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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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범(颱犯)
작품등록일 :
2019.11.01 10:24
최근연재일 :
2020.05.07 09:00
연재수 :
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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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13
추천수 :
821
글자수 :
258,812

작성
19.11.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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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
추천
15
글자
7쪽

009 영혼이 보인다.

DUMMY

늦은 저녁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서울의 한 유흥가.


스스스스.


사람들을 스쳐가는 미풍이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 미풍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잠시 후······.


휘이이이잉.


어딘가에서 불어 온 엄청난 광풍.


“꺄악!”

“어억!”


갑자기 불어 닥친 광풍에 사람들이 저마다 몸을 움츠리며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갑자기 불어 닥친 거센 바람도 곧 잠잠해졌기에 사람들은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다 다시 각자 제 갈 길을 갔다.

그리고 먼저 사람들을 스치고 지나갔던 미풍이 막다른 곳에 멈췄다.


“후욱. 후욱.”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으나 미풍의 존재는 저승사자.

이제 막 수련사자의 신분을 벗어나 하급사자로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대체 그건 뭐지?”


노련한 선배 사자들과 달리 첫 임무였기에 딱 하나의 명부만 받았다.

염라국으로 갈 날 즉 죽을 날이 아직 조금 남아 있었기에 그의 주변을 맴돌다 명이 다하면 데려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의 주변을 맴돌던 사자는 오늘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영혼을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누군가의 눈을 피한 떠돌이 영혼이라 생각했다.

자신에게 떠돌이 영혼에 대한 지령이 내려오지 않았기에 무시했다.

하지만 그 영혼은 집요하게 하급사자를 쫓았고 결국 공격을 받았다.


“후후후. 겨우 도망친 게 이곳인가?”


광풍을 일으키며 하급사자를 쫓던 떠돌이 영혼이 도착했다.

막다른 곳에 멈춰 곧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았기에 도망칠 공간이 없었다.

영혼을 염라국으로 인도하는 사명과 자격을 가진 저승사자가 영혼을 피해 도망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하급사자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이 영혼과의 첫 전투에서 뼈아픈 패배를 했고 죽음의 위기를 느꼈다.

그래서 도망쳤다.


“네놈의 정체가 뭐냐?”


하급사자가 되며 지급받은 법기를 꺼냈다.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주변에 다른 사자들이 있다면 분명 자신의 도움 요청을 받았을 것이다.


“크크크. 어떻게 너희 저승사자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말만 하는 거지?”

“뭐?”

“뭔가 좀 다른 반응을 보여주면 안 되겠나?”


처음에는 놈과 이런 대화조차 나눌 틈이 없었다.

갑자기 공격을 당했고 패배 후 도망쳤기 때문이다.


“으드득. 그 말은 네놈이 혹시 다른 사자들도 만났었단 말인가?”

“완전히 바보는 아니군.”

“묻겠다. 그럼 네가 만났다는 사자들은 어디 있지?”


답을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그럼에도 하급사자는 그 답을 꼭 놈의 입을 통해 듣고 싶었다.


툭. 툭. 툭.


놈이 자신의 배를 두드리며 희미하게 웃었다.


“죽였나?”

“아니. 먹었지.”

“······.”


몇이나 되는지 모르겠으나 저승사자를 잡아먹은 영혼이다.

완전히는 아니겠으나 놈은 자신이 잡아먹은 저승사자의 힘을 어느정도 흡수했을 게 당연했다.


‘내가 놈에게 패배한 것도 다 그런 이유였군.’


도망쳐야 한다.

이곳을 벗어나 다른 사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이제 더 궁금한 건 없나?”

“왜 이런 짓을 벌이는 거지?”

“크크크. 어리석은 놈. 사자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아 멍청한 건가?”


자신이 하급사자인 것도 알고 있는 놈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네놈은 반드시 염라국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하급사자가 법기를 앞세우며 놈을 향해 달려들었다.

모든 힘을 쏟아 부은 공격이 이어졌다.


츠츠츠츠.


그러나 사자의 공격은 허무하게 막혀 버렸고 대신 놈의 손이 그의 가슴을 뚫었다.


푸확!


가슴이 꿰뚫린 사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놈의 얼굴과 자신의 가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쿨럭. 쿨럭.”

“네놈의 그 알량한 힘. 감사히 받겠다.”


하급사자의 몸이 급격하게 쪼그라들더니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터터텅.


그의 손에 들려 있던 법기가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사자를 잡아먹은 영혼은 떨어진 법기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잠시 고개를 돌려 한 곳을 응시하더니 사라져 버렸다.


츳. 츳. 츳. 츳.


영혼이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장에 또 다른 그림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 놈에게 잡아먹힌 하급사자와 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다.


“물러서라.”


가장 마지막에 도착한 저승사자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모든 사자들이 물러서자 바닥에 떨어져 있는 법기가 보였다.


쩌저정!


저승사자들의 시선을 받은 법기가 갑자기 큰 소리와 함께 부러졌다.

부러진 반쪽은 가루가 되어 사라졌고 남은 반쪽은 그대로 남겨졌다.


“저승사자를 사냥하는 놈이다. 아직 완전히 사자의 힘을 흡수하지 못하는 놈이지만 이미 중급사자에 근접한 힘을 얻었다.”

“쫓겠습니다.”

“아니. 지금 너희들의 힘으로는 놈을 제압하는 게 불가능하다. 집법부에 연락을 넣어라.”

“집법부 말씀이십니까?”


타락한 저승사자들을 쫓는 또 다른 염라국의 사자들.

그들을 집법사자라 부른다.

죽은 사람의 영혼을 염라국 즉 저승으로 인도하는 저승사자들과 달리 그들은 인간의 삶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 것도 허락을 받았다.

그건 인간들 중에 도력을 얻어 저승사자가 하는 일을 방해하는 존재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법부에서 움직이면 심각한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흥. 벌써 다섯이 당했다. 하급이라고 하지만 그 힘을 흡수하는 존재는 반드시 죽여 없애야 한다.”

“그래도······.”

“닥쳐라. 만약 더 많은 사자들이 놈에게 죽임을 당하고 힘을 빼앗긴다면 집법부가 나서도 어려워질 수 있다.”

“알겠습니다.”


집법사자들이 이승으로 나오게 되면 모든 저승사자들은 그들의 감시를 받게 된다.

감시를 받는 게 두려운 게 아니라 그들의 지시를 받아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지장이 생긴다.

만약 그들의 지시를 어길시 곧바로 염라국으로 잡혀가게 되며 심각할 경우 사자의 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

사자의 자격을 박탈당한 이들은 두 번 다시 환생을 하지 못한다.

모든 사자들이 사라진 후 홀로 남겨진 중급 사자 서문청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부러진 법기를 주웠다.


“응?”


서문청은 자신의 손에 잡힌 법기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

사자가 사용하는 물건이었기에 생명의 기운을 품지 못하는 물건이 미세하지만 생명의 기운을 품고 있었다.


“허어. 어찌 법기가 이런 기운을······.”


생명의 기운을 품은 법기는 사자들이 사용할 수 없다.


텅. 터텅.


서문청의 손에서 법기가 떨어졌다.

중급 사자인 그 역시 생명의 기운을 품고 있는 법기를 오랜 시간 붙잡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뭔가 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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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062 영혼이 보인다. 20.01.13 114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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