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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위의 여름과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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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삶
작품등록일 :
2019.10.17 21:00
최근연재일 :
2019.11.05 15:32
연재수 :
7 회
조회수 :
48
추천수 :
0
글자수 :
29,797

작성
19.10.2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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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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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절벽에서 떨어지는 꿈

안녕하세요




DUMMY

묘지기와의 만남이 있고난 뒤 몇 일간은 묘지기와 다시 만나지도 않고 특별한 일 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이젠 방학을 일주일 정도 남긴 채 우리 가족은 일상을 다시 준비하기 위해 인천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가는 고속도로 위에서 문득 생각이 들어서 무의식 적으로 생각하던 걸 말해버렸다.


“묘지기한테 말도 안하고 왔는데 어떻게 하지.”


앞좌석에 타고 있던 엄마가 말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니. 시골에 남자친구라도 두고 온거니?”


엄마의 뜬금없는 소리에 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런 거 아니거든!! 그냥 혼잣말이야.”


“그렇게 화내니까 더 수상한데? 엄마한테만 숨기지 말고 말해봐.”


“그런 거 아니라니까.”


운전을 하고 있던 아빠의 표정이 약간 변하는 것이 느껴졌다. 마치 본인만 따돌리지 말고 이야기 해달라는 것 같은 서글픈 표정이었다.


이렇게 찜찜함만을 남기고 우리는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익숙한 방에 도착하니 마음이 놓였다. 어디보다도 편안한 내 침대에 몸을 던졌다. 그러자 지난날의 피로가 한 번에 몰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이렇게 있으니까 모든 게 꿈인 것 같네. 집에 돌아온다고 말도 못하고 왔는데 어떻게 해야 되나.”


묘지기가 채워준 팔찌를 바라보면서 깊은 생각에 빠져있던 찰나에 책상 옆에 있던 옷장에서 덜그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갑자기 왜 이러는 거지.”


나는 두려움 반 호기심 반을 가지고 옷장 앞에 섰다.


덜그럭 거리는 소리는 더욱 격해지고 손잡이에 손을 올리려던 순간에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무언가가 내 위를 덮치는 바람에 뒤에 있던 침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한 마디 말도 없이 떠나다니 내 보좌관으로서 자각이 부족하구나.”


팔로 몸을 지탱하며 나를 내려다보는 자세가 되어서 소년의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찰랑거리는 검은 머릿결에 아직 앳되어 보이지만 성숙해 보이는 소년의 얼굴이 바로 앞에 있었다. 깜짝 놀라서 그런 건지, 지금 상황이 긴장 되서 그러는 건지 모르겠지만 약간 얼굴이 화끈 거렸다.


“그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그러니 좀 비켜주세요.”


소년은 신속하게 몸을 일으켜 세워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지긋이 바라보며 말했다.


“확실히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구나. 시간이 없으니 빨리 헤매는 혼들을 찾으러 나가자.”


“지금 시간도 늦어서 부모님이 허락 안 해 주실 거에요.”


다시금 표정이 언짢아진 묘지기.


“그런 건 나와 상관없다. 빨리 일을 시작하자.”


듣고 있자니 도저히 못 참겠다. 제멋대로인 것도 한계가 있었다.


“나도 내 생활이라는 게 있어요!! 내 도움이 필요하니까 절 끌어들인 게 아닌가요? 당신들이 하는 일과 같이 살아있는 사람에게도 규칙이라는 게 있고 생활이라는 게 있어요!! 계속 가만히 듣고만 있으니까 정말 가만히로 보이나.”


화를 내며 말하는 내 표정에 눈이 동그래진 묘지기.


“좋아요 내가 내 인생을 포기하면서 당신들 일을 도와준다고 쳐요. 그러면 제 인생은 어떻게 되는 거죠? 내가 희생하면서 보낸 시간은 대체 누가 보상해 주는 거죠?”


“그...그건 신께서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지 않았느냐.”


“뭐, 그래요. 소원을 하나 들어준다고 치죠. 만약 그 소원에 한계가 있고 제가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지 못하면 저는 뭐가 되는 거죠? 지금 까지 상황을 보아하니 힘도 거의 사라져 가서 저한테 부탁하고 이러는 것 같은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렇게 거만하게 거는 거에요?”


“그........그건”


당황하는 묘지기의 표정에 지금까지 휘둘려만 왔던 나는 마음속으로 승리의 포즈를 취했다.


“일단 당신들은 사람에게 부탁하는 태도부터가 잘못됐어요. 어차피 이렇게 제 인생을 망치고 멋대로 할 거라면 전 거절할 테니 굽든지 삶든지 맘대로 하세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나니 속이 시원했다. 나도 내 인생이 있고 신과 묘지기에 휘둘리기만 해서는 내 일상을 지킬 수 없다.


내가 이렇게 말하자 묘지기는 갑자기 무릎을 꿇고 비장한 표정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너의 말도 일리가 있다. 나는 묘지기로 지낸 시간도 길었고 살아있는 자들을 상대하는 게 처음이라 방법을 잘 몰랐다.”


묘지기는 나에게 고개를 숙이고 절을 하며 간곡히 부탁했다.


“나도 거기까지는 생각해 보지 못했다. 나도 너의 생활에 맞춰서 부탁하도록 할 테니 조금이라도 좋으니 도와줬으면 좋겠구나.”


여전히 건방진 말투였지만 확실히 자존심을 많이 억누르고 부탁했다. 나는 조금은 격한 감정이 누그러졌다.


“나도 이런 일은 처음이고, 아직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많이 불안하지만 가능한 만큼 도움을 드릴게요.”


“그러고 보니 우리 서로 이름도 모르고 있네요. 제 이름은 한여름이에요.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미안하지만. 살아있을 적에 이름은 잊어버렸다. 그냥 묘지기라고 불러다오. 앞으로는 너에 대해서 최대한 배려할 수 있도록 하지. 잘 부탁한다 한여름.”


지금까지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일단은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고 싶었다. 내일은 예전부터 계획해놨던 미술 학원을 옮기기로 했던 날이기 때문에 밖에 나가야 했다.


“일단은 오늘은 좀 쉬고 싶으니 돌아가 주세요. 내일 낮에는 저도 볼일이 있어서 밖에 나가야 하니까 내일 다시 오세요.”


“그럼 내일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다.”


묘지기는 다시 옷장 앞에 섰다.


“내일부터 부탁하도록 하지.”


“그래요. 저도 잘 부탁드려요.”


묘지기는 옷장으로 몸을 구겨 넣었다.


“미안한데 문을 좀 닫아주지 않겠느냐.”


나는 한숨을 한 번 푹 쉬었다. 격한 피로감이 몰려와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서 잡생각은 그만 두기로 하고 옷장에서 쿵 소리가 나올 정도로 세게 닫아버렸다.


“오고 갈 때 마다 이래야 되는 거냐고.”


혼잣말을 중얼거린 뒤 나는 침대에 누워서 잠을 청했다.


푹신한 침대에 몸을 맡기고 포근한 이불을 목 밑까지 끌어올려 몰려오는 달콤한 졸음을 받아들이니 순식간에 잠에 들었다.


나는 뿌옇게 안개가 낀 거리를 걷고 있다.


‘어째서 나는 이렇게 노력하는데 실력이 늘지 않는 걸까?’


‘도대체 뭐가 부족한 걸까?’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있는데 노력하고 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는 걸까?’


어디선가 들려오는 누군가에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아니야 너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잖아.’


어떤 여자아이가 웅크리고 울고 있는 아이를 위로하는 형상이 희미하게 보였다.


‘네가 뭘 안다고 그래!!’


위로하는 여자 아이를 뿌리치며 어디론가 뛰어나가는 여자아이


그런 여자아이를 보내고 한 남자아이의 위로를 받으며 고개를 숙인 여자아이 슬퍼 보이는 그 아이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다시 안개가 짙어져서 형상을 가려버리고 만다.


나는 가려진 안개를 걷으며 그 모습을 찾으려는 순간 안개 속에서 누군가를 날 밀친 순간 나는 밑도 끝도 없는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말았다.


“으아아아아아아악!!”


눈을 뜨니 해가 밝아있었고. 내 몸은 물구나무서듯이 방바닥에 머리를 박은채로 눈을 떴다.


나는 스마트폰을 킨 뒤 절벽에서 떨어지는 꿈 해몽을 검색해 보았다.


“별로 좋은 꿈은 아니네 조심해야겠다.”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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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위의 여름과 소년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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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성불의 단서 19.11.05 3 0 12쪽
6 꿈속에서 본 여자아이 19.10.31 4 0 9쪽
» 절벽에서 떨어지는 꿈 19.10.21 5 0 8쪽
4 묘지기의 보좌관 19.10.18 7 0 9쪽
3 여름과 소년(3) 19.10.18 6 0 12쪽
2 여름과 소년(2) 19.10.17 7 0 10쪽
1 여름과 소년(1) 19.10.17 17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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