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없는 판타지에 구원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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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6굴림실패
작품등록일 :
2019.10.2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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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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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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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마인 #7

DUMMY

격동의 시기에 달걀 샌드위치 안의 양상추마냥 끼어버린 인간은 주변 상황의 변화만으로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는 한다.

그 스트레스는 인간 본인이 자각하지는 못해도 때로는 행동으로서, 때로는 정신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표출하고는 한다.

꿈은 흔히들 수면 상태에서 뇌가 파편화된 기억을 조각모음 하는 과정을 슬쩍 엿보는 것이라고들 한다.

사람은 특히나 인상적으로 남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순간의 기억들을 꿈으로 꿀 확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종종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괴한 광경을 보고는 한다.



"프레두스 님 이건 또 뭡니까?"



포이부스는 지금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지하는 자각몽을 꾸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당장 꿈과 관련이 깊은 악몽의 신을 불렀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오늘은 그에게서 아무런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에우레테 님?"



악몽의 신이 응답이 없기에 포이부스는 이번에는 꿈과 꽃의 여신을 불렀으나 그 역시 대답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포이부스는 신들이 응답이 없자 다시 고개를 돌려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느껴지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곳에서는 태양 대신 신들의 화신과 그들이 하늘로부터 내뿜는 위광이 불타는 별들이 있는 하늘을 대낮처럼 파란색으로 물들이고, 하늘의 별들은 일자로 정렬된 채 신들의 화신에 밀리지 않을 정도로 크게 불타오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거기다 희안하게도 하늘에 떠 있는 둥그런 노란색의 2개의 달 중 하나가 파란색과 초록색이 뒤섞인 모습으로 보였다.


신들이 모여있는 장소는 포이부스가 단 한번도 본적이 없는 지역이었으나 신들이 모여있는 장소의 중심에는 포이부스가 있었다.

그곳에 있는 또 다른 포이부스는 힘의 악마화 주문도 외우지 않은 채 몸 곳곳에 피멍이 든 채 사냥의 신의 도끼와 작은 은회색의 구슬과 마추픽의 던전핵이 달린 지팡이를 들고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 은회색 구슬이 자신이 얼마 전에 만들어낸 구슬이라는 걸 알아본 포이부스는 그제야 이것이 미래의 광경이며 자신이 겪게 될 운명이라는 걸 깨달았다.


또 다른 포이부스 근처에는 엉망진찬이 되어서 쓰러진 인간과 수인과 오크와 엘프들이 즐비했고 그 중에는 포이부스가 아는 얼굴도 몇몇이 보였다.

신들은 굉장히 화가 난 것처럼 보였으나 하로나스의 만신전의 신들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고 또 다른 포이부스는 마침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잘못$%어요! 한%^#@만 봐주세요!



이상하게도 또 다른 포이부스가 하는 말은 지직거리는 소리가 섞여서 제대로 들리지 않았으나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에는 충분했다.

하늘에 2개의 달이 떠 있어서 신들에게 받는 데미지가 0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빌고 있다는 건 진짜 막다른 길에 몰렸다는 증거고 포이부스는 자신이 어쩌다가 저런 꼴이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이미 늦었다.


-넌 우리에게 모욕감을 줬어.



신들은 포이부스를 둘러싼 채 서로 손을 잡고 강강수월래를 하려는 것처럼 원을 그렸고 포이부스는 얼굴이 사색이 되어서 지팡이를 들고 뭔가 마법을 쓰려는 것처럼 보였으나 뭔가를 하기도 전에 포이부스의 몸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하로나스 님! 올'쏜 님! 에우#$%테 님! 드모'우$#@스 님! 제발 저 좀 살려@$%%@!



포이부스가 하늘을 바라보며 울부짖었지만 답은 없었고 포이부스는 진심으로 두려움에 떨면서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외쳤다.



-알고로스 님! 프레#$%!!스 님! 이난나 님! 킴푸루샤 님! 예수님 부처님 공자님 마호메트님 윌리스 캐리어님! 이그니 님! 흐어어엏어어엉#$!!^&%$!"



대체 무슨 상황이기에 또 다른 포이부스가 끝내 이그니까지 찾아가면서 빌고 있단 말인가?

대체 무슨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에 또 다른 포이부스가 저렇게 떨고 있단 말인가?

머지 않은 미래에 무언가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는 사살에 포이부스는 몸을 떨었고 그 때 신들 사이에 섞여있던 이들 중 하나가 앞으로 나서며 말하는 게 보였다.



-동네 신들! 저놈 좀 보소! 지 애비를 그렇게 싫어하던 놈이 지 애비를 찾으면서 엉엉 우는 걸 보니 저 후레자식의 최후가 머지 않았소이다! 이대로 놈을 둘러싸고 영상 클립을 따면서 끝장을 냅시다!



앞으로 나선 이는 다름이 아니라 포이부스에게 오랜 원한이 있는 발라테아였다.

발라테아의 말을 들은 신들은 굳은 의지와 확실한 신념을 가지고 포이부스를 감싼 채 합창을 하기 시작하였다.



-포이부스여 올라가라!


-떠도는 어두움이여 올라가라!


-포이부스여 승천해라!


-떠도는 어두움이여 승천해라!



신들이 주문을 외우면서 포이부스는 점점 지상으로부터 멀어져갔다.

팔다리를 허우적대고 뭔가 주문을 외워보지만 들고 있는 지팡이의 던전핵과 은회색 구슬이 빛났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모든 시도가 전부 실패하고 끌려가듯이 하늘로 날아가던 또 다른 포이부스는 눈물로 젖은 입에서 단말마를 내뱉었다.



-#$!%!^##님! 제발!


"허어억!"



그걸 끝으로 포이부스는 꿈에서 깨어났다.

포이부스는는 지금 어디인지 모를 평원이 아닌 신대륙에 마련된 요새의 침실에 있었고 온몸이 식은땀에 젖어있었다.

포이부스는 끔찍한 악몽 때문인지 숨이 턱 막혀와서 숨을 깊게 내쉬었고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을 활짝 열었다.

밖은 아직 동이 터오르지 않은 새벽이었고 포이부스는 하늘을 바라보았지만 그곳에 보인 것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보석바에 박힌 얼음처럼 빛나는 별들과 평범한 노란색의 초승달이었다.



"프레두스 님?"


-왜? 이제야 마음이 바뀐거냐? 그럼 당장 즈뮤 보쌈하러 가자


"그 이야기가 왜 나옵니까? 그리고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셨습니까?"


-그럼 야심한 새벽에 갑자기 날 부를 이유가 그거 말고 더 있어?



포이부스가 프레두스를 호출하자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악몽의 신 프레두스의 대답이 들려왔다.

그는 포이부스가 꾼 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건지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었고 포이부스는 고개를 흔들어 머리카락에 스며든 식은땀을 털어내며 다른 신을 불렀다.



"에우레테 님?"


-무슨 일 있어?



꿈의 여신 역시 아까와 달리 제대로 호출에 응답하였다.

포이부스는 아까 꾼 꿈이 최소한 하로나스의 만신전의 신들의 의지는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하로나스와 올'쏜까지 불러서 자신이 꾼 꿈에 대해 조금 털어놓았다.



-예지몽?


-하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안했는데?


-진짜 아무것도 안 한거 맞아?



하로나스는 원체 믿을 수가 없는 프레두스와 자기 동생이지만 가끔씩 폭주하는 에우레테를 의심스럽게 바라보며 말했고 올'쏜은 포이부스에게 물었다.



-그 전의 상황은 모르느냐?


"예, 제가 제대로 자각한 순간부터 꿈이 시작되었는데 그 전 상황은 도통 알 수가 없었습니다."



포이부스는 천천히 자신이 봤던 꿈속의 광경을 처음부터 천천히 설명하였고 올'쏜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수많은 종족의 병사들이 쓰러져 있었고 그 중에는 팔라딘들과 다른 국가의 장군급이 섞여있었다는 건 우리 만신전이 그렇게나 많은 신들과 대립하는 상황이 생겼다는 소리인데 우리가 그런 상황에서 포이부스의 도움 요청을 무시했다?


-너 뭔가 터무니없는 짓을 저지른거 아냐?



프레두스가 의심이 잔뜩 섞인 시선을 보내면서 묻자 포이부스는 화를 내며 대답했다.



"저 같이 가늘고 길게 살면서 치킨 뜯고 싶은 놈이 그럴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신들한테 대접할 치킨용 소스에다 하로나스의 눈썹을 뽑아서 넣은 게 걸렸다거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소리를 하고 계시네요."



포이부스는 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냐면서 프레두스에게 대꾸했고 악몽의 신은 그런 게 아니면 저렇게 많은 신들이 화를 낼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듯이 입을 삐죽내밀었지만 다른 신들의 공감을 사지는 못했다.



-그보다 너를 둘러싸고 올라가라, 승천해라 이런 식으로 주문을 외웠다고 했느냐?


"예, 이유는 모르는데 꿈속의 제가 그걸 당하면서 공포에 질려서 눈물 콧물 다 쏟던데요 그게 대체 뭡니까?"



올'쏜은 포이부스의 말을 듣고는 이상하다는 듯이 자신의 턱수염을 만지작거리면서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계속 고민을 하였다.



-이상하군 내가 들은 소문에 의하면 그 주문은 분명 승천 주문일 텐데 그걸 당했다고 그렇게 눈물 콧물 쏟을 이유가 없을텐데?


"승천?"


-반신으로의 승천 말이다.



올'쏜의 말을 들은 뒤 포이부스와 에우레테, 프레두스, 하로나스는 다 같이 똑같은 어리둥절한 얼굴이 되어서 서로를 바라본 뒤 신들은 다함께 반신 승천 옵션에 대한 설명을 읽기 시작하였다.



-그러네? 다른 신들이 필멸자를 승천시켜봤자 소유권은 필멸자의 주신이 가진다고 되어있는데?


-그냥 개꿈 아냐?



지금까지 진지하게 포이부스의 꿈 이야기륻 듣던 신들은 프레두스의 그 한 마디에 긴장감이 싹 사라져서 바로 해산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다시 흩어지려던 신들을 붙잡은 것은 다름이 아니라 에우레테였다.



-하지만 언니, 할아버님 성격이라면 분명 이 옵션 안에 숨겨놓은 기능 같은게 있지 않을까?


-그것도 그러네. 하지만 표시된 설명이 이것뿐이니 직접 사용해보기 전에는 더 알아볼 방법도 없고...



하로나스는 반신 승천에 들어가는 권능 포인트에 붙어있는 0의 갯수를 보고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고 프레두스는 그 상황에서 쓸데없는 말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어딜 필멸자에서 한방에 반신으로 승천하냐! 최소한 한 번 죽은 다음 정령으로 근속년수는 채우고 해야지!


"어무이 저 죽으면 꼭 어무이 권속으로 해주세요 제발요"


-하아...



죽은 뒤에도 휴식 없이 포이부스를 부려먹겠다고 선언하는 악신의 말에 하로나스는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일단 포이부스는 이그니의 부족에서 태어났기에 아마 죽게되면 게임시스템에서 이그니 6, 하로나스 4 정도로 포이부스의 영혼에 대해 권한이 부여될 게 분명했다.

조금 억지를 부려서 포이부스가 죽었을 때 이그니를 반쯤 조져놓으면 하로나스가 마음대로 할 수 있겠지만 하로나스 성격상 아무런 명분도 없이 이그니를 박살내는 건 어지간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런 명분도 없이 조져버리면 좀 그러니 다음에 불의 신께서 헛짓거리하면 그거 명분삼아서 조지시죠."


-그래야겠네요.



하로나스는 이그니의 성격상 머지 않아 이상한 짓을 한 번 더 할 테니 그때 포이부스 말대로 그 일을 명분삼아 조져놓고 포이부스에 대한 권한을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하였고 벌써부터 에우레테는 이그니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는 프레두스의 입을 민트 잎으로 막아버렸다.



-그러고보니 지혜의 신 녀석 지지난 번 게임에서 필멸자 하나를 반신으로 승천시켰다는 소리를 들었던거 같은데


-아조씨, 긴급 메시지! 긴급 메시지!



올'쏜이 뭔가 기억이 나려는지 과거에 대해 회상하려고 하던 그때 갑자기 방 구석에 놔둔 번개 정령 통신기의 번개 정령이 메시지 도착을 알리기 시작했고 포이부스는 몸의 식은땀이 다 마르기도 전에 통신기로 달려가 그곳에 쓰여진 메시지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베스코스와 동해청와 충돌. 지시요청. 팔라딘 모르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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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업보(業報) (完) +53 21.02.10 2,000 88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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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 결착의 시간 #11 +13 21.02.04 1,180 53 14쪽
283 결착의 시간 #10 +6 21.02.02 916 49 14쪽
282 결착의 시간 #9 +12 21.01.28 990 42 17쪽
281 결착의 시간 #8 +7 21.01.26 898 44 17쪽
280 결착의 시간 #7 +12 21.01.21 928 45 12쪽
279 결착의 시간 #6 +10 21.01.19 937 45 18쪽
278 결착의 시간 #5 +9 21.01.14 962 49 15쪽
277 결착의 시간 #4 +10 21.01.12 919 43 12쪽
276 결착의 시간 #3 +6 21.01.07 966 41 12쪽
275 결착의 시간 #2 +3 21.01.05 952 51 12쪽
274 결착의 시간 #1 +12 20.12.31 1,000 48 13쪽
273 카르바노그 #10 +18 20.12.29 1,034 50 23쪽
272 카르바노그 #9 +6 20.12.24 926 42 14쪽
271 카르바노그 #8 +12 20.12.22 958 41 18쪽
270 카르바노그 #7 +10 20.12.17 934 38 13쪽
269 카르바노그 #6 +6 20.12.15 990 38 11쪽
268 카르바노그 #5 +6 20.12.10 935 40 15쪽
267 카르바노그 #4 +5 20.12.08 917 41 12쪽
266 카르바노그 #3 +14 20.12.03 948 48 11쪽
265 카르바노그 #2 +9 20.12.01 942 44 15쪽
264 카르바노그 #1 +5 20.11.26 983 42 12쪽
263 혈마인 #11 +4 20.11.24 946 39 16쪽
262 혈마인 #10 +4 20.11.20 946 46 14쪽
261 혈마인 #9 +8 20.11.17 951 4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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