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스(Re Earth)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대마왕k
작품등록일 :
2014.01.14 00:13
최근연재일 :
2021.06.12 14:54
연재수 :
380 회
조회수 :
573,320
추천수 :
9,808
글자수 :
3,615,518

작성
14.08.08 12:19
조회
1,748
추천
27
글자
22쪽

Ⓡ 16장. 새벽 어스름, 어두운 창을 열며 빛을 기다리다. (2)

한 권이 끝날 때, 가슴에 남는 글이 되길 바랍니다.




DUMMY





코에카 황제가 붕어한 것은 그로부터 넉 달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황족의 죽음이 그렇듯이, 새벽이 되어 갑작스레 용태가 나빠진 그는 미처 손쓸 틈도 없이 숨을 거두었다.


비록 그 평가는 역사적으로는 이분될지언정, 선량하고 너그러웠던 황제의 죽음은 불행에 불행을 겹쳐 나라 전체를 뒤흔들었다.


9일간의 복상기간동안 다시 황궁 정문은 꽃으로 뒤덮였고, 사람들은 한동안 엎드려 명복을 빌다 돌아가곤 했다.


상주가 된 세리사는 무표정하게 사람들을 맞았다. 칼스와 유키나도 같이 빈소를 지켰으나, 세 사람은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 알의 보석이 된 황제가 묘역에 안치되자, 뭇 사람들의 관심은 이제 황태녀에게 집중되었다.


하지만 상복을 벗자마자 그녀가 내뱉은 첫 말은, 새롭게 조정과 나라를 뒤흔들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장례 이후 첫 국정회의, 황태녀의 승계를 논하는 자리에서 총재가 반문한 것은 못 들어서가 아니다. 다른 이는 물론 스스로의 충격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동안 상주 노릇을 하느라 반쪽이 되었지만, 눈빛만은 결연한 황태녀는 다시 힘주어 말했다.


“저는 제위를 잇지 않겠다고요.”


웅성거리는 의문을 뚫고 그녀는 말을 이었다.


“저는... 전쟁 책임이 큽니다. 그를 수습할 힘도 너무 미약합니다. 물론... 그 정책을 밀고 나간 것에 후회는 없습니다. 선황의 행적에 흠집을 내고 싶지도 않고, 또한 그 결정에 잘못된 점이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허나 저는 제위를 이을 그릇도, 가치도 없습니다.”


“하오나...! 후계자가 위를 잇지 않겠다니요!”


“가능하면 황태녀도 사퇴하고자 합니다. 차석 황실의 인물이 둘이나 있으니...”


“참 철없습니다.”


말문이 막힌 총재 대신 칼스가 빈정댔다.


제길, 결국은 황제도 마음 돌리기에 실패한 것인가.


“힘들고 어렵고 지쳤으니 다 때려치우겠다...? ...나랏일이 장난입니까?”


하지만 황태녀도 바로 맞받아쳤다.


“장난으로 생각하지 않으니 말씀드리는 겁니다. 결함 많고 못난 후계자니... 그리고, 다음 서열이 좌현왕이신데 싫어하실 이유가 있나요?”


“저보고 찬탈을 하라고요? 멀쩡한 후계자를 내버려두고요?”


“구국의 영웅 아닌가요? 열일곱 애송이보단 낫겠죠.”


무슨 오물이나 폭탄처럼 서로에게 제위를 떠넘기기 바쁘다. 이 말도 안 되는 사태에, 다시금 정신을 차린 총재가 말을 끊었다.


“...그 의중은, 선황께서도 알고 계셨습니까?”


“네. 비로소 밝히지만... 모든 장례가 끝난 후에 공개하라고, 제게만 남기신 유조가 있습니다.”


황태녀는 총재의 팔찌에 자료를 전송했다. 평소 유쾌한 편인 총재도, 읽기를 마치자 식은땀을 비 오듯 흘리고 말았다.


“이건...?!”


“읽어주세요.”


그는 별 수 없이 유조를 널리 읽기 시작했다.


우선 자신의 치세 말미에 일어난 내전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더불어 황태녀의 사퇴 의사도 알고 있었다는 내용. 따라서 그를 대비한 지침이 이어졌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1. 장례가 끝나면 황태녀가 제위를 승계할 것, 하지만 황태녀가 내전 책임 및 개인 사유를 들어 제위를 거부할 경우엔 3년 후, 그녀가 스무 살이 되는 생일 때까지 기다릴 것. 그 동안 제위는 공위로 두며, 황태녀가 대행으로 국사를 처리하고 총재가 보좌하라.


2. 3년 후, 황태녀가 여전히 제위를 거부한다면 계승 서열에 따라 좌현왕이, 그도 거부한다면 우현왕이 등극할 것. 황태녀의 처우는 신황제에게 일임한다.


3. 만약 현왕 중에서도 승계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승계대상을 3인 합의로 자체 결정하도록 할 것. 허나 이미 각자의 의향을 물은 결과, 그 의지는 공고하여 모두 제위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니 3년 후에도 끝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더 이상의 공위사태 및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무기한 제국봉인령을 내린다.


4. 봉인령의 기본적인 사항으로, 아카르 기술 중 신체빙결(身體氷結)로 황족 3인에게 수명을 부여할 것. 또한 국민 전원은 시공 동결로 국토를 봉인하고 다음 황제가 탄생하기를 기다릴 것. 봉인 조치에 대한 가부는 국민투표에 맡기며, 투표에서 최종 거부될 경우 황실을 폐하고 공화제로 전환한다. 이는 공위가 될 경우 상당한 국론 및 파벌가름이 예상되는 바, 혹여 모를 새로운 유혈을 민중의 힘으로 방지하기 위함이다.


5. 앞선 것에 관련해, 신체빙결로 늘어난 그들의 수명 동안에도 황족합의에 의한 제위 승계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이 역시 공화정으로 전환한다.


6. 그 기간 내에 3인 합의가 이루어지면, 국가 봉인은 해제되며 새 황제의 영도 하에 나라를 수습할 것.


7.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나, 장기간이 될 경우 지상 문명의 발전 속도를 가늠할 수 없다. 따라서 이를 대비하고 지켜보기 위해, 황족들은 따로 황태녀에게 지시한 절차를 따를 것.


8. 앞서와 관련해서, 만약 지나치게 오랜 세월이 흘러 지상인들이 충분하게 성장한다면 그들과 공존을 노려, 이미 내전까지 벌일 정도로 정체되어버린 우리 한계를 다시 시험한다. 이번의 우리들의 과실과, 우리와 다른 문명을 쌓아올 지상종족의 역사를 거울삼아, 새롭게 열 국가의 방향성을 다시 잡을 것.


9. 만약 지상인 문명이 성간항행이 가능할 정도로 성장한다면, 국가의 안전과 미래를 위해서 봉인령을 해제하라. 역시 그때까지 황제가 결정되지 않았다면, 비록 황족의 수명이 남았어도 공화정으로 전환할 것.


10. 공화정으로 전환할 경우, 모든 것은 민의에 의해 뽑힌 지도자에게 맡긴다.




“말도 안 됩니다...!”


“신료들에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이렇게 큰일을...!”


인기에 편승한 중우정치를 막기 위한 제정과, 인간에 의한 독재를 막기 위한 인공지능의 융합통치체제를 그 오랜 세월 동안 유지해왔던 국가이다.


그런데 그 체제가 일순간에 흔들리게 되었다. 관료들의 소란은 극에 달했다.


“...우리는...”


세리사의 두 눈이 보기 드물게 타오르고 있었다.


“앞으로 지상인들을 어찌 다룰 겁니까? 제가 황제가 되면 동일한 정책으로 갈 겁니다. ...찬동하시나요?”


“그건...”


즉답하는 이는 없었다.


지난 전쟁에서 반란군이 지지를 얻지 못했던 것은 명분이 아니라 수단의 문제였다. 아직까지 지상인 동등 파벌은 소수다.


“...선황께서는 실망하셨습니다. 많은 것을 가진 문명이고 일류 종족이라 자부하지만, 단 한 번의 관용도 베풀지 못하면서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우리 실상 아니냐고요. 지난 내전의 원인은 사실상 이것이라고요.”


“그건 동감합니다.”


칼스가 말을 보탰다.


“이번의 일로 잘 알게 되었죠. 궤멸전쟁을 겪고도, 우리는 전혀 달라진 게 없었죠...”


가족에 연인을 모두 잃은 그 자조는 아프게 다가왔다. 찬동에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한 그녀가 다시 말했다.


“더불어... 지난 내전의 책임론까지 붙으면 어떻게 될까요? 황태녀, 아니 새 황제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내전을 불러일으킨 결정과 동등한 정책을 밀고 나갈 것이고 사람들 역시 싫어하겠죠. 그러면 다음 반란은 누가 일으킬까 궁금해지지 않습니까? 저는 여러분들을 어떻게 대하게 될까요? 충직한 신하? 예비 반역자?”


“면목 없습니다...”


총재가 대표로 고개를 숙였다. 황태녀가 다시,


“그러니, 어설픈 불씨를 만들지 않기 위해 제가 물러나겠다는 겁니다. 아니면 제 생각에 반발해 또 다른 싸움이 벌어질 수 있어요. 그러니... 새로운 황제께선 모두의 입맛에 맞는 분이길 바랍니다.”


마지막 말은 명백한 빈정거림이었다.


지상인을 아끼는 나 따위가, 어찌 고매하시고 잘나신 국민의 위에 서겠냐는 그런 뜻이다.


알아듣지 못하는 이는 없을 것이지만, 이미 내전으로 피를 이만큼 본 마당다. 각자가 자신감을 꽤나 잃고 있어 감히 반론은 없었다.


지상인을 전쟁 유발자로 비하해온 그들이, 이번엔 훨씬 거대한 규모로 전쟁을 치른 셈이니까.


황태녀 다음 서열은 좌현왕이다. 시선이 집중되자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이 정책에 대해서는 저도 찬동파인데요.”


황태녀가 말했다.


“그래도 전하께서는 저보다는 조건이 낫지요. 직접 책임도 없으시고, 오히려 공적은 훨씬 대단하고...”


이것이었나...?!


칼스는 자책했고 또한 선황에게 감탄했다.


물론 황제는 약속을 어기진 않았다. 이 유조는 자신이 세리사를 받아들이거나 제위를 이을 것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어디까지나 선택의 문제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이 유조가 바로 그 뜻이다.


세리사와 칼스, 둘 사이에 얽힌 내막을 모르는 신하들은 절대 눈치 채지 못할, 칼스 혼자만 알아들을 수 있는 또 다른 유언인 셈이다.


황제와 인공지능의 안정된 체제에 익숙해진 사람들이다. 차라리 잠을 잤으면 잤지, 이 어지러운 나라를 스스로 통치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계승자들의 고집이 확연한 이상 장차 공위시대는 필연적이다.


하지만 공위는 파벌을 만들 것이며 이는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된다. 봉인령은 그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괜히 다른 이들 끌어들이지 말고 계승자들끼리만 직접 해결해 보라는 것이다.


일부러 3년이란 시간을 준 것은, 딸에 대한 아버지의 마지막 기대이기도 할 터이다.


하지만 이면에 숨겨진 선황의 뜻은 또 다르다. 바로 칼스에게, 그 고집에 심각한 난제를 던져준 것이다.


서로의 고집이 길어져 공화정으로 전환하면 황족의 역사도 끝이다. 그녀의 것을 빼앗지 않으려던 그가 자칫 모든 것을 빼앗게 되는 꼴이다.


이건 절대 용납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저리 거부하는 그녀를 제위로 올릴 마땅한 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다.


자신이 제위에 올라도 그건 그것대로 문제로, 바로 세리사의 처우가 몹시 애매해진다. 자신이 제위만 받는다면 그녀는 현왕가로 격하되어, 일생을 외롭게 보낼 것이며 후손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내로 들이기엔 지난 번 일이 있다. 만약 여전히 그녀에게 미움 받은 채라면, 자신을 능욕한 자의 아내가 되는 치욕을 안겨야 한다.


무엇보다 그 마음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이미 서로에게 그토록 비난과 원망을 퍼부은 상황이다.


그러니 설령 미련이 있더라도, 세리사는 절대 먼저 말을 꺼내지 않을 것이다. 그러고도 거부당한다면 완전히 끝이니 그런 도박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혹시, 아니... 분명히 있을 그 미련을 끌어내려면 칼스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 지난 일에 사과하고, 찬탈을 각오하여 너를 받아들일 수 있다 이야기해야 한다.


하지만 그녀가 여전히 그를 미워하고 있다면 그 역시 아무 소용이 없다. 오히려 통렬한 비웃음을 받은 후, 역시 아무 것도 달라지는 것 없이 세월만 흐를 것이다.


그러니 미래는 빤하다. 서로의 입장과 밝힐 수 없는 속마음을 놓고, 그와 그녀는 그야말로 박 터지도록 신경전을 벌여야 할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일 때까지 말이다.


그리고 이 모든 사태는 자신이 자초한 셈이다.


그는 불쾌한 표정을 노골적으로 보였다.


“덕분에 나라꼴이 말이 아니게 되었군요. 이제껏 모신 신하들을 바보로 만들 생각입니까?”


“네. 부족한 후계자임은 이것으로 증명되었겠죠. 훌륭하신 왕께서 제위를 잇는다면 만인의 홍복일 테죠.”


“에라이!”


칼스는 정무궁이 흔들리도록 발을 굴렀다.


“아직 등극 전이고 내가 오라비니 대놓고 말하겠는데...! 지금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이 철없는 것!”


하지만 세리사도 쌍심지를 켰다.


“당신이야말로 전쟁영웅이고 군권도 쥐고 있고 남자잖아? 그렇지 않아도 황족 숫자가 모자라잖아? 열이든 백이든 첩실을 들여서 쑥쑥 낳으라고! 나는 애 낳다가 배기 터져 죽는 꼴은 절대 사양이야...!”


“내가 무슨 종마냐?!”


“그럼 나는 애 낳는 기계야?!”


황족간의 공식 대화라고는 믿을 수 없을, 노골적이면서 격렬한 말싸움이 연달아 벌어졌다.


보다 못한 유키나가 손을 들어 뜯어말렸다.


“다들 보는 앞인데 다툼은 여기까지 하시고... 미리 제 입장을 밝힌다면 저는 못해요.”


“정통 후계자를 밀어내고 참 잘도 하겠다. 난 못해.”


“나 역시... 죽은 이들 얼굴을 봐서라도 못해.”


난장판의 수습이 필요하다. 총재도 끼어들었다.


“그만하십시오. ...황태녀 전하의 뜻도 알겠고, 두 분 현왕 전하의 입장도 알아들었으니... 선황의 유조대로 세 분이서 합의를 보시지요. 제위에 관한 문제라 저희는 감히 다룰 수 없사오니, 그동안 기다리겠습니다.”


측은한 표정으로 둘을 바라본 총재가 다시 말했다.


“그리고, 두 분 전하께서 이렇게 싸우시면... 결정이 되기도 전에 국민들이 불안해합니다. 부디...”


모두가 물러나자 칼스는 잡아먹을 듯 그녀를 노려보았다.


이대로는 안 된다...!


“우선 유키나, 자리를 좀 비워줘.”


“난 당신과 할 이야기 없어...!”


떠나려는 그녀를 붙잡으려 했지만, 뻗어진 팔은 세찬 손길에 얻어맞았다.


“손 떼...! ...더러워...!”


칼스도 벌레 씹은 표정 그 자체였다.


“아, 그러셔요. 하지만 말해두지. 이대로 가다가는 나라가 봉인된다. 그리고 그건 네 책임이 될 거다.”


“온전히 내 책임만으로 몰 생각하지 마. ...쓸데없는 고집은 당신도 피우는 셈이니까. 결국 당신도 내게 강요하고 몰아붙이기만 해.”


“...한 대 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미 더한 짓도 하지 않았어...?!”


칼스는 잠시 포기했다.


여기서 몰아붙여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까보냐. 그는 내심 몇 번이고 외치며 정무궁을 걸어 나갔다.


그가 보이지 않게 되자 비로소 깊은 한숨을 내쉬다, 어느 순간 힘이 빠져 비틀거리는 세리사를 유키나가 급히 부축했다.


“괜찮아요?”


“...으응.”


유키나는 허탈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오라버니는 고집을 피우네요...”


“예상했잖아. ...미안, 네게는 너무 못할 짓이야.”


“저는... 상관없어요. 하지만 오라버니도 이대로 버티기만 할 건지...”


“...두고 봐야지.”


그녀도 아버지가 남긴 유언의 뜻을 알고 있었다.


그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아마 기약 없는 긴 세월을 아주 외로이 살아야겠지.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잡고 싶은 단 한 번의 실낱같은 기회.


언젠가 그가 나를 용서하고 받아들일 그 때를...


언제까지나 기다려 볼 것이다.


알고 싶어. 당신의 본심이 뭐야? 그 때 왜 그랬어? 정말 내가 싫고 미워서 그렇게 몰아친 거야?


하지만 그렇게 믿기에는, 나를 안았던 당신의 입맞춤과 손길은, 너무나도 따뜻하고 부드러웠으니까...


...이제는 다시 물어볼 수 없겠지. 자칫 그의 상처를 더 벌리고... 이 가느다란 실도 끓어지겠지.


그러니 그 매정함이 깊다면, 당신의 많은 것을 망친 나를 용서할 때까지 언제까지나 기다릴 거야. 작은 온기나마 남았다면 다시 불태울 날을 소원할 거야.


나는 자신 있어. 설령 그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결코 지금 이 마음을 지우진 못할 테니까.


그리고 아버지. 마지막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칼스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아버지의 말에도 그녀는 실망하지 않았다. 아니, 그래 보였다.


“그럴 거에요...”


“어이할 생각이냐...?”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는 이대로는 제위를 못 이어요. 저 때문에 피를 흘린 이들을 속이고 그런 짓은...”


“네가 제위를 잇지 않더라도... 아비는 네가 그냥 무관의 몸으로 떨어지는 것은 못 본다. 하려면 응당 황후 정도는 해야지. 그래서 준비했다.”


이제부터 남겨둘 유조에 대해 설명한 아버지는, 이미 멍한 표정의 딸에게 조금 유쾌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대로는 모두가 젊은 시절에 이어 평생을 망친다. 그러니 너희에게 더욱 많은 시간을 주마. 그리고 그 누구보다, 바로 네게 주어진 시간이자 기회일 거야. ...어디 한 번 해보려무나. 누가 이기나.”


황제는 힘없는 웃음 속에서도 딸의 손을 잡았다.


“참고 또 참아서 그 마음을 돌려봐. 다만, 그 동안 네가 겪을 외로움은 어찌하느냐. ...불쌍한 녀석...”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녀는 무릎 위에 놓인 아버지의 손을 꼭 쥐었다.


“...전 견뎌낼 거에요. 반드시... 이겨낼 겁니다.”


“...행복하거라. 내 딸아...”


마지막 웃음을 회상한 그녀는 거듭 다짐했다.


지금은 아무 것도 모르겠어요. 오랜 불행의 끝을 행복으로 돌려받을지, 아니면 끝까지 절망 속에서 몸부림을 칠지.


하지만 지금 이 선택은 후회하지 않을 거에요.


...결코...!




황제의 유조에 이은 황태녀의 제위 거부에, 남은 두 황족까지 같은 입장을 밝히자 전국이 뒤흔들렸다.


내전의 상처는 겨우 지혈만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새로운 상처를 만들고 찢을지도 모를 이 사태는 또 어떤 유혈을 가져올지 모른다.


이미 그들은, 웃으며 손을 잡으면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을 그저 힘으로 해결했으며, 평화와 안정을 위한 기술이 도리어 그들의 목을 졸랐으며, 원래 부족했던 미래에 대한 의지도 크게 꺾인 상황이었다. 이것을 깨달은 많은 이들이 두려움에 떨었다.


체제의 과실만을 따먹고 있던 차에 갑작스럽게 공화제라고? 그들 스스로 스스로를 통치한다고?!


“이대로는 안 됩니다.”


총재가 세 황족을 차례로 만난 것은, 황제 붕어 후 1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국민들은 새 황제가 한시 바삐 자리를 채워주시길 바랍니다. 흔들리는 마음들을 잡아줄 필요가...”


“유조에는 3년을 기다리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총재의 첫 방문 대상이 된 세리사는 씁쓸하게 웃었다.


“돌아가신 부황의 마지막 유조조차 지켜지지 않네요.”


“...물론 성급한 것은 인정합니다만...”


“그리고... 황실에서 과오가 있다면 민의를 수렴하는 과정이 모자랐다는 점에 있을 뿐, 명분에서는 절대 뒤지지 않는다 생각합니다. 황실의 잘못으로만 돌리기에는 너무하지 않나요?”


“물론 기분은 알겠습니다만, 통치자가 국민을 원망해서는 아니 됩니다.”


“알아요. 그러니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겁니다. 다만 저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뜻이 좀 더 존중받으시길 바랍니다.”


“선황을 존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하께서...”


“못난 딸을 둔 덕에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셨습니다. ...더는 그 이름을 더럽히고 싶지 않군요.”


엄청난 고집을 확인한 총재는 다시 좌현왕을 만났다. 칼스 역시 잔뜩 찌푸리며 투덜댔다.


“우선 욕 좀 하겠습니다. 그 멍청이는, 정결례와 함께 떼어버려야 했을 애다운 고집을 그대로 갖고 있단 말입니다. 아직도 딸기무늬 잠옷을 입지는 않는답니까?”


“하지만 차석 황실은 이럴 때를 위해 있는 것이고... 하다못해 황태녀 전하의 설득을 좀 도와주시면...”


“제 말을 전혀 듣지 않잖아요. 절 탓하지 마십시오.”


칼스도 짜증이 돋을 대로 돋아 있었다.


이 한 달, 몇 번은 세리사에게 만나자고 했지만 모두 무시당했다.


하기야 만나더라도 별 수 없었을 것이다. 말로 그녀를 꺾을 수 있었다면, 그때 그 꼬맹이의 어설픈 사랑타령도 원천봉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저 힐난한다면, 그녀가 지금 그나마 가지고 있는 입지도 위험하다. 그러니 시간을 들여 지켜볼 수밖에 없지만, 만약 3년이 지나도 이 모양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말이지 바보 같은 여자지만,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할 정도로 그 마음의 상처는 크다.


...내 탓이니 더는 말할 수도 없다.


“결국 3년 버텨보는 쪽으로 갈 수 밖에 없겠습니다.”


제위가 비어버린 국정회의지만 아니할 수는 없다.


“할 수 없죠. 총재 각하. 그동안 우리라도 열심히 일해야죠. 다들 고집이 어지간하시니... 그 참...”


기술상서 데카트의 말에 궁내상서 제케르가 불평했다.


“신하된 본분으로 너무 일찍 포기하시는 것 아닙니까? 그 분께서 책임 운운하시는 것은 그냥 받아들인다면, 내각 및 군부, 국민은 면목이 있을 것 같습니까?”


“본분을 지키려 하기 때문에 태업을 하지 않으려는 겁니다. 지금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아시면서...”


“자자, 그만...”


총재가 손을 휘둘렀다.


“저는 향후의 문제 중에서 가장 큰 문제를 파벌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끼리 좀먹는 사태는 피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새로 등극하시는 황제가 누가 되시든, 제대로 된 조정을 유지하지 못한 우리는 신하된 도리를 다하지 못한 겁니다. 다들 아시겠지요?”


대부분이 한숨을 쉬었고 몇몇은 머리를 바쁘게 굴렸다. 이건 원하지도 않은 줄타기를 아닌가.


세리사와 칼스가 서로에 대한 고집으로 이 사태를 만든 것을 모르는 이상, 머리가 잘 돌아가는 이들은 황태녀가 조정을 시험한다는 의혹도 품었다.


이 모든 것은, 전쟁 이후 흠집이 난 황실 권력을 되돌리기 위한 선황의 정치적 술수일수도 있다. 흐트러진 정치력으로 당장 제위에 오르느니, 그 기간 동안 사람을 가려내서 위험인자를 찍어내려는 의도일수도 있다.


황태녀가 지금이라도 마음을 돌리면 그녀는 바로 황제가 된다. 그렇다면 그동안 게을렀거나 조정을 시끄럽게 만든 자를 그대로 유임할 리는 없겠지. 괜히 찍힐 이유는 없다.


누가 황제가 되더라도 찍히지 않게 그동안 일이나 열심히 하자.


...솔직히 힘은 나지 않지만 3년은 긴 시간은 아니며, 무슨 수를 써도 시계는 거꾸로 돌아가지 않을 테니.




수고하셨어요.


작가의말

 간단하게 말하자면 표면적으로는 황제 후보들이 서로 다음 황제는 되지 않겠다는 똥고집이 있는 이상, 3년 기다려서 결정 안되거든 더 기다리지 말고 잠자면서 결정날때까지 기다릴래? 그냥 콱 너희들끼리 통치할래? 라는 선택을 국민에게 던져준 셈이고, 내면적으로는 서로 고집 피우면서 청춘 및 인생 낭비하다 늙어죽느니, 오래 살면서 둘 중 하나가  고집을 꺾을 때까지 싸워봐라... 라고 딸과 그에게 선택권을 준 능구렁이 황제죠. 사실상 이 봉인령은 딸의 편을 든 셈입니다.  제국봉인령의 대략적인 배경입니다. 

 내일 마지막 파트와 에필로그, 후기 올라가면서... 2부 마무리 짓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8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8.08 12:34
    No. 1

    칼스 개객기입니다.
    세리사와 황제는 정말 보살이군요.
    ps. 유키나 : 그 와중에서 나는 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4.08.08 16:51
    No. 2

    움... 결과적으로 칼스 인생도 세리사가 꽤나 망친 셈인데 그녀는 별로 비난받지 않는군요. 의외였음. ㅋㅋ 유키나는... 3부 1권에서 심리 묘사가 많이 될 겁니다. 그 이유로 그녀는 별로 불평하지 않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월충전설
    작성일
    14.08.08 14:51
    No. 3

    아하~~~ 역시 큰 틀은 황제의 작품이었군요. 역시 황제! 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4.08.08 16:52
    No. 4

    막판에 본의 아니게 나라가 말렸지만 절대 녹록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리며, 무엇보다 저 칼스를 낚아버렸....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bujoker
    작성일
    14.08.08 16:11
    No. 5

    시계이야기에서 어째 국방부시계가 생각나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4.08.08 16:53
    No. 6

    정답이에요. 그거 생각하고 적은 문장입니다.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li*****
    작성일
    14.08.09 03:36
    No. 7

    췟. 기술력이라도 되니 제국봉인령이라고 하지. 현실은 이보다 훨씬 아수라장. 그렇다고 봉인후 몇천년 지나서 지금의 윗대가리들 중 하나가 짱먹는 꼴도 가관일테고.. 아니 뭐 현실은 그렇다구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대마왕k
    작성일
    14.08.09 11:47
    No. 8

    ㅎㅎ 아마, 2051년부터의 그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현실의 천적이 될 겁니다. 슬슬 근미래, 가상역사 영역으로 들어서니까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리어스(Re Earth)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리마스터 완료했습니다. +2 21.06.17 92 0 -
공지 리마스터 중입니다. (전권 종료) +4 21.03.18 226 0 -
공지 대충 추출한 캐릭터들. 20.08.22 362 0 -
공지 비평글 모음(Total 2) 14.08.21 2,003 0 -
공지 추천글 모음(Total 8) +2 14.04.05 2,873 0 -
공지 작품 감상 게시판입니다. +12 14.01.20 3,158 0 -
380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 에필로그 : 진정 강해지는 법 (+ 작말후기) 21.06.12 93 2 14쪽
379 8장. 괴물의 낙원 (7) 21.06.05 75 2 20쪽
378 8장. 괴물의 낙원 (6) 21.05.28 64 2 19쪽
377 8장. 괴물의 낙원 (5) 21.05.15 62 1 18쪽
376 8장. 괴물의 낙원 (4) 21.05.08 58 1 20쪽
375 8장. 괴물의 낙원 (3) 21.04.30 63 1 19쪽
374 8장. 괴물의 낙원 (2) 21.04.24 66 2 20쪽
373 8장. 괴물의 낙원 (1) 21.04.23 65 1 19쪽
372 7장. 다시 찾은 대지. (7) 21.04.17 71 1 19쪽
371 7장. 다시 찾은 대지. (6) 21.04.16 62 1 19쪽
370 7장. 다시 찾은 대지. (5) 21.04.10 68 2 19쪽
369 7장. 다시 찾은 대지. (4) 21.04.09 66 2 21쪽
368 7장. 다시 찾은 대지. (3) 21.04.03 69 2 20쪽
367 7장. 다시 찾은 대지. (2) 21.04.02 115 1 22쪽
366 7장. 다시 찾은 대지. (1) 21.03.28 77 1 20쪽
365 6장. 동상이몽. (7) 21.03.27 97 1 19쪽
364 6장. 동상이몽. (6) 21.03.21 68 1 18쪽
363 6장. 동상이몽. (5) 21.03.20 88 2 20쪽
362 6장. 동상이몽. (4) 21.03.13 103 1 21쪽
361 6장. 동상이몽. (3) 21.03.12 96 2 22쪽
360 6장. 동상이몽. (2) 21.03.06 70 1 21쪽
359 6장. 동상이몽. (1) 21.03.05 87 1 20쪽
358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6) 21.02.28 125 1 22쪽
357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5) 21.02.28 75 1 20쪽
356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4) 21.02.26 123 1 20쪽
355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3) 21.02.21 179 1 19쪽
354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2) 21.02.20 83 1 20쪽
353 <15권. 괴물(怪物)의 낙원 後> 5장. 올림포스 아카데미. (1) 21.02.19 135 2 18쪽
352 4장. 대탈출(하). (8) -4부 1권 끝- 20.10.03 181 3 22쪽
351 4장. 대탈출(하). (7) 20.10.02 154 2 23쪽
350 4장. 대탈출(하). (6) 20.09.26 153 1 22쪽
349 4장. 대탈출(하). (5) 20.09.25 114 1 22쪽
348 4장. 대탈출(하). (4) +2 20.09.19 117 3 24쪽
347 4장. 대탈출(하). (3) +2 20.09.18 119 2 22쪽
346 4장. 대탈출(하). (2) 20.09.12 124 2 19쪽
345 4장. 대탈출(하). (1) 20.09.11 138 1 23쪽
344 3장. 대탈출(중). (7) 20.09.05 120 1 21쪽
343 3장. 대탈출(중). (6) 20.09.04 105 1 21쪽
342 3장. 대탈출(중). (5) +2 20.08.29 185 1 22쪽
341 3장. 대탈출(중). (4) 20.08.28 117 1 21쪽
340 3장. 대탈출(중). (3) 20.08.22 133 1 24쪽
339 3장. 대탈출(중). (2) 20.08.21 125 1 22쪽
338 3장. 대탈출(중). (1) 20.08.15 160 1 24쪽
337 2장. 대탈출(상). (7) +2 20.08.14 212 1 23쪽
336 2장. 대탈출(상). (6) 20.08.08 182 1 22쪽
335 2장. 대탈출(상). (5) 20.08.07 110 1 21쪽
334 2장. 대탈출(상). (4) 20.08.03 244 1 16쪽
333 2장. 대탈출(상). (3) 20.08.02 176 1 21쪽
332 2장. 대탈출(상). (2) +2 20.08.01 142 1 25쪽
331 2장. 대탈출(상). (1) +2 18.10.14 335 3 20쪽
330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3) +2 18.09.08 325 2 21쪽
329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2) +2 18.09.01 332 3 21쪽
328 1장. 역사의 변화는 언제나 격류. (1) +4 18.08.25 297 4 25쪽
327 4부. 또 다른 세상 <14권. 괴물(怪物)의 낙원 前> 프롤로그 : 발버둥 +2 18.08.25 249 4 2쪽
326 3부. 미래에의 지표 편 후기. +8 18.07.29 258 4 2쪽
325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에필로그 : 각자의 꿈 +2 18.07.29 248 3 38쪽
324 Ⓡ 8장. 내일에의 선물. (10) +2 18.07.29 215 3 24쪽
323 Ⓡ 8장. 내일에의 선물. (9) +4 18.07.29 209 4 25쪽
322 Ⓡ 8장. 내일에의 선물. (8) +6 18.04.07 261 6 26쪽
321 Ⓡ 8장. 내일에의 선물. (7) +6 18.01.27 320 5 25쪽
320 SS(Special Story) : 구원자 +6 17.12.28 352 5 36쪽
319 SS(Special Story) : 회상(回想) 17.12.28 328 3 17쪽
318 Ⓡ 8장. 내일에의 선물. (6) +3 17.03.18 495 4 26쪽
317 Ⓡ 8장. 내일에의 선물. (5) 17.02.25 356 3 30쪽
316 Ⓡ 8장. 내일에의 선물. (4) +2 17.02.12 455 4 24쪽
315 Ⓡ 8장. 내일에의 선물. (3) +2 17.02.05 626 3 25쪽
314 Ⓡ 8장. 내일에의 선물. (2) +2 17.01.22 531 3 22쪽
313 Ⓡ 8장. 내일에의 선물. (1) +2 17.01.07 641 4 23쪽
312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0) 16.12.24 486 4 25쪽
311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9) +2 16.12.11 600 3 24쪽
310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8) +4 16.11.26 540 4 24쪽
309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7) +2 16.11.13 627 3 26쪽
308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6) +6 16.10.23 706 5 26쪽
307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5) +4 16.10.08 699 5 26쪽
306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4) +2 16.09.25 742 3 27쪽
305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3) +4 16.09.10 725 4 27쪽
304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2) +8 16.09.03 702 3 25쪽
303 Ⓡ 7장. 성배(聖杯)는 피를 원한다. (1) +4 16.08.20 629 4 23쪽
302 Ⓡ 6장. 미래에의 지표. (9) +6 16.08.06 714 3 27쪽
301 Ⓡ 6장. 미래에의 지표. (8) +4 16.07.30 810 4 34쪽
300 Ⓡ 6장. 미래에의 지표. (7) +6 16.07.16 858 4 32쪽
299 Ⓡ 6장. 미래에의 지표. (6) +4 16.07.03 754 4 27쪽
298 Ⓡ 6장. 미래에의 지표. (5) +4 16.06.18 749 5 24쪽
297 Ⓡ 6장. 미래에의 지표. (4) +6 16.06.05 731 5 25쪽
296 Ⓡ 6장. 미래에의 지표. (3) +6 16.05.21 834 4 27쪽
295 Ⓡ 6장. 미래에의 지표. (2) +4 16.05.15 1,088 3 25쪽
294 Ⓡ <13권. 미래(未來)의 지표 後> 6장. 미래에의 지표. (1) +4 16.05.08 866 5 24쪽
293 Ⓡ 5장. 판도라의 상자. (6) +6 16.04.30 960 5 21쪽
292 Ⓡ 5장. 판도라의 상자. (5) +4 16.04.20 939 7 25쪽
291 Ⓡ 5장. 판도라의 상자. (4) +6 16.04.09 807 9 25쪽
290 Ⓡ 5장. 판도라의 상자. (3) +10 16.03.26 983 8 26쪽
289 Ⓡ 5장. 판도라의 상자. (2) +4 16.03.20 852 8 21쪽
288 Ⓡ 5장. 판도라의 상자. (1) +4 16.03.12 1,053 7 19쪽
287 Ⓡ 4장. 난장판. (6) +2 16.03.05 731 4 22쪽
286 Ⓡ 4장. 난장판. (5) +4 16.02.27 843 7 25쪽
285 Ⓡ 4장. 난장판. (4) +4 16.02.20 977 8 28쪽
284 Ⓡ 4장. 난장판. (3) +4 16.02.13 1,042 9 26쪽
283 Ⓡ 4장. 난장판. (2) +2 16.02.06 1,039 6 22쪽
282 Ⓡ 4장. 난장판. (1) +2 16.01.30 985 6 20쪽
281 Ⓡ 3장. 열리는 문. (4) +2 16.01.23 839 9 20쪽
280 Ⓡ 3장. 열리는 문. (3) +2 16.01.16 1,013 8 24쪽
279 Ⓡ 3장. 열리는 문. (2) +2 16.01.09 1,051 7 21쪽
278 Ⓡ 3장. 열리는 문. (1) +2 16.01.02 826 9 21쪽
277 Ⓡ 2장. 보다 강인한. (4) +4 15.12.26 1,004 12 21쪽
276 Ⓡ 2장. 보다 강인한. (3) +8 15.12.19 1,027 9 26쪽
275 Ⓡ 2장. 보다 강인한. (2) +4 15.12.12 986 11 19쪽
274 Ⓡ 2장. 보다 강인한. (1) +4 15.12.05 1,107 10 22쪽
273 Ⓡ 1장. 가시나무 둥지. (4) +6 15.11.28 1,113 16 19쪽
272 Ⓡ 1장. 가시나무 둥지. (3) +6 15.11.21 1,255 14 22쪽
271 Ⓡ 1장. 가시나무 둥지. (2) +8 15.11.14 1,025 11 22쪽
270 Ⓡ 1장. 가시나무 둥지. (1) +4 15.11.07 880 7 22쪽
269 Ⓡ <12권. 미래(未來)의 지표 前> 프롤로그 : 시작, 궤멸, 재생의 역사 +6 15.10.31 1,231 9 26쪽
268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에필로그 : 각자의 밤 (+ 작말후기) +4 15.08.08 888 12 24쪽
267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7) +4 15.08.01 1,030 16 21쪽
266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6) +4 15.07.26 815 10 25쪽
265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5) +4 15.07.18 832 11 25쪽
264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4) +2 15.07.11 1,072 11 22쪽
263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3) +4 15.07.04 1,385 14 20쪽
262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2) +4 15.06.27 1,309 16 21쪽
261 Ⓡ 8장. 웃을 수 없는 영화. (1) +4 15.06.20 1,539 13 32쪽
260 Ⓡ 7장. 만화경(萬華鏡). (4) +6 15.06.14 1,341 15 27쪽
259 Ⓡ 7장. 만화경(萬華鏡). (3) +4 15.06.07 965 13 25쪽
258 Ⓡ 7장. 만화경(萬華鏡). (2) +2 15.05.30 1,290 12 29쪽
257 Ⓡ 7장. 만화경(萬華鏡). (1) +12 15.05.23 953 13 24쪽
256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5) +4 15.05.17 1,067 14 22쪽
255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4) +4 15.05.16 908 15 21쪽
254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3) +2 15.05.10 1,034 18 27쪽
253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2) +4 15.05.09 1,074 18 23쪽
252 Ⓡ 6장. 바퀴는 멈추었다. (1) +4 15.05.03 1,107 9 22쪽
251 Ⓡ 5장. 돌고 도는. (3) +4 15.05.02 1,094 11 23쪽
250 Ⓡ 5장. 돌고 도는. (2) +4 15.04.26 995 13 23쪽
249 Ⓡ 5장. 돌고 도는. (1) +4 15.04.25 1,117 13 22쪽
248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3) +2 15.04.19 1,018 12 21쪽
247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2) +4 15.04.18 1,112 15 21쪽
246 Ⓡ 4장. 모자라고 비었기에, 갈구하고 채워진다. (1) +6 15.04.12 1,434 13 18쪽
245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3) +6 15.04.11 1,338 16 17쪽
244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2) +6 15.04.04 1,258 12 28쪽
243 Ⓡ 3장. 무대 뒤의 속삭임. (1) +6 15.03.28 1,437 15 18쪽
242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3) +2 15.03.25 1,392 17 17쪽
241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2) +4 15.03.21 1,148 12 18쪽
240 Ⓡ 2장. 맺은 끈과 꼬인 끈. (1) +2 15.03.18 1,294 15 19쪽
239 Ⓡ 1장. 빛과 그림자. (3) +4 15.03.14 1,380 20 17쪽
238 Ⓡ 1장. 빛과 그림자. (2) +4 15.03.11 1,299 16 15쪽
237 Ⓡ 1장. 빛과 그림자. (1) +8 15.03.07 1,428 20 18쪽
236 Ⓡ <11권. 애증(愛憎)의 파편> 프롤로그 : 일방통행 +8 15.02.27 1,746 20 12쪽
235 과거의 유산 후기 & 공지 +16 14.12.29 1,519 19 3쪽
234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에필로그 : 바보 이반의 나라는 평화로웠다 +10 14.12.28 1,277 23 27쪽
233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3) +10 14.12.27 1,043 19 28쪽
232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2) +10 14.12.21 1,191 16 26쪽
231 Ⓡ 8장. 죽음에 이르는 병. (1) +12 14.12.20 1,678 21 22쪽
230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3) +14 14.12.14 1,403 18 16쪽
229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2) +6 14.12.13 1,165 27 22쪽
228 Ⓡ 7장. 요구받은 혈채(血債). (1) +12 14.12.07 1,433 19 18쪽
227 Ⓡ 6장. 피로 씻은 피. (3) +10 14.12.06 1,720 21 19쪽
226 Ⓡ 6장. 피로 씻은 피. (2) +12 14.11.30 1,467 25 20쪽
225 Ⓡ 6장. 피로 씻은 피. (1) +12 14.11.29 1,622 23 16쪽
224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3) +12 14.11.26 1,707 20 16쪽
223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2) +14 14.11.23 2,039 19 19쪽
222 Ⓡ 5장. 장미꽃밭 아래 피어나는 양귀비꽃. (1) +10 14.11.22 1,593 23 22쪽
221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3) +14 14.11.19 1,628 30 19쪽
220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2) +16 14.11.16 1,322 22 21쪽
219 Ⓡ 4장. 겨울을 대비하는 이들의 자세. (1) +8 14.11.15 1,602 19 18쪽
218 Ⓡ 3장. 음모의 시작. (3) +12 14.11.12 1,743 22 21쪽
217 Ⓡ 3장. 음모의 시작. (2) +4 14.11.11 1,584 25 19쪽
216 Ⓡ 3장. 음모의 시작. (1) +8 14.11.10 1,503 23 20쪽
215 Ⓡ 2장. 마음의 끈. (3) +14 14.11.09 1,739 39 21쪽
214 Ⓡ 2장. 마음의 끈. (2) +6 14.11.08 1,624 24 25쪽
213 Ⓡ 2장. 마음의 끈. (1) +6 14.11.02 1,578 27 20쪽
212 Ⓡ 1장. 그들의 봄. (3) +10 14.11.01 1,321 15 12쪽
211 Ⓡ 1장. 그들의 봄. (2) +12 14.10.26 1,717 19 14쪽
210 Ⓡ 1장. 그들의 봄. (1) +6 14.10.25 1,701 26 18쪽
209 Ⓡ <10권. 과거(過去)의 유산> 프롤로그 : 10년, 그 변화의 흐름 +12 14.10.20 1,494 33 6쪽
208 변혁의 시대 후기 & 설문. +18 14.10.12 1,372 25 8쪽
207 Ⓡ <9권. 변혁(變革)의 시대> 에필로그 : 변혁의 시대 +14 14.10.11 1,815 29 28쪽
206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3) +8 14.10.10 1,582 21 17쪽
205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2) +10 14.10.09 1,342 24 20쪽
204 Ⓡ 8장. 두려움을 지우는 말. (1) +8 14.10.08 1,443 23 19쪽
203 Ⓡ 7장. 경계선. (3) +10 14.10.07 1,604 22 16쪽
202 Ⓡ 7장. 경계선. (2) +6 14.10.06 1,431 19 18쪽
201 Ⓡ 7장. 경계선. (1) +14 14.10.05 2,116 21 18쪽
200 Ⓡ 6장. 신의 아들. (3) +12 14.10.04 1,703 27 18쪽
199 Ⓡ 6장. 신의 아들. (2) +10 14.10.01 1,840 27 25쪽
198 Ⓡ 6장. 신의 아들. (1) +10 14.09.30 1,428 26 23쪽
197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3) +4 14.09.29 2,448 21 19쪽
196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2) +8 14.09.28 1,738 23 21쪽
195 Ⓡ 5장. 돌이킬 수 없는 일. (1) +10 14.09.27 1,875 24 22쪽
194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3) +8 14.09.26 1,955 28 16쪽
193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2) +4 14.09.25 1,609 29 15쪽
192 Ⓡ 4장. 많이 아픈 찔러보기. (1) +8 14.09.23 1,722 25 18쪽
191 Ⓡ 3장. 불편한 진실. (3) +20 14.09.21 2,154 33 21쪽
190 Ⓡ 3장. 불편한 진실. (2) +8 14.09.19 1,716 22 17쪽
189 Ⓡ 3장. 불편한 진실. (1) +8 14.09.18 1,636 32 19쪽
188 Ⓡ 2장. 인간의 땅. (3) +6 14.09.16 1,983 33 19쪽
187 Ⓡ 2장. 인간의 땅. (2) +8 14.09.15 1,923 21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