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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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범(颱犯)
작품등록일 :
2019.11.01 10:24
최근연재일 :
2020.05.07 09:00
연재수 :
84 회
조회수 :
27,453
추천수 :
821
글자수 :
258,812

작성
19.11.19 09:00
조회
508
추천
13
글자
7쪽

018 영혼이 보인다.

DUMMY

광호의 집에 성태를 남겨 두고 돌아 온 곽청은 보고를 위해 수진의 사무실을 찾았다.


“만나보셨어요?”

“예. 그런데 스승님께서 잠시 남겨 두라 하셔서 그곳에 남겨 두고 왔습니다.”

“어? 선생님이요?”

“네.”

“선생님이 왜 성태씨에게 관심을 보이시죠?”

“그건 저도 알지 못합니다.”

“흐음······.”


경호원인 곽청의 스승 광호라면 수진 역시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곽청을 만났을 때 함께였고 그녀에게 몇 가지 신기한 것을 보여주고 알려줬던 인물이다.

그가 알려준 것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고 따라 할 수도 없었지만 제법 좋은 추억으로 남겨진 시간이었다.


“그럼 어쩌죠?”

“결정은 스승님께서 하실 것 같습니다.”

“그래요?”


수진의 표정이 밝아졌다.

자신을 향한 무조건 적인 걱정을 하는 곽청과 달리 광호라면 자신의 말을 제법 잘 들어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수진은 오히려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알겠어요. 선생님께는 제가 따로 연락을 드릴게요.”

“알겠습니다.”

“그럼······. 허드렛일이라도 좋으니 자리를 하나 만들어야겠어요.”

“김성태를 꼭 곁에 두시려는 겁니까?”

“곁에 둔 다기 보다는 가까이 있고 싶어서 그래요.”

“그러실 필요가······.”

“그만. 제가 그러고 싶어요. 아저씨가 항상 제 곁에 계시니 걱정할 것도 없잖아요. 안 그래요?”

“흐음······. 일단 알겠습니다.”


부족함이 없는 아주 부유한 삶을 살고 있는 게 바로 수진이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었고 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었다.

물론 그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은 아니었으나 부모님의 지원은 끝이 없었다.

외로운 삶을 사는 대신 얻은 것이기도 했다.


“아버지께 말씀드려서 작은 사무실이라도 하나 구해야 하나?”


딱히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지식이 없을 성태는 사실 부담스러운 존재이기도 했다.

그런 이를 곁에 두려면 직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따로 사무실을 구해도 마땅히 해줄 것이 없었기에 고민스러웠다.


“아냐. 다시 한 번 확인을 해보자. 정말 그때 내가 봤던 게 환상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서든 곁에 두는 거야.”


멍이를 계속 보고 싶었다.

이미 죽어 영혼이 되었을 멍이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그날 분명 성태와 손을 잡았을 때 그녀는 멍이를 보았었다.

그 시각 광호는 뜻하지 않는 소식에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놈을 데리고 있는 게 이 녀석이라고?”

“그렇습니다. 어르신.”


기물수의 존재에 대해서는 상급사자인 구청난을 통해 이미 들어 알고 있었다.

사자들이 속해 있는 염라국의 입장에서는 재앙인 존재였으나 인간인 자신에게는 그리 어려운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또 한 그와 비슷한 악령도 몇 번 잡아 본적이 있었기에 두려움 따위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기물수가 주인을 선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본능에 충실한 것들을 사냥하는 것과 놈이 따르는 주인이 있는 경우는 사냥 방법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방법이 달라진다는 것은 그만큼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이고 그것은 또 다른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광호가 성태를 노려봤다.

옆에서 광호와 서문청의 대화를 듣고 있던 성태는 그 나름대로 짜증이 난 상태였다.

이들이 말하는 기물수의 정체가 바로 멍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왜요?”

“내 놓아라.”

“뭘요?”

“네가 데리고 있는 그 괴물을 내 놓아라.”

“하아. 영감님. 무작정 그리 윽박지르지 마시고 제대로 된 대화를 해야 하는 순간이 아닙니까?”

“제대로 된 대화? 괴물을 기르는 놈과 제대로 된 대화가 가능하겠냐?”

“누가 괴물을 길러요?”

“누구긴? 바로 네놈이지.”


성태는 시선을 돌려 서문청을 노려봤다.

광호의 존재로 인해 잠시 마음을 놓고 있던 그는 성태의 시선을 받고는 또 다시 몸을 움츠렸다.


“야! 너 저승사자! 정말 멍이가 너희들이 말하는 그 기물수라는 놈이냐?”

“그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멍이를 잡아 죽이겠다고?”

“그것이······.”

“왜? 멍이가 기물수라서? 아님 멍이가 누굴 잡아먹어서?”


서문청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단지 기물수였기 때문에 사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자들의 실종사건을 조사하던 중 우연히 사자 중 한명이 잃어버린 법기를 습득한 인간을 만났다.

그리고 그 인간을 만나고 이미 법기가 주인을 선택했음을 알게 되었다.

거기까지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었다.

인간을 죽일 수는 없겠으나 어떤 식으로든 법기를 회수하면 그만.

하지만 기물수의 등장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멍이가 누굴 죽였어?”

“아닙니다.”

“그럼 멍이가 누굴 죽인데?”

“아닙니다.”

“그럼? 대체 왜 놈을 못 죽여서 안달인데?”


나타나는 순간 재앙으로 분류되는 기물수를 놓고 이름까지 붙여준 성태를 보며 광호는 이상함을 느꼈다.

인간의 수명을 생각하면 기물수의 존재를 알고 있는 이가 있을 리가 없다.

자신 역시 기물수라는 존재보다 그저 악령이라는 것이라 생각했을 만큼 그 존재가 불투명할 정도였다.


“놈의 이름이 멍이냐?”

“그런데요?”

“혹시 개냐?”

“예. 개 맞아요. 주인에게 버려져 떠돌이 생활을 하던 놈인데······.”


성태의 설명을 들은 광호는 멍이의 존재를 떠올렸다.

분명 자신의 제자인 곽청이 경호를 하고 있는 아이가 기르던 강아지가 맞았다.


“그래서 그놈이 괴물이 되어 수진이를 괴롭히고 있었다고?”

“괴롭혔는지는 모르겠지만 놈으로 인해 문제가 있었던 것은 확실합니다.”

“그걸 네가 제압해서 데리고 있는 거라고?”

“데리고 있는 게 아니라 그 후로 줄곧 제 곁을 맴돌고 있는 건데요?”


성태의 말이 맞는다면 사자들이 말하는 기물수는 그리 큰 위험을 가진 존재가 아니다.

어떠한 이유로 괴물이 되어 수진의 곁을 맴돌았는지 모르겠으나 놈을 제압하기 위해 투입되었던 사자들도 못했던 일을 성태가 해냈다.

그 덕분에 놈이 성태를 믿고 따른다면 그 역시 문제될게 없는 일이다.


“아무래도 청난이와 함께 놈을 만나봐야 하겠구나.”

“어르신. 너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뭐가 위험하다는 거지? 너희들이 말하는 그 기물수는 여기 이 녀석이 데리고 있는 놈이다.”

“그렇긴 하지만······.”

“개가 인간을 따르는 건 그리 이상한 게 아니야. 오히려 자연스러운 거지.”

“하지만 놈은 분명 기물수가 맞습니다.”

“네가 직접 만난 적이 있었다고?”

“그렇습니다.”

“청난이는 만난 적이 없고?”

“그건······.”

“혹시 청난이가 말하는 그 기물수라는 괴물과 네가 만났다는 놈이 서로 다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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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074 영혼이 보인다. 20.01.28 94 9 7쪽
73 073 영혼이 보인다. 20.01.27 126 8 7쪽
72 072 영혼이 보인다. 20.01.24 103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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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070 영혼이 보인다. 20.01.22 115 8 7쪽
69 069 영혼이 보인다. 20.01.21 114 8 7쪽
68 068 영혼이 보인다. 20.01.20 108 8 7쪽
67 067 영혼이 보인다. +1 20.01.18 122 7 7쪽
66 066 영혼이 보인다. 20.01.17 121 8 7쪽
65 065 영혼이 보인다. 20.01.16 128 8 7쪽
64 064 영혼이 보인다. 20.01.15 121 8 7쪽
63 063 영혼이 보인다. 20.01.14 115 7 7쪽
62 062 영혼이 보인다. 20.01.13 114 7 7쪽
61 061 영혼이 보인다. 20.01.11 118 9 7쪽
60 060 영혼이 보인다. 20.01.10 125 8 7쪽
59 059 영혼이 보인다. 20.01.09 121 8 7쪽
58 058 영혼이 보인다. 20.01.08 118 8 7쪽
57 057 영혼이 보인다. 20.01.07 133 7 7쪽
56 056 영혼이 보인다. 20.01.06 145 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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