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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막내 공자가 제일 강해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양승훈
작품등록일 :
2019.10.3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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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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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0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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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망령의 그림자6

DUMMY

*


제드는 눈을 떴다.

익숙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드림워커의 이질적인 풍경. 언제까지 무한하게 뻗어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무한한 영역과 새까만 어둠.

이 공간에 존재하는 건 오직 두 사람뿐이었다.

검은 기사. 그는 처음 만났을 때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으로 우두커니 서서 제드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꼭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고맙다.”

그가 갑자기 그렇게 말해왔다. 차분한 목소리였다.

“그대가 아니었더라면 나는 계속 그자의 손에서 좌지우지되었을 것이다. 꼭두각시에서 벗어나지 못했겠지. 제드 에델슈타인. 그대에게는 몇 번의 감사인사를 해도 모자라다.”

그러더니 그는 이내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해왔다. 그 인사 방식이 옛 시절의 그것이었으므로 자연스럽게 저 선혈 기사가 얼마나 오래전의 사람이었는지를 짐작하게 하였다.

“나로서도 진귀한 경험이었어. 설마, 이쪽에서 만난 상대를 밖에서도 만나게 될 줄은 몰랐거든. 이 드림워커에 찾아온 건 나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였나?”

“바로 그렇다. 그 망령술사의 지배력은 너무나도 지독한 나머지 그쪽 현실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나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그 망령술사의 명령을 그저 따를 뿐이니······. 남은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부정세계조차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이 근원의 세계에 손쉽게 접촉할 수 있는 존재. 그 존재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밖에는 말이다.”

제드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대충 사정은 알겠다.

“그 방법이 험악하긴 했지만 말이야.”

“나를 증명하지 않았더라면 그대가 나의 말에 귀를 기울였을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이 공간이 존재하는 목적성은 바로 그것이니까.”

“흠, 그 말도 일리가 있군.”

제드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만약 눈앞에 나타난 그가 강하지 않았더라면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제드가 그의 존재에 흥미를 느꼈던 건 순전히 그 막강한 실력 때문이었으니까.

‘길버트 경과 대련한 직후에 그 비슷한 능력을 보유한 이가 여기에 나타난 게 우연이라고 할 수 있는가는 의문이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제드는 그 기구한 우연의 일치마저도 흥미로웠다.

“그럼 이야기를 들어볼까? 당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당신을 지배했던 그 망령술사에 관한 걸 말이야.”


“······내가 아는 건 그것뿐이다.”

선혈 기사가 그렇게 말을 끝마쳤을 때, 제드는 미간을 모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알게 된 사실이 아주 적었기 때문이다.

일단 망령술사에 관해서는 알게된 사실이 극히 적었다.

죽음 이후에는 시간의 흐름도 멈추기에 얼마나 시간이 흐른지 알 수 없다고 한다. 그저 부정세계 속에서 길고 긴 잠이 든 것처럼 존재만 하던 그는 어느 순간 눈을 떴다고 그랬다.

그리고 그때는 이미 자신은 자신이 아니었고 망령 기사로서 부리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 존재로 전락해있었다고 그랬다.

‘검은 망령이 깨어난 건지는 알 수가 없군. 하지만 이 정도의 기사가 가진 원혼을 끌어올려서 망령 기사로 만들 정도라면 역시 보통 망령술사는 아니겠지.’

그 외에는 눈앞의 기사가 역시 보통 이력의 존재가 아니라는 것 정도였다.

그는 수백 년 전쯤에 바스미르 공국 출신으로 당시에는 붉은 기사라고 불렸던 트레노 슈미어라는 인물이었다. 워낙 시간이 많이 흘렀고, 대륙 서부의 이야기였기에 이쪽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드는 그 이름을 알았다.

“당신은 피의 남작이라고도 불렸다지.”

“그래, 부정하지 않겠다. 나의 적들은 그렇게 부르며 바스미르 공국 침공을 두려워하였으니 말이다.”

트레노는 당당했다. 바스미르 공국은 먼 과거에 흡수합병되어 옛날에 사라진 망국의 이름이었지만, 어쨌든 그는 살아생전에 고국의 안녕과 발전, 그리고 영민들을 위해서 기꺼이 희생하였고 공포의 존재가 되기를 자처했다.

‘그 명성은 단순히 업적 때문이 아니라, 블러드 레이지의 힘 때문이었군.’

제드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경험해보니 트레노의 검술은 일대일의 싸움보다는 집단전에 최적화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그 혈마에 올라 공간을 단번에 돌파하며 휘몰아치는 핏빛 돌격은 웬만한 실력으로는 막을 새도 없이 일격에 몸이 두 동강 나고 말 것이다.

“트래노, 당신의 검술을 내가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줘도 되나? 그 정도의 검술이 사장되는 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대의 배려는 고맙다. 하지만 나의 검술은 태반이 마나 검술에 기반한 검술. 그마저도 통제가 쉽지 않아서 후계를 남기지 못했다. 나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내 비전을 전수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지.”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내가 그 검술을 펼칠 수 있다면 그건 어때?”

“그럼 마다할 이유가 없다. 내가 다다른 검술의 정수가 이대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계속 이어진다면 그보다 더한 영광은 없겠지.”

트레노의 대답에 제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됐네.”

마나를 완전히 거두고 마나홀에 깃든 마나의 속성을 바꾼다. 지금과는 또 다른 형태로.

제드는 이미 그 마나를 여러 번 경험하였고, 그 마나의 특성을 완벽하게 꿰뚫어 보았다.

격정적이다 못해 포악한 마나의 흐름이 제드의 몸속에서 깨어났다. 그것은 제어하려고 할수록 더욱 날뛰며 요동친다.

‘흐음, 이런 느낌인가.’

제드가 마나를 개방했다. 그 순간, 해방구를 찾았다는 듯 이 엄청난 기세로 내달리는 마나들. 그러기가 무섭게 제드의 전신에서 스멀스멀 붉은 기운이 일어났다.

“블러드 레이지?”

지켜보던 트레노는 놀란 기색이었다. 제드가 특별한 존재라는 건 알고 있었다. 싸움 도중에 느껴지던 마나의 흐름이 전혀 다르게 바뀌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눈앞에서 자기 마나 특성이 그대로 재현되는 걸 보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그러는 사이에도 제드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붉은 오러는 점차 기세를 더해가고 있었다.

“잠깐, 멈춰라. 그 이상을 넘어서면······.”

트레노가 제드를 제지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임계점을 한참 지난 붉은 오러가 무섭게 요동치고 있었는데도 제드는 여전히 차분했기 때문이다.

“정말 대단하군······. 처음인데도 아주 능숙하게 블러드 레이지를 제어했어.”

“뭐, 여러 마나를 느끼고 다루다 보니.”

제드는 어깨를 으쓱했다.

확실히 블러드 레이지는 까다로운 마나였다. 그 힘은 강해질수록 날뛰기 시작하여 움켜쥐려고 하면 할수록 도망치거나 저항하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굳이 까다로움을 비교해보자면.

‘바나하르의 신성력보다는 쉽지.’

애초에 신성력을 마나 특성이라고 해야 할는지도 의문이었지만, 그것을 발동하는 방식 자체는 일반적인 방법과는 아주 거리가 멀었다.

내부에 커다란 구멍을 만들어, 그곳에서부터 뭔가가 쏟아져 들어와 가득 채우는 느낌이라고 할까. 애초에 자신의 힘이 아니었기에 육체의 한계를 그냥 넘어서도 그 힘의 활성화는 멈추지 않는다.

‘성자, 성녀라고 불리는 이들의 목숨이 괜히 짧은 게 아니지.’

온몸이 부서질 것 같은 감각을 떠올리며 제드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때, 트레노가 다시금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왔다.

“갑자기 뭐야?”

“제드 에델슈타인. 나는 그대에게 이미 갚을 수 없는 은혜를 받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염치없이 부탁한다. 나의 검술을 그 시대에 남겨다오. 그걸 위해서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그대에게 전하겠다.”

제드가 머리를 긁적였다. 트레노가 너무 진지하다 보니 도리어 조심스러워졌다.

“흠흠. 그럼 그렇게 하자고. 마침 트레노 경, 당신과 똑같은 마나 특성으로 난감해하는 기사가 하나 있어서 말이야.”

“그렇단 말인가?”

트레노가 눈을 반짝이는 가운데, 그는 곧 자기 검술의 시작부터 장황하게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그 설명에 제드는 차라리 그냥 말없이 맞붙었을 때가 더 나았겠다고 생각했다.

이 공간엔 시간이 없다.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없는 곳.

그러나 만약 시간이 흘렀다고 한다면 꼬박 이틀은 족히 지났으리라.

트레노는 묻지 않은 것도 전부 다 설명하면서 제드를 귀찮게 만들었고, 제드는 트레노가 경악할 정도로 빠르게 검술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자, 그러면 이제 이별할 시간이 되었군. 그대가 알고 싶어했던 망령술사에 관해서는 많은 것을 알려주지 못해 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더는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

트레노가 그렇게 끝을 고했다.

드림워커의 끝은 대개 둘 중 하나다. 제드가 죽거나 상대가 죽거나.

그리고 세상에 아쉽지 않은 이별은 없는 법이었다. 스승과 제자라고 하기엔 그들의 관계는 기이했다.

다만, 굳이 그들의 관계를 어떤 식으로 규정할 필요는 없으리라. 지금 이곳에서 그들은 세간의 사회적 규율에 얽매이는 존재들이 아니었다.

“고맙다, 제드 에델슈타인.”

“나도 재밌었어. 트레노 슈미어.”

둘은 씩 웃었고 동시에 칼을 겨누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본래라면 허락되지 않았을 일이나, 긴 시간을 넘어서 나 역시 아주 잠깐이나마 부정세계를 거쳐 그 시간에 몸을 담갔던 존재로서······ 그대에게 전하고 싶은 사실이 있다.”

트레노의 말에 제드가 귀를 기울였다. 아직 말하지 않았던 게 있었던 모양이다.

“이 시대의 재앙은 결코 하나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제드가 그 말을 곱씹을 때, 머잖아 트레노의 온몸이 붉은 오러에 휘감겼고, 그의 발아래에서 붉은 혈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 이것으로 이야기는 끝났다. 오너라, 제드 에델슈타인! 지금 그대의 눈앞에 있는 내가 바로 바스미르의 붉은 기사다. 긍지를 잃은 망령이 아닌 기사를 쓰러뜨릴 수 있겠는가!”

바스미르 공국. 그 작은 소국을 지켰던 용맹한 피의 남작이자 붉은 기사가 하늘 높이 포효했다.

바로 그 순간, 제드는 그의 뒤로 핏빛 낙조와 두려움을 모르는 군대가 늘어선 광경을 보았다.

햇볕에 탄 까무잡잡한 피부에 짧게 자른 짙은 갈색 머리칼의 중년의 기사는 그 하나의 존재만으로 능히 군단을 감당하고도 남았으니. 어둠 따위에 사로잡힌 망령 기사가 아니라, 붉은 기사의 진가를 볼 기회는 바로 지금뿐이리라.

“하하. 재밌네.”

제드가 활짝 웃었다. 심장이 터질 듯이 쿵쾅거렸고 피가 들끓었다. 붉은 기사를 넘어서 저 언덕에 떨어지는 낙조를 넘어서면 그가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바스미르 공국의 정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좋아, 기꺼이 쓰러뜨려주마.”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제드의 전신에서 붉은 오러가 소용돌이치며 뻗어 나왔다. 그 순간, 그의 발아래에서도 똑같은 혈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제드와 트레노. 바로 조금 전까지 검술에 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은 없었다. 양쪽 모두 상대에게 살의를 드러내며 격렬하게 달려갔다. 잔기술은 필요하지 않았다. 단 한 번의 참격으로 상대를 꺾는다.

시시각각 좁혀지는 거리 속에서 제드는 하늘 높이 칼을 높이 들어 올렸고 트레노는 몸을 비틀어 찌르기를 준비했다.

서로의 기합이 천둥처럼 울려 퍼졌고, 찰나의 순간은 이내 영원의 끝을 고했다.


*


이튿날, 아침 깨어난 제드는 엑시아를 찾아갔다.

“그렇잖아도 오늘 공자를 찾아갈 참이었는데. 선수를 쳤군. 무슨 급한 일이 있는가?”

“스승님과 제 짐작이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인가? 짐작이 맞아떨어지다니?”

“거인족들의 무덤에서 봤던 망령술사. 짐작했던 것처럼 검은 망령의 힘을 가진 존재가 맞는 것 같습니다.”

“으음.”

엑시아가 굳은 표정을 했다.

“어디에서 기록을 확인했나? 그 정도의 기록이라면 대도서관 정도는 되어야 할 텐데······.”

“뭐······ 생각을 정리하다가 떠올랐습니다. 옛날에 온갖 책을 워낙 많이 읽었거든요. 로버트 형님 덕분에 말이죠.”

지금쯤 에이델른에서 책을 읽고 있을 로버트를 태연히 팔아먹는 제드였지만, 엑시아도 더 파고들지 않았다. 제드가 평범한 인물이 아니란 건 그가 가장 잘 알았다.

“으음, 사실은 나도 공자에게 그걸 말하려던 참일세. 어제 잡았던 그 망령술사가 자신은 그분을 따르는 무수히 많은 망령술사 중 하나일 뿐이라고 하더군. 그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검은 망령임을 자처하는 존재를 필두로 상당한 세력이 발흥한 건 틀림없네.”

엑시아나 제드나 서로 비슷한 결과에 도달했다는 얘기다.

잠깐의 침묵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드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뭐, 앞으로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최선이죠. 이 일이 작은 일은 아니니까 바로 움직이실 거 아닙니까.”

“그래야지. 공자에겐 몇 번이고 고맙다는 말을 해도 모자라겠어. 아스카론에 공자가 함께 하니 아주 든든해.”

“별말씀을요.”

“에델슈타인에도 이 사실을 전하겠네. 그곳에서도 어제와 같은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니까 말이야.”

“그렇게 해주시면 고맙죠.”

그 뒤로 엑시아는 마탑의 마법사들을 불렀다는 얘기를 하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주었다.

그러면서.

“그래서 말인데······ 공자가 어제 말하지 않았는가?”

“뭘요?”

“무엇이겠나? 상금이지.”

“아, 그거요. 벌써 이야기가 끝났습니까?”

“당연한 일이지! 공자가 해낸 일이 절대 작지 않은데, 어찌 어영부영 처리할까! 영주님께서 그 이야기를 드리자마자 최우선사항으로 처리하셨네.”

“흠, 그렇군요.”

엑시아가 어느 때보다도 흥분하며 말했다. 그러다가 이내 헛기침하며 다시 차분하게 말했다.

“어제 내가 공자의 계획을 잠깐 듣지 않았나? 해서 지금 아스카니아에 신축 저택 하나를 공자에게 하사하기로 하였다네. 이제 그것은 온전히 공자의 소유인 셈이지. 어떤가?”

“그래요? 저택이라······ 좋은데요.”

“공자가 그렇게 좋아해 주니, 나도 기쁘구먼! 그 저택에 관해서는 직접 가서 보면서 얘기하기로 하고. 어디 그거 하나뿐이겠는가? 저택과는 별개로 공자가 말했던 상금은 따로 받게 될 걸세. 다시 말하지만 기대할 만할 게야.”

아니, 그러니까 기대가 없다.

저택과 비교하면 반응이 없는 제드를 보면서 엑시아는 은근히 속이 타는 얼굴이었다. 어쨌거나 제드가 에이델른에 있을 때보다 여기에 있는 게 훨씬 좋다고 느끼게끔 해야 오래 머무를 게 아닌가.

‘거참, 사람이 어찌 이렇게 무욕적이고 투명해서는······.’

기사로서 항상 그래야 한다고 제자들에게 가르쳐왔던 엑시아였지만, 막상 이런 상황에 부닥치고 보니 참으로 답답하였다.

“자자, 이럴 게 아니라, 저택을 보러 가세나! 혹시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다른 저택도 좋아. 일단 공자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지.”

제드를 데리고 급히 마차에 오른 엑시아. 마차는 그 길을 따라서 성채를 나와서 언덕에 놓인 위풍당당한 백색 저택으로 향하였다.

저택에는 이미 사람들이 있었고, 그 수가 열 명은 되는 것 같았다. 그들은 좌우로 늘어서 마차를 향해 고개를 조아리며 예를 다 하였다.

“어라? 진, 네가 왜 여기에 있어.”

“공자님께서 머무시는 곳인데, 제가 응당 먼저 와서 준비를 마쳐야지요.”

진이 으쓱하며 대답했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모습은 평소와 같았는데, 이상하게 어깨에 힘이 들어간 모습이었다.

“뭔데? 왜 이렇게 뭔가 말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것처럼 보이지?”

“하하. 다름이 아니라, 제가 이제 이름뿐인 부집사를 벗어나 집사가 된 게 아니겠습니까. 먼저 말씀을 드려야 했는데, 엑시아 경께서 말씀드린다고 하여 저는 이렇게 먼저 와서 공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드가 피식 웃었다. 뭔가 했더니.

“그래, 진 집사. 잘 어울리네.”

“감사합니다.”

진이 꾸벅 고개를 숙였다. 저런 걸로 저렇게 좋아하다니. 참 소박한 사람이었다, 진은.

“그건 그렇고 엄청난 저택이네요.”

제드가 저택의 외관을 둘러보다가 별안간 눈살을 찌푸렸다.

“왜 그러는가? 뭔가 마음에 안 드는가?”

“아뇨. 그런 건 아닌데······ 쟤는 뭡니까?”

제드가 가리킨 곳에는 고개를 숙인 하녀 한 명이 있었다. 지목되자 눈에 띄게 당황하여 굳는 기색이 역력한 모습의 소녀.

“응? 무슨 질문이 그런가. 하녀일세. 마음에 안 드는가?”

“아뇨. 그런 게 아니라······ 정말로 그냥 하녀입니까?”

“허허. 대체 그게 무슨 말인가? 저 아이가 하녀가 아니면 대체 누구겠나?”

엑시아가 오히려 의아하게 물었다.

그러자 제드는 입을 다물었다. 그는 진심으로 묻고 있었다. 모르는 것이다. 옵저버를 보유한 것도 아니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제드는 황당한 얼굴이었다.


[통솔7] [무력6] [민첩13] [마나3]


옵저버로 보이는 저 하녀의 수치는 그랬다.

근데 단순히 그게 아니었다.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표기가 보였다.

앞의 세 개의 수치는 그대로였는데, 단 하나.


[마나3(↑150?)]


선명한 파란 색깔로 빛나는 세 자리 단위 엄청난 숫자가 저런 식으로 형편없는 숫자 옆에 떡하니 붙어 있었다.

‘저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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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령의 그림자6 +20 19.12.02 14,359 44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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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망령의 그림자4 +21 19.11.28 17,509 540 16쪽
22 망령의 그림자3 +23 19.11.27 18,141 499 13쪽
21 망령의 그림자2 +21 19.11.26 18,998 507 14쪽
20 망령의 그림자1 +14 19.11.25 20,338 52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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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멍청이 영애3 +15 19.11.18 21,586 50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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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놀 사냥1 +6 19.11.12 24,337 520 12쪽
10 북부왕의 후계3 +6 19.11.11 25,796 607 15쪽
9 북부왕의 후계2 +7 19.11.08 27,244 61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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