호해주는 대가로 노동력을 제공해 온 것.


빡.

“아악! 이게 무슨 짓이야!”


카샤에게 정강이를 걷어차였다.

그녀는 샐쭉한 표정을 지으며 반박했다.


“나는 협박한 적 없어. 보호를 부탁받아 맡은 것뿐이야.”

“그런,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누구에게 부탁받았단 말입니까?”

“펠프스. 조용히 해. 용족은 거짓을 말하지 않아.”


지정족을 대신하여 나선 펠프스를 리나가 제지하며 이어서 말했다.


“상황은 간단해. 결국 떠나면 돼.”

“그럴 순 없습니다. 이곳은 우리의 터전......”


카샤의 눈치를 살피니, 상황이 이해가 갔다.

그녀는 웃고 있었다.

이 탐욕 돼지는 어떤 일이 생겨도 별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집과 일터, 식량 등을 노동을 통해 생산하는 산업노동자계급이 주축이 된 지정족의 상황은 공산주의의 그것과 유사한 상황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노동자계급의 혁명을 추구했지만, 막대한 권력과 금력을 가진 대지주이자 자본가에게 한 방 맞은 셈이다.


그들이 살고 있는 집의 터는 카샤의 레어.

그들이 캐는 광산의 소유주는 카샤.

그들을 보호하는 군의 역할도 카샤.


드워프들은 노동만 하면 분배를 받는 공산주의적 형태의 사회구조에서 권력을 가진 국가의 지도자가 지나치게 강했을 뿐이다.


사회주의 낙원을 꿈꾸며 공권력의 벽을 넘은 청년들에게 해줘야 할 말이 있었다.


“해밀.”

“네. 용사님.”

“부모님 모시고 와.”

“.......”


방법은 있었다.

체제의 전환에는 구성원들의 사회적 합의가 요구됐다.

자연스럽게 펠프스와 리나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파업의 외부 용역들과 뜻을 함께 함을.......


“한수. 어디 가는 거지?”


걸렸다.

계약이든 나발이든 위력에 의한 강제 집행은 무효인 것을.

이곳은 민의를 대변해줄 법관 따윈 없는 것인가?

하기야 무력과 권력으로 무장한 제왕 앞에서 어느 판사가 힘을 쓸 수 있겠는가.

세상만사 다르지 않은 법이다.


“저는 여기 남아야 할 듯하니, 리나님이 제 대신 말을 전해 주세요. 영원한 것은 없고, 변하는 것은 없다고.”

“내 집에서 살림을 차리는 것은 용서 못함이야.”

“.......”


카샤의 압박에 일행을 서둘러 보냈다.

저절로 침을 삼켰다.

포식자가 앞의 피식자가 이런 기분일까?

확인해 둘 것이 있었다.


“왜 나에요?”

“뭐가?”


시리도록 차가운 음성.

뼛속 깊이 침투하는 냉기에 몸이 움츠러들었다.

공포심은 사고를 마비시키고, 창의력을 억제한다.

의식적으로 흥분을 가라앉혔다.


“계약 말이야. 한 종족과 맺은 수준이라면. 굳이 보통 사람인 나에게 강제할 필요는 없었던 것 아닌가?”

“보통 사람? 재밌는 소리네.”


깔깔거리며 웃던 카샤는 묘한 이야기를 했다.


“화정(火精)을 삼킨 새를 알아?”


생각에 잠기자.

대답을 원하지 않았다는 듯 이야기를 시작했다.


“100년을 살아가는 새가 있어. 이름 없는 새는 장수하며, 평화롭게 지내지. 하지만 새들 대부분은 태어난 곳에서 떠나지 못해. 종의 한계는 그들을 고향 섬 밖으로 나가길 허락지 않았기 때문에. 가끔 그러한 새 중 섬 중앙의 화산에서 화정을 삼키는 녀석들이 있어.”

“불의 정이라... 보통 새가 그런 걸 삼키면 죽지 않나?”

“맞아. 온몸의 피가 끓고. 깃털은 불타오르지. 대부분의 새는 죽어.”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지? 미쳐서 자살하는 건가?”

“아니. 알기 때문이야. 화정을 삼키고 살아남으면, 구만리를 날 수 있는 대붕(大鵬)이 될 수 있거든.”

“생존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뜻인가?”


카샤는 고개를 돌리며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 그건 나도 궁금해지네. 그의 선택... 이. 본래의 ...의 한계를 깰지는. 아무튼 잘 부탁해 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대체.”

“자기는 내 꺼 라는 뜻이야. 할 말은 다했어.”


그녀는 미저리 같은 대사를 미련 없이 남겼고.

카샤의 상태창에는 새로운 문구가 기재되어있었다.


[맹약 대상: 김한수]


시야에서 그녀와 상태창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린 후 걸음을 옮겼다. 모르긴 몰라도 지금쯤이면 해밀을 대표로 하는 신과 당숙, 아니 촌장을 대표로 하는 구가 신구대결을 하고 있을 것이 선했다.


상황은 내 예상과 같았다.

리나는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으나, 죽음에서 돌아온 친구를 반갑게 맞이했다.


“영영 못 보는 줄 알았어. 용케 살아 돌아왔구나?”

“한스님 다행입니다. 드래곤과 독대라니... 존경스럽습니다.”


왜, 아예 죽으라고 고사를 지내지 그랬냐?

내 팔자가 뭐 그렇지.

드워프들은 ‘떠나야 한다.’와 ‘터전을 포기할 수 없다.’ 로 끊임없는 논쟁을 하고 있었다.

달갑지 않긴 했으나, 교통정리 정도는 돕기로 했다.


목에 핏대를 세우고 열변을 토하는 당숙의 어깨를 잡았다.


“당숙.”

“그래! 잘 왔다. 이놈들이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인지 아느냐?”

“당숙. 여기 남아도 됩니다. 원하시면 마을 사람들 모두 남아도 돼요. 물론, 떠난다고 잡지는 않을 겁니다.”


혼란에 차 있던 드워프들의 환호성과 함께 축제가 시작되었다.


-현재-


그것이 3일전의 이야기였다.

카샤가 나와 무슨 계약을 한 것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냥 단지 화풀이인지, 흥미 위주의 즉흥적인 선택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드워프와의 계약을 해지한 이유는 명백하다.

산업노동자계층의 공산주의 혁명을 자본주의로 대체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념에 관한 고찰이 있었을지는 그녀의 머릿속을 보지 못해 알 수 없지만.

탐욕, 식욕의 제왕이 무엇인가를 순순히 포기할 리 없다.

몇 년을 살아왔을지 모를 구렁이는 처음부터 상황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지정족이 보호의 대상으로 노동을 제공한다는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그들이 생활하고 있는 집의 주인이 카샤이기에.

그들이 일하고 있는 광산의 주인이 카샤이기에.

그들이 보호받고 있는 무력의 근원이 카샤이기에.


집세를 내야 할 것이고.

자원의 대가를 내야 할 것이고.

보호의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변하는 것은 없다.

어쩌면, 그녀가 우연히 꺼낸 이야기처럼.

해밀과 친구들은 이곳을 떠나려 노력할 것이다.


화정을 삼킨 새처럼.





*





치이익.

돌판 위의 고기가 먹음직스럽게 익어갔다.

미노타우로스의 등심을 두툼하게 썬 고기를 수분이 빠지지 않게 여러 번 뒤집어 가며 굽는다.

소고기를 한 번만 뒤집어 익혀 먹는 것은 얇은 고기일 때만 해당한다. 얇게 썰린 로스구이용 고기를 오래 익히면 수분도 빠지고, 단백질이 수축해 질겨지기 때문.


고기 위에 소금과 후추만 즉석에서 뿌리자마자 낼름 채가는 손길이 보인다.


“먹는 사람 따로 있고 굽는 사람 따로 있나?”

“빨리 꾸어!”


눈치를 줘도 식욕의 화신은 작은 입에 커다란 등심을 한가득 넣고 우걱우걱 씹었다.


리나와 펠프스는 해밀과 소수의 드워프들을 이끌고 떠났다. 벌써, 몇 주는 지난 것 같다.


몰래 탈출을 시도했었지만.

지하도시 전체는 이 먹보욕심보 구렁이년의 영역.

보보구의 눈길을 피할 수 없어, 강제로 끌려오기를 수차례.

식충이 전용 요리사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해밀과 드워프들은 약속의 땅인지, 엘프들의 낙원인지 모를 곳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처음엔 함께 남겠다고 부득불 우긴 리나와 펠프스는 카샤의 피어(Dragon fear)를 동반한 축객령에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너 잠은 언제 자?”

“글쎙, 자다가 깨서 당분간은 좀 더 먹고 시퍼. 빨리 꾸어!”


촌장이 만들어 준 쇠집게로 능숙하게 고기를 올렸다.


“많이 먹어.”

“응 고마어. 오늘 따라 차카네. 뭐 필요한 거 이써?”


눈치 하나는 더럽게 빠르다.


“내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헀지?”

“내가 그랬었나아? 언제?”

“말 돌리지 말고. 전에 한 대붕얘기 기억나?”

“웅. 그랬지.”

“화정은 어디에 있지?”


이대로라면.

안전하게 평생을 살 수 있다.

이대로라면.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드워프가 있다.

이대로라면.

잘 먹지도 못했던 소고기도 원 없이 먹을 수 있다.



그러나

더 이상.

나약한 채로 남아 있기 싫다.

더 이상.

정체된 채로 안주하기 싫다.

더 이상.

내 한계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불을 삼켜 피가 끓고, 깃털이 불타도.

화정을 삼킨 새처럼.

날아가고 싶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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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화 회색인간 19.11.07 22 1 12쪽
18 17화 이계의 존재 +2 19.11.05 22 2 10쪽
17 16화 게임의 흔적 19.11.03 27 1 13쪽
16 15화 플레이어 킬 19.10.31 29 1 10쪽
15 14화 자아의 번호 19.10.29 29 1 11쪽
14 13화 환상속의 그대 19.10.28 28 1 9쪽
» 12화 화정을 삼킨 새 19.10.26 30 1 12쪽
12 11화 이것은 무덤이다 19.10.24 33 1 13쪽
11 10화 노사협상 19.10.23 38 1 9쪽
10 9화 마이 페이스 19.10.22 45 1 16쪽
9 8화 구라(Gula)의 구라 19.10.22 50 1 12쪽
8 7화 호랑이 당숙 19.10.20 53 1 12쪽
7 6화 미궁을 나가는 법 19.10.20 67 1 12쪽
6 5화 변화의 과정 19.10.19 79 1 11쪽
5 4화 나는 만렙이다 19.10.17 90 3 13쪽
4 3화 게임의 주인 19.10.17 116 3 12쪽
3 2화 두 번째 조건 19.10.16 163 4 14쪽
2 1화 모험의 이유 19.10.15 307 4 14쪽
1 서장 0화 광장 +3 19.10.14 350 5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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