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스(Re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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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
작품등록일 :
2014.01.14 00:13
최근연재일 :
2021.06.12 14:54
연재수 :
3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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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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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4.05.2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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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글자
22쪽

Ⓡ 5장. 날 수 없는 작은 새. (3)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DUMMY





기루로 돌아와 방에 들어서자마자 유령같이 나타난 이. 세리사는 깜짝 놀라며 뒷걸음질을 쳤다. 다행히 따라 들어온 칼스가 잡아 주었다.


“...에이네...?!”


친위기사 제이낙의 2인자, 부대장 둘 중 하나다. 대장으로는 알리사가 있지만 봉직 기간은 에이네가 더 길어, 무려 전전대의 황제까지 모셨다는 최고참이다.


또한 자신의 영자력 스승이자, 얼마 전 심술로 상처 입힌 이다.


“황녀 전하와 왕세자 전하를 뵙습니다.”


여전히 얼음 인형처럼 무표정한 얼굴이 생기 없는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부황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인물이 나타나자 세리사는 크게 경계했다.


하지만 칼스가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갖고 왔지?”


“네. 여기에...”


받아든 작은 금속 상자를 탁자에 올린 칼스가 물었다.


“다른 전언이라든가... 그런 것은 없어?”


“없습니다. 모두 칼스 전하께 일임하신다고...”


“알았어.”


“그럼 물러가겠습니다.


에이네의 하직 인사에도 세리사는 그저 입을 다물었다. 미안하다 말하고 싶었지만 장소가 장소다.


또한 그녀를 마주치자, 그동안 교육을 받으면서 괴롭고 힘들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몸도 마음도 피곤한 지금은 더더욱 그렇다.


창가를 넘어간 그녀는 금방 사라졌다. 긴장의 한숨을 내뱉은 세리사에게 칼스가 물었다.


“저 아이지? 네가 상처 입힌 아이가...”


“생각하기도 싫어...”


“솔직히 말하자면 그건 좀 과했지.”


“당신이 뭘 알아?”


그녀는 발끈했다.


“표정도 없고 감정도 없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차라리 에일리아가 나아.”


“그게 누군데?”


“내 전속 론비샤 중 하나... 수석 론비샤야.”


“기계와 비교하면 에이네가 불쌍하지.”


“그래도 에일리아는 내가 하겠다면 하고, 싫다면 권하지 않아.”


“그거야 그 애들은 명령만 받는 입장이니까. 그래도 네가 너무 엇나간다면 거부하도록 되어 있을 걸?”


인간을 위한 서비스를 행하고 대체적으로 충실하지만, 입력된 사회 규범에 어긋난 명령은 듣지 않는다.


칼스가 낮게 혀를 찼다.


“...너는 친위기사에 대해 잘 모르는구나.”


“몰라... 그저 차갑기만 하고... 융통성도 없고...”


“그건 그렇게 만들어져 있을 뿐이지. 또 네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감정도 있어.”


저 냉혈녀들이? 세리사는 어이없이 반문했다.


“어째서? 정신 제어가 그렇게 되어 있다면서?”


“론비샤의 영자두뇌는 다채로운 생각은 하지 못해. 하지만 친위기사는 엄연히 사람이고, 때문에 자신의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거야.”


“친위기사가 강점? 무슨 감정...?”


칼스는 조금 웃었다.


“사랑...”


“말도 안 돼. 무슨 그런 이야기가...”


비웃음은 잠시로 끝났다. 칼스가 정색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옥좌에 있는 사람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이야. 이 사람을 위해서는 죽어도 좋다. 그 말이면 무엇이든 듣고 결코 속이지 않는다, 그런 제어야. 세상에서 가장 강한 감정, 바로 사랑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강력한 제어라는 거야. 그냥 말을 듣도록 하려면 현재의 영자역학으로도 부족해.”


“...그러면 왜 이렇게 차가워?”


“표현하는 방법은 입력하지 않으니까. 만약 감정까지 집어넣었다가는... 황제도 사람이다. 최측근에다 단물 쓴물 다 빼주는 존재에 자칫 애정을 가지면 안 되지. 무척 험한 일에 굴리는 애들인데.”


“뭐가 험한 일이야. 그네들이 하는 건, 아바마마 옆에서 무게나 잡거나 나한테 강요하는 것 정도인데...”


칼스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친위기사는 단순히 황제의 호위만 하는 이들이 아니다. 오히려 암부(暗部)에서 일하는 것이 더 큰 임무다. 그는 얼버무렸다.


“...그 속은 아무도 몰라. 하지만 내 생각에는 그녀들도 괴로울 것이라고 생각해. 감정은 있는데 표현할 방법 자체가 없는, 이 괴로움은 쉬이 재기 힘들겠지.”


아냐, 알 것 같아. 세리사는 내심 생각했다.


얼마 전부터 조금씩 뇌리에 자리 잡는 생각. 아직 무엇인지 모를 이 답답함은 마치 등에 박힌 가시 같다.


칼스가 말했다.


“너무 친위기사들을 미워하지 마. 필요해서 있다고는 해도 불쌍한 아이들이야. 200년 가까운 수명에, 황족보다는 못해도 강력한 힘이고 주어진 권한도 크지만... 그만큼 제약도 많으니...”


“솔직히 나는, 저들이 있는 이유를 모르겠어. 당신이 마음만 먹으면 전 친위대가 다 덤벼도 문제일까. 유키나만 해도 웃으며 상대할 텐데...”


“물론 황족의 힘은 강력해. 하지만, 지배자인 고로, 그 힘은 함부로 발휘되면 안 돼. 황족의 힘은 어디까지나 자기 보호, 그리고 신민을 지킬 때나 사용해야 하는 것. 그러니 제이낙이 있는 거야. 힘을 쓸데마다 황족이 일일이 나설 수는 없으니까.”


칼스의 변호에도 세리사의 혐오감과 두려움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문득 생각하기도 했다.


처음 만난 그 때, 만약 에이네가 조금이라도 웃어주었더라면...


“...에이네가 가져온 것은 뭐야? 아버지가 반물질 폭탄이라도 내린 거 아냐? 화풀이로 말이야.”


“아, 내가 부탁한 거야.”


칼스가 열어준 상자 속 내용물을 본 세리사는 기겁하고 말았다. 눈구멍이 뻥 뚫린 얼굴이 있었기 때문이다.


“뭐뭐... 뭐야 이거?”


튀듯이 물러난 그녀에게 칼스가 웃으며,


“그렇게 놀랐어? 하지만 너, 한단 시내에 나가보고 싶어 했잖아. 그렇다고 계속 얼굴을 가리고 다닐 수는 없으니 본국에 가면을 주문한 거야. 만드는 데 시일이 걸려서 이제 도착했어.”


내심 안도한 세리사는 또한 기대했다.


“그러면, 이걸 쓰면 다른 사람처럼 변장할 수 있는 거네? 의심 없이 밖으로 나갈 수도 있고?”


“그런 거지. 자, 그럼 준비나 하고 와.”


“준비?”


이것부터 쓰는 것 아닌가? 세리사는 고개를 갸웃했다. 칼스는 여전히 사람 나쁜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놀라서 방금 바지에 지리지 않았어? 처리해야지.”


언제까지 아이 취급을 할 것인가. 그녀는 발끈했다.


“바보, 멍청이, 저질, 못난이!”


“다른 건 몰라도, 못난이는 상관없는 것 같은데?”


“늙으면 당신이라고 피할 수 있을 것 같아?”


놀리는 보람을 느꼈다는 듯 칼스는 웃었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렇게 놀리고 화내는 모습을 보는 날도 많지 않겠지. 언젠가 그 발치에 고개를 숙이고 받들어야 할 날을 생각하면 말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알지 못했다. 그들에게 있어 늙는다는, 그런 일 자체가 없어지는 일이 있게 될 줄은.


그것도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저건?”


“소가 끄는 마차.”


“저것은?”


“여기서 입는 갑옷이야.”


“저건 또 뭐야?”


제길. 이것은 생각하지 못했다며 칼스는 한탄했다.


그녀가 얌전하게 시장 구경을 할 것이다. 그리 기대하지 않았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하기야 여긴 신기한 것투성이겠지. 조금은 즐거움을 존중할까.


전쟁 통이라 길거리 놀이는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바쁘게 뛰어다닌다.


확 줄어버린 노점 한 곳을 찾아 국수와 떡을 먹은 후, 이어 바로 닭을 잘라 간장에 구워 막대에 꽂은 간식거리를 사서 들었다. 그것도 모자라 콩과 견과류를 볶아 꿀에 절인, 여기서는 꽤나 고급 간식까지 챙기는 것을 본 칼스가 핀잔을 주었다.


“간식 너무 밝히는 거 아니니? 배탈 나.”


“괜찮아. 성장기니까.”


의기양양하던 그녀가 문득 바쁘게 움직이던 입을 멈추었다. 느닷없는 침울함에 의아한 칼스가 물었다.


“왜 그래?”


“...매번 애 취급이나 하고...”


“매번 말하지만 너는 아직 애...”


“그만둬. 쳇...”


화내는 이유를 모르겠다. 칼스가 다시 물었다.


“여기서 얼마나 머무를 생각이야?”


“그냥. 있는 대로 있는 거지. 그런데 그건 왜?”


아직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다.


“여긴 전쟁 중이야. 바깥 상황은 모르지만, 쓸데없이 말려들 수 있으니...”


한단은 엄연한 수도다. 원래는 식량도 물도 충분하고, 병사가 될 수 있는 이도 많아야 한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포위를 당한 판이다. 그동안 비축 식량으로 버텨 왔지만, 외부 지원이 없는 이상 내년을 장담하기 힘들었다. 거기다 무슨 일이 있는지, 딱히 가문 것도 아닌데 성 안 우물의 수량이 줄고 있다.


세리사가 물었다.


“도와주지 않을 생각이야? 이곳이 적군의 손에 들어가면, 어제 그 사람들도 무사하지 못해.”


“적군이라...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그거야 당신 친구의 적이니까?”


“...좋겠다. 애들은 단순해서...”


“...또!”


아직 멀었다. 발끈하는 그녀와는 달리 칼스는 내심 한숨을 쉬었다.


그녀의 아버지인 코에카는 정치적 감각이 출중하고, 병상의 황제지만 팔팔한 형제들에게 전혀 빈틈을 보이지 않고 국정도 무난하게 이끌어 왔다.


반면 그녀는 좀 평범한 것 아닌가. 자신은커녕, 유키나에게도 한참 못 미치는 자질에 아직은 생각도 얕다. 지상행이래도 그저 놀러 온 것만은 아니길 원했는데...


아니야, 내가 이 아이에게 실망하는 일은 있어서는 아니 된다. 아직 어린 이 아이는 많은 것을 배울 여건이 되지 못했고 항상 외롭고 불안해하며 살았을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내가 하기 나름이다.


놀리면 화도 내고, 낯선 것에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신기한 것에 눈을 빛내며... 그런 것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놀리기도 하고 장난도 치며 친분을 쌓아 나간다.


궁중에 있었다면 예의상 하지 못할 것도, 여기선 할 수 있으니 오히려 다행이다. 칼스가 말했다.


“오늘 저녁에... 술 정도는 이목 그 사람과 같이 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야.”


“...그 집에 또 갈 거야?”


“술 한 잔도 나눌 수 없다면 나중에 섭섭하겠지.”


장차 이목이 죽기라도 한다면 더더욱.


“...나도 가?”


“떼어 놓을 수 없으니 그리 하면 어떨까 해. 술과 요리는 기루에서 주문해서 가져가면...”


“그럼 나도 한 잔 마셔볼까...”


마셔보진 않았지만 술맛은 궁금했다. 또 그와 떨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그를 혼자 보내는 것도 싫다.


“떽! 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자신조차도 미성년자임에도 꽤나 마셨었지.


“...한 잔 뿐이다.”




“...얼굴이 또 바뀌었네. 예전 내가 알던 그대로...”


생각할수록 신기한 일에 이목은 고개를 꼬았다. 세리사도 평범한 여자의 얼굴로 바뀌어 있다.


“이 판국이지만, 자네 덕에 입이 호강하게 생겼네.”


이목에게 술을 따르며 칼스가 권했다.


“그런데... 명색이 그래도 장군인데, 이젠 집도 좀 넓히고 그러세요.”


“부엌 있고 대청 있고 방 셋이면 뭐가 어때서...?”


“앞으로 태어날 애들이 뛰기에는 좁습니다.”


칼스가 가져온 음식을 나르던 샹은 이내 부엌으로 도망쳤다. 꽤나 크게 웃던 이목이 말했다.


“...꽤 변했군... 그 때는 참... 잘 드는 칼 같았는데...”


“지금은요?”


“예리함은 좀 떨어졌지만... 사람 같네.”


칼스는 칭찬이라 판단했다. 원하는 일이기도 했다.


“자, 소원이었지?”


세리사에게도 술 한 잔이 주어졌다. 과연 기루는 달라, 국화를 넣고 삭혀 몇 번이고 거른 고급술이다.


세리사는 냄새를 조금 맡아 보다 혀끝을 대었다.


향기는 좋아 조금 마시니... 쓰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조금 더 마시니 먹을 만 했다.


“이런 거구나...”


“네겐 좀 쓰지? 맛으로 먹는 게 아니긴 하지만...”


“맛이 아니면 무엇으로 먹어?”


칼스는 스스로의 가슴을 조금 두들겼다.


“이걸로.”


“뭐야, 이상한 소리나 하고...”


“좀 더 크면 알게 된단다.”


또 애 취급. 단번에 들이마신 그녀가 잔을 내밀었다.


“더 줘.”


“어이... 한 잔이랬잖아.”


말과는 달리 칼스는 한 잔을 더 따라주었다.


“너무 마시진 마.”


“남이야...”


또 삐쳤나. 칼스는 이목에게 고개를 돌렸다.


“장군은 뭔가 묘수가 있습니까? 살펴보니 진군의 세력은 커요. 듣자니 한단 주변에 채 못 거둔 보리를 기르고 거둬서, 군량으로 삼아가며 의지를 불태운다면서요? 게다가 한단의 여력도 좋지 않고...”


“생각 중이네. 하필이면 염파 장군이 과로로 조금 몸이 안 좋으시고... 솔직히 조금 암담하지만, 그래도 희망은 조금 있다네.”


“어떤 겁니까?”


“이번 싸움에서는 백기가 나오지 않았어. 왜냐하면 병을 칭했기 때문인데, 사실 그가 나오지 않는 것은... 한단을 당장 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하네.”


나오면 목을 쳐버릴까. 칼스는 유혹을 느꼈지만 또한 참았다. 이제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다.


“그가 말하기를, 비록 장평에서는 이겼으나 진나라도 군력의 소모가 크고... 또한 조나라가 패하긴 했으나 그 패배를 거울삼아 군신이 합동하고, 백성조차 단합하여 이를 갈고 있으니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네.”


조나라 조정의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오다가 본 조의 백성들은 진나라에 이를 갈고 있었다. 또한 전쟁 중임에도 묵묵히 생업에 종사하며 군량을 대고 있었다.


그러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며, 더불어 백기의 안목도 상당하다는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증거로, 왕흘은 염파장군의 기병(奇兵)에 상당한 손해를 입었다네. 원래 침공한 군대는 30만 가까웠는데 이제는 20만을 넘는 정도... 5만 이상을 잃은 셈이지.”


“오호. 그 어르신은 여전하군요.”


노인네가 힘도 좋다. 그 정정함에 칼스는 웃었다.


자신이 그 나이가 되면 과연 어떨까. 평생분의 근면을 젊은 시절에 다 써버린 탓에, 의외로 게으름뱅이가 될 지도 모르겠다.


“또... 지금 평원군 어르신이 직접 움직이셔서, 위나라와 초나라에 원군을 청하셨네. 당도하기만 한다면...”


“평원군이? 직접 갔단 말입니까?”


“그렇네. 식객 스무 명을 엄선해서 말이네.”


나라가 이 꼴인데도 평원군은 한동안 태평했지만, 이동(李同)이라는 사람의 ‘당신이 처첩들이 고기를 먹고 비단옷을 입지만 나라가 망하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소?’ 라는 이야기에 정신을 차렸다고 한다.


칼스는 재삼 쓴웃음을 지었다. 조금은 다시 봐 줄까.


“그러면 원군을 받으면 승리할 수 있습니까?”


“염파 장군이 낫기만 한다면 희망이 보이겠지.”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모양이다. 칼스가 안도하는 사이 옆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세리사가 식탁에 머리를 들이받은 것이다. 어느새 마셨는지 작은 병을 다 비웠다.


깜짝 놀란 칼스는 그녀의 어깨를 잡고 일으켰다.


“뭐하는 짓이야?”


하지만 이미 소녀의 눈은 꽤나 풀려 있다.


“헤에... 이야기... 다 했어?”


목소리도 조금 꼬였다. 술에 대한 내성이 있을 리가 없는 꼬맹이다. 기가 찬 칼스가 책망했다.


“이걸 혼자 다 따라서 마셨단 말이야?”


“그럼...? 나 혼자 뭐해? 두 사람은 이야기만 하고...”


“듣는 것도 좋은 공부야.”


“공부... 공부... 다른 사람이랑 똑같은 소리나 하고...”


그녀는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그냥 그 뭐야... 적장이나 없애버려... 그러면 이런 데서 시간 낭비는 하지 않아도 되고...”


“어이...”


“칼스가 못하면 내가 할게... 까짓 거...”


그는 혀를 찼다. 허약해도 일단은 능력자지만, 20만 명을 상대로 싸우다가는 네가 먼저 지쳐 죽겠다.


쓰게 웃은 이목이 물었다.


“그게... 자네 본명인가...?”


“...네...”


“...그래도 내게는 여전히 프람일세.”


“감사합니다.”


“그러니까아아!”


세리사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취기는 깊어갔다.


“빨리 해치우고 다른 데...!”


“입 다물어...!” 라고 칼스가 말렸지만,


“왜? 지금 당신은, 이 사람들이 걱정되어 계속 있으려는 거 아냐?”


“...그런 거 아냐...”


“나도 바보 아냐...! 그리고 이게 뭐야. 나는 모처럼 궁에서 벗어났는데... 당신은 엉뚱한 데 정신을 팔고...”


“그런 거 아니라니까...”


“아니면 지금이라도 바다로 갈까...? 나는 말이야, 시간도 없고... 여유도 없는데...”


이미 눈이 젖은 세리사는 숫제 팔에 매달렸다.


“그냥 칼스가 왕 하면 안 돼? 나는 그냥 이렇게 살고... 나... 왕 같은 거 하기 싫어...”


“무슨 말이야? 그건 네 자리잖아.”


“하지만...”


술이 들어가니 감정이 더욱 격해진 그녀가 말했다.


“다들 그렇게만 이야기 하고... 뭐가 뭔지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고... 당신은 똑똑하고 강하니까... 내 대신 하는 게 맞을 텐데...”


“제대로 취했네...”


이대로는 있을 수 없다. 칼스가 일어나려고 했지만, 이번엔 그녀의 팔이 목을 감아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모처럼 나도... 관심 좀 받는가 싶었는데... 당신은 애 취급이나 하고... 이 사람들에게 정신을 팔고...”


그녀는 뚜렷한 원망을 취한 눈으로 내보낸다.


“...이럴 거면, 대체 날 왜 여기 데려 온 거야?”


안되겠다 싶어 그녀의 팔을 푼 칼스가 말했다.


“미안합니다. 일행이 좀 많이 취해서... 다음에...”


“가 보게나. 이해하네.”


이미 비몽사몽에 접어든 세리사를 들쳐 업은 칼스가 발걸음을 옮길 즈음, 이목이 낮게 물었다.


“이 아가씨는... 자네에게 어떤 의미인가?”


축 늘어진 그녀를 고쳐 업으며 칼스가 웃었다.


“지켜야 할... 소중한 사람이죠.”




상당한 바람을 느낀 세리사는 눈을 떴다. 급히 마신 취기라 찬바람에 일시 정신을 차린 것이다.


몽롱한 머리의 그녀는, 이내 칼스가 자신을 업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깨어났니? ...참 어지간히 마신 모양이더라.”


웃음 섞인 목소리에 세리사는 고개를 흔들었다.


“여기... 어디?”


“한단 상공. 한 1만 테라르쯤 되나?”


굉장히 높은 허공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는, 두려움에 급히 그의 목을 팔로 감았다. 날 수는 있지만 장기간은 아니니 이 정도 높이는 처음이었다.


“어째서... 이런 곳에...?”


“깨어나면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어서. ...밑을 봐.”


아찔했지만 용기를 내어 아래를 바라보니 아주 약한 빛이 몇 개 보인다. 다시 고개를 돌리니, 별빛에 물든 하늘과 끝없는 대지가 사방에 가득하다.


“저것이 지상이다. 그리고... 네 영토야.”


칼스가 나지막하게, 단호하게 선언했다.


“네 발 아래에 있는 모든 것. 이 땅에 살고 있는 이를... 네게 한 번은 꼭 보여주고 싶었어.”


세리사는 문득 옥좌주탑 위에서 바라본 베라의 시가지를 떠올렸다.


첨단의 극을 달리는 도시의 빛이 뿜어내는 인공미와는 달리, 낯설고 두려운 어둠이 내린 이 풍경은 무언가의 장엄함을 느끼게 한다.


“너는 이 별의 지배자가 될 거다. 그러니... 우리보다 훨씬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이런 세상도 봐 둬야 할 것 같아서. 그래서 네 지상 구경을 반대하지 않고, 또한 사람들을 보게 한 거야. 그렇게 해 주고 싶어서...”


“그런 거야...?”


세리사의 어조가 차츰 변했지만 칼스는 눈치 채지 못했다.


“또... 이목과 샹을 만나게 한 것도... 지상인들도 우리와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런...”


“그런 거 몰라...”


이미 차갑게 변해버린 말투에 칼스는 움찔했다.


“너...?”


“나는... 당신이 좀 지겹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지만, 지나가듯 말했던 내 소원...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줘서 그래도 기뻤어... 그런데 사실은 그게 아닌 거야?”


“아니, 그런 것보다도...”


“그저 황제에 통치자... 그래서 이런 걸 봐야 한다... 그렇게 말하고 싶어서 날 여기 데려온 거냐고...!”


“...그게...”


“결국 당신도 다른 사람들과 같은 거네...”


그녀는 명백히 실망하고 있었다.


“그래도 당신은, 당신만은 내게 잘해준다 생각했는데, 속셈은 결국 이런 거였어?”


칼스는 뜨끔했다. 조금은 성급했나.


물론 그녀를 지상에 오래 머무르게 할 수는 없었다. 몸도 약한 아이고 바깥은 익숙하지 않다.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달래서 최단시간 안에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또한 잠시나마 이 세상을 경험하게 하고 싶었다.


그 시간적인 모순과 괴리는 자신도 모르게 매사를 서두르게 했었나 보다.


오해는 풀지 않으면...


목을 감아오는 세리사의 팔에는 잔뜩 힘이 들어갔다.


“여긴 너무 높아... 무섭고... 그리고 여기 와서도 당신은 내게 두려운 이야기를 해... 내 자리도 이만큼, 아니 더 높은 거겠지...? 나는 홀로 감당해야 하겠지...?”


그녀의 얼굴이 등에 파묻혔다. 습기를 느끼며 칼스는 고개를 숙였다.


역시 너무 성급했던 거다.


“미안... 그럴 생각이 아니었어. 네가 원하는 대로 할게. 그러니 울지 마.”


“...정말...?”


뒤돌아볼 수는 없어도 표정은 상상이 간다. 깊은 실망, 그리고 간신히 남은 약간의 신뢰가 슬픔에 뒤섞인 것이겠지.


등에 업힌 그녀의 무게는 가볍지만, 그 어깨에 지워진 무게가 그에게도 덧붙여지는 것 같다.


“오늘은 돌아가서 자고... 그동안 고생했으니까 며칠 푹 쉰 다음 떠나자. 그럼 됐지?”


“칼스...”


“앞으로는 즐겁게 해 줄게. 더 노력할게...”


다짐하는 말에, 잠시의 원망이 사라진 세리사는 그 등에 얼굴을 파묻었다.


생각해보면 그에게 떼를 쓸 처지가 아니다. 그는 명령만 수행하고 돌아가면 그만이다. 내게 이 자유가 소중한 만큼, 그에게도 시간은 소중할 것이다.


그건 내가 함부로 뺏었다. 인정한다.


하지만 쿄우카 이외에도, 이렇게 자신을 돌봐주고 떼를 받아주는 이는 처음이다. 물론 이 남자가 자신의 정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조금씩 줄어들어가는 이 경계심은, 역시 아직 내가 어리기 때문인가.


그게 아니면...


“약속했어... 분명히.”


조금은 더 기대볼까. 그녀는 몇 번이고 다짐받았다.




수고하셨어요.


작가의말

술먹고 땡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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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월충전설
    작성일
    14.05.21 09:49
    No. 1

    귀여운 땡깡이긴 한데 마냥 웃어넘길수만은 없군요. 그리고 제가 뭔가를 잘못알았나 했는데.... 입다물고 있길 잘했군요. 읽다가 계속 걸리는게 있었는데 요번화에 떡밥이 풀렸습니다. 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4.05.21 10:44
    No. 2

    아직 애라서 '꿈은 없고요, 놀고 싶습니다!' 정도. ...그리고 어떤 것이 걸리셨을까요? ㅋ 제가 설명하느라 길이 매우 긴 편인데, 이 화의 테마는 사람의 인격조차 제어할 수 있을 정도의 감정에 대한 설명과, 향후 벌어질 많은 사건의 심리적 배경 중 하나입니다. 약간 스포하자면 두 사람 다 신중하지 못해서 씻을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고, 이는 후에 전쟁의 배경 중 하나가 됩니다. ...여주 매우 구를 겁니다.(눈물 좀 닦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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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 에필로그 : 진정 강해지는 법 (+ 작말후기) 21.06.12 93 2 14쪽
379 8장. 괴물의 낙원 (7) 21.06.05 75 2 20쪽
378 8장. 괴물의 낙원 (6) 21.05.28 64 2 19쪽
377 8장. 괴물의 낙원 (5) 21.05.15 62 1 18쪽
376 8장. 괴물의 낙원 (4) 21.05.08 58 1 20쪽
375 8장. 괴물의 낙원 (3) 21.04.30 63 1 19쪽
374 8장. 괴물의 낙원 (2) 21.04.24 66 2 20쪽
373 8장. 괴물의 낙원 (1) 21.04.23 65 1 19쪽
372 7장. 다시 찾은 대지. (7) 21.04.17 71 1 19쪽
371 7장. 다시 찾은 대지. (6) 21.04.16 62 1 19쪽
370 7장. 다시 찾은 대지. (5) 21.04.10 68 2 19쪽
369 7장. 다시 찾은 대지. (4) 21.04.09 66 2 21쪽
368 7장. 다시 찾은 대지. (3) 21.04.03 69 2 20쪽
367 7장. 다시 찾은 대지. (2) 21.04.02 115 1 22쪽
366 7장. 다시 찾은 대지. (1) 21.03.28 77 1 20쪽
365 6장. 동상이몽. (7) 21.03.27 97 1 19쪽
364 6장. 동상이몽. (6) 21.03.21 68 1 18쪽
363 6장. 동상이몽. (5) 21.03.20 88 2 20쪽
362 6장. 동상이몽. (4) 21.03.13 103 1 21쪽
361 6장. 동상이몽. (3) 21.03.12 96 2 22쪽
360 6장. 동상이몽. (2) 21.03.06 70 1 21쪽
359 6장. 동상이몽. (1) 21.03.05 87 1 20쪽
358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6) 21.02.28 125 1 22쪽
357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5) 21.02.28 75 1 20쪽
356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4) 21.02.26 123 1 20쪽
355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3) 21.02.21 179 1 19쪽
354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2) 21.02.20 83 1 20쪽
353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1) 21.02.19 135 2 18쪽
352 4장. 대탈출(하). (8) -4부 1권 끝- 20.10.03 181 3 22쪽
351 4장. 대탈출(하). (7) 20.10.02 154 2 23쪽
350 4장. 대탈출(하). (6) 20.09.26 153 1 22쪽
349 4장. 대탈출(하). (5) 20.09.25 114 1 22쪽
348 4장. 대탈출(하). (4) +2 20.09.19 117 3 24쪽
347 4장. 대탈출(하). (3) +2 20.09.18 119 2 22쪽
346 4장. 대탈출(하). (2) 20.09.12 124 2 19쪽
345 4장. 대탈출(하). (1) 20.09.11 138 1 23쪽
344 3장. 대탈출(중). (7) 20.09.05 120 1 21쪽
343 3장. 대탈출(중). (6) 20.09.04 105 1 21쪽
342 3장. 대탈출(중). (5) +2 20.08.29 185 1 22쪽
341 3장. 대탈출(중). (4) 20.08.28 117 1 21쪽
340 3장. 대탈출(중). (3) 20.08.22 133 1 24쪽
339 3장. 대탈출(중). (2) 20.08.21 125 1 22쪽
338 3장. 대탈출(중). (1) 20.08.15 160 1 24쪽
337 2장. 대탈출(상). (7) +2 20.08.14 212 1 23쪽
336 2장. 대탈출(상). (6) 20.08.08 182 1 22쪽
335 2장. 대탈출(상). (5) 20.08.07 110 1 21쪽
334 2장. 대탈출(상). (4) 20.08.03 244 1 16쪽
333 2장. 대탈출(상). (3) 20.08.02 176 1 21쪽
332 2장. 대탈출(상). (2) +2 20.08.01 142 1 25쪽
331 2장. 대탈출(상). (1) +2 18.10.14 335 3 20쪽
330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3) +2 18.09.08 325 2 21쪽
329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2) +2 18.09.01 332 3 21쪽
328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1) +4 18.08.25 297 4 25쪽
327 4부. 또 다른 세상 <14권. 괴물(怪物)의 낙원 前> 프롤로그 : 발버둥 +2 18.08.25 249 4 2쪽
326 3부. 미래에의 지표 편 후기. +8 18.07.29 258 4 2쪽
325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에필로그 : 각자의 꿈 +2 18.07.29 248 3 38쪽
324 Ⓡ 8장. 내일에의 선물. (10) +2 18.07.29 215 3 24쪽
323 Ⓡ 8장. 내일에의 선물. (9) +4 18.07.29 209 4 25쪽
322 Ⓡ 8장. 내일에의 선물. (8) +6 18.04.07 261 6 26쪽
321 Ⓡ 8장. 내일에의 선물. (7) +6 18.01.27 320 5 25쪽
320 SS(Special Story) : 구원자 +6 17.12.28 352 5 36쪽
319 SS(Special Story) : 회상(回想) 17.12.28 328 3 17쪽
318 Ⓡ 8장. 내일에의 선물. (6) +3 17.03.18 495 4 26쪽
317 Ⓡ 8장. 내일에의 선물. (5) 17.02.25 356 3 30쪽
316 Ⓡ 8장. 내일에의 선물. (4) +2 17.02.12 455 4 24쪽
315 Ⓡ 8장. 내일에의 선물. (3) +2 17.02.05 626 3 25쪽
314 Ⓡ 8장. 내일에의 선물. (2) +2 17.01.22 531 3 22쪽
313 Ⓡ 8장. 내일에의 선물. (1) +2 17.01.07 641 4 23쪽
312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0) 16.12.24 486 4 25쪽
311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9) +2 16.12.11 600 3 24쪽
310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8) +4 16.11.26 540 4 24쪽
309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7) +2 16.11.13 627 3 26쪽
308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6) +6 16.10.23 706 5 26쪽
307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5) +4 16.10.08 699 5 26쪽
306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4) +2 16.09.25 742 3 27쪽
305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3) +4 16.09.10 725 4 27쪽
304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2) +8 16.09.03 702 3 25쪽
303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 +4 16.08.20 629 4 23쪽
302 Ⓡ 6장. 미래에의 지표. (9) +6 16.08.06 714 3 27쪽
301 Ⓡ 6장. 미래에의 지표. (8) +4 16.07.30 810 4 34쪽
300 Ⓡ 6장. 미래에의 지표. (7) +6 16.07.16 858 4 32쪽
299 Ⓡ 6장. 미래에의 지표. (6) +4 16.07.03 754 4 27쪽
298 Ⓡ 6장. 미래에의 지표. (5) +4 16.06.18 749 5 24쪽
297 Ⓡ 6장. 미래에의 지표. (4) +6 16.06.05 731 5 25쪽
296 Ⓡ 6장. 미래에의 지표. (3) +6 16.05.21 834 4 27쪽
295 Ⓡ 6장. 미래에의 지표. (2) +4 16.05.15 1,088 3 25쪽
294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6장. 미래에의 지표. (1) +4 16.05.08 866 5 24쪽
293 Ⓡ 5장. 판도라의 상자. (6) +6 16.04.30 960 5 21쪽
292 Ⓡ 5장. 판도라의 상자. (5) +4 16.04.20 939 7 25쪽
291 Ⓡ 5장. 판도라의 상자. (4) +6 16.04.09 807 9 25쪽
290 Ⓡ 5장. 판도라의 상자. (3) +10 16.03.26 983 8 26쪽
289 Ⓡ 5장. 판도라의 상자. (2) +4 16.03.20 852 8 21쪽
288 Ⓡ 5장. 판도라의 상자. (1) +4 16.03.12 1,054 7 19쪽
287 Ⓡ 4장. 난장판. (6) +2 16.03.05 731 4 22쪽
286 Ⓡ 4장. 난장판. (5) +4 16.02.27 843 7 25쪽
285 Ⓡ 4장. 난장판. (4) +4 16.02.20 977 8 28쪽
284 Ⓡ 4장. 난장판. (3) +4 16.02.13 1,042 9 26쪽
283 Ⓡ 4장. 난장판. (2) +2 16.02.06 1,039 6 22쪽
282 Ⓡ 4장. 난장판. (1) +2 16.01.30 985 6 20쪽
281 Ⓡ 3장. 열리는 문. (4) +2 16.01.23 839 9 20쪽
280 Ⓡ 3장. 열리는 문. (3) +2 16.01.16 1,013 8 24쪽
279 Ⓡ 3장. 열리는 문. (2) +2 16.01.09 1,051 7 21쪽
278 Ⓡ 3장. 열리는 문. (1) +2 16.01.02 826 9 21쪽
277 Ⓡ 2장. 보다 강인한. (4) +4 15.12.26 1,004 12 21쪽
276 Ⓡ 2장. 보다 강인한. (3) +8 15.12.19 1,027 9 26쪽
275 Ⓡ 2장. 보다 강인한. (2) +4 15.12.12 986 11 19쪽
274 Ⓡ 2장. 보다 강인한. (1) +4 15.12.05 1,107 10 22쪽
273 Ⓡ 1장. 가시나무 둥지. (4) +6 15.11.28 1,113 16 19쪽
272 Ⓡ 1장. 가시나무 둥지. (3) +6 15.11.21 1,255 14 22쪽
271 Ⓡ 1장. 가시나무 둥지. (2) +8 15.11.14 1,025 11 22쪽
270 Ⓡ 1장. 가시나무 둥지. (1) +4 15.11.07 880 7 22쪽
269 Ⓡ <12권. 미래(未來)의 지표 前> 프롤로그 : 시작, 궤멸, 재생의 역사 +6 15.10.31 1,231 9 26쪽
268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에필로그 : 각자의 밤 (+ 작말후기) +4 15.08.08 888 12 24쪽
267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7) +4 15.08.01 1,030 16 21쪽
266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6) +4 15.07.26 815 10 25쪽
265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5) +4 15.07.18 832 11 25쪽
264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4) +2 15.07.11 1,072 11 22쪽
263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3) +4 15.07.04 1,385 14 20쪽
262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2) +4 15.06.27 1,309 16 21쪽
261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1) +4 15.06.20 1,539 13 32쪽
260 Ⓡ 7장. 만화경(萬華鏡). (4) +6 15.06.14 1,341 15 27쪽
259 Ⓡ 7장. 만화경(萬華鏡). (3) +4 15.06.07 965 13 25쪽
258 Ⓡ 7장. 만화경(萬華鏡). (2) +2 15.05.30 1,290 12 29쪽
257 Ⓡ 7장. 만화경(萬華鏡). (1) +12 15.05.23 953 13 24쪽
256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5) +4 15.05.17 1,067 14 22쪽
255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4) +4 15.05.16 908 15 21쪽
254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3) +2 15.05.10 1,034 18 27쪽
253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2) +4 15.05.09 1,074 18 23쪽
252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1) +4 15.05.03 1,107 9 22쪽
251 Ⓡ 5장. 돌고 도는. (3) +4 15.05.02 1,094 11 23쪽
250 Ⓡ 5장. 돌고 도는. (2) +4 15.04.26 995 13 23쪽
249 Ⓡ 5장. 돌고 도는. (1) +4 15.04.25 1,117 13 22쪽
248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3) +2 15.04.19 1,018 12 21쪽
247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2) +4 15.04.18 1,112 15 21쪽
246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1) +6 15.04.12 1,434 13 18쪽
245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3) +6 15.04.11 1,338 16 17쪽
244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2) +6 15.04.04 1,258 12 28쪽
243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1) +6 15.03.28 1,437 15 18쪽
242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3) +2 15.03.25 1,392 17 17쪽
241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2) +4 15.03.21 1,148 12 18쪽
240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1) +2 15.03.18 1,294 15 19쪽
239 Ⓡ 1장. 빛과 그림자. (3) +4 15.03.14 1,380 20 17쪽
238 Ⓡ 1장. 빛과 그림자. (2) +4 15.03.11 1,299 16 15쪽
237 Ⓡ 1장. 빛과 그림자. (1) +8 15.03.07 1,428 20 18쪽
236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프롤로그 : 일방통행 +8 15.02.27 1,746 20 12쪽
235 과거의 유산 후기 & 공지 +16 14.12.29 1,519 19 3쪽
234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에필로그 : 바보 이반의 나라는 평화로웠다 +10 14.12.28 1,277 23 27쪽
233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3) +10 14.12.27 1,043 19 28쪽
232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2) +10 14.12.21 1,192 16 26쪽
231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1) +12 14.12.20 1,678 21 22쪽
230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3) +14 14.12.14 1,403 18 16쪽
229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2) +6 14.12.13 1,165 27 22쪽
228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1) +12 14.12.07 1,433 19 18쪽
227 Ⓡ 6장. 피로 씻은 피. (3) +10 14.12.06 1,720 21 19쪽
226 Ⓡ 6장. 피로 씻은 피. (2) +12 14.11.30 1,467 25 20쪽
225 Ⓡ 6장. 피로 씻은 피. (1) +12 14.11.29 1,622 23 16쪽
224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3) +12 14.11.26 1,707 20 16쪽
223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2) +14 14.11.23 2,039 19 19쪽
222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1) +10 14.11.22 1,593 23 22쪽
221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3) +14 14.11.19 1,628 30 19쪽
220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2) +16 14.11.16 1,322 22 21쪽
219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1) +8 14.11.15 1,602 19 18쪽
218 Ⓡ 3장. 음모의 시작. (3) +12 14.11.12 1,743 22 21쪽
217 Ⓡ 3장. 음모의 시작. (2) +4 14.11.11 1,584 25 19쪽
216 Ⓡ 3장. 음모의 시작. (1) +8 14.11.10 1,503 23 20쪽
215 Ⓡ 2장. 마음의 끈. (3) +14 14.11.09 1,739 39 21쪽
214 Ⓡ 2장. 마음의 끈. (2) +6 14.11.08 1,624 24 25쪽
213 Ⓡ 2장. 마음의 끈. (1) +6 14.11.02 1,578 27 20쪽
212 Ⓡ 1장. 그들의 봄. (3) +10 14.11.01 1,321 15 12쪽
211 Ⓡ 1장. 그들의 봄. (2) +12 14.10.26 1,717 19 14쪽
210 Ⓡ 1장. 그들의 봄. (1) +6 14.10.25 1,701 26 18쪽
209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프롤로그 : 10년, 그 변화의 흐름 +12 14.10.20 1,494 33 6쪽
208 변혁의 시대 후기 & 설문. +18 14.10.12 1,372 25 8쪽
207 Ⓡ <9권. 변혁(變革)의 시대> 에필로그 : 변혁의 시대 +14 14.10.11 1,815 29 28쪽
206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3) +8 14.10.10 1,582 21 17쪽
205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2) +10 14.10.09 1,342 24 20쪽
204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1) +8 14.10.08 1,443 23 19쪽
203 Ⓡ 7장. 경계선. (3) +10 14.10.07 1,604 22 16쪽
202 Ⓡ 7장. 경계선. (2) +6 14.10.06 1,431 19 18쪽
201 Ⓡ 7장. 경계선. (1) +14 14.10.05 2,116 21 18쪽
200 Ⓡ 6장. 신의 아들. (3) +12 14.10.04 1,703 27 18쪽
199 Ⓡ 6장. 신의 아들. (2) +10 14.10.01 1,840 27 25쪽
198 Ⓡ 6장. 신의 아들. (1) +10 14.09.30 1,428 26 23쪽
197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3) +4 14.09.29 2,448 21 19쪽
196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2) +8 14.09.28 1,738 23 21쪽
195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1) +10 14.09.27 1,875 24 22쪽
194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3) +8 14.09.26 1,955 28 16쪽
193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2) +4 14.09.25 1,609 29 15쪽
192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1) +8 14.09.23 1,722 25 18쪽
191 Ⓡ 3장. 불편한 진실. (3) +20 14.09.21 2,154 33 21쪽
190 Ⓡ 3장. 불편한 진실. (2) +8 14.09.19 1,716 22 17쪽
189 Ⓡ 3장. 불편한 진실. (1) +8 14.09.18 1,636 32 19쪽
188 Ⓡ 2장. 인간의 땅. (3) +6 14.09.16 1,983 33 19쪽
187 Ⓡ 2장. 인간의 땅. (2) +8 14.09.15 1,923 2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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