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마황의 미래세계 정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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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호
작품등록일 :
2019.11.0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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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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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0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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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신의 소망 추모 공원

DUMMY

TV를 틀어보니 드라마가 줄고 뉴스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그러나 아이돌은 여전한 듯. 음악방송은 무대도 커지고 댄스와 의상이 더욱 화려해졌다.

윤하? 최윤정. 수호를 짝사랑했던, 아니지 같이 좋아한 건데 수호가 일방적으로 아닌 척 한 거지.


이 자식 심장 뛰는 거 봐라. 재주도 좋네. 저런 여자가 이 놈이 뭐가 좋다고 따라 다녔던 걸까? 춤 연습하면서 공부까지? 저 여자 정말 특수한 천재다. 정말 최고의 연예인이라고 할만하다. 전 세계에 일억 명의 팬들이 있다는 엄청난 미모.


띠링. 호진이 자식의 문자가 들어왔다. 이 녀석은 흔한 SNS가 없다.

술 먹으면 헤어진 여친이 생각나서 연락하게 되고 아침에 머리를 쥐어뜯으며 후회하다 결국 연락처를 다 지웠는데 SNS에는 계속 남아서 아예 다 싹 밀어버렸다고 한다.

[미나씨 알지? 가로수길에서 만난 천사 같은 외국인의 친구. 꼭 보자고 한다. 안나가 돌아가기 전에 너 꼭 보고 싶단다. 이번엔 이태원 믹스버거! 토요일 5시]


시간이 나자마자 내가 이진호였을 때 어머님의 댁을 찾아갔다. 잘 사실까? 내가 죽은 후로 상심하셨을 텐데.

“띠리리리. 누구세요?”

“저 혹시 할머님 계세요? 이정옥 여사님.”

“네? 그런 분 안 사시는데요.”

“그 전에. 십 년 전에는 사셨는데요.”

“아. 전에 사시던 할머니요?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급하게 집을 싸게 내 놓는다고 했었거든요.”

돌아가셨구나. 변변치 못한 아들을 두셔서 고생하시고. 죄송합니다.


근처에 사시는 고모 댁에 찾아갔다. 아마 사촌 누님께서 장례를 치러 주셨을 것 같다. 왕래가 빈번했으니까.

“저기요. 여쭤 볼 게 있습니다.”

“네. 잠시만요.”

문을 열고 그 사촌 누님이 나왔다. 머리가 이제 허여시네.

“이정옥 할머님께 신세를 진 것이 있어서요. 어디에 모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그래요? 아드님과 같이 양평에 있는 <신의 소망>이라는 곳에 모셨어요. 가셔서 성함 대고 물어보시면 위치를 확인해 주실 거에요.”

“고맙습니다.”

“왜 안 가세요?”

“아. 아닙니다. 잠시 다른 생각을······ 부디 행복하시고 잘 사세요.”

처음 본 사람의 헤어지는 인사말이 아니어서 당황한 표정이었지만 누님은 곧 문 안으로 사라졌다.


* * *


아침 7시 반.


“과장님. 일찍 오셨네요?”

“그래.”

“근데 너 오늘부터 부서가 바뀌었다. 인천은 나 혼자 가도 된다.”

“그게 무슨 말 이세요?”

“집에 있어 봐. 이동주 요원이 올 거야. 너 이제 복 터지는 거냐? 잘 살아. 임마!”

이 과장이 떠나려다 다시 창문을 열고 “아이스라떼. 그거 좋아해. 원 펌프. 알았지?” 라고 외치고는 손을 흔들었다.

“알았어요. 고마워요!”


잠시 후 이동주 요원이 검은색 바탕에 붉은 불꽃이 그려져 있는 스포츠카를 타고 나타났다. 좀 있는 집안인가 보네?

“타요. 가면서 얘기하게.” 그녀의 곁에 있으니까 심장이 터질 것처럼 또 뛴다. 이건 전의 심장이 기억하고 있는 간절한 사랑인가? 불쌍한 놈. 괜히 나까지 좋아하는 것 같잖아.


바앙 바앙.

나 있는 차 에요. 하고 말하듯이 콧방귀를 뀌고 달려나간다.

“오늘은 첫 날이니 정신 교육 겸 먼저 어디 좀 같이 가요. 괜찮죠?”

“네. 저야 이동주 요원 하자는 데로.”

“우리가 쫓는 적목인은 나노 로봇 수술을 받은 사람들 중에 부작용이 있는 사람인 건 아시죠? 정확히 말하자면 나노 로봇에 컨트롤 당하는 사람들인 셈이죠. 십년 전에도 나노 로봇의 실험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무도 몰랐지만.”

“눈이 빨간 건?”

“그건 나노 로봇에 의해 뇌가 과잉 반응하면서 핏줄이 터져서 그렇다고 하네요.”

“그럼 피곤해서 충혈된 사람하고 똑 같은 거 아닌가요?”

“가끔 우리 사이에서도 야근한 직원에게 우스갯소리를 하긴 하는데 행동이 많이 다르죠. 눈에 초점도 없고 걷는 모습도 다르고. 몇 번 보면 그냥 알게 돼요.”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로 들어섰다. 양평. 그녀는 신의 소망이라는 추모공원에 차를 세웠다. 어머님께서 계신 곳. 우연이군.


그녀를 따라갔다. 그녀는 입구에서 조화 두 다발을 샀었다. 오늘따라 눈이 안 왔다. 하루도 빠짐없이 내리던 눈이. 날이 따뜻해서 눈이 녹아 조금 질퍽거렸다.

여기 제 언니를 구해주신 분과 그의 어머님이 계십니다. 공교롭게 두 분 다 적목인에게 희생되셨어요. 오늘이 그 어머님께서 돌아가신 날이예요.

“이정옥 여사님. 제가 왔어요. 오늘은 아드님처럼 잘생긴 남자 친구도 같이 왔어요.”

우리 어머니? 현기증이 난다.

“제가 대신 아드님과 어머님의 한을 풀어 드리겠습니다. 아직은 힘이 부족하지만. 꼭 그렇게 할 거예요.”

그녀는 조화 다발을 올려놓고는 묵념을 했다. 어머님과 내가 묻혀 있는 곳이다. 그곳으로 나를 그녀가 데리고 왔다.

“우리가 쫓는 적목인이 두 분을······ 온 김에 이번엔 같이 묵념해요.”

그녀는 멍하니 서 있는 내 팔을 당겨 끌었다.

“이진호 씨. 언니를 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언니와 같이 오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했어요.”

어머니도 적목인에게 돌아가셨다니? 털썩 무릎이 저절로 꿇렸다.

“어머니!” 내 감정이 흔들리자 저절로 땅도 흔들리며 강풍이 불었다.

“꺄악.”

“너무 슬퍼하지 마요. 저도 안타깝기는 하지만. 우리 가요. 지진이 나려나 봐요.”

그녀는 나를 끌고 차로 내려왔다.


어처구니가 없구나. 왜? 어머니까지?

“왜 말이 없어요? 다른 사람 같아요. 우리 해장국 먹고 갈래요?”

“좀 충격이 있어서요. 그리고 고마워요. 이동주 요원.”

“아니. 왜 김수호 씨가 충격을?”

“그냥 감정이입이라고 생각하세요. 혹시 어머님은 적목인에게 돌아가셨다고 어떻게 안 거죠?”

“적목인은 유독 힘이 세서 피해자의 갈비뼈가 많이 부러지고 상흔이 깊게 남죠. 팔이나 몸에 손에 잡힌 자국이 더 짙게 남고요. 그리고 또 많은데 제가 부검 전문가는 아니니까.”

“그렇군요?”

“저는 겸사겸사 우리의 미션을 명확히 하려고 그런 건데 너무 충격이었을까?”

“네. 하지만 이동주 요원 때문은 아니에요.”

“여기다. 양평 해장국.”

난 먹는 둥 마는 둥 밥을 먹고 있었다.


“분위기가 이상하지만. 테스트 결과를 봤어요. 김수호씨가 멘사 회원보다 더 머리가 좋다고 하던데요?”

“그래요?”

“저한테 특이한 거 있으면 알려 달라고 했어요. 이걸 알려야 하나? 감정이입이 평범하지 않다. 얼굴 좀 펴요.”

“네.”

“뭐 좀 물어봐도 돼요? 자꾸 그러면 제가 미안하잖아요.”

“그래요. 알겠어요. 뭐든 물어봐요.”

“공부는 왜 안 했어요?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도 많은데.”

“그건 잘 모르겠어요. 다시 할까 생각 중입니다.”

“정말요? 꼭 그렇게 해요. 도서관 가시면 제가 같이 일하고 있다고 뻥 쳐 드릴게요.”


죽었지만 나를 돌봐주고 있었다니. 이동주 요원이 고마워서 언니를 도와주고 싶었다.

“그리고 다음에 언니 보러 갈 때는 저도 같이 가요.”

“왜요? 좋아요. 내가 좋아서 그래요? 호호. 친구 생겼네?”

“아까는 남자친구라면서요?”

“호호 그냥 나온 말인데요. 당분간은 OJT니까 마음 편하게 가지세요.”

왜 수호 혼자 짝사랑했는지 조금은 알겠다. 여우야 이 여자. 가두리 양식장 주인. 일단 상대방의 마음을 끌어들여놓고 보는 거지. 어릴 적에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못 받아서 그런 건가?


자꾸 김 수호라는 인간의 인생에 몰입되고 있다. 여자 따위는 수도 없이 겪은 난 공포의 마황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 * *


“일찍 와서 기다리고 있었네?”

“미나씨 괜찮지 않니? 솔직히 말해봐.”

“너에게는 너무 지나치게 과분하지. 상대나 해줄까?”

“뭐? 그러지 마라. 나 요즘 자신감 바닥이라고.”

“하하. 너는 말이야. 굴지의 통신 회사 다니지. 성격 좋지. 그런데 잘 생긴 것 같지는 않고 몸이 좀 펑퍼짐하고. 돈이나 잘 모아라.”

“이게 진짜.”

“너 괜찮아. 임마. 너야말로 좋다 싶으면 열 번 찍어 봐.”

“왠지 너무 거대해서 도끼날만 상할 것 같다고.”

“야. 거대한 나무가 왔다.”


“안녕하셨어요? 나무가 뭐에요?”

“하하 그런 게 있어요. 좋은 거에요. 안녕하셨죠?”

“바쁘신 것 같은데 실례지만 식사라도 꼭 대접하고 싶어서요. 안나도 곧 이태리로 갈 거고.”

“네. 오늘 확실하게 뜯어 먹겠습니다. 돈 많은 여자한테 얹혀사는 게 꿈이거든요.”

“그래요? 그럼 그렇게 하실래요?” 안나가 뜬금없이 한국식 유머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정색하며 말했다. 이크. 통역마법을 안 풀었었지?

“뭐라고 하신 거야? 왜 너 하고만 말하는 거냐?”

“나야 모르지.”

“이상해요. 둘. 무슨 텔레파시로 대화하나 봐. 안나 눈빛 이상해요. 그렇죠? 호진씨.”

“네에? 저요? 흠흠. 미나씨 말이라면 다 맞아요.”

이태리의 테너였던 파바로티 팬이었던 호진이는 소프라노 미나씨와 뜻밖에 잘 통했다. 물론 영화를 보고 파바로티를 알게 된 그였지만.

“내순 도르마. (Nessun dorma.) 제가 정말 좋아합니다.”

“투란도트 아시는군요?”

“제가 파바로티 왕 팬 아닙니까? 미나 공주님은 오늘 잠 못 자는 걸로. 마시자고요.”

“호호.”

호진이는 입이 트였다. 미나씨가 잘 받아 주니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그리고 안나씨는 나만 계속 바라보니 둘 둘로 나뉘어서 대화가 익어가고 있다.


그녀는 짐작했던대로 내 마력에 자꾸 빠져들고 있다. 마계에서도 이렇게 심하게 반응하는 마족들이 있었다. 안나가 기와의 친화력이 상당히 높은 것 같다. 심할 경우 상대를 자주 보지 못하면 죽을 정도의 심장 고통을 느끼게 된다.


안나는 내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손가락으로 자꾸 내 테이블 쪽으로 걸어온다.

호진이가 봤는지 내 손을 끌어서 안나씨 손가락 앞에 가져다 놓았다.


“미나씨. 우리 둘이 자리를 비켜줄까 봐요. 둘이 좀 조용히 테이블에서 만나게요.”

“호호. 그럴까요?”

“우리는 퇴장한다. 무운을 빈다. 무신.”

“신났군?”

안나와 인사를 나누더니 미나씨와 호진이는 몇 년 사귄 사이처럼 다정하게 문을 나섰다.


“와인 좋아하세요?” 안나가 묻는다.

“그럼요. 피에몬테 주 바롤로 좋아해요. 바르바레스코도.”

“그래요? 저 알바 출신이에요.”

“토리노 아래에 있는?”

이태리 여행을 갔을 때 인상이 깊어서 며칠 더 머문 곳. 작은 도시지만 상당한 부촌이다.

“네. 맞아요. 반가워요. 한국 사람 중에 알바 아는 분 거의 없던데.”

“제가 누텔라 좋아하거든요. 페레로 초콜렛도 다 좋아하고요. 그 곳에서 시작되었던 거 아닌가요?”

“맞아요. 우리 할아······. 수호씨. 이태리 와인 마시러 가요. 제가 오늘 저녁은 꽉 채워서 책임지고 싶으니까. 일찍 가시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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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수정 했습니다 19.11.05 194 0 -
54 중국 마족 토벌 19.12.07 83 1 10쪽
53 시간 결계 19.12.06 64 1 8쪽
52 학교 생활 2 19.12.05 100 1 11쪽
51 대련 19.12.04 84 1 9쪽
50 학교 생활 1 19.12.03 90 2 8쪽
49 중국 학교에 입학하다 19.12.02 119 3 9쪽
48 미국 상륙 작전 19.12.01 108 4 8쪽
47 중국과 유럽에서의 활약 2 19.12.01 107 3 8쪽
46 중국과 유럽에서의 활약 1 19.11.30 112 5 9쪽
45 좀비 백신 개발 - 유럽을 구하라 19.11.30 130 5 10쪽
44 귀곡산장에서 다시 현실 공간으로- 윤하 19.11.29 116 5 10쪽
43 귀곡산장- 윤하 19.11.28 139 5 9쪽
42 중국에서의 위기 19.11.27 151 5 10쪽
41 외계 소녀 소라의 능력 19.11.26 155 5 10쪽
40 일본과 중국 19.11.25 163 6 8쪽
39 한국 통일부터 19.11.24 171 5 11쪽
38 전 세계의 위기 19.11.24 181 4 9쪽
37 북한 방문/ 바빌로니아의 핵전쟁 19.11.23 182 5 9쪽
36 제주도의 괴물/ 송도 이차 공격 19.11.23 176 4 9쪽
35 바빌로니아의 습격 19.11.22 184 4 8쪽
34 몽마의 위기 탈출 19.11.22 194 4 9쪽
33 몽마의 위기 19.11.21 204 4 8쪽
32 화성의 외계인을 깨우다 19.11.21 199 4 8쪽
31 도깨비의 출현 19.11.20 213 4 9쪽
30 화성에서 외계 우주선 발견 19.11.20 217 4 9쪽
29 화성으로 2 19.11.19 200 6 8쪽
28 화성으로 1 19.11.18 248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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