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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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판다
작품등록일 :
2019.11.03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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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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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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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2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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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16. 우티마을의 저주(3)/ 드루이드/ 일류고수

본 글은 작가의 심심풀이를 목적으로 합니다. 뇌를 거치지 않는 척수반사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DUMMY

-우우우웅

-화아악



트롤킹과 남자의 대결은 여느 대결처럼 폭음이 오가지는 않았지만, 그만큼이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었다. 트롤킹이 주로 공격하고 남자가 막아내는 양상.


‘정보창 확인.’



[레벨. 75]

트롤킹



[레벨. 63]

울리크


직업: 빛의 드루이드



‘그냥 드루이드가 아니고 빛의 드루이드라···. 이 사람, 뭔가 있다.’


남자의 정보창에서 빛의 드루이드라는 생소한 직업명이 눈에 띈다. 빛이라는 단어는 그가 가진 직업이 아주 특별한 직업이라는 냄새를 풍기고 있다. 그리고, 마침 기척을 눈치챈 드루이드가 화상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거기 스님분! 저 좀 도와주십시오. 마을 사람들은 제가 대피시켰습니다.”


‘아군 확정.’


“알겠습니다!”


일말의 의심이 해소되자마자, 빠르게 전투에 합류하여 트롤킹을 향해 쇄도하는 화상.

이쪽을 인지한 트롤킹이 신속하게 공격 범위를 넓힌다.


“움자카마하···”


-후우우웅


트롤킹의 중얼거림과 함께 불길한 보라색 바람이 화상 쪽으로 불어온다. 가히 파도를 연상하게 하는 공격.

예상을 상회하는 넓은 범위공격에, 화상이 기겁하며 뒤로 내뺀다.


“흡!”


-나한보


스스스슥.


약간 폼은 안 나지만, 그 넓은 범위에 퍼부어진 공격을 남김없이 피해내는 화상.

단거리 고속이동에 빛을 발하는 나한보가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 속도를 본 트롤킹도 화상을 경시하지 못하겠는지 눈빛이 진중해진다.

한편, 화상이 피한 자리에 있던 나무가 단숨에 썩어들어가고, 동시에 화상의 전의(戰意)도 썩어들어간다.


‘와···. 위험했다. 아무것도 못 하고 골로 갈 뻔했어.’


“이거 쉽지 않겠는데···.”

“제가 보조하겠습니다!”


화상이 고전하는 것을 본 드루이드는 곧바로 시의적절한 버프를 지원한다.


“큰 힘, 질긴 방패, 가벼운 발.···”


드루이드의 말이 이어질 때마다 화상의 주변에 한 가지씩 추가되는 빛의 향연.

형형색색의 빛무리가 화상 주변을 돌며 그의 힘을 증폭시킨다.


“오오오. 호랑이 기운이 솟아난다.”


아침에 캘X그 시리얼을 먹은 것처럼 온몸에 힘이 솟아나는 화상. 이에 자신감을 얻은 그가 다시 트롤킹을 향해 내달린다.


ㅡ나한보


쐐애애액.


드루이드의 버프를 받은 화상은, 숫제 한 줄기 바람이 되어 트롤킹의 주변을 휘감으며 허점을 찾는다. 그리고 보이는 틈에 권과 각을 꽂아넣는다.


휘이익.

훅훅.


하지만 역시나, 레벨 차이가 극심해 도저히 승산이 보이지 않는다. 트롤킹의 주변으로 부는 기묘한 돌풍 때문에, 그의 장기인 약점 공격도 시도할 수 없는 상황. 그렇다면 남은 건, 최대한 빨리 현실적인 판단을 내려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것.



“드루이드님, 후퇴합시다.”

“···알겠습니다.”


전투 중에 조금은 뜬금없을 수 있는 말, 하지만 다행히도 화상의 뜻을 재빨리 간파한 드루이드가 이내 후퇴할 틈을 만들어 낸다.


-태양의 날갯짓.

-대지의 보호.


하늘에서 나타난 빛의 구체가, 깨진 유리잔처럼 비산하여 적에게 내리꽂힌다. 동시에 땅에서 흙더미가 올라와 트롤킹이 위치한 전방을 등지고 화상을 감싼다.

비산물들은 이리저리 튀면서 트롤킹을 공격하고 있고, 흙더미는 트롤킹의 공격으로부터 화상을 보호한다.


‘나이스 어시!’


그 스킬들을 본 트롤킹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그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빛의 파편을 무효화하며 간간히 공격을 날리지만, 대지의 보호에 막혀서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 사이 화상과 드루이드는 신속히 대피한다.




**




마을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도망쳐서야 여유를 얻은 둘.

한숨을 돌린 화상은 근처 수풀에 대충 앉으며 말문을 연다.


“잠시 쉬시죠.”

“후우···, 그러시죠.”

“제 이름은 화상이라고 합니다. 우티마을의 노파에게 트롤킹을 처리해달란 부탁을 받고 움직이던 중이었습니다. 당신의 성함과 방금 전의 상황에 관해 말해주시겠습니까?”

“울리크입니다. 우티마을 뒤편의 숲에 살고 있는 드루이드인데, 트롤킹이 마을을 공격하는 것을 보고 돕던 중이었습니다. 중간에 패색이 짙어져서 방어에만 전념하며 마을 사람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습니다. 그 후에 당신이 나타난 거고요.”

“마을 사람들을 대피시킨 장소는 안전합니까? 얼마 동안 버틸 수 있습니까?”

“오늘 자정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겁니다.”

“음···. 그렇군요. 혹시 이번 상황에 대한 마땅한 대책이 있으십니까? 트롤킹이 꽤나 강하군요.”

“···부끄럽게도, 대책은 없군요. 저도 그 정도까지 강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존재가 왜 여기 같이 작은 마을을 공격하는 건지···. 득(得)은 별로 없고, 실(失)이 클 텐데 말이죠. 제 녀석이 아무리 세다고 해도, 우티마을 바로 옆에 있는 왕도에서 사람을 보내면, 죽은 목숨입니다. 십중팔구, 도망치지도 못하고 죽겠지요.”

“그렇군요. 하지만, 방법이 있을 겁니다. 생각을 좀 해봐야겠습니다.”


대화를 마친 후, 화상이 방금 전의 전투를 복기한다.


‘원거리 공격을 해대서 피하기도 버겁고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 결국, 후퇴했지.’


트롤킹의 공격과 방어는 전투능력이 근접전에만 국한되어 있는 화상이 뚫기에는 버거운 영역이다. 이제는 그에게도 적의 사정거리를 무시할 수 있을 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1차 각성에 걸어본다. 오늘 안에 도달할 수 있겠지.’


레벨 50을 달성하여 1차 각성을 하는 것. 목표까지 2레벨밖에 남지 않은 화상이다.

어떤 결실이 있을지 확실치 않으나, 마땅한 선택지가 없는 그에게, 현재로서는 유일한 해법이다.


‘1차 각성이라···. 어떤 변화가 생길까?’


그의 얼굴에선 걱정, 긴장 어느 것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




[레벨. 67]

트롤 메이지



“그오오···.”


털썩.


[레벨이 올랐습니다.]


“드디어 50레벨인가.”

“축하해요, 형!”

“축하드립니다. 성장이 굉장히 빠르시군요.”

“고마워, 인혁아. 고맙습니다, 울리크님.”


화상의 50레벨 달성을 축하하는 인혁과 드루이드.

인혁은 어느새 일행에 잘 합류해있다.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은신술!


[1차 각성이 시작됩니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충격에 대비하세요.]


털썩.


재빨리 자리에 앉아 자세를 취하는 화상.

무협지 애독자인 그는 가부좌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어떤 종류의 충격이 올지 예상할 수 있었다.


“둘 다, 내 몸에 손대지 말고 멀리 떨어져 있으세요.”

“네, 형!”

“알겠습니다.”


-웅웅웅웅웅웅···


‘역시···’


몸 안에서 기가 휘돌며 진동이 시작된다.

기의 소용돌이는 잠시 간을 보는가 싶더니, 금세 엄청난 기세로 세력을 키우며 전신의 대맥을 따라 흐른다. 좁은 혈도를 커다란 기가 지나가며 넓히는 작업은, 마치 2차선의 도로가 순식간에 4차선이 되는 듯한 변화다. 당연히 이러한 변화에는 고통이 수반되기 마련이고, 화상은 있는 힘을 다해 그 통증을 참아내는 중이었다.

온몸이 터질 듯 붓고 달아오르기를 얼마간, 피부가 서서히 밝아지며 화상이 눈을 뜬다.


“형, 괜찮아요?”

“도움이 필요하십니까?”

“커헉!”


그리고 전방에 검고 끈적끈적한 액체를 토해내는 화상.


모락모락


액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역한 냄새에 인혁과 울리크가 코를 막고 뒤로 멀찌감치 떨어져 선다.


“······.”

“······.”

“퉷! 후우우우···.”


[띠링!]

[1차 각성에 성공하였습니다. 어기충검(御氣充劍)의 경지, 일류고수(一流)의 반열에 들어섭니다.]

[내용: 몸 안의 기(氣)를 다스려 신체를 강화하고, 외부로 흘려보내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액티브 스킬. 탄지신통(A)이 활성화되었습니다.]


반가운 시스템 알림음을 들으며, 화상은 그 자리에 서서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막힌 혈맥까지 구현할 필요는 없었잖냐···. 게임인데···.’


고통의 눈물이었나 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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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61. 전투(4) 20.02.16 104 3 4쪽
95 61. 전투(3) 20.02.15 91 3 6쪽
94 61. 전투(2) 20.02.14 114 3 5쪽
93 61. 전투 20.02.12 96 3 4쪽
92 60. 사장 보고 20.02.11 88 3 5쪽
91 59. 돌첸 가바나 20.02.09 100 3 5쪽
90 58. 풍자크 성에서의 전투(3) 20.02.09 106 2 6쪽
89 58. 풍자크 성에서의 전투(2) 20.02.08 105 2 5쪽
88 58. 풍자크 성에서의 전투(1) 20.02.08 96 2 6쪽
87 57. 예언/ 목표물 20.02.05 103 2 5쪽
86 56. 예언자 소년 (추가 완료) 20.02.05 121 4 7쪽
85 55. 유괴범 20.02.03 107 4 5쪽
84 54. 풍자크 성 20.02.01 114 4 5쪽
83 53. 베라/ 풍자크 20.01.30 126 4 8쪽
82 52. 가바나 20.01.28 121 6 5쪽
81 51. 비타스 20.01.27 140 6 8쪽
80 50. 수호자 20.01.25 120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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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48. 전설과의 조우 20.01.21 122 6 5쪽
77 47. 절벽의 끝 20.01.20 129 6 5쪽
76 46. 도망자 20.01.18 134 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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