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퀄라이저의 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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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엘탄
작품등록일 :
2019.11.03 23:55
최근연재일 :
2022.03.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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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1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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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결승전들 (1)

DUMMY

[커뮤니티] 4/7

▸사민재 : 질문 있습니다.

▸체칠리아 다니엘레 : 뭔가요?

▸사민재 : 부스트를 썼는데 능력치에 변화가 없어서요.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제이크 오리온 : ㅋㅋ그게 정상임.

▸체칠리아 다니엘레 : 맞아요. 부스트는 능력치를 올려주는 게 아니라 컨디션과 집중력, 경기감각 면에서 한계를 초월하도록 해주는 것이니까요. 와인이 흘러넘치는 유리잔을 일시적으로 넓혀준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사민재 : 그렇군요.

▸윤태우 : 민재야.

▸사민재 : 네.

▸윤태우 : 자기 능력치밖에 못 본다고 했잖아. 부스트는 어떻게 썼고, 커뮤니티엔 어떻게 들어왔어?


***


후반 90분.

추가시간이 선언되었다.


-5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집니다.

-그럴 만도 합니다. 후반 들어서, 특히 경기의 첫 번째 골이 터진 이후부터 상당히 거친 플레이가 많아진 양 팀입니다.

-어쨌거나 두 팀 다 초조한 상황입니다. 2대 2 동점을 끝낼 마무리 골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지!


모나코는 추가골을 내주지 않으려 수비적으로 나섰다.

그에 스트라스부르는 공격 태세를 취했고 거의 반코트 경기를 이끌어나가면서 승리를 굳히는 듯했다.

그러나 이름 빼고 완벽하다는 모나코의 신성 데니니오 베커가 역습 찬스에서 40m 가량을 질주한 후 만들어낸 원더골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1-1.

동점골로부터 채 3분이 지나지 않아 모나코의 2선 자원 라파 라몬의 패스가 골대를 맞히고 들어가는 행운의 골을 만들어내며 2-1 역전의 스코어가 되었다.

그러나 2-2.

후반 88분에 페널티 박스를 휘젓고 다니던 권승아를 자빠트린 호세바 마틴 덕분에 페널티킥을 얻었다.

결과는 볼 것도 없이 골키퍼의 타이밍을 완전히 뺏은 슈팅으로 성공.

현재 모든 것은 남은 5분에 달려있었다.


-모나코가 천천히 빌드업 이어나갑니다.

-1골이 절실한 상황이니만큼 침착하게 만들어내는 모습.


공이 하프라인을 넘겼다.

그러자마자 이브스 클라라의 깔끔한 태클이 슬로보단 시리치를 반겨주었다.


“아악! 레프리!”


-휘슬 불지 않습니다. 속행하는 주심.

-클라라 선수가 이호에게! 좌측으로 꺾어 들어갑니다!


이호는 왼쪽으로 모나코 선수들을 유인했다.

그러다가 공을 반대편으로 힘껏 날렸다.


“부정확해.”


뱅상이 공의 궤적을 보며 말했다.

뱅상조차 터치라인 아웃으로 점쳤던 공,

하지만 장대비가 퍼붓는 탓에 공이 지면에 닿으면서 속도가 급감했다는 점과,


촤아악-!


타르디의 몸을 던진 태클이, 공을 살려냈다.


-아직 살아있습니다! 시간은 93분!


와아아아아!!


타르디가 잽싸게 몸을 일으키는 동안 르로이 아반다가 그에게 따라붙었다.

조르당 타르디는 아반다에겐 버거운 상대였다.

오른쪽으로 치고나가는 척 상체 페인팅.

이후 아반다의 다리 사이로 패스한 타르디가 쉴 새 없이 달려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갔다.

타르디의 패스를 받은 이호는 공을 쿡 찍어 올리며 골문으로 쇄도하는 모허에게 연결했다.

모허의 다이빙 헤더는 파르도-로게스 골키퍼가 뻗은 손과 다리 사이를 파고들며 등골을 서늘케 했지만, 아쉽게도 옆그물을 맞췄다.


-아아! 정말 아쉽습니다! 어쩌면 마지막 공격 찬스였을지도 모르는데요.

-빌드업 과정에서 공을 잘 지켜내는 모나코인 만큼 이번 경기의 승리는 물 건너 간 것 같습니다.


라이언 파르도-로게스가 어슬렁어슬렁 골킥을 준비했다.

94분 30초.


뻥-


빗속을 뚫고 날아가는 축구공이 센터 서클로 낙하했다.


“우아앗!”


괴성을 지르며 뛰어오른 것은 크리스토프 모허.

자신이 놓친 찬스를 만회하겠다는 생각이 몸을 지배해 이마를 갖다 댔다.


-왼쪽으로 흐릅니다! 이호!

-측면으로 찔러주는 공! 피에르 에벨레가 달려갑니다!


오른쪽 측면의 타르디가 공격적이니 수비적인 역할을 맡은 피에르 에벨레.

그게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인가.

빗속을 뚫고 전력을 다해 질주했다.

94분 55초.


-에벨레 얼리 크로스!

-권승아 뜁니다!


권승아가 지끈거리는 머리에 미간을 좁혔다.

게다가 빗방울이 눈에 들어간 탓에 반사적으로 눈을 감고 말았다.

그러면서도 용케 헤더엔 성공했지만, 방향을 틀어내는 데에는 실패했다.

95분.

하지만 심판은 아직 휘슬을 불지 않았다.


-타르디!


오른쪽의 조르당 타르디에게 날아오는 공.

비가 장악해버린 시야 사이사이로 쇄도하는 스트라스부르 선수들이 보인다.

원터치로 크로스를 시도했다.

왼발을 디디고 오른발을 공의 궤적에 맞춰서···.


-넘어집니다! 하지만 날아가는 공!

-어어?


“흐읍!”


공을 쳐내려다 뒤로 넘어지는 골키퍼.


“망할!”


땅을 치며 자책하는 조르당 타르디.

그리고.


-고오올!! 골입니다!

-스타드 루이 II에서 극장골이 터집니다! 그 주인공은 조르당 타르디!


환호로 가득 찬 원정팬들의 모습에 고개를 드는 타르디.

그를 향해 팀원들이 달려들었다.


-넘어지면서 킥을 시도했는데, 지금 보시면 원래의 정상적인 크로스의 궤적이 아닌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 역방향으로 휜 모습입니다. 이 슛이 그대로 파 포스트 구석에 박히면서 경기를 3대 2로 끝내버렸습니다.

-넘어지면서 이런 킥을 구사하다니 정말 감각적인 선수입니다. 공격수를 시켜도 무방한 선수에요.


타르디가 소리 내어 웃었다.

고작 리그 한 경기인데 왜 이렇게 기쁜지.

마치 결승전에서 이긴 것 같다.

···경험해본 적은 없지만.


***


코파 트로피.

2018년에 만들어진 이 트로피는 어린 선수들의 발롱도르라고 할 수 있다.

21세 이하 유럽 남자 축구 선수를 대상으로 한 이 상은 올해 최고의 유망주는 누구였는가에 대한 상이다.

권승아가 이 코파 트로피의 최종 후보 10인에 뽑혔다는 소식에 한국의 축구팬들은 흥분했다.

그리고 수상하지는 못했다는 소식에 약간은 실망했다.

반년을 2부 리그에서 뛰었고 한국이 월드컵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지도 못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발롱도르는 바르셀로나의 이바니 실바가 수상했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프랑크 시에프를 2위로 밀어내며 그의 3년 연속 수상을 저지한 것이다.

그러나 득표수 3위인 프랑코 구즈만이 레알 소속인데다, 이바니 실바가 구단 측과 마찰을 겪고 있으니 웃는 건 레알 마드리드 팬이려나 싶다.


***


겨울 이적시장에 스트라스부르는 또다시 스쿼드의 변화를 겪었다.

크리스토프 모허가 팀을 떠난 것이다.

그에 대한 대체로 디종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요한 티시에를 영입했다.

유망주가 아니라 20대 중후반의 선수를 영입한 것에 대해 일부 팬들은 회의적으로 생각했지만, 클럽 내부적으로 뱅상은 거의 모든 선택에 지지를 받는 입장이다.

어느 누가 승격 시즌에 리그의 정상을 달릴 줄 알았겠는가.

모두 그의 덕이다.

또한 엘리아스 아추리가 아내의 출산으로 시즌의 나머지 경기에 불참하게 되면서 오른쪽 윙에 대한 보강도 필요해졌다.

이적시장 막바지, 22살의 웬디 포베르가 35억 원의 이적료로 합류하면서 그 문제는 해결되었다.

두 선수의 활약은, 지켜봐야 할 것이다.


***


매 시즌 수많은 결승전이 치러진다.

챔피언스리그,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각국의 컵 대회들···.

그런 토너먼트 형식의 대회는 절대 실수와 패배를 용납하지 않는다.

2031년 1월 29일에 마르세유를 꺾고 쿠페 데 라 리그 결승에 진출한 리옹은 또 다른 결승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UEFA 유로파리그.


“아이씨. 우리가 어쩌다가 유로파로 굴러 떨어졌냐.”

“···우승하면 되죠.”

“그게 문제야. 우승 못하면 뭐라 변명할 여지도 없다. 5위로 미끄러진 마당에.”

“하면 되죠.”

“그래. 하면 되지.”


현재 프랑스 리그 1의 1위는 놀랍게도 아직 스트라스부르였다.

스쿼드가 얇디얇은데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켜 우승에서 가장 가까운 것이다.

2위인 파리와 3위 모나코는 승점이 동률로, 스트라스부르를 2점 차이로 쫓고 있다.

4위는 오세르. 이쪽도 놀라울 지경이다.

로익 페린 감독은 언제나 시즌 초반 위기를 겪으며 ‘이젠 안 먹힌다’ 소리를 몇 시즌 째 들어왔다.

그러다가 후반에 순위를 끌어올리며 유로파 혹은 컨퍼런스리그에 팀을 안착시키는데.

이번 시즌은 좀 다르다. 아니, 많이 다르다.

그냥 초장부터 강팀들을 격파하며 다른 클럽들을 긴장하게 만든 오세르는 이번 시즌 2패만을 기록하고 있다.

무승부가 많아 4위인 것이 흠이지만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경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031년 2월 20일.

비야레알을 상대로 한 리옹의 유로파리그 32강 1차전이 시작되었다.


-사민재 선수가 오늘 볼란테로 나오면서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4-1-4-1.

원래 포지션이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맡은 사민재의 모습에 사람들은 의아했다.

주전 미드필더 라스 세브레츠가 다치면서 빈자리가 생기긴 했지만 후보가 있는 미드필더 자리에 사민재를 넣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쯧, 어설프게 굴다가 실점하는 거 아니야?”

“그래도 수비는 잘 해주겠지.”


팬들의 우려와 다르게 사민재는 그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125% 발휘]

[전후반 90분 동안 유효합니다.]


사민재의 축구 지능 덕이기도 했지만 부스트가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게 해주는 이유도 있었다.

그는 현 라리가 4위 비야레알의 핵심인 공격형 미드필더 안데르 가르멘디아를 완벽히 묶으며 비야레알을 곤란케 했다.


-오늘 수비에서 빛을 발하는 사민재입니다.

-네. 세계적인 공격수인 가르멘디아 선수가 꼼짝 못하도록 만들고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빌드업에 관여하면서 정확한 롱패스를 통해 위협적인 장면들을 연출해냈다.

앙토니 마샬은 스피드가 떨어져 잘 받아내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니키 두드만, 후안 로메로 등이 시시때때로 라인 브레이킹을 감행하며 돌파를 기록했다.

전반 13분.


삐익-!


사민재의 롱패스를 향해 달려가던 미드필더 마우로 루카스가 수비수에게 유니폼이 잡히며 넘어졌다.

프리킥 선언은 자명한 일.

페널티 박스 라인에서 살짝 벗어난 거리다.

선수들은 사민재가 차길 원했지만, 그는 37m보다 가까이 접근하기를 극구 거부했다.


결국 키커로 나선 것은 기회를 얻어낸 장본인 마우로 루카스.


-이 어린 선수는 이번 경기가 유럽 대항전 3번째 출전입니다. 선발은 처음이고요.

-심히 긴장이 될 만도 합니다만, 여유를 가지려는 모습.


큰 심호흡 후 발을 굴렀다.

뛰어오른 수비벽을 살짝 넘기는 슛.

가까운 포스트를 노리고 날아간 공을 간신히 골키퍼가 쳐냈다.

경기장이 탄식으로 가득 찼다.

그러나 기회는 끝나지 않았다.


-멀리까지 날아간 공.

-사민재 슛!


작가의말

요즘 게임을 하면 승패랑 상관없이 재밌네요. 특히 할 일 안 하고 게임 한다는 사실이 적잖은 만족감을 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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