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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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범(颱犯)
작품등록일 :
2019.11.01 10:24
최근연재일 :
2020.05.07 09:00
연재수 :
84 회
조회수 :
27,415
추천수 :
821
글자수 :
258,812

작성
19.11.23 09:00
조회
459
추천
10
글자
7쪽

022 영혼이 보인다.

DUMMY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 온 수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손님들의 방문을 받았다.


“어? 선생님.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세요?”


방문한 손님은 광호와 성태였다.

곽청도 이들의 방문을 미리 알지 못했는지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잘 지냈느냐?”

“그럼요. 옆에 계신 분께 과분한 도움을 받아 지금은 잘 살고 있어요.”


수진이 광호의 뒤편에 서 있는 성태를 보며 웃었다.

그녀의 웃음에 머쓱해진 성태는 그저 뒷머리를 긁적이고 있을 뿐이었다.


“스승님. 어쩐 일이십니까?”


곽청이 물었다.


“집에 남는 방 있으면 며칠 묵었으면 하는구나. 가능하겠느냐?”


남는 방이야 넘치고 넘쳤다.

집이라고 부르기엔 부족함이 있는 커다란 저택이 바로 수진이 살고 있는 곳이다.


“당연하죠. 어려워하지 마시고 계시고 싶을 때까지 계셔도 되요.”

“그래. 고맙구나.”


수진과 곽청의 눈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지금 이곳에는 네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구청난과 서문청 그리고 서문청과 한조가 되어 활동하는 19명의 사자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아저씨가 안내 좀 해주시겠어요?”


수진의 말에 곽청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아가씨. 그럼 올라가서 쉬시죠.”

“금방 씻고 내려올게요. 선생님도 짐 풀고 나오셔야 해요.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아요.”

“허허허. 그래. 알겠다. 그리하마.”


수진이 자신의 방으로 간 후 곽청은 광호와 성태를 데리고 1층의 끝에 있는 방으로 향했다.


“스승님은 이 방을 사용하시고 성태씨는 옆방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제 방은 맞은편에 있으니 필요한 게 있으시면 언제라도 불러 주시면 됩니다.”

“그래. 고맙구나. 힘들 텐데 너도 들어가 쉬거라.”

“알겠습니다.”


곽청이 인사를 하고 돌아가기 전 성태는 이미 자신에게 배정 된 방의 문을 열고 있었다.


“네놈은 짐을 내려놓고 내 방으로 냉큼 오거라.”

“예? 왜요?”

“할 이야기가 많다.”

“에잉······. 알겠어요.”


사자들은 광호와 함께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모두 들어갔으니 비좁겠다는 생각을 하며 방에 짐을 내려놓은 성태가 광호의 방으로 들어갔다.


“앉아라.”

“예.”


성태가 자리를 잡고 안자 청난이 사자들을 보며 말했다.


“너희들은 지금부터 집 주위를 감시하도록 해라. 기물수가 나타나면 지체 없이 보고해야 한다. 절대 놈과 대적하지 마라.”

“알겠습니다.”


19명의 사자들이 모두 밖으로 나간 후 방에 남은 것은 광호와 성태 그리고 청난과 서문청이 전부였다.


“자네도 느꼈겠지?”


넷만 남게 되기 무섭게 청난이 광호를 향해 물었다.


“후우. 그래. 대충 짐작은 했지만 생각보다 심각하군.”

“나 역시 놈의 존재를 느낀 후 뭔가 이상하다 생각했지.”


아직 완전한 성장을 이루지 못한 상태인 기물수.

놈은 성장을 위해 영혼을 사냥해야 함에도 이 주위를 떠나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분명 지난번에도 이곳을 방문했던 사자들이 있었다.

그리고 괴물로 변해버린 멍이까지 있던 상태임에도 놈은 그들을 향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다는 것.

자신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좋은 사냥감이 넘쳐나는 상황에서도 포기했을 정도라면 무엇이 되었든 아주 매혹적인 것이 분명했다.


“어찌 그 아이의 몸에 그토록 많은 사기가 담겨 있는 겐가?”


사기라는 것은 쉽게 말해 죽은 자의 기운이다.

사람이 죽기 전부터 영혼에 깃들기 시작하는 사기는 점점 강해지는데 적당한 시기에 사자들이 나타나 그들을 염라국으로 데려간다.

만약 그 시간이 늦어지게 되면 사기가 충만해진 영혼은 대부분 악령이라 불리는 것으로 바뀌게 된다.


“나 역시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혼란스럽군.”


인간의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세월을 살아 온 상급사자 구청난조차 접해보지 못한 상황.

사기를 가득 품어 악령이 된 후 지속적으로 사기를 모아 더욱 강해지는 놈들은 가끔 접해보았다.

하지만 사기는 인간의 몸으로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 놈을 잡고 사기를 빼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하지 않겠나?”

“방법이 있기는 한가?”

“찾아봐야 하겠지. 만약 찾지 못한다면······.”


인간인 상태로 악령에 준하는 존재가 탄생하게 된다.

광호처럼 오랜 시간 수련을 거듭해 양쪽 세계에 몸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

세상은 탄생한 순수한 악에 의해 파멸의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

저승사자들이 개입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간이 어쩔 수 있는 존재도 아니다.

그것을 알고 있는 광호와 청난이었기에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대체 무슨 말씀들을 하시는 겁니까?”


조용히 대화를 듣고 있던 성태는 지금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곳에 와서 만난 것은 수진과 그녀의 경호원인 곽청이 전부였다.

그런데 둘의 대화를 들어보면 둘 중 한사람의 몸에 사기라는 것이 가득하다고 했다.


“너······. 그래. 네가 있었지.”


광호는 어쩌면 성태가 이번 일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몸으로 사자의 법기에게 인정을 받은 성태.

그것 역시 있을 수 없는 일이긴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무슨 말씀이세요?”

“수진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예? 갑자기요?”

“그래. 어서 말해 보거라.”

“흐음······. 돈 많은 아가씨? 태어나보니 부모님이 재벌? 뭐 그 정도 아닐까요? 보통 그런 사람을 금수저 혹은 다이아몬드 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났다고 하기도 하죠.”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네가 보는 수진이 어떻냐는 것이다.”

“그게 전부인데요?”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묻는 것은 아니리라.

수진처럼 돈 많고 빵빵한 배경을 가진 여자가 자신처럼 한심한 인생을 살고 있는 인간에게 관심을 가질 리도 없다.

그런데도 광호는 여전히 알 수 없는 것을 묻고 있었다.


“수진이를 위해 대신 죽을 수도 있겠느냐?”

“미쳤어요?”


성태가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갑자기 기물수인가 뭔가를 잡으러 간다더니 이 곳에 왔고 와서 한다는 말이 그녀를 위해 대신 죽으라고 한다.

성태의 입장에서는 완전 미친 소리로 들리는 게 당연했다.


“제가 왜 알지도 못하는 여자를 위해서 대신 죽어요?”

“이 세상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서다.”

“됐습니다. 세상의 안정과 평화는 개뿔······. 그럴 생각으로 절 데려오신 겁니까?”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어졌다.

그저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말에 따라나섰을 뿐 저런 미친 소리를 계속 듣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제게 그런 거 시킬 생각이셨다면 한참 잘못 생각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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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063 영혼이 보인다. 20.01.14 115 7 7쪽
62 062 영혼이 보인다. 20.01.13 114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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