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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인생 게임으로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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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금고
작품등록일 :
2019.11.1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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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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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1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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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유일무이한 튜토리얼. (02)

DUMMY

어리둥절하다고 해야 할지, 황당하다고 해야 할지.

당혹스러운 기분을 느끼던 김성준은 몸을 일으켜 앉았다.


앉아서 주변을 살피자 보이는 건 광활한 푸른빛 강, 별들이 촘촘하게 박혀있는 하늘, 그리고 김성준 혼자 타고 있는 작은 나룻배였다.

은은한 빛을 발하는 푸른빛 강 안에는 자그마한 빛 알갱이들이 떠다녀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냈다.

김성준이 들어오기 전에 조사한 차원의 강이었다.


하지만 김성준의 눈에는 차원의 강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온 신경은 방금 전 있던 일에 쏠려 있었다.


‘···아까 그건 뭐였지?’


남들은 곧바로 여기서 시작하는 튜토리얼이 김성준만은 달랐다.

김성준에게 보였던 건 차원의 강이 아니라 마룡 카리우스였고 그걸 잡는 것이 김성준의 튜토리얼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전투는 김성준이 마룡 카리우스에게 뛰어드는 걸로 끝이 나 버렸다.


[시스템: 개인 퀘스트 ‘영혼에 각인 된 기억’을 클리어 했습니다.]

[시스템: 퀘스트 보상으로 특성 ‘칼린츠의 계승자’를 획득했습니다.]


거기에 눈앞에는 이런 창이 떠 있다.


“카리우스를 잡는 게 아니라 그저 보기만 하면 클리어 되는 퀘스트였나?”


간혹 그런 게 있기는 하지만 여기서도 이럴 줄은.


툭.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나룻배에 가벼운 진동이 느껴지고 나룻배가 멈췄다.

살펴보면 나룻배가 땅에 부딪쳐 멈춰 있었다.


부딪친 것은 강처럼 푸른빛으로 빛나고 있는 땅이었다.

플레이어들이 처음 도착하는 곳, 스타트 라인이었다.


“···음.”


김성준은 잠시 조용히 있다가 나룻배에서 내렸다.

방금 전 카리우스와 싸울 때는 고양감만 들었는데 지금은 괜한 긴장감이 찾아왔다.

이제야 플레이어가 되었다는 긴장이 김성준을 찾아왔다.


긴장감을 안은 채 일직선으로 쭉 이어진 길을 걷자 얼마 지나지 않아 넓은 땅이 나타났다.


그 넓은 땅 위에 사람이 한 명 서 있었다.

하늘빛 머리카락을 길게 길러 하나로 땋아 내린 여성이었다.

김성준하고 비슷한 나이대로 보이는 여성은 그 나이에 갖추기 힘든 깊이 있는 부드러움을 몸에 두르고 있는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귀가 엘프처럼 살짝 뾰족한 여성의 이름은 루이나.

언더월드에서 스타트 라인에 도착하면 모두가 제일 처음 만나는 NPC였다.


그리고 브릴리언스 월드에서 김성준, 시안과 같이 다니던 동료 중 한 명이기도 했다.


‘많이 변했네.’


자료를 조사하면서 봤을 때도 생각했지만 실제로 보니 그 사실이 더욱 실감났다.


머드게임이었던 브릴리언스 월드에서는 「푸른빛 머리카락을 숏 포니테일로 묶은 여자아이」 정도로 묘사 되고 서투른 그림으로 여자아이가 그려져 있었던 루이나.

하지만 눈앞에 있는 그녀는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아니, 사람 그 자체인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김성준은 잠시 숨을 한 번 몰아쉬고 루이나를 향해 걸어갔다.

이제 루이나가 플레이어를 환영하는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튜토리얼이 시작 된다.


그 대사는 「“새로운 출발선에 선 것을 환영합니다. 이방인이여.”」였다.


하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후후. 너무 늦게 온 거 아닌가요?”


루이나를 향해 걷던 발걸음이 뚝 멈췄다.

김성준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언더월드의 오프닝 영상에 등장하는 자신의 캐릭터를 봤을 때부터 혹시 싶은 마음이 있었다.

언더월드를 조사하면서 브릴리언스 월드와 관계있는 것들을 찾아냈을 때에는 혹시 싶기까지 했다.

그것이 지금 눈앞에서 확신으로 변했다.


“루, 루이나?”


김성준이 조심스레 묻자 루이나의 입에 빙긋 웃음이 걸렸다.

그리워하는 사람을 만나 기뻐하는 웃음이었다.


“네. 루이나에요. 어때요? 옛날에 말한 것처럼 됐죠? 옛날에 하던 말 기억 하나요?”


기억 못 할 리가 없다.


“크면 어엿한 숙녀가 될 거라구요. 였었지.”

“어때요? 이제는 숙녀다워졌죠?”

“어. 엄청 예뻐졌네.”


반가운 추억을 만났을 때의 벅찬 기분이 김성준의 가슴속을 가득 채웠다.

그건 김성준만이 아닌, 루이나도 마찬가지였다.


“다시 만나서 기뻐요. 시안.”


흘러넘치는 기쁨을 채 주체하지 못 하는, 북받치는 기쁨을 애써 억누르는 웃음.

그 웃음을 본 김성준은 그제야 확신할 수 있었다.

새로운 세계는 인생 게임이었던 게임의 역사를 지닌 세계였다.


* * * * *


“음. 근데 정말, 음. 예뻐졌네.”

“맨날 꼬마야 하고 놀렸었죠. 이제는 못 놀리죠?”

“못 놀리지.”


이렇게 아름다워진 여성을 어떻게 꼬마라고 놀리겠는가.


본래대로라면 튜토리얼답게 플레이어가 알아야 할 것을 알고 언더월드로 떠나야 했지만 튜토리얼은 진행 되지 않고 있었다.

김성준과 루이나는 반가운 마음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제는 리안이라는 이름을 쓰나 보군요?”

“혹시나 싶어서 안 썼었지.”

“괜찮아요. 시안이든 리안이든 당신은 당신이니까요.”


루이나는 빙긋 웃으며 김성준, 리안을 바라봤다.


“그러면 리안. 이방인으로서 언더월드에 갈 준비를 도와드릴게요.”


그 모습에 문득 장난기가 치솟은 리안이 물었다.


“어? 이제 나 보기 질렸다고?”

“그, 그런 게 아니에요! 저도 시안하고 더 이야기 하고 싶지만 조금 있으면 시간이···!”


가볍게 장난삼아 한 마디 던졌더니 루이나가 다급히 부정했다. 목소리까지 높이고 리안이라 부르기로 했던 것도 곧바로 잊은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큭큭 웃자 그제야 자기를 놀린 걸 알아챈 루이나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으으. 그냥 내려가요!”

“아! 미안! 내가 잘못했어!”

“정말로 반성하고 있어요?”

“진짜. 진짜로 반성하고 있어.”

“훗. 알았어요.”


자기가 이긴 듯 득의양양하게 웃는 루이나도 귀여웠지만 놀리지는 않기로 했다.

아무리 여러 영상에서 튜토리얼에 대한 설명이 나와도 튜토리얼은 역시 직접 듣고 직접 실감해야 몸에 익혀진다.

놀렸다가 튜토리얼도 모르고 그대로 떨어지면 고생이다.


리안은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장난을 꾹 눌렀다.


“스트레인저들은 자신의 능력치를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어요. 스테이터스, 상태창, 단어는 자유지만 보려고 하는 의사만 담으면 볼 수 있으니까 한 번 열어 주세요.”


차근차근 설명하는 루이나의 말에 따라 리안은 눈앞에 상태창을 열었다.


───────────────

성명: 리안 칼린츠.

성별: 남성.

등급: 10급.


능력치:

[근력 E(5)] [민첩 E(5)] [지력 E(5)]

[활력 E(5)] [체력 E(5)] [마력 E(5)]


특성:

[차원의 이방인]

[칼린츠의 계승자]


아이템:

[비어 있음]

[비어 있음]

[비어 있음]

───────────────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알 수 있는 정보가 눈앞에 나타났다.


언더월드는 일반적인 RPG가 사용하는 레벨을 사용하지 않는 시스템이었다.

능력치는 E부터 S까지 있으며 E가 최하위, S가 최상위 능력이었다. 올리는 방식은 사냥이나 아이템, 훈련 등을 통해 포인트를 늘려 능력치를 상승 시키는 방식이었다.


특성은 게임의 스킬 같은 것으로 최대 10개까지 습득할 수 있었다.

기본으로 주어지는 차원의 이방인을 포함하는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9개만 습득할 수 있지만 리안은 달랐다.


“칼린츠의 계승자라.”


퀘스트 보상으로 받은 칼린츠의 계승자까지 포함하면 습득한 특성의 수는 2개.

앞으로 리안이 습득할 수 있는 특성의 수는 8개였다.


“···저기 루이나. 하나 궁금한 게 있어.”

“브릴리언스 월드에 대한 얘기라면 저는 할 수 없어요.”


말하려던 질문이 단번에 막혔다.

리안은 입을 다물고 루이나를 쳐다봤다.


“리안의 입장에서는 의문점만 가득할 거라고 생각해요. 리안이 게임으로 즐겼던 세상이 실존하는 것도, 언더월드가 생긴 것도, 그리고 여러 가지도.”


하지만 미안해요. 저는 말해줄 수 없어요.


루이나는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방금 전까지 짓던 웃음과는 다르게 슬픔이 조금 섞인 웃음이었다.

리안은 가볍게 앞머리를 쓸어 넘겼다.


“어쩔 수 없지. 뭐.”


루이나가 말한 대로 궁금한 것이 잔뜩 있었다. 하지만 반드시 알아내야 할 건 아니었다.

애초에 리안의 목적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이용해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이었지, 세상의 진실 같은 게 아니었다.

설령 알아야 할 필요가 있어도 루이나를 곤란하게 하면서 알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면 차근차근 알아 가면 되고. 열심히 돌아다니다 보면 알겠지.”

“고마워요. 리안.”

“고맙기는. 어쨌든 시간 없다며. 얼른 다음으로 넘어가자.”


계속해서 이 이야기를 질질 끌면 루이나가 계속 미안할 거 같기에 얼버무리기로 했다.

그걸 모를 루이나가 아니었기에 그녀의 웃음에서 슬픔이 지워졌다.


“네. 그럴까요.”


루이나의 고운 손이 허공을 쥐듯 오므려지자 그녀의 손에 지팡이가 나타났다.

자기 키보다 큰 지팡이를 소환한 그녀가 지팡이를 휘두르자 리안의 앞에도 빛이 모여들었다.

모여든 빛이 만들어낸 건 단촐한 철검 한 자루였다.


“원래는 스트레인저 본인이 원하는 무구를 지급하지만 리안은 역시 검이 어울리니까 검으로 줄게요.”


루이나가 멋대로 지정해 준 것이지만 어차피 검을 쓸 생각이었기에 상관은 없었다.

리안은 검을 손에 쥔 채 몇 번 휘둘러 무게를 체크했다.

현실에서 검 같은 건 휘둘러 볼 일이 없는데 손에 쥔 검은 착 감긴 듯 휘두르기 편했다.


“다음 단계로 진행할게요.”


말을 꺼낸 루이나가 지팡이 끝으로 땅을 가볍게 찍었다.

쿡, 하고 땅을 찍자 다시금 빛들이 모여 세 뭉치를 만들었다.


리안과 거리를 두고 뭉친 빛은 세 뭉치.

그것이 점점 찰흙을 빚듯 울렁거리더니 사람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그렇게 눈앞에 나타난 빛나는 인형은 세 명.

이번 전투 훈련에서 리안이 상대해야 하는 적이었다.


“그러면 전투 훈련을 시작할게요. 기본은 세 명이지만 버겁다면 줄여도 되고 더 늘려도···.”

“최대로.”


시안이 단호하게 말하자 루이나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하지만 이내 조금은 장난이 섞인 눈웃음으로 변했다.


“괜찮겠어요? 지금 리안은 옛날 같지 않다고요?”

“그러니까 더욱 타이트하게 해야지.”


이 전투 훈련은 성과에 따라 추가 보상이 주어지는 방식이었다.

눈앞에 나타난 인형의 수는 세 명. 최대 다섯 명까지 추가가 가능하며 쓰러뜨릴수록 능력치에 사용할 수 있는 보너스 포인트를 얻고 시작할 수 있었다.


거기에 전투에서 진다고 사망하거나 플레이어 자격을 박탈당하는 것도 아니니 잔뜩 땡겨도 문제는 없다.

물론 그렇다고 잔뜩 땡겼다가 지면 말고, 라는 생각은 절대 아니다.


언더월드에는 이미 선발주자가 넘치고 그들이 여러 자원을 장악하고 있다.

거기서 희귀 자원 중에서도 희귀한 옛날 것들을 긁어모으면 백이면 백 다른 플레이어와 싸우게 되리라.

그러니까 강해져야 한다.


그 마음을 담아 리안은 힘차게 말했다.


“내가 워터 볼 마법 하나 밖에 못 쓰던 널 이끌고 다녀 사람 만든 사람이다!”

“그게 언제 적 얘기에요!”


리안이 힘껏 외치자 부끄러워진 루이나가 빽 소리쳐 인형을 둘 더 소환했다.


“바라는 대로 둘 더 소환했어요. 좋아요. 하나도 못 쓰러뜨리고 지면 평생 놀릴 거니까 그리 알아요.”

“그러면 다 쓰러뜨리고 약 올려야겠네.”


가볍게 혀로 입술을 핥고 손목을 빙글 돌렸다. 자연스럽게 쥐고 있는 칼도 한 바퀴 빙글 돌았다.

오른손으로는 검을 쥔 채 무릎을 살짝 굽힌다. 앞이든 뒤든 어디로든 뛸 수 있게 자세를 잡았다.


몸에 가벼운 긴장이 흐른다. 너무 과하지는 않지만 적지도 않은, 적절한 긴장이었다.


리안이 자세를 잡자 루이나의 지팡이가 리안을 가리켰다.

그리고 빛나는 인형 다섯이 리안에게 달려들었다.


전투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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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미드렌의 중립 이방인. (01) 19.12.05 63 3 12쪽
11 여행 준비. (04) 19.12.03 69 4 9쪽
10 여행 준비. (03) 19.12.02 72 2 10쪽
9 여행 준비. (02) +1 19.11.29 82 3 12쪽
8 여행 준비. (01) +1 19.11.25 98 4 11쪽
7 유일무이한 튜토리얼. (03) 19.11.21 111 3 11쪽
» 유일무이한 튜토리얼. (02) 19.11.19 105 2 12쪽
5 유일무이한 튜토리얼. (01) 19.11.18 107 2 11쪽
4 잊고 지내던 인생 게임. (03) +1 19.11.15 120 2 11쪽
3 잊고 지내던 인생 게임. (02) +2 19.11.14 136 2 13쪽
2 잊고 지내던 인생 게임. (01) 19.11.14 148 2 11쪽
1 프롤로그. +1 19.11.14 187 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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