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타면 무한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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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듬
작품등록일 :
2019.11.1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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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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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1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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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DUMMY

프롤로그







서력 2050년.


동대륙에 원인불명의 거대한 게이트들이 열렸다. 게이트에선 거대한 괴수들이 끊임없이 튀어나왔다.


서력 2053년.


동대륙 정부는 최신 현대 현대화기를 총동원해 저항했지만 규격 외 크기의 괴수들에게는 역부족했다. 동대륙 남부에서 시작된 전선은 끊임없이 북으로 밀려났다.


서력 2054년.


서대륙에서 파견 온 명망 있는 천재 물리학자 지켄슈타인이 후에 '망상 입자'라고 일컬어지는 새로운 입자를 발견해냈다.


서력 2055년.


동대륙 정부는 결단을 내렸다. 동대륙 남부에 중성자탄 세례를 퍼붓기로 결정한 것이다. 중성자탄을 발사하기 전날 동대륙 모든 도시는 하루종일 추모곡을 틀었다. 혹시 모를 대륙 남부 생존자들을 애도하기 위해서.


서력 2055년 8월 15일.


동대륙 남부에 수백 발의 중성자탄이 터졌다.


그 결과 '신부'급 이하 괴수들은 전멸. '주교'급 괴수들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데 성공했다.

동대륙 정부는 축배를 들었다.

하지만 축배의 잔이 채 비워지기도 전에 이론상으로만 존재하던 '추기경'급 괴수가 등장했다.


서력 2056년.


동대륙의 전선이 속절없이 붕괴하기 시작했다. '추기경'급 괴수는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서력 2057년.


서대륙으로 돌아온 지켄슈타인 박사가 자신이 발견해낸 입자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현대과학이 오랜 세월 동안 밝혀낸 자연법칙을 비웃는 저 거대한 괴수들이 대체 어떻게 존재하고 활동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나는 목숨을 걸고 조사했다. 오랜 조사 끝에 나는 한 가지 입자를 발견해냈다. 이 미지의 입자는 인간의 '믿음'에 반응한다. 괴수들은 이 입자들을 다량 품고 있는데 그 덕분에 괴수들은 그 거대한 거체와 과학적으로 증명할 바 없는 힘들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동대륙 곳곳에 열린 게이트는 이러한 입자를 끊임없이 이 세계에 뱉어낸다. 현재 추세로 보았을 때, 이 입자가 우리 세계 곳곳에 퍼지게 되기까지 20년 정도 남은 것으로 계산된다.'


논문의 발표 결과, 지켄슈타인 박사는 서대륙의 모든 지성인에게 비웃음 받았다.


'괴수를 연구하다 결국 절망에 빠져 미쳐버린 과학자', '망상병 환자', '증명하길 포기하고 도망친 천재'. 온갖 모욕적인 멸칭이 서대륙 신문을 도배했다.


수많은 조롱 속에서 지켄슈타인 박사는 조용히 기자회견을 요청했다.



2057년 9월 27일.


수많은 기자와 학자들이 모인 가운데 지켄슈타인 박사는 선언했다.


"이제 과학은 합리성의 영역이 아닙니다! 이 망할 입자 때문에 과학은 망상의 영역까지 영락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믿도 끝도 없는 발언에 기자들과 학자들이 술렁였다. 소란스러운 가운데 한 기자가 손을 들었다. 평소 지켄슈타인에 대한 비판에서 그치지 않고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던 자였다. 기자는 입가에 비웃음 가득한 미소를 짓고서 물었다.


"대체 어떻게 증명하실 겁니까? 과학이 인간의 망상이 되어버렸다는 것을요. 말로는 뭐든 할 수 있지요. 증명을 하세요. 증명을!"


지켄슈타인 박사는 품속에서 자그마한 권총을 꺼내 들었다. 동시에 군중이 술렁였다


"초, 총?!"

"걱정마십시오. 이건 BB탄 총입니다."


통!


지켄슈타인 박사가 천장을 향해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자 플라스틱 총알이 기자회견장의 천장을 톡 치고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갔다.

박사는 천천히 다시 한 번 BB탄 총을 장전하고는 탄창을 빼 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져버렸다.


"다들 보이십니까? 지금 이 장난감 총에는 BB탄이 한 발 장전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지금 제가 방아쇠를 당기면 BB탄 총알이 나가겠죠. 여기까지는 이해하시겠습니까?"


아무도 지켄슈타인 박사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박사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어딘지 모를 광기가 담겨 있었다. 박사는 품속에서 아주 자그마한 유리병을 꺼냈다.


"이건 괴수의 코어 조각이 제가 발명해낸 방식으로 일정한 가공을 거친 것입니다. 제 이름을 따서 지켄슈타인 코어라고 이름 붙였죠."


박사는 자그마한 유리병을 쥔 손으로 유리병과 함께 장난감 권총을 쥐었다.


"이걸 이 장난감 권총 손잡이와 함께 쥔 채로 말이죠. 이 총을 쏘면 어떻게 될까요? 장전된 BB탄이 나갈까요? 왜 다들 말이 없으십니까? 거기 아까 질문하셨던 기자분. 신문에서는 아주 절 희대의 얼간이로 만들어 놓으셨던데 어디 한 번 대답해보시죠."


질문했던 기자는 모두의 시선이 자기에게로 쏠리자 얼굴을 붉힌 채 자리에서 일어섰다.


"당연히 BB탄이 나가겠지!"

"아닙니다."


박사는 눈빛을 형형히 빛내며 기자를 겨눴다.


"이 총구에서는 당신 대갈통을 뚫어버릴 탄환이 나갈 겁니다. 제가 그렇게 믿고 있으니까요."

"무슨 헛소ㄹ···!"


타앙!


총구에서 발사된 탄환은 빛살같이 쏘아져 기자의 귀를 스쳐지나 벽을 뚫었다.


정적이 내려앉았다.


죽다 살아난 기자는 다리의 힘이 풀려 제자리에 쓰러졌다. 박사는 기자를 보며 싱긋 웃었다.


"이거 머리를 정확히 노렸는데 빗맞았네요. 제가 사격에는 영 젬병이라."


박사는 새하얀 빛을 발하는 자그마한 유리병을 높게 들고는 슬픈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선언했다.


"과학은 죽었다! 이제부터는 신앙의 시대다!"





미지의 입자는 과학을 망상의 영역으로 영락시켰다는 지켄슈타인 박사의 말에서 따와 망상 입자라는 이름을 붙였다.




서력 2059년.


서대륙에서 지켄슈타인 코어를 활용한 병기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전차, 비행기, 사족보행 병기 등 다양한 곳에 지켄슈타인 코어를 장착시켜보았지만, 코어는 병기가 인간의 형상에 가까울수록 더 많은 망상 입자를 방출했다.


그 결과 이족보행 대괴수용 결전 병기 '슈타인'이 탄생했다.


병기의 이름은 지켄슈타인 박사의 강력한 주장 아래 박사 이름의 뒷부분을 따서 지었다.


서력 2060년.


동대륙은 패배했다.


짧은 문장의 통신을 끝으로 동대륙에서 추가 연락이 오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서력 2064년.


서대륙 최남단에 게이트가 출현했다.











탈탈거리는 소리와 함께 군용트럭이 멈춰 섰다. 곧 군용트럭에서는 두 남자가 천천히 튀어나왔다.

운전석에서 걸어 나온 사내가 옆의 사내를 보며 입을 열었다.


"슈타인에 달린 코어 하나 건지면 대박인데 아마 안 남아있겠죠?"

"그 비싼 거야 슈타인 조종사놈들이 어련히 챙겨갔겠지. 걔네들도 그거 챙겨가면 보너스 두둑이 받는다고 하더라고. 괜한 기대는 접고 우리 일이나 하자고."


군복 입은 사내 둘이 향한 장소에는 검푸른색으로 도배된 슈타인 한 개체가 머리를 잃고 쓰러져 있었다. 공국의 양산기인 '비틀 - 5'였다.


"역시 공쳤네요. 코어가 달린 머리통만 쏙 빼간 거 봐요."

"있어 봐. 공국측 조종사 하나 제대로 포획하면 코어만은 못해도 보너스 좀 두둑하게 챙길 수 있으니까."

"공국쪽 '적합자'말이죠? 진짜 걔네고 우리 쪽이고 적합자들은 인생 편하게 살아서 부럽다니까요. 솔직히 망상 입자라면서요! 이름에 안 맞게 사람 가려서 반응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적합자의 폭을 개선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니까 혹시 모르지. 새로운 타입의 슈타인이 나오면 너랑 나도 탈 수 있을지도."


사내 중 하나가 키득거리며 웃었다.


"그러면 진짜 제가 치킨 쏠게요. 그런데 저거 그냥 깡통인 거 같은데요. 이미 탈출했나 봐요. 콕피트가 반쯤 열려 있잖아요. 저희 그냥 다음 포인트로 빨리 가죠. 그래도 저희 쪽 조종사부터 구해야지 않겠어요?"

"그럴까."


두 사내가 등을 돌림과 동시에 반쯤 열린 슈타인 가슴 콕피트에서 목소리와 함께 손이 튀어나왔다.


"말소리?! 거기 사람 있어요? 사람이면 저 좀 도와주세요! 이거 콕피트가 다 안 열려서 못 나가고 있어요!"


두 군복 사내는 도움 요청에 눈을 빛냈다. 공국측 조종사를 생포해가면 오늘 밤은 보너스로 흥청망청 마셔도 괜찮았다.

후임으로 보이는 군복 사내가 소리쳤다.


"어이! 형씨! 괜히 나오려고 괜히 용쓰다 다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곧 구해줄 테니까!"

"아! 진짜 사람이었네! 감사합니다! 진짜 꼼짝없이 여기서 굶어 죽는 줄 알았어요!"


잠시간의 작업 이후 두 군복 사내는 콕피트의 입구를 강제로 열었다.

그 안에는 조종복을 입고 있는 검붉은 머리의 사내가 어색하게 웃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이거 제국쪽 분이셨네요.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후임 병사는 진짜 조종사가 아직 타고 있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거 진짜 심 봤네요! 오늘 저희 보너스 두둑하게 타는 건가요?"


선임 병사가 뚱한 목소리로 답했다.


"공쳤다. 가자."

"네? 저 공국측 조종사 안 데리고 가요?"

"쟤는 어차피 데리고 가도 돈을 못 받아. 혼나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공국측 조종사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어··· 제가 돈이 좀 안돼도 조금 태워주시면 안될까요? 보다시피 이 슈타인이 완전히 고장 났는지라."


선임 병사는 조종사를 보고서 고개를 젓고는 미련없이 군용트럭을 향해 걸어갔다. 후임은 엉거주춤한 자세로 선임의 뒤를 따랐다.


"야. 가자. 다음 포인트가 어디냐?"

"진짜 안 데리고 갑니까?"

"저 조종사가 바로 소령님이 말씀하신 '잿더미 염(炎)'다."

"진짜요? 그게 저 사람이라고요? 데리고 와도 돈 안 준다던 그 조종사요?"

"그래."


후임은 측은한 얼굴로 열려 있는 콕피트를 한 번 뒤 돌아봤다.


"맨날 출동했다 하면 저희 측 슈타인한테 대파 당해서 꼬박꼬박 슈타인의 코어를 상납한다는 그 '잿더미'가 저 사람이었군요. 실물은 처음 봐요."

"저런 조종사는 항상 공국측에 있는 게 더 이득이라 판단하신 소령님이 굳이 마주쳐도 잡아오지 말라고 하셨지. 어차피 공국측에서 몸값을 지불하지도 않을 거라면서."


후임은 군용트럭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그래도 안 잘리고 계속 슈타인 조종사 하는 걸 보면 적합자가 진짜 철밥통이긴 한가 봐요. 그렇죠?"

"그러게 말이다."











"이번에는 진짜 잘리겠는 거 아니야?"


염은 뒷머리를 몇 번 긁적이고서 콕피트에서 나왔다. 슈타인에서 내린 염은 슈타인의 발바닥 부분으로 가 간단한 조작을 했다. 그러자 숨겨진 공간이 드러나고 온갖 캠핑도구들이 굴러 나왓다. 염은 아주 익숙하게 캠핑 도구들을 챙겨 들고서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니까 일단은 우리 쪽 구조 차량이 올 때까지 밥부터 먹어볼까."


작가의말

 답했다.


 지구 아니에요. 유사 지구에요!


 대륙이 서대륙 동대륙 밖에 없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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