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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둥이아빠
작품등록일 :
2019.10.25 19:39
최근연재일 :
2019.11.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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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1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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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FC바르셀로나 후베닐 A(2)

DUMMY

[25화]


톡-톡


라몬은 부드러운 볼 터치로 공을 세워 놓고 곧바로 패스를 전개해 나갔다.

지금까지 하부리그에서 봐 왔던 패스와는 확실히 질이 다른 패스를 보여줬다.

그때.


다다다다닥


“모오오오오오온!”


라몬을 애타게 부르짖으며 수비 뒤로 돌아가는 모레노.

그를 본 라몬은 그대로 공을 찍어 차 올렸다.


토옥


라몬은 아웃프런트로 일부러 공의 회전을 반대로 준 듯 보였다.

공이 땅에 바운딩 됐을 때 날아가던 반대 방향으로 튀어 공격수의 발 앞에 가게끔 만드는 영리한 플레이.

예상대로 공은 땅에 닿자마자 달려가는 모레노의 방향으로 튕겨 나갔다.

하지만 모레노는 이를 생각 못 하고 무작정 공 오는 쪽으로만 냅다 뛰어갔다.




자신에게 돌아오는 공에 놀란 모레노는 무심결에 다리를 들어 올려 무릎으로 공을 쳐 냈다.

덕분에 공은 엉뚱한 곳으로 뻗어나 가며 그대로 골라인 아웃.


“몬!! 패스 제대로 해! 그렇게 주면 내가 어떻게 받아!! 멍청한 놈!”


모레노는 진정 사람이기를 포기했는지 애꿎은 라몬에게 화풀이를 짖어댔다.

그 와중에 나는 반가운 신호를 포착했다.

방금 전 상황을 두 눈으로 지켜본 가리시아 감독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마에 손바닥을 갖다 댔다.

나는 괜히 조끼를 만지작거리는 소리를 일부터 크게 냈다.

하지만 가리시아 감독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런 씁.


전반 30분을 넘어갔지만, 아직 두 팀 모두 무득점 상황.

경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점유율 축구의 단점이 고스란히 경기에 나타났다.

짧은 패스로 공을 소유하며 점유율은 높으나 이렇다 할 공격 찬스가 없으면 지루한 패스 대잔치만 벌어진다.

상대 팀도 더이상 공을 따라가지 않고 지역방어를 하며 자리를 지켰다.

사실 제일 큰 문제는 모레노 저 녀석이다.

공격찬스는 공격수의 움직임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게 반 이상이다.

하지만 모레노는 최전방에서 자리만 차지할 뿐 패스를 받으러 내려오거나 상대 수비를 끌어들이는 행위조차 하지 않았다.

경기와 전혀 상관없는 이상행동을 보여주기만 할 뿐.


“아아악!!!”


볼의 위치와 전혀 관련 없던 상대방 수비수가 갑자기 잔디에서 뒹굴었다.

모레노는 주심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며 자신이 한 짓이 아니라는 걸 표정으로 어필했다.

하지만 상대방 수비수가 모레노를 가르키며 그의 접촉 사실이 탄로 났다.


“저 미친놈이! 내 발을 밟았어!!”

“무슨 헛소리야! 난 내 길을 갔을 뿐이야!”


주심은 그 상황을 직접 못 봤기 때문에 부심에게 달려갔다.

서로 몇 마디 주고받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주심은 뒷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모레노를 향해 달려갔다.

노란 카드를 보자 이번에는 웃지 않고 오른손을 들어 올리며 버럭 화를 냈다.


“왜!! 난 잘 못 한 게 없다고!”


모레노는 바닥에 침을 툭 뱉고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며 벤치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더니 감독을 향해 씩 웃으며 ‘나 잘했쮸? 라는 표정을 짓는 모레노.

가리시아 감독은 경기전 모레노에게 수비수를 농락하여 공간을 창출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설마 농락하다(Estropear)라는 단어를 다치게하다(Golpear)로 잘못 알아들은 건가.

그러거나 말거나 가라시아 감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만 할 뿐이었다.


경기가 시작한 지 20분.

여전히 득점상황 없이 답답한 경기를 펼치고 있을 무렵.

가라시아 감독이 벤치에서 일어나 팔짱을 낀 채 코치진 쪽으로 다가갔다.

자신이 메모하고 있던 수첩을 보여주며 뭔가를 지시하더니.

잠시 후.

후베닐A 수석코치 산티 라마사가 벤치에서 일어나 내가 앉아있는 벤치로 걸어왔다.


“엽! 몸 풀어!”


흐흐흐.

드디어 내 진가를 보여줄 때가 온 건가.


나는 몸을 풀며 경기를 지켜봤다.

라몬은 중원에서 전방으로의 볼 배급을 시도했다.

하지만 좀처럼 뚫리지 않는 수비벽.

그리고 어이없게 공을 차단당한 모레노.

모레노는 오프 더 볼 상황에서의 움직임을 보니 수비 사이에서 전혀 갈피를 못 잡는 눈치였다.

공간을 파고드는 타이밍이 두 박자 반 정도 느렸고 덕분에 라몬이 패스할 타이밍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들어와서 수비 가담해 모레노!!”

“거기 아니야 모레노!! 사이드 사이드!!”


결국 폭발한 가라시아 감독은 들고 있던 수첩을 집어 던졌다.


삐-익!


교체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모레노는 모른척하며 잔디에 주저앉아 축구화 끈을 풀었다 다시 묶는 모션을 취했다


“모레노! 빨리 나와!”


보다 못한 라마사 코치가 모레노를 향해 외쳤다.


“젠장! 왜 나야?! 신발 끈 풀리도록 열심히 뛰고 있는데!”


어우 저 인성 보게.

그라운드의 악동 루이스 수아레즈도 이 정도는 아니겠다.

아니다···이 정돈가?


모레노는 주심이 다가가고 한마디 듣고 나서야 일어나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그리고 나를 째려보며.


“idioma chino!”


참고로 저 말은 동양인, 특히 중국인을 비하할 때 쓰는 스페인어이다.

그래?

그렇다면 나도 한마디 해주지.


“Nihao~”


나는 모레기를 향해 방긋 웃으며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모레노는 성난 황소처럼 씩씩대며 나에게 돌진하려 했지만, 이를 옆에서 보고 있던 부심이 모레노를 붙잡았다.


“너 이 새끼 가만 안 둬! 놔 이거!”


그러든 말든 나는 유유히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가벼운 발걸음과 함께.


##


투-욱


라몬이 수비 사이로 절묘하게 찔러준 공은 최전방 공격수를 맡고 있던 이호엽의 발에 정확히 들어왔다.

이번이 벌써 이호엽에게 이어지는 라몬의 세 번째 킬패스였다.

이호엽은 빠르게 다가오는 공을 부드러운 터치로 잡아내는 동시에 슈팅 각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는 그대로 강력한 오른발 슈팅.


퍼-엉


발등 중앙에 제대로 맞은 공은 낮고 빠르게 직선으로 뻗어 나갔고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빠지며 골망을 흔들었다.


“Gooooool!!!”

“Lee!!”

“Buen gol!!!(나이스 골!)”


이호엽의 허를 찌르는 빠른 침투 시도로 충분한 패스공간을 만들어 냈고 라몬은 주저 없이 킬패스를 시전했다.

그야말로 15살 동갑내기 소년들이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가라시아는 이호엽의 깔끔한 볼 터치와 문전 에서의 침착함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


‘라몬의 패스도 패스지만, 이호엽··· 저 녀석도 보통이 아닌걸? 저 빠르고 불규칙적인 공을 아무 힘도 들이지 않고 안정적으로 받아내다니··· 게다가 성인 선수 못지 않은 여유로움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엽이 들어가고 나서부터 경기 흐름이 우리 팀으로 완전히 넘어왔어···’


순전히 우연이라고 하기엔 이호엽의 활발한 움직임이 계속해서 포착됐고 수비수를 몰고 다니며 공간을 열어놓으며 결국 골로 연결했다.


‘허어···’


그때.


“아오 저걸 또 저렇게 주워 먹네! 저 동양인 녀석”


가리시아의 생각을 흐트러 놓은 모레노의 걸걸한 목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었다.


“방금 저 골 말이야. 사실 우리 할머니가 와도 저 정도는 할 수 있어! 그냥 발만 갖다 대면 골이거든 크크크흐.”


벤치에 눕다시피 앉아있던 모레노는 옆에 가만히 앉아있던 마크에게 비웃으며 말했다.

앞에 서 있던 가라시아는 그 말을 듣자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꾹 참았다.

정확히는 이호엽의 움직임을 조용히 감상하기 위해서.


삐-익!


경기가 재개되자 상대 팀은 빌드업을 하기 위해 자기 진영에서 공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호엽은 왕성한 활동량과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공수에서의 활발한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장을 누비며 전방압박을 펼치던 이호엽은 공을 따라다니는 단순한 압박이 아닌 상대 수비수의 움직임을 고려하는 지능적인 압박 플레이를 구사했다.

하지만 그보다 가리시아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든 건 따로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이호엽은 수비수가 패스하는 공의 다음 방향을 정확히 꿰고 있었다.

윙백 수비수가 중앙으로 공을 돌릴지, 뒤로 백패스를 이어나갈지, 그것도 아니라면 그대로 앞으로 치고 나갈지 예측 자체가 힘든 위치임에도 이호엽은 자신 있게 그 방향으로 발을 뻗었다.

수비수 움직임을 예측해서 공을 빼앗는 것도 기술이면 기술이지만 이건 순전히 운과 감에 의해 결정되는 시퀀스이다.


‘뭐지···’


가라시아와 같은 정상적인 축구인들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이호엽의 확신에 찬 압박 움직임과 어린 선수 같지 않은 노련함.

하지만 안타까운 건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호엽 본인만 알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


[Pause (경기 멈춤)]

회수 하시겠습니까?

- 회수 포인트 : 32P


윽···이런

이번에도 공을 놓쳐버렸다.

다음에는 왼쪽이닷!


“회수!”


[Resume (경기 재시작)]

회수를 시작합니다.

남은 회수 포인트 31P 입니다.


[회수를 시작합니다. 쓰리, 투, 원]


투-욱

됐다!

두 번의 회수 만에 윙백의 다음 패스 방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대로 발을 뻗으니 윙백 가랑이 사이로 공이 빠져나갔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공을 향해 내달렸다.


투욱-투욱


나는 비어있는 사이드 공간을 바라보며 긴 터치로 공을 몰았다.

그때 중앙 쪽에서 내게 다가오는 수비수가 보였고 내게 가까이 불으려 할 때.


토-옥


나는 점프와 동시에 뒷발을 이용해 공의 방향을 반대 방향으로 완전히 꺾으면서 동시에 드리블 진행 방향을 반대로 전환했다.

완벽한 힐찹(Heel Chop)기술이 먹혀들어 갔고 순간적으로 발이 꼬인 수비수는 그대로 잔디로 나가떨어졌다.

그리고 내 눈에 들어온 골키퍼의 위치.

골대에서 조금 많이 앞으로 나온 곳에 서 있는 골키퍼를 보고는 그대로 아웃프런트로 공을 찍어 차올렸다.

골키퍼 키를 조금 넘기며 뻗어 나가던 공은 골대 구석으로 빨려들어···

하지만.


티-잉


···가지 않고 아쉽게 모서리 골대에 맞고 튕겨져 나갔고 그대로 골키퍼 손으로 넘어갔다.


“아오!”


만약 넣었으면 환상적인 골로 이어졌을 텐대···

주위에 있던 선수들과 벤치에서도 아깝다는 탄식이 들려왔다.

그렇다면.


[Pause (경기 멈춤)]

회수 하시겠습니까?

- 회수 포인트 : 31P


다시 차면 되지 뭐.


“후후훗··· 회수!”


회수를 시작합니다.

남은 회수 포인트 30P 입니다.


[회수를 시작합니다. 쓰리, 투, 원]


힐찹기술을 시전 한 이후 상황으로 돌아온 나는 골키퍼의 위치는 아까 확인했으니 이번에는 발의 감각에 좀 더 집중하고 그대로 아웃프런트 슈팅을 강행했다.


투-욱


이번에는 살짝 발목에 힘을 더 주었고 공의 궤적은 아까보다 낮게 휘어져 들어가더니 골키퍼의 키를 간신히 넘어 골대 안쪽으로 향했다.


“Gol, Gol, Gol, Gol!!!!”

“Qué Chevere!(정말 대단해!)”

“엽!! Fue un buen gol!!(멋진 골이었어)”


벤치를 향해 고개를 돌아보니 아까의 죽일듯한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경직된 무표정만이 모레노의 얼굴 위를 자 리잡고 있었다.

표정 보니까 많이 놀랐나 보네?

그건 그렇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온 물통 주워 인마.

모레노는 들고 있던 물통을 손에서 떨어뜨렸는지 그의 발 앞으로 물통이 데구르르 굴러가고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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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유럽 아카데미 리그(6) +3 19.11.11 1,053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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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유럽 아카데미 리그(3) +4 19.11.09 1,189 29 11쪽
17 유럽 아카데미 리그(2) +3 19.11.08 1,227 23 12쪽
16 유럽 아카데미 리그(1) +3 19.11.07 1,362 23 12쪽
15 Brooke Soccer 아카데미(5) +3 19.11.06 1,429 23 13쪽
14 Brooke Soccer 아카데미(4) +3 19.11.05 1,467 27 13쪽
13 Brooke Soccer 아카데미(3) +2 19.11.04 1,506 25 12쪽
12 Brooke Soccer 아카데미(2) +5 19.11.03 1,612 21 12쪽
11 Brooke Soccer 아카데미(1) +2 19.11.02 1,726 29 13쪽
10 해외 축구 유학 프로젝트(feat.MOL) +4 19.11.01 1,791 30 12쪽
9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 +2 19.10.31 1,817 25 13쪽
8 전국 중학교 축구대회(5) +4 19.10.30 1,903 33 14쪽
7 전국 중학교 축구대회(4) +2 19.10.29 1,952 37 12쪽
6 전국 중학교 축구대회(3) +3 19.10.28 2,104 31 13쪽
5 전국 중학교 축구대회(2) +4 19.10.27 2,292 32 12쪽
4 전국 중학교 축구대회(1) +6 19.10.26 2,589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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