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강한 산장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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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향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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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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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3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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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화 - 한번 찍어 넘어간 나무 3

DUMMY

긴장된 분위기 안에서 에반은 서류를 툭 내려놓았다. 그리곤 먼저 입을 열어 조용한 공기를 깨웠다.


“자원관리본부에 새로운 부서를 설립해 충전재를 국가에서 정해진 가격대로 판매한다는 안건을 오기 전에 재상에게 맡겼네.”

“그렇게 하실 순 없습니다. 심각한 간섭이자 권리침해입니다. 그건...”

“골든 파우치에서도 대응할 거라고?”


케른의 말을 에반이 끊었다. 케른은 입을 다물었지만 고개는 주억거렸다. 그 반응을 예상했는지 에반은 코웃음을 쳤다.


“우리가 그걸 독점적으로 자네들한테 팔게 권리를 내준 적은 없는 걸로 아네만?”


에반은 서류를 손등으로 툭툭 치면서 말했다.


“어디 한번 고리타분하게 조건 따져가면서 이야기나 나눠보고 싶나? 내가 머리는 재상이나 조세징수관 못지않아도 체력만큼은 자신 있거든.”


그의 말에 죠르도는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대단하십니다. 그런 협박이라니요! 안 그래도 요즘 바빠서 제대로 자지도 못하는데 그리 말씀하시니 무서워서 온몸이 떨립니다.”


그러다가 죠르도는 웃음을 뚝 그치고 에반을 보았다.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은 차분하게 가라앉아있었다. 전형적인 상인의 검은 미소를 지은 채 그가 물었다.


“지점 내 물건 가격 책정은 제 몫이지요. 최대한 양심적인 가격으로 팔겠습니다. 1실버 정도면 만족하십니까?”


‘많이도 남겨먹었군. 그래도 남는 장사라는 거겠지.’


“그것뿐인가?”

“물론 파격적인 할인으로 박탈감을 느낄 주민들을 위해 다 쓴 충전재를 가져오면 무료로 교환도 할 것입니다.”


죠르도의 답에 에반은 미간을 피지 않은 채 되물었다.


“어째서 그런 제안을 먼저 하는 거지?”


그의 물음에 죠르도는 활짝 웃으며 두 손으로 에반을 떠받들 듯 가리켰다.


“그야 저하의 인자하신 성품을 익히 들어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저하께서는 불합리한 조건만 내밀지는 않으실 것 아닙니까?”

“안 그래도 금칠 된 얼굴인데 두 배는 더 커질 것 같군.”


에반은 피식 웃고는 등을 뒤로 기댔다. 그는 손을 들어 뒤를 가리켰다.


“밖에 돌아다니는 마차. 마부 조합은 앞으로 우리 공국 산하에서 체계적으로 관리될 예정일세. 이 안건도 재상에게 맡기고 오는 길이지.”

“오호라...그것 참 놀라운 소식이군요.”

“듣자하니 다른 길드나 신전에서도 이곳에 눈독을 들인다던 모양이군. 더욱 바빠지겠지. 플로린의 인장을 단 마차들이 앞으로 서대륙을 종횡무진할 걸세.”


에반은 슬쩍 밖을 보았다. 그리곤 지나가는 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런 마차에 뭔가를 붙인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을까? 궁금하지 않나?”


대한민국이라면 버스나 택시에도 광고를 붙이는 것은 일상적으로 보던 풍경이지만 이 세계에선 없는 일이었다. 왜 이제야 그런 것을 떠올렸을까 후회하며 죠르도가 은근하게 물었다.


“...저희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입니까?”

“제일 우선권을 주지. 자네들이 원하는 문구를 자유롭게 걸게.”

“그것 참...흥미로운 제안이군요.”


절로 넘어가려는 군침. 죠르도는 안색을 숨기기 어려워졌다. 이 방식을 가장 먼저 도입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엄청난 상업의 발전을 이뤄낼 수 있었다.


“자네들도 이걸로 손해를 보진 않겠지. 광고비용도 최대한 싸게 책정하지.”

“...공짜는 아니군요.”

“자네들이 벌어들인 돈을 생각하면 거저인 셈 아닌가?”


죠르도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 매혹적인 제안을 뿌리칠 수 없었다. 에반이 찾아올 것을 알고 카벙클 포획 제한을 풀어 이득을 취하려했지만 더욱 큰 수확이 손에 쥐어졌다.


“지부장님. 어떠십니까?”

“...저하께서 훌륭한 조건을 내미셨는데 어찌 거절하겠나.”

“그렇다면 극적 타결이로군.”


에반은 웃으며 술이 담긴 찻잔을 쭉 들이켰다. 독한 맛 때문에 콧잔등을 찡그리곤 이내 툭툭 털고 일어났다.


케른과 죠르도도 뒤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에반이 먼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자네들이 말을 지키는지는 사람을 보내 확인하도록 하겠네.”

“여부가 있겠습니까. 정직한 장사가 저희의 신조입니다.”


죠르도가 싱긋 웃었다. 에반은 어쩐지 그에게 미운 감정이 들지 않는 것을 신기하게 느끼며 말 한마디를 덧붙였다.


“참, 그렇지. 여긴 혹시 공직자 할인도 해주는가? 오늘 식구들에게 물건을 고르라고 했는데 현금을 많이 쓰고 와서 말이야.”

“...하하. 오늘 협상에 끼어있던 셈으로 치겠습니다. 최대한 싸게 드리지요.”

“공짜는 아니구만.”


피식 웃으며 에반은 주머니에 혹시나 해서 챙겨둔 금화 한 장을 튕겼다. 죠르도는 손뼉으로 가볍게 받았다.


“확실하게 받았습니다.”

“잔돈은 가지게. 남을지 모르겠지만.”

“왜 남지 않겠습니까.”


죠르도가 꾸벅 고개를 숙이자 에반은 다시 앞을 보았다. 살짝 긴장한 기색의 케른이 갈 곳 없는 손을 뻗고 있었다. 거래를 할 땐 신분의 고저를 떠나 마주서서 악수를 하는 게 예였다.


“이것으로 매듭이 지어진 걸세.”


에반은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쥐었다. 케른은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플로린에 무한한 영광이...윽!”


관례상 하려는 말을 하던 케른이 침음성을 흘렸다. 그는 욱신거리는 손을 빼지도 못하고 팔만 떨었다. 에반은 구겨진 그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하하! 이것 참. 자네 손은 상인답지 않게 거칠군.”

“고생하던 시절이...크윽...있었지요.”


케른은 으스러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끼며 어렵게 대답했다. 에반은 싱긋 웃으며 팔을 확 끌어당겼다. 다가온 케른의 귀에 그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내 영지에 들어오는 가루는 밀가루로 충분하다네.”

“그게...무슨...”

“그냥 말해본 걸세. 쓸데없이 사업을 확장했다가 손해 볼까 싶어서 조언해주는 게지.”


키득거리며 에반은 떨어졌다. 쥐었던 손을 풀어주자 케른은 숨을 헐떡이며 오른손을 왼손으로 감쌌다.


에반은 벙긋 웃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죠르도가 서둘러 문을 열어주며 허리를 굽혔다.


“배웅해드리겠습니다. 저하.”

"고맙네.”


에반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곤 뒤에 남은 케른을 보았다.


“조만간에 또 볼일은 없었으면 좋겠군. 자네와 대화하면 여러모로 피곤하니까.”


그리 말하며 에반은 손을 흔들며 사라졌다. 죠르도는 안색이 붉어진 그를 보고 조용히 고개를 젓고는 문을 닫았다.


에반이 죠르도의 안내를 받으며 다시 1층으로 내려오자 거기엔 리아와 제이드가 보기 드물게 옥신각신 거리고 있었다.


대충 들어보니 너무 많이 골랐다면서 리아가 핀잔을 주면 어차피 에반이 사는 건데 뭐 어떠냐고 제이드가 대꾸하는 내용이었다. 에반은 머쓱한 얼굴로 죠르도를 보고 사과했다.


“우리 식구들이 소란을 피우고 있는 것 같아 미안하네.”

“괜찮습니다. 두 분 목소리가 워낙 맑으셔서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것 같군요. 장사가 오히려 더 잘될 것 같은 기분마저 듭니다.”

“...저 둘한테는 직접 말하지 말게. 진짠 줄 알 테니.”

“하하. 명심하겠습니다.”

“리아! 제이드! 그만 싸우고 그거 다 챙겨서 가자. 여기서 볼일은 다 봤으니까!”


에반이 부르자 리아와 제이드가 잠시 싸움을 멈추고 그를 보았다. 그러다가 서로 눈을 마주치고는 조용히 그를 노려보았다.


“왜 그런 눈으로 봐?”


그가 괜히 찔끔하여 묻자 리아가 슬쩍 뭔가를 들어보였다. 몽실이를 안고 있던 제이드의 한 손에도 뭔가가 들려서 올라왔다. 일전에 에반이 둘의 부탁을 받아 사람을 시켜 사왔던 물건들이었다.


“어...일단 돌아갈까?”


물가가 올랐다는 핑계로 심부름 값을 올려 부른 다음, 남는 돈으로 란슬롯과 귀갓길에 가볍게 한잔하고 들어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자, 어서! 뭐해? 계산은 저 안에서 했으니까 걱정 말고 가자고! 다른 사람들 장 보는데 방해 되잖아.”


찔리는 구석이 있었기에 에반은 둘의 시선을 최대한 피하며 밖을 향해 걸었다.


지금은 공범인 란슬롯도 없는 상황. 돌아가면 오롯이 잔소리를 들어먹어야 했기에 에반은 죠르도에게 잘 있으란 말 한마디 없이 밖으로 나섰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 바로 따지지는 않았지만,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잔소리를 입에 장전한 채 그녀들도 에반의 뒤를 쫓아갔다. 미묘하게 빨라진 그의 걸음걸이를 쫓아가느라 거의 뛰는 모양새였다.


“다음 방문을 기다리겠습니다.”


죠르도는 들리지도 않을 텐데 생글생글 웃으며 깊게 허리 숙여 그들을 배웅했다. 한줄기 바람처럼 에반의 일행이 떠나고 나자 죠르도는 고개를 들었다.


‘종잡을 수 없는 인간 같으니.’


마부촌에서의 이야기를 들으면 무골호인인 것 같기도 했다. 좋게 말해 티 없이 순수한, 솔직하게 말해 세상물정 모르는 어리숙한 인간 정도로 생각했는데 다시 마주하니 또 감상이 달라졌다.


‘처음 봤을 때 자기는 상인되기는 글렀다고 했지만...누구보다 상인이 어울리는 사내!’


의외로 손해만 보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 손익계산이 철저한 인간이었다. 어디까지나 계산된 행동에 따른 결과를 챙기고 예상치 못한 사건에도 날카롭게 대응하는 그를 보고 죠르도는 입맛을 다셨다.


‘저 인간과 더 깊게 엮일 방법이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그는 천애고아였지만 여태 가족이 없다는 것을 아쉽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새삼 가족, 그것도 형제 중에 미혼의 여자가 없었다는 사실이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다.


‘없는 걸 바란들 부질없는 일이지.’


그는 여전히 속내를 읽기 힘든 가느다란 눈매를 휘며 다시금 2층으로 올라갔다. 1층에서는 들리지 않았지만 점차 문으로 다가갈수록 시끄러운 소리가 흘러나왔다.


‘성질 고치라고 했는데 또 지랄이네.’


죠르도는 고개를 저으며 문을 열었다.


“크아아악!”


문을 여니 거기엔 발광하면서 난장을 피우는 케른이 보였다. 죠르도는 흩날리는 서류를 주우면서 핀잔을 주었다.


“그러게 약팔이는 욕심이 과하다고 조언했잖습니까.”

“제기랄! 고블린도 제 굴에서는 먹고 들어간다더니! 아악!”


‘고블린은커녕 드래곤인 것 같지만 말이야.’


차분한 죠르도와 달리 케른은 부어오른 오른손을 치료할 생각도 않고 마구 날뛰었다. 구겨진 자존심과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파토가 난 사업 때문에 그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 옛날 버릇도 못 버리고. 시궁쥐 같은 더러운 놈들이랑은 언제까지 놀아날 셈입니까? 쥐새끼들 대장이라도 하고 싶어졌습니까?”

“...”


케른은 죠르도의 말에 휙 고개를 돌렸다. 희번덕이게 떠진 눈으로 그는 다가와서 씹어 내뱉듯 말했다.


“그 누구도! 나한테! 그렇게 말할 순 없어! 아무리 너라도!”


케른이 손가락을 금방이라도 찌를 것처럼 들이밀자 죠르도의 안색이 급격하게 차가워졌다. 그는 손가락을 가볍게 쳐내며 중얼거렸다.


“...여전히 곱게 말해주면 말귀를 못 알아 처먹네.”


평소의 사근사근한 목소리가 아니라 천근 같이 묵직한 목소리였다. 갑자기 변한 죠르도의 태도를 보고 케른이 움찔했다. 하지만 그는 떨리는 속내를 감추기 위해 주먹을 들었다.


“내가 언제까지고 네놈 말만 들을 것 같아! 그때의 나랑은...억...”


케른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는 복부에 틀어박힌 주먹을 보고 다시 고개를 들었다.


“끄윽...”


신음을 흘리며 케른은 그대로 쓰러졌다. 케른이 복부를 움켜쥐고 바닥에 뒹굴자 죠르도는 가볍게 손을 털었다.


“그때의 나랑은 뭐?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더 해봐. 그래도 지부장이라고 얼굴은 안 쳤으니까.”

“꺼...헉...”


제대로 숨도 쉬지 못하고 컥컥 대는 케른. 그를 보고 죠르도는 다시 싱긋 웃었다. 어딘가 섬뜩한 웃음이었다.


그는 케른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그의 앞머리를 쥐었다. 들려진 그의 얼굴을 보고 그는 사근사근하게 말을 해주었다.


“잘 들어. 거리에서 굴러먹던 걸 누가 이렇게까지 만들어줬지? 그리고 지금 우리 위치가 어디에 있지? 똑똑히 기억해둬.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까.”

“끅...”


케른은 대답을 못하고 몸을 떨었다. 잊고 있었지만 언제나 그의 위에는 죠르도가 있었다. 잠시 흥분하여 그 사실을 잊고 만 실수를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었다.


“그, 그런 섬뜩한 눈으로 보지 마...”

“그럼 알아서 잘 해야지? 응?”

“윽!”

"쯧."


죠르도는 혀를 차며 거칠게 손을 놓았다. 바닥에 고꾸라진 케른을 두고 죠르도는 일어나 에반이 나갔던 방향을 봤다. 그는 누군가를 떠올리며 싱긋 웃었다.


“다음 방문이 기대되는군요.”


뼛속까지 시린 목소리가 방 안에서 조용하게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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