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내가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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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휴헤
작품등록일 :
2019.10.30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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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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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탑으로 - 4

DUMMY

넓은 공간에 100여 명의 마법사가 진형을 갖추고 서 있었다.

그들의 앞을 보호하듯이 거대한 골렘들이 마찬가지로 거대한 방패를 들고 서 있었다.

여기까지는 예상 내의 전력.


‘숫자 자체는 생각보다 많지 않아. 그런데···.’


상수는 마법사 주민들을 대충 로브를 걸치고 있는 노인들을 상상했었다.

실상은 달랐다.

주민들은 금속제 갑옷으로 전신을 감싸고 있었다.

그것도 그냥 평범한 철제 갑옷이 아니었다.


“마갑(魔甲)이군요.”

“마갑이요?”

“마법 공학의 기술이 접목된 갑옷입니다. 뛰어난 방어력은 물론, 착용자의 신체 능력을 올려주거나 자동으로 공격을 요격해주는 등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고 전해집니다. 분명 실전된 기술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성능인지 알 수 있습니까?”

“숲속에서 우연히 마갑을 주운 민간인이 훈련받은 기사를 1대1로 싸워 이겼다는 말이 있습니다.”

“끄응.”


마법사의 최대 단점은 신체 능력이 낮다는 것.

그런데 저기 있는 마법사들은 최소 기사급의 전투능력을 보여준단다.

마법을 제외하고서라도 말이다.


상수는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려 오는 듯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패트릭이 상수에게 다가왔다.

언제나 서글서글한 미소를 짓던 그였지만, 지금 그의 표정은 심각하기 그지없었다.


“주위를 보십시오.”

“예?”

“너무 넓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말을 듣고 보니 공간이 넓어도 너무 넓었다.

마을 하나는 가뿐히 들어갈 정도의 공간.

위로 올라갈수록 층 넓이가 좁아지는 탑의 특성상 1층보다 넓은 공간이 있다는 건 확실히 기묘한 일이었다.


“단순히 감각을 속이고 있지는 않은 것 같군요. 공간 자체를 늘리고 있어요.”

“...그런 것도 마법으로 가능한가요?”

“이런 대규모 마법을 계속 유지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마나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저들이 그 마나를 충당하는 것 같지는 않군요···. 분명 흑마법일 겁니다.”


막강한 적과 그들의 홈그라운드에서 싸운다는 것.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 사실을 적들도 잘 아는지, 대표자로 보이는 한 명이 나와 외쳤다.


“지금이라도 조용히 탑에서 나간다면 그냥 보내주겠다. 재화나 기술, 마법에 대한 지식을 원하면 과하지 않은 수준에서 알려줄 수도 있다. 하지만 끝까지 싸우겠다면, 단 한 놈도 살려 보내지 않겠다.”


번쩍번쩍 빛나는 보라색 마갑을 입은 마법사의 항복 권고.

하지만 믿음으로 똘똘 뭉친 원정대원들은 도리어 전의를 다졌다.


“항복 권고를 하는 걸 보니 저들도 저희랑 싸우는 걸 원치 않나 보군요.”

“이쪽 전력도 만만치 않으니까요. 어쨌든 저놈이 주둥아리를 더 놀리기 전에 싸움을 시작해야겠군요. 1조 앞으로!”


패트릭의 신호가 떨어지자 예의 그 집중포화가 시작됐다.


“홀리캐논!”

“홀리캐논!”


“2조 앞으로!”


“홀리캐논!”

“홀리캐논!”


신성한 탄환이 쉴 새 없이 발사되고, 폭발하면서 굉음과 연기를 만들어냈다.

그렇게 3개의 조가 2번씩 폭격을 마쳤을 때, 패트릭이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중지 명령을 내렸다.


“허허. 이 정도면 충분히 해치웠을 겁니다.”

“...”

<그런 말을 하면···!>


자욱한 연기가 걷히고, 주민들이 그 모습이 드러났다.

상처 하나 없는 멀쩡한 모습을.


“아니!”

“이럴 수가!”


붉은 마갑을 입은 마법사가 어깨를 털면서 조소를 흘렸다.


“겨우 이 정도인가? 방어용 골렘조차 뚫지 못하지 않았는가?”


충격적인 일이었다.

대륙 제일의 화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공격이 골렘조차 못 부수다니!

지금껏 부동심을 유지하던 원정대원들이 웅성거렸다.


하지만 모두가 충격에 빠져있을 때, 상수만은 냉철히 계산을 거듭했다.


‘그 정도 포격을 맞고 버틴다고? 설령 버텼다고 해도, 팔다리 하나쯤은 부서졌어야 정상이야. 그렇다면···.’


상수가 배에 힘을 주며 크게 외쳤다.


“마법 보호막이다! 저들은 지금 마법 보호막으로 골렘을 보호한 뒤, 우리의 마음을 흔들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다!”


상수는 지금 대전사라는 지위를 가지고 있다.

시그마를 믿는 이들에게는 신 다음가는 존재.

덕분에 혼란은 빠르게 가라앉았다.


“맞아! 비겁한 악신의 개새끼들. 우리를 속이려 하다니.”

“역시 대전사님이야!”

“형제들이여 힘을 내시오!”


붉은 갑옷을 입은 마법사는 혀를 찼다.


“쳇. 그래 봤자다. 전원 전투 준비.”


개개인이 뛰어난 마법사인 주민들은 마법 영창을 시작했다.

원정대를 향해 쏟아지는 갖가지 마법들.

신성한 방패가 마법들을 가로막았다.


-펑펑펑!


“이, 이건!”

“이놈들이었구나! 이놈들이 조지를 죽였어!”

“래리도!”

“크리스도!”


원정대원들은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바로 눈앞의 이들이 탑에서 마법 폭격을 날려 동료들을 죽인 범인이라고.


그들의 눈에서 조금이나마 남아 있던 자비심이 사라졌다.


“죽여라!”


분노에 찬 외침을 시작으로, 원정대원들의 공격도 시작되었다.

하지만 격렬한 감정과는 별개로 싸움은 그리 격렬한 양상을 띄지는 못했다.


주민들이 마법을 날려오면 원정대원들이 신성한 방벽을 전개해서 막아낸다.

공격이 잠잠해지면 원정대원들이 신성 마법으로 공격한다.

그러면 주민들이 마법 장벽을 펼쳐 막아낸다.


마치 턴제 게임의 전투처럼, 서로가 공격을 주고받고 있었다.

길고 지루한 소모전.

상수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었다.


‘여기서 힘을 다 빼버린다면 설령 이기더라도 현자들을 상대할 때 힘들어져.’


소모전을 끝낼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면 소모전을 끝내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뭘까?’


고민해봤지만 생각해낼 수 있는 길은 하나였다.


상수가 검과 방패를 뽑아 들었다.


원정대원들과 함께 열심히 신성 마법을 시전하고 있던 벤이 그 모습을 보더니 소스라치게 놀랐다.


“혀, 형님! 설마...!”

“그래. 잠시 다녀오마.”

“안돼요! 분명 몇 걸음 떼기도 전에 가루가 돼버릴 거라고요!”

“우리 쪽 숫자가 저들보다 적어. 이대로 가다가는 분명 밀리고 말 거야.”


상수를 더는 말리지 못한 벤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그럼 하다못해 축복이라도 받아주세요.”

“부탁할게.”

“블레스. 디바인 바디. 신성한 발걸음.”


벤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빛나는 입자가 상수의 몸을 감쌌다.


[축복 ‘블레스’가 당신을 감쌉니다. 신체 능력이 크게 상승합니다. 마나가 조금 차오릅니다.]


[축복 ‘디바인 바디’가 당신을 감쌉니다. 받는 피해가 15% 감소합니다.]


[축복 ‘신성한 발걸음’이 당신을 감쌉니다. 이동속도가 15% 빨라집니다.]


분명 예전에 같이 싸울 때도 받았었던 축복들 이었다.

하지만 위력이 그때랑 비교하면 차원이 달랐다.

상수는 감사를 표현하려 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먼저, 대원들의 시선이 상수에게 집중되었다.

대원들은 곧바로 상황을 알아챌 수 있었다.


“대전사님···!”

“모두를 위해서 희생하시려는 거군요.”

“저 공격을 뚫고 나가실 생각이라니···.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표현 방식은 각각 달랐지만, 그들 모두가 상수에게 감탄, 그리고 감동하고 있었다.


‘무슨 구원자라도 된 기분이군.’

<상수님은 구원자가 맞잖아요?>

‘...’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겠습니다. 단단한 피부!”

“맑은 눈!”

“천상의 선율!”

“”


[축복 ‘단단한 피부가’가 당신을 감쌉니다. 피부가 조금 단단해집니다.]


[축복 ‘맑은 눈’이 당신을 감쌉니다. 어둠과 안개, 연기 속에서도 시야에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축복 ‘천상의 선율’이 당신을 감쌉니다···.]


수많은 축복이 상수를 감쌌다.

어찌나 그 종류가 많은지 상수는 효과들을 일일이 다 파악할 수 없었다.

게다가 고위 사제들이 축복을 걸어주었기에 하나같이 효과가 대단했다.


상수는 가볍게 팔을 휘둘러 그 위력을 실감했다.

적어도 축복이 유지되는 동안은, 그는 무적이었다.


‘충만한 기분. 이 효과들이 사라지기 전에 상황을 종료한다.’

“제가 먼저 들어가서 시선을 끌겠습니다. 적들이 혼란에 빠지면 성기사님들도 들어와 주세요.”


이제는 20명도 남지 않은 성기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상수가 허벅지에 힘을 주며 뛰어나갈 준비를 했다.


“대전사님이 최대한 안전하실 수 있도록, 저희 쪽에서 공격을 가하겠습니다. 핸드 캐논!”


원정대원들이 시전하던 방벽을 거두고, 공격 마법을 사용했다.

본인들의 희생을 각오한 판단.


허공에서 마법과 신성 마법이 뒤엉켜 폭발을 일으켰고, 그 틈을 노려 상수가 달려나갔다.


“코로나 쉴드!”


불꽃의 장막이 상수의 몸을 감쌌다.


상수의 속도가 워낙 빠른 덕인지, 불꽃이 뒤로 늘어지면서 마치 유성과도 같은 모습이 되었다.


유성이 빠르게 날아갔다.


“흡!”


정면으로 날아오는 마법을 고개만 돌려서 피했다.

마법이 귓불을 무시무시한 속도로 스쳐 지나갔지만, 상수는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아프지도 않았고, 그 밖에도 신경 쓸 게 많이 있었기에.


바람 마법이 상수의 가슴을 향해 회오리쳐 오고 있었다.

상수는 바다의 미래를 사용해서 상반신을 물로 바꿔버렸다.

회오리 바람은 상수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적들도 상수의 접근을 알아챈 모양이었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날아오는 마법들이 많아졌다.

코로나 쉴드와 용의 방패로 대부분의 공격을 쳐냈지만, 모두 막아낼 수는 없었다.


미처 막아내지 못한 공격들이 상수의 빈틈에 날아와 박혔다.


[‘급속 빙결’에 적중당하셨습니다! 신체 능력이 3% 떨어집니다.]


[‘상쾌한 신체’ 효과로 상태 이상을 이겨냅니다!]


[‘찌릿찌릿’에 적중당하셨습니다! 감전 상태에 빠집니다.]


[‘근육 강화’ 효과로 상태 이상을 이겨냅니다!]


축복, 높은 레벨 그리고 좋은 장비.

상수는 그 모든 공격을 어렵지 않게 버텨낼 수 있었다.


‘점점 나한테 공격이 집중되고 있어. 좋은 흐름이야. 그만큼 뒤에 있는 동료들이 편해지겠지.’


어느새 방패를 든 거대한 골렘이 눈앞에 보였다.

상수는 부드럽게 슬라이딩하며 골렘의 발목 부위를 베었다.


-서걱


깔끔하게 잘려나가는 발목.

원래라면 몇 번의 칼질을 해야 자를 수 있는 발목을 단 한 번에 잘라버렸다.


‘축복이 대단하긴 하구나!’


균형을 잃은 골렘의 거체가 그대로 쓰러졌다.


기뻐할 틈은 없었다.

상수는 멈추지 않았다.

골렘의 뒤쪽에는 주민들이 서 있었다.


갑옷에 가려져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들이 당황했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누군가 상수를 보며 ‘괴, 괴물!’이라 외치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상수가 검을 들어 올렸다.



“화검!”


마치 떨어지는 별똥별처럼, 검이 주민의 투구에 내리꽂혔다.


-캉!


역시나 마갑.

단칼에 베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흠집이 없지는 않았다.


-캉! 캉!


흠집에 검이 내리꽂히자 틈이 벌어졌고, 세 번째 일격에 마갑의 투구가 반으로 갈라졌다.

안에서 붉은 피가 흘러나왔다.


검을 한번 휘둘러 피를 털어낸 상수가 외쳤다.


“다 덤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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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이이제이 20.01.24 615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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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올스타전 - 3 20.01.22 629 10 11쪽
76 올스타전 - 2 20.01.21 660 9 11쪽
75 올스타전 20.01.20 635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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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무너지는 탑 - 3 20.01.14 657 13 11쪽
68 무너지는 탑 - 2 20.01.13 707 11 11쪽
67 무너지는 탑 20.01.12 715 10 11쪽
66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다 20.01.11 687 10 11쪽
65 탑으로 - 7 +1 20.01.10 668 11 11쪽
64 탑으로 - 6 20.01.09 698 11 12쪽
63 탑으로 - 5 20.01.08 678 11 11쪽
» 탑으로 - 4 20.01.07 688 9 11쪽
61 탑으로 - 3 20.01.06 705 9 11쪽
60 탑으로 - 2 20.01.05 797 11 12쪽
59 탑으로 20.01.04 765 11 12쪽
58 실력테스트 20.01.03 845 12 12쪽
57 내부의 적 외부의 적 20.01.02 838 11 12쪽
56 두번째 시련 19.12.31 861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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