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인생 게임으로 싹쓸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비밀금고
작품등록일 :
2019.11.14 11:35
최근연재일 :
2019.12.27 10:32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1,343
추천수 :
36
글자수 :
63,755

작성
19.11.14 11:46
조회
149
추천
2
글자
11쪽

잊고 지내던 인생 게임. (01)

DUMMY

“형은 뭐 게임 같은 거 안 해요?”

“생각 없어. 그런 거 할 시간에 잠이나 더 자겠다.”


물론 뻥이다. 생각은 넘친다. 그저 돈과 시간이 넘치지 않을 뿐이지.

그런 생각이 불쑥 치솟아 올랐지만 김성준은 속내를 감추고 옆에 있는 동료를 책망했다.


“그보다 너 손 놀고 있다. 얼른 안 움직이냐.”

“에이. 형. 이제 조금 있으면 쉬는 시간이잖아요.”

“그 전까지는 쉬는 시간이 아니라는 건데.”


김성준은 뺀질거리듯 말하는 동료에게 가볍게 타박을 줬다.


삐이이!


그러나 김성준이 타박을 주자마자 스피커에서 쉬는 시간을 알리는 소리가 나왔다.


“그런데 쨔잔. 이제는 쉬는 시간이네요~”


옆에서 같이 작업하던 동생이 장난치듯 말했다. 그 넉살 좋은 모습에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자. 자. 형. 가시죠. 오늘은 제가 커피 살게요.”

“그래. 가자. 가.”


김성준은 손에 끼고 있던 목장갑을 벗어 작업대 위에 던져뒀다.


“어우. 냄새. 씨.”

“오늘도 물건 들어온다고 하던데요.”

“집에 일찍 들어가긴 글렀구먼.”


다른 사람들도 하나 둘 몸을 풀거나 투덜거리며 작업장을 빠져 나갔다.


“와. 형 들었어요? 오늘도 물건 들어온대요.”

“들어오면 야근이네. 돈 더 벌 수 있겠다.”

“미친.”


옆에서 같이 일하는 동생이 사람이신가 하는 눈으로 봤지만 김성준은 가볍게 무시했다.

그에게 있어 야근은 몸은 고되지만 돈을 더 벌 수 있는 훌륭한 추가 시간이었다.

김성준을 지긋지긋하다는 듯 보던 친한 동생은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으며 말했다.


“그런데 형, 형은 고블린이나 오크 직접 본 적 있어요?”

“있을 리가.”


그래도 시체 파편은 매일매일 보고 있다. 방금 전까지 작업하던 게 시체 파편에서 살점 떼어내고 뼈를 추려내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아! 나도 고블린 잡고 싶다!”

“하지만 어림도 없지.”

“알거든요! 저거 직접 볼 수 있으면 여기서 안 이러지!”


친한 동생이 그러거나 말거나 김성준은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를 홀짝였다.


고블린이네 오크네 하는 건 김성준이 어릴 적만 해도 게임 속에서나 있던 존재였고 그걸 이렇게 현실로 보게 되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 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만도 않다.

지금은 오히려 자기도 고블린이나 오크를 실제로 볼 수 있기를 비는 시대가 되었다.


“오. 한다.”


실제로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친한 동생의 눈에는 기대감과 선망, 약간의 질투 등이 가득했다.


“그게 재미있냐.”

“어휴. 개쩔죠. 저도 이렇게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어림도 없지.”

“아. 좀!”


친한 동생이 빽 소리치는 걸 들으며 김성준도 슬쩍 핸드폰을 쳐다봤다.


- “달려들어, 달려들어!”

- “회복 특성 있는 사람들은 버틸 수 있으니까 회복은 다른 곳으로 돌리세요!”

- “크어어어어!”


게임에서 나올 법한 옷이나 갑주를 입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수십 명 모여 커다란 돌거인과 싸우고 있는 영상.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영화라고 생각할 법한 모습이었지만 영상 속 이야기는 가상이 아닌 현실, 실화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다른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이었다.


10년 전.

다른 세상으로 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생겨났다.


처음에는 무슨 헛소리냐는 말이 많았으나 세계 각지에서 그런 사람들이 계속해서 나타났고 이윽고 다른 세계에서나 나올 법한 물건을 들고 오는 사람이 나타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


예를 들자면 상처를 단숨에 치료해 주는 물약이라거나,

예를 들자면 하늘을 날 수 있게 해 주는 신발이라거나,

예를 들자면 지구에는 없는 생물로 만든 갑옷이라거나.


그런 것들이 튀어나오자 세상이 뒤집어지고 급하게 관련법이 제정 되고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세상이 격변.

10년이 지난 지금 와서는 다른 세상으로 갈 수 있는 이들이 선망 받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그 이세계의 이름은 언더월드Underworld.

그리고 언더월드를 탐험할 수 있는 이들은 플레이어Player라고 부르게 되었다.


“아! 나도 플레이어 하고 싶다!”

“해. 하면 되네.”

“티켓이 없잖아요. 티켓이. 하고 싶어서 할 수 있다면 제가 왜 여기 있어요? 플레이어 하고 있지.”


틀린 말은 아니다. 김성준도 플레이어 할 수 있다면 여기서 이러고 있지는 않는다.


플레이어는 사회계층 최상층에 위치한 자들이었다. 그들이 가지고 오는 몬스터의 소재, 여러 아이템, 문물 등은 이 세상을 발전 시켰고 그 값도 어마어마했다.

그렇기에 플레이어가 되면 돈을 갈퀴로 긁는다 해도 과언이 아닌 세상.


하지만 플레이어는 되고 싶다고 해서 누구나 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 티켓이 필요했고 그걸 사용해 플레이어 등록을 해야 비로소 플레이어가 될 수 있었다.


문제는 플레이어 티켓이 억 단위 값으로 거래가 되고 있다는 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값이 치솟을 정도로 희소하다는 점이었다.

플레이어 티켓은 어떻게 만든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갑자기 툭 눈앞에 나타나거나 언더월드에서 구한 사람이 넘기거나 등으로만 구할 수 있었기에 부르는 게 값일 정도였다.


“그런데 그 플레이어들은 어떻게 저쪽 세상까지 가서 동영상을 찍어 오냐?”

“아. 형. 그것도 몰라요? 플레이어가 되면 부가기능으로 동영상 촬영이 있잖아요. 이건 상식이라고요, 상식.”

“그건 너한테나 상식이고.”


플레이어는 유명하고 사회계급 최상층에 자리 잡는 존재다. 그들의 존재는 이미 1인 기업, 권력을 쥔 자, 그 외 여러 가지로 분류 되는 존재 그 자체다.

그러나 대기업 회장이 굉장한 사람인 건 알아도 그들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를 세밀하게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고 변호사가 어떻게 법을 조사 하는가 파악하는 사람도 적다.


김성준에게 있어 플레이어란 딱 그 정도였다.

굉장한 건 알지만 어떻게 굉장한지는 잘 모르는 존재.

어차피 될 일도, 엮일 일도 없기에 관심조차 갖지 않는 구름 위의 무언가.


그에게 있어 플레이어란 그런 존재였고 다른 것에 대한 관심사가 더욱 컸다.


삐이이!


가령 지금부터 다시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 같은 것 말이다.


“야. 그만 보고 일이나 하자.”

“아. 형. 조금만 더···!”

“아니. 그걸 나한테 그래도.”


김성준은 투덜대는 동료를 버려두고 먼저 움직였다.


‘오늘 야근은 좀 늦게까지 했으면 좋겠다.’


그의 관심사는 눈앞에 있는 것들이었다.


* * * * *


성은 김, 이름은 성준. 합쳐 김성준.

올해로 28세가 된 그가 몬스터 가공 공장에서 일한 것도 벌써 5년째.

서울 3대 대학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름 있는 대학에 다니던 그였지만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뒤로는 대학을 그만 둬야 했다.


만일 그에게 15살 차이나는 형제들이 없었거나 친척이라는 탈을 뒤집어 쓴 악마들이 부모님의 재산을 빼앗아가지 않았다면 그는 어떻게든 대학을 졸업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성준에게는 지켜야 할 동생들이 있었기에 대학을 포기했고 곧바로 돈을 벌어야 했다.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었다. 주 6일, 때로는 7일 일하고 야간이나 철야를 하는 것이 일상인 하루하루가 힘들지 않을 리 없었다.

그래도 힘들지언정 그 선택을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나 왔다. 애기들.”

“어서 와! 형!”

“오빠! 어서 오세요!”


집에 들어서자마자 쪼르르 달려오는 동생들이 있었으니까.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이 된 김주현, 김은아는 김성준에게 남은 둘도 없는 가족이었다.

이란성 쌍둥이인 두 꼬맹이는 성별도 행동도 태도도 달랐지만 김성준을 향한 가족애만은 똑같았다.


“형 힘들지? 내가 이불 깔아놨어!”

“저희 둘이서 집도 싹 치워 놨어요!”


밤 10시가 넘어서 집에 들어 와 몸은 피곤하고 짹짹대는 것 같은 목소리들은 시끄럽다.

그런데도 입에 절로 웃음이 걸리는 이유는 뭘까.

김성준은 그 웃음을 감추지 않으며 쌍둥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으악! 머리 흔들린다!”

“꺄~”


삐약삐약대던 두 꼬맹이가 꺅꺅거리며 즐거워한다.

비록 대학은 못 갔고 몸은 힘들지언정 김성준에게는 이거면 충분했다.

그럴 때 말을 꺼낸 건 삐약삐약대던 병아리 중 야무진 병아리였다.


“아. 맞다. 오빠. 집주인 아저씨가 오빠 오면 꼭 올라오라고 했어요.”

“아, 참! 그랬다!”

“그래?”


후우. 김성준은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한숨을 채 숨기지 못 했다.


“갔다 올게. 놀고들 있어. 딱 11시까지만 게임 해도 돼.”

“네~”

“아싸!!”


야무진 병아리는 배꼽 인사를 하고 활발한 병아리는 1분이 아깝게 후다닥 달려간다.

그 모습을 보며 웃음만 짓던 김성준은 다시금 몸을 돌려 집밖으로 나갔다.


반지하인 집을 나가 계단을 걸어 오른 김성준이 도착한 곳은 3층.

3층 문 앞에 서서 몇 번 문을 두드리자 문이 열렸다.


문을 연 건 까랑까랑하다는 말이 퍽 어울리는 남자였다.

짧은 머리카락에 깡마른 얼굴, 짧은 턱수염과 헐겁게 입은 옷.

남자는 물끄러미 김성준을 쳐다보다 턱짓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오라는 신호였다.


“어이! 거지새끼 왔어!”


그리고 집안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자 파마를 한 중년 여성이 후다닥 나와 김성준을 맞이했다.


“어머. 성준씨 왔어? 오늘은 늦었네.”

“예. 일이 좀 늦었네요. 안녕하셨어요.”

“그래. 얼른 들어 와.”


김성준은 자신을 살갑게 맞이하는 중년 여성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가 본 것은 거하게 차려진 상이었다.

상다리가 무너지지 않을까 거하게 차려진 상 위에는 상추를 비롯한 여러 채소와 커다란 접시에 쫙 깔린 선홍빛 고기가 있었다.


“얼른 앉아. 저 사람 성준씨가 언제 오나만 기다리고 있었다니까.”

“거 씨 누가 거지새끼를 기다려!”


그렇게 버럭 소리치는 남자는 어느 새 밥상 앞에 앉아 있었고 중년 여성은 그런 남자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아이, 참. 진짜. 직접 소고기까지 사다 놓고는 왜 맨날 안 좋게 부르고 그래? 어서 가서 앉아 있어.”


중년 여성은 부드럽게 김성준의 등을 토닥거리며 말한 뒤 부엌으로 향했다.

덩그러니 서 있게 된 김성준은 상 앞에 앉아있는 까끌까끌한 남자의 앞에 공손하게 앉았다.


그러자 남자가 녹색 소주병을 들었다.

김성준은 소주잔을 들고 양손을 내밀어 잔을 받았다.


“이번엔 제가···.”

“됐다. 거지새끼가 주는 잔은 안 받는다.”


남자는 일방적으로 통보하고는 자신의 잔을 채웠다.

그런 일방적인 모습과 거지새끼라는 말을 들으면서 김성준은 쓴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대체 언제쯤이면 제대로 불러 주시려고.’


혼자서 벌컥벌컥 술을 마셔대며 김성준을 거지새끼라고 부르는 까끌까끌한 남자의 이름은 박두식, 그런 박두식이 영 못마땅한지 눈살을 찌푸리는 중년 여성의 이름은 이정화.


이 둘이 김성준이 살고 있는 집의 집주인이자 부부였고 김성준의 은인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생 게임으로 싹쓸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시간은 오후 3시입니다. 19.11.18 101 0 -
13 미드렌의 중립 이방인. (02) 19.12.27 30 2 11쪽
12 미드렌의 중립 이방인. (01) 19.12.05 65 3 12쪽
11 여행 준비. (04) 19.12.03 70 4 9쪽
10 여행 준비. (03) 19.12.02 73 2 10쪽
9 여행 준비. (02) +1 19.11.29 83 3 12쪽
8 여행 준비. (01) +1 19.11.25 99 4 11쪽
7 유일무이한 튜토리얼. (03) 19.11.21 112 3 11쪽
6 유일무이한 튜토리얼. (02) 19.11.19 108 2 12쪽
5 유일무이한 튜토리얼. (01) 19.11.18 108 2 11쪽
4 잊고 지내던 인생 게임. (03) +1 19.11.15 121 2 11쪽
3 잊고 지내던 인생 게임. (02) +2 19.11.14 137 2 13쪽
» 잊고 지내던 인생 게임. (01) 19.11.14 150 2 11쪽
1 프롤로그. +1 19.11.14 188 5 6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금고'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