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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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범(颱犯)
작품등록일 :
2019.11.01 10:24
최근연재일 :
2020.05.07 09: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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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27,416
추천수 :
821
글자수 :
258,812

작성
20.01.27 09:00
조회
125
추천
8
글자
7쪽

073 영혼이 보인다.

DUMMY

****


“광호 도사가 사라진 것에 대해서 알고 있었느냐?”


상급 저승사자 구청난이 창밖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의 뒤에는 중급 저승사자 서문청과 휘하 하급 저승사자들이 서 있었다.


“직접 확인은 하지 못했습니다.”

“한 지역을 책임지던 인간이었다. 그런 인간이 사라졌다면 그에 따른 여파가 컸을 것. 그럼에도 확인을 못했다고?”

“죄송합니다. 최근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되었다. 모두 나가고 청이만 남도록 해라.”


하급 저승사자들이 모두 밖으로 나간 후 사무실에는 구청난과 서문청만 남게 되었다.


“청아. 예전 네가 말했던 황금법기를 가진 인간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

“그가 모시는 주인과 함께 제주도로 내려갔습니다.”

“제주도라······. 시끄럽겠군. 넌 지금부터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광호 도사의 실종에 관해서 알아보도록 해라.”

“사장님. 하지만 제가 자리를 비우게 되면······.”

“괜찮다. 염라국에서 따로 파견 사자들을 보낸다고 하니 걱정하지 말거라.”

“알겠습니다.”


인사를 마친 서문청이 밖으로 나가기 위해 몸을 돌렸을 때 구청난이 다시 그를 불러 세웠다.


“청아!”

“예. 사장님.”

“황금법기는 오직 사자들만의 소유물이다. 인간이 어찌 그것을 갖게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그뿐이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기물수 또한 너무 신경 쓰지 말거라.”

“하지만 기물수에 대해서는······.”

“나도 아직 이유를 완전히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기물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

“내 직접 제주도로 내려가 그곳의 상황을 확인하도록 하겠다.”


****


한적한 도로.

늦은 시간이니 당연히 도로를 오가는 차량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성태 일행이 잠시 쉬었다가 가지 위해 멈춘 곳은 특별한 것이 있는 곳은 아니었다.


“후우. 확실히 서울과는 공기가 다르네요.”

“예.”

“제가 지금 나오자고 해서 화나셨어요?”

“아닙니다.”

“죄송해요. 너무 답답해서요.”

“예. 알겠습니다.”


수진에게는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성태의 눈에는 주위를 떠돌고 있는 영혼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영혼들은 갑자기 나타난 인간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미호와 멍이 그리고 깨비의 존재가 그들의 접근을 막고 있는 듯 보였지만 오히려 그건 더욱 강한 힘을 가진 영혼을 불러 모으는 결과를 만들었다.


“아가씨. 이제 그만 차로 가시죠.”

“잠시만 더 있다가 가요.”

“······.”


갑자기 고집을 피우는 수진의 모습이 사뭇 이상하게 보였지만 그걸 탓할 수는 없었다.

답답한 도시에서 생활하던 그녀였기에 이런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이 그리웠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고용주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아니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로 경호원이 자신이 할 일이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미호. 아가씨의 변화가 너와 관련이 없다고는 못하겠지?”

“죄송해요.”

“됐고 나중에 다시 말하지. 우선 아가씨에게 접근하는 모든 것들을 차단해라.”

“알겠어요.”


수진과 함께 있으니 본 모습을 보일 수는 없겠지만 인간인 자신보다 훨씬 영혼들에게는 영향력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멍이와 깨비의 존재는 그 자체로도 영혼들에게 두려움을 주고 있는 듯 보였다.


“이제 남은 건······.”


아까부터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신경을 건드리는 존재가 느껴지고 있는 중이다.

마치 다른 영혼들을 보내 이곳의 상황 혹은 분위기를 살피려는 듯 보이는 놈.

최대한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있는 것 같지만 오히려 그래서 성태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는 중이다.


“아가씨. 잠시 주위를 둘러보고 오겠습니다.”

“알겠어요.”

“미호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시면 괜찮으실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곧 돌아오겠습니다.”

“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수진의 허락이 떨어지기 무섭게 성태는 신경이 쓰이는 곳을 향해 빠르게 달렸다.

중간에 돌로 된 낮은 담장을 넘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그게 걸림돌이 되지는 못했다.


“후욱. 후욱. 네놈이냐?”


어둠속에 가려져 본 모습을 제대로 확인하기는 어려웠지만 분명 뚜렷한 존재감을 내뿜고 있는 놈이 보였다.

웅크리고 있는지 크기는 작아 보였지만 성태는 놈에 대한 경계를 풀지 않았다.


“호오. 그저 관심이나 끌어보려 했더니 직접 나를 찾아와?”


역시 웅크리고 있었던 듯 말을 하며 몸을 일으키는 녀석의 덩치는 제법 컸다.


“뭐하는 놈이냐? 왜 아가씨를 노리는 거지?”

“응? 아가씨?”

“그럼 아닌가?”

“흐음······.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군. 난 인간인 너희들에게는 관심이 없다.”

“그럼 누구에게 관심이 있는 거지?”

“여우. 그리고 도깨비 하나. 그것들에게만 관심이 있지.”


여우와 도깨비에게 관심을 보이는 존재.

단순한 호기심일수도 있겠으나 성태는 갑자기 미호가 말했던 지난날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너. 혹시······.”


놈의 본 모습을 확인하려 한걸음 앞으로 나서려던 성태보다 먼저 놈이 움직였다.

어스름한 빛으로 인해 주위가 제대로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놈이 붉은 장포를 걸치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확인을 하고도 남았다.


“감히 인간 따위가 저승사자를 마주하고도 그리 당당하다니 신기하구나.”

“저승사자라고?”

“크크크. 어쩌다 영안이 뜨여 인간이 아닌 존재를 좀 마주했던 것 같지만 그렇다고 저승사자와 마주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것이냐?”


본인을 저승사자라고 소개하며 호통치고 있었지만 성태는 그게 진실이 아님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놈의 오해를 이용해 쉽게 일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저승사자님이십니까?”


당당하던 모습을 유지하고 있던 성태가 약간 비굴해 보이는 모습으로 묻자 놈의 표정이 거만해졌다.


“그렇다. 네가 어찌하여 놈들과 함께 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위험한 것들이다.”

“어이쿠. 몰랐습니다.”

“크크크.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라고 하지 않았더냐? 그럼 내가 놈들을 데려갈 테니 넌 아무 걱정하지 말고 돌아가도록 해라.”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성태를 지나쳐 수진이 있는 곳으로 움직이던 놈이 성태의 말에 멈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저승사자라고 하시면 이게 뭔지는 알아보시겠죠?”


성태의 손에서 불쑥 솟아 올라와 있는 황금색의 법기.

지금까지 이 법기를 알아보지 못했던 것들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했다.

그러나 놈은 모르는 모양이다.


“허허. 어디서 조잡한 기물을 하나 얻은 모양이지만 치우 거라.”

“아······. 조잡한 기물? 치우 거라? 크크크. 이거 아주 웃긴 놈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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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075 영혼이 보인다. 20.01.29 87 9 7쪽
74 074 영혼이 보인다. 20.01.28 94 9 7쪽
» 073 영혼이 보인다. 20.01.27 126 8 7쪽
72 072 영혼이 보인다. 20.01.24 103 9 7쪽
71 071 영혼이 보인다. 20.01.23 111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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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063 영혼이 보인다. 20.01.14 115 7 7쪽
62 062 영혼이 보인다. 20.01.13 114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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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058 영혼이 보인다. 20.01.08 118 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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