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최강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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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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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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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쌤쌤

DUMMY

잠에서 깬 건호가 한동안 멍한 얼굴로 앉아 있다가 겨우 침대에서 몸을 뺐다. 샤비트가 지만을 구박하고 불이 나게 20층으로 올라갔지만 찜찜하였는지 나머지 눈썹을 마저 그리고 19층으로 내려왔다.


“괜찮으냐? 혹시?”


의뢰에 다녀온 것인지를 물었다. 순간 건호는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건호의 얼굴에 망설임이 드러나자 샤비트의 아미가 좁혀졌다.


“하아.. 이것을 뭐라고 설명하지?”


“있는대로 말을 하면 된다.”


“일단 의뢰는 아닌 것 같아.”


단서를 단 건호가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구 한번 없이 조용히 듣고만 있던 샤비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꿈 꿨냐? 개 나오는 꿈?”


“.... 그러게. 꿈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권속들이 기다린다. 정신 차리고 놀러 갈 준비나 해라.”


샤비트가 건호의 등을 세게 후려치곤 건호의 방을 나서며 늘 품에 간직하고 있는 통신구를 슬며시 쥐었다.


**


[아니다. 우리는 건호군에게 의뢰를 한 적이 없다.]


“그럼 저놈이 꿈을 꾼 거라고? 방안에서 사라진 명백한 증거와 증인이 있는대도?”


[일단, 알아보겠다. 하지만 지구 차원은 우리의 관할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다. 그러니 샤비트! 그 사이에 건호군에게 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지켜보도록!]


“니네가 안 건드리면 쟤는 잘 먹고 잘 살 놈이야. 내 허락 없이 한번만 더 저놈을 마음대로 끌고 가면 사생결단 날 줄 알아.”


샤비트가 신경질적으로 통신을 끊었다. 살룬에게 뭔가를 얻어내기 위해서 과하게 밀어붙여 보았지만 살룬은 어제, 오늘 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는 듯 보였다. 그러나 샤비트는 그러한 살룬의 반응을 온전히 믿지 않았다. 그놈은 누가 뭐라고 해도 마계 제 1 마왕이었다. 그의 깊고 깊은 마음속에 마왕으로서의 본능이 어디로 가는 것이 아니므로 늘 경계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샤비트의 고개는 좌로 기울었다.


“뭐지? 그놈이 아니면 저놈에게 그런 짓을 할 놈이 또 누가 있지?”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그날 폐공장에서 건호가 가져갔던 꿀꿀하면서도, 침침하여 아주 기분이 좋아지는 기운이 느껴진 반지!


“그 반지를 낀 후에 기절을 했고... 마왕들에게서나 느낄 수 있는 기운이 잠시 느껴졌었지. 지구에는 그러한 힘을 주는 물건이 없다고 들었는데.. 하여간, 우지만이는 믿을 수가 없다니까!!”


결국 모든 잘못을 지만의 탓으로 돌린 샤비트가 개운한 표정으로 방문을 열고 나갔다.


**


대부대가 출동했다. 19층, 20층, 태식의 가족들, 그리고 왜 끼었는지 모를 특수본 팀원들까지 많은 인원들이 미니버스에서 흥겨워하고 있었다. 오늘도 운전은 태식의 몫이었고 보조석은 건호의 차지였다.


“형님, 무슨 일 있으셨어요?”


“응? 왜?”


“아니, 표정이 좋지 않아서요. 어제하고 완전 반댄데요?”


“갱년기가 오려나? 조증과 울증이 왔다갔다 하네.”


건호가 웃으며 농을 하자 태식도 피식거렸다. 건호가 시선을 차창에 두자 두 사람 사이에 다시금 침묵이 감돌았다.


“아 참, 형님! 오는 길에 대본 받아왔습니다. 마지막 2회분 빼고 대본이 다 나왔던데요?”


“벌써?”


태식이 뒷자리에 있는 가방으로 손을 뻗으려고 하자 건호가 얼른 일어나 태식의 가방을 대신 집어 들었다. 다음 주말부터 촬영을 하게 될 11회 대본을 읽기 시작한 건호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거... 뭐야?”


“왜요? 형님?”


어제 밤부터 자신이 겪었던 일들이 대본에 그대로 녹아 있었다. 심지어 자신이 한 말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대사로 적혀있었다.


“아.. 아니야. 너 최 작가님에 대해서 잘 아냐?”


“최수연 작가님요? 유명한 분이잖아요. 근데 사실은 최수연 작가의 얼굴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왜?”


“방송국에 얼굴을 비치질 않거든요. 드라마 기획단계에서 피디 얼굴 한번 보고 그게 끝이래요.”


“그래?”


건호가 대본을 마저 읽으면서도 방송작가 최수연에 대한 궁금증이 돌기 시작했다. 새로 나온 대본을 통해 어제 자신의 경험이 최수연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너, 최 작가 집이 어딘 줄 아니?”


“글쎄요? 저는 모르는데 민 피디님은 알지 않을까요?”


“그렇겠네.”


건호가 휴대폰을 들어 민정욱과 통화를 하더니 이내 실망한 얼굴이 되었다.


“왜요? 모른대요?”


“어.. 모른대.”


“그러니까 유령작가라는 말이 나오지. 하여간 독특한 분이긴 해요.”


태식이 대수롭지 않게 말을 했지만 건호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에이, 설마... 아니겠지.’


생각은 그리하였어도 건호의 얼굴에 긴장감이 맴도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


강원도 초입에 있는 이름 모를 야산을 등지고 2천평 규모의 글램핑장이 있었다. 고가의 텐트와 캠핑용품을 구입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텐트부터 캠핑 장비까지 일체를 빌려주는 그런 캠핑장이었다.


팬션에 비해 가격이 절대 저렴하지 않았지만 시설이 좋았기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쉽게 자리를 구하기 어려웠다.


“우와, 형님! 통도 크셔!”


“내가 그런 거 아니야. 저기 큰 손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 가시네.”


큰 손 샤비트가 아름이의 손을 잡고 캠핑장 주변을 돌아보고 있었다. 연예인인 건호가 편히 쉬다 가라는 차원에서 캠핑장 전체를 빌렸다고 하였지만 사실 건호는 다른 이들과 어울리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었다. 오히려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을 꺼려 하는 이는 샤비트였다. 즉, 캠핑장을 전세 낸 진짜 이유는 오로지 샤비트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적어도 건호는 그렇게 알고 있었다.


각자 팀별로 적당한 텐트를 잡았다. 텐트가 20동 가까이 있었는데 사용하는 텐트는 겨우 6개 뿐이었다.


“좀 아까운데?”


건호가 비어 있는 텐트들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어느새 건호 곁으로 다가온 지만이 씨익 웃으며 전혀 아깝지 않은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텐트가 모자라면 모자랐지 남진 않을걸요?”


“왜?”


“민지가 안 왔잖아요.”


“.... 아.. 우리 병아리들?”


후발대가 있었던 모양이다. 캠핑장 여주인이 건호를 발견하고 달려왔다. 하선우의 오래된 팬이라고 하였다. 건호가 웃으며 손을 잡아주곤 특별히 스케치를 약속해 주고 겨우 풀려날 수 있었다.


“어디서든 인기인이라니까..”


지만이 피식거리며 전화를 받았다.


“어.. 다 왔다고? 알았다.”


전화를 끊은 지만이 건호에게 물었다.


“형, 몸은 좀 어때요?”


“괜찮아.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그게 아니라.. 오늘 저녁은 형이 만들어주는 짜장면이라는대요?”


건호가 와락 인상을 썼다.


**


후발대로 45명이 도착했다. 45인승 관광버스를 가득 채워온 것이다. 웍을 잡은 건호의 손이 바삐 움직였다. 태식과 지만이 건호의 보조로 참가했지만 양파를 깐 것 외에는 딱히 활약을 하지 못했다.


어둑해진 캠핑장에 화려한 불쇼가 계속되더니 짜장면 20인분이 먼저 나왔다. 건호가 다시 짜장을 볶는 사이 태식과 지만이 면과 짜장 소스를 담아 일행들에게 내주었다. 건호의 웍질은 거의 1시간 동안 계속 되었지만 짜장을 요구하는 손길은 줄어들지 않았다.


“형, 리필 받지 말까요?”


건호가 손목을 주무르자 지만이 찔러보았다.


“짜장 끝!”


그냥 찔러 본 것인데 건호가 끝을 선언했다. 건호의 짜장면을 더 먹겠다고 아우성인 이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 있는데 건호가 웍을 씻어버리자 당황한 것은 지만이었다. 그런 지만을 힐끗거린 건호가 입꼬리를 올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짬뽕 개시!”


다시금 건호의 화려한 불쇼가 시작되었다.


**


병아리들이 설거지를 책임지겠다고 하여 건호도 느긋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건호의 저녁 메뉴는 짜장 소스를 얹은 계란 볶음밥이었다.


“아직 볶음밥은 아닌 모양이네.”


돌을 씹는 표정으로 볶음밥을 떠먹으며 한숨을 내쉬던 건호가 슬며시 그릇을 내려 놓았다.


“잠깐 산책 좀 하고 올게.”


절대 밥이 맛이 없어서는 아니었다. 그저 오늘따라 입맛이 없었던 것 뿐이다. 캠프파이어 준비가 한참인 병아리들을 피해 한적한 캠핑장 정문을 나섰다. 군데군데 켜진 가로등불 아래로 펼쳐진 시골길이 멋스러웠다. 건호가 그 길에 한걸음 내딛으려고 할 때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민지구나?”


“네.. 아저.. 아니, 오빠!”


“몸은 괜찮은 거지?”


“네, 저는 괜찮아요. 근데.. 오빠는...”


민지가 머뭇거리며 말을 다 잇지 못했다.


“믿기지 않은 이야기를 들은 모양이구나.”


민지가 말 대신 고개를 주억였다. 이후 건호도 말 없이 소박한 오솔길을 걷기만 했다. 10여분을 걸으니 시골 모종이 있었다.


“잠시 앉을까?”


“...네”


두 사람이 나란히 모종 모서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와우... 별이 끝내준다. 그렇지?”


“미안해요. 아저씨.”


동문서답이었지만 의미가 충분히 전달되었다.


“뭐가?”


“다요.. 전에부터.. 이번에도..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사과도 못하고..”


민지가 쭈뼛거리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자 건호가 조용히 손을 들어 민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는 내 동생이잖아. 그치?”


“....네.”


“그럼 된 거야. 그날은 나도, 지만이도 한 마음이었어. 단지 내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 뿐이야. 그리고.. 그때는 나도 가족이라는 걸 가져본 적이 없어서 서툴렀어. 네가 충분히 오해할만 했고.. 그러니까 쌤쌤?”


건호가 팔꿈치로 민지의 팔을 툭치며 웃자 그제야 민지도 웃었다.


“쌤쌤!”


오래전, 민지가 불시에 사무실로 쳐들어와 난리를 치면 건호는 조용히 자장면과 탕수육을 시켜 민지 앞에 조공으로 바치며 늘 그랬다. 쌤쌤?


민지도 그랬다. 쌤쌤!


**


작가의말

아쉬운 소식을 하나 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원래 공지드린 것 처럼 1일 1연재로 돌아가겠습니다.


이유를 설명드리자면 일단 비축분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스토리가 엉키는 바람에 일주일간 글을 전혀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나올 사람은 다 나왔고 이제 슬슬 본론을 꺼내 놔야 하는데 여기서 딱 엉키고 말았습니다. 아, 물론 제 기준에서 입니다. ^^


그런 상황에서 그것보다 더 큰 문제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출판사 쪽에서 현재 유료 연재중인 오덕팔 이야기의 2부를 계속 연재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습니다. 계약은 계약이니 당연히 2부를 써야 하는데 허락된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행히 1/3가량은 집필을 해놓은 상태인지라 100~120화정도만 더 집필하면 완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물론 시놉상으로는 3부도 있기 때문에...)


하여 일단 이 소설의 집필을 중단하고 오덕팔 이야기의 2부를 끝낸 후에 이 소설의 집필을 다시 할까합니다. 연재 중단은 아닙니다. 퇴고가 되지 않아서 당장 연재는 어렵지만 작성된 초고 상으로는 20화분 이상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짬짬이 퇴고를 하여 연재토록 하겠습니다(혹사리도 그 사이에 스토리가 풀리면 더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만...).


무슨일이 생겨도 연재는 계속된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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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토성 +2 20.01.20 234 10 11쪽
124 기습 +2 20.01.19 237 7 11쪽
123 녹둔도 +1 20.01.18 242 8 12쪽
122 둔전관 +1 20.01.17 275 7 11쪽
121 이몽서 +1 20.01.16 282 9 11쪽
120 이순신 +2 20.01.15 270 9 12쪽
119 불량검사 +2 20.01.14 285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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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위기탈출 +1 20.01.12 302 14 9쪽
116 회귀 +1 20.01.11 305 12 11쪽
115 실패 +1 20.01.10 307 10 12쪽
114 결전전야 +2 20.01.09 317 13 10쪽
113 기습 +2 20.01.08 357 13 10쪽
112 다크웹 +1 20.01.07 336 15 10쪽
111 결의 +4 20.01.06 366 14 10쪽
110 결혼상대 +1 20.01.05 354 13 11쪽
109 도미노 +1 20.01.04 337 17 12쪽
108 낮추다. +1 20.01.03 347 15 11쪽
107 탐정 김춘만 +3 20.01.02 361 19 11쪽
106 진상 +3 20.01.01 357 17 12쪽
105 변종 신물 +3 19.12.31 383 17 11쪽
104 오철운 +1 19.12.30 443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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