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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위의 여름과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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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삶
작품등록일 :
2019.10.17 21:00
최근연재일 :
2019.11.05 15:32
연재수 :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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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797

작성
19.10.1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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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여름과 소년(1)

안녕하세요




DUMMY

사계절 중 가장 생명들의 활동이 활발한 시기 그것은 아마 여름이 아닌가 싶다.

많은 생물들이 얼마 남지 않은 겨울을 대비하여 생명을 불태우며 활동을 활발히 하는 순간이다. 그 시기 중에 가장 생명들의 활동이 활발한 산속의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계곡은 도대체 어디 있는거지.”


그렇다. 가녀린 소녀 나 한여름은 지금 절찬 산속을 헤매는 중이다.


분명히 고1 여름방학을 맞이해서 가족들과 함께 시골에 혼자살고 계시는 할머니 집까지 놀러 와서 지루함을 이기지 못하고 산속에 계곡이 있다는 할머니의 말을 듣고 평소에는 생겨나지도 않는 모험심에 몸을 맡겨 여기저기 탐험을 한 것 까지는 좋았으나 너무 들떠서 여기저기 뜰쑤시고 다녔던 모양인지 길을 잃어버리고만 것이다.


거기에다가 휴대폰은 통화권이탈 표시가 뜨고 있었다.


“자연을 무시하고 돌아다닌 벌을 받는 건가..... 그래도 내리막길을 따라가다 보면 산에서 벗어날 수는 있겠지.”


내리막길을 따라 하염없이 걷기 시작했다. 푸르른 녹음 속에서 시끄럽게 울려대는 벌레소리와 발끝을 스치는 풀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잠깐 사색에 잠겨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어디선가 소곤소곤 대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사람이 있다.”


“사람이 있어.”


귀를 통해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닌 머릿속에서 직접 울리는 소리에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누군가에게 길을 물어봐야 할 것만 같아서 말을 걸었다.


“저기요 혹시 여기가 어딘가요? 집에 돌아가고 싶어요! 마을로 돌아가는 길이 있다면 좀 알려주세요.”


내가 이렇게 말하자 당황한 듯 다시 머릿속에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우리의 목소리가 들리나봐.”


“살아있는 사람이 우리를 알아챌 수 있을 리가 없는데.”


“숨어서 수군수군 거리지만 말고 제발 길 좀 알려 주세요 길을 잃었어요.”


그러자 풀숲 안쪽에서 삼베옷을 입은 사람들이 슬금슬금 나에게 다가왔다.


“혹시 우리가 보이는 거니?”


“네. 확실하게 보이는 데 왜 그러시는 거죠?”


내가 이렇게 대답하자 사람들은 다시 자기들끼리 수군수군 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이내 조용해지다가 한 작은 남자아이가 나에게 다가왔다.


“우리들의 부탁을 들어주면 마을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줄게!!”


천진난만하게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아이의 미소에 마음이 녹아드는 것 같았다. 나는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며 쭈그리고 앉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부탁이 뭐니?”


“누나의 몸을 나눠줬으면 좋겠어!”


“뭐라고?”


순간 귀를 의심했다. 온몸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고 아이의 웃는 얼굴이 스산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게 무슨 소리니?”


남자 아이는 갑자기 나의 어깨를 부여잡더니 뒤로 밀어 넘어뜨렸고 뒤에서 보고 있던 사람들은 동그랗게 내 주변을 감싸다가 모두의 손이 나의 몸을 구속했다.


“이거 놔!!”


나는 강하게 저항했으나 사람들의 손을 뿌리칠 수 없었다.


“머리카락은 내꺼야.”


“나는 손을 가지겠어.”


소름끼치는 사람들의 대화 속에서 점점 의식이 흐릿해져갔다. 그래도 나름 착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식으로 생을 마감하게 되는 구나라고 생각하는 찰나에 나무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없는 사이에 재밌는 일을 벌이고 있구나. 너희끼리만 놀지 말고 나도 좀 껴주라.”


내 몸을 사이에 두고 옥신각신 하던 사람들의 손이 멈추고 모두들 나무 위를 바라보며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


“묘지기다.”


“우리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어.”


옛날 양반자재가 입었을 법한 한복을 입은 나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남자아이였다. 그가 나무에서 가볍게 뛰어내려 내 쪽으로 다가오자 사람들은 뒷걸음질 치며 나에게서 멀어졌다.


“이 계집아이는 내가 가질 터이니 묘지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면 다들 돌아가도록 하거라.”


근엄하게 말하는 남자아이의 말에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며 푸른 숲속으로 녹아들 듯이 사라졌다.


“살려줘서 감사합니다. 정말 너무 무서웠어요.”


남자 아이는 내게 다가와 손을 뻗어서 일으켜 주려고 했다. 나도 그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내 손은 허공을 갈랐다.


“윽..... 꼬질꼬질한 계집아이의 몸뚱아리가 뭐가 탐난다고 다들 저리 난리인지.”


“처음 보는 사람한테 너무하네요!! 꼬질꼬질하다니.”


“거울이 있다면 지금 네 몰골을 보고 말하거라.”


나는 주머니에 있던 거울을 꺼내서 얼굴을 보았다. 내가 봐도 심한 몰골 이였다. 얼굴은 콧물과 눈물로 인해서 엉망진창 이었고, 머리카락은 심하게 헝클어져 있었다. 나는 급하게 눈물과 콧물을 닦아내고 머리를 다듬었다.


“그래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너처럼 영감이 강한 사람들은 지금 같이 생명들이 활발한 시기에 숲속에 들어오면 저런 것들이 꼬이기 마련이지.”


소년은 바닥에서 나뭇가지를 주워서 나에게 내밀었다.


“이건 무슨 의미인가요?”


“마을까지 데려다주지 이걸 잡고 따라와라.”


결벽증이 상당히 심한 사람인 것 같다. 아무리 더럽다고 한들 나뭇가지를 잡고 따라오라고 하다니.


나는 소년이 내밀어준 나뭇가지를 잡고 그와 함께 숲속을 걸었다.


“그런데 아까 사람들이 당신보고 묘지기라고 했는데 그건 무슨 의미인가요?”


소년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면서 대답을 회피했다.


“너처럼 살아있는 아이는 몰라도 되는 이야기다.”


소년에 발걸음에 맞춰서 걷다보니 어느새 기묘한 느낌이 드는 장소에 도착했다. 경계가 애매하다가 해야 할까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장소에 도착했다.


“여기를 통과해서 나아가다 보면 살아있는 자들이 사는 마을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야.”


“정말 감사합니다. 어떻게 보답을 드려야 될지......”


“여기서 벌어졌던 일은 잊고 다시는 이런 시기에 혼자서 숲속에 들어오지 말도록 하거라.”


그렇게 말하고 소년은 내 이마에 손을 얹었다. 소년에 손은 아까의 사람들과 다르게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다. 그 때문이었을까 나는 점점 졸음이 몰려왔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잠에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한밤중이 되어있었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펴보니 멀리서 불빛이 보였다. 그 불빛을 이정표삼아 나아가다 보니 나는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늦은 시간까지 뭘 하고 다녔냐는 할머니의 말에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몸을 감싸는 피로함에 몸을 맡겨서 잠자리에 누웠다.


소년이 만져줬던 이마는 아직도 그의 온기가 남아있는지 포근하게 느껴졌고 그 느낌에 몸을 맡겨 나는 서서히 잠에 빠져들게 되었다.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알지 못한채.




안녕하세요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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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성불의 단서 19.11.05 3 0 12쪽
6 꿈속에서 본 여자아이 19.10.31 4 0 9쪽
5 절벽에서 떨어지는 꿈 19.10.21 5 0 8쪽
4 묘지기의 보좌관 19.10.18 7 0 9쪽
3 여름과 소년(3) 19.10.18 6 0 12쪽
2 여름과 소년(2) 19.10.17 7 0 10쪽
» 여름과 소년(1) 19.10.17 20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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