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블 맨(Devil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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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룡생
작품등록일 :
2019.11.2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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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7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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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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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선택

DUMMY

두 여자는 저녁 식사를 하고 광화문 근처에 커피숍에서 만나고 있었다. 두 여자는 하루에도 두어 번씩 휴대폰으로 통화하며 가야할 길의 방향을 논의했다. 인간들은 믿지 않고 지금도 다툼의 세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으나 그녀들은 실체를 알고 있었다. 찬반양론은 끝이 없었다. 어떤 때는 한심하기 짝이 없기도 했다. 두 여자는 머리를 맞대고서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각각 생각에 몰입해 있었다. 동상이몽일지 아니면 같은 자리에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지는 그녀들도 모른다.

박성희가 결국 말문을 텄다.

“민주야?”

한 민주가 따스한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을 마신 후 쳐다보았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뭘요 언니?”

“아무래도 선택을 해야만 하겠다.”

한민주는 박성희의 갑작스런 태도에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뭔데요?”

“나 말이다. 내가 말이다.......”

“언니, 갑자기 왜 그래요?”

잠시 침묵하든 박성희가 드디어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놀라지 마라?”

그녀의 경고성 발언에 가슴이 섬뜩했다.

“늑대인간, 아, 아니지 인간늑대가 되는 길이 DNA에 있다고 했지?”

“그런 데요?“

“그것들이 알아보나?”

“물론이죠. 변신시킬 인간을 단 번에 알아... 언니, 지금 무슨 생각하고 있어요?!”

“아, 흥분하지 마라.”

“아니 정말... 미쳤어요?”

“그래, 미쳤다. 강팀장님이 돌아가신 것이 꼭 나 때문인 거 같아서 견딜 수가 없단다!”

“나는 안 그래요? 나도 그렇다고 요! 그렇다고 그렇게 함부로 선택할 일은 아니라고 봐요.”

“그래서 말인데.......”

“만약 유전자가 아니라면 요?”

그 한 마디에 박성희는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물론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한데 막상 듣고 보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할 말을 잃어버렸다.

한민주도 더 이상 다그치지 않았다. 오죽 했으면 박성희가 그런 위험한 생각까지 했을까 싶었다.

‘그럼 나는?’

솔직하게 박성희만큼 결정적인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박성희의 말대로 강준우 팀장은 자신들 때문에 끌려갔다. DNA가 맞지 않으면 물어서 바이러스를 퍼뜨려 죽여 버린다. 마음의 가책도 느껴졌다. 두 여자는 그렇게 시간을 보내며 커피만 홀짝이고 있었다.

“여기요, 리필 해주세요!”

“저도 요!”

박성희가 먼저 시작하자 그녀도 따라 했다. 그러면서 박성희를 보고 있다가 불렀다.

“근데 언니?”

“또 뭐?”

“언니는 이목구비가 정말 작아요. 난 그렇지 않은데.......”

“야, 네가 그런 말 하면 나... 욕하는 거다?”

“아냐, 언니. 얼굴도 너무 작잖아요?”

“됐다? 그렇다고 우리가 뭐... 배우라도 할 거냐?”

“그건 아니지만.”

“너... 심란하구나?”

한민주가 말을 못했다. 사실 결정이 쉽지 않은 선택이다.

“언니는... 아니에요?”

“나라고 뭐 강철이니?”

그러면서도 그녀들은 하지 말자고는 하지 않았다.

한민주는 쐐기를 박았다.

“나도 동참시켜주지 않으면 나 혼자라도 할 거에요. 알죠, 언니?”

박성희는 한민주를 보며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함께 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해 보였다. 혼자가 아니라 둘이면 좋긴 하겠지만 하려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목숨을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어, 누구지?”

한민주는 의아해 하며 전화를 받았다.

“예, 그런데요. 예? 아... 한 매니저? 웬일이에요? 예, 예... 그 뉴스의 장본인이... 정말 다행이네요. 예? 아무래도 대표님이 관여한 것 같다고요, 매니저를 구해준 사람이? 예... 잠시만 요. 언니, 한 매니저가 쏘겠다고 한 잔 하자는데 요? 오케이? 예, 그래요. 거기로.......”

전화를 끊었다.

박성희는 그렇지 않아도 내가 보고 싶었다. 그냥 아니라고 우기고 시치미를 떼지만 마음은 이미 나한테로 돌아와 있었다.

“언니, 지금 출발해요.”


나는 일단 한 매니저를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여자가 그토록 의리가 있는 줄을 몰랐다. 여자의 의리를 남자들은 무시하는데 목숨을 걸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더욱 높은 인생은 건 것이었다. 자칫 잘못했으면 성폭행까지 당하고 죽도록 맞았을 수도 있었다. 차량은 두고 몸을 날려 허공으로 사라졌다.

시간은 오후 9시가 다 되었다.

나는 미소를 띈 채 안으로 들어섰다.

“대표님, 어서 오십시오!”

“수고하네. 아, 한 매니저는 어때?”

맨 앞에서 인사를 주도 했던 그녀는 나를 보고서 환하게 웃었다. 괜히 기분이 이상했다.

<어어, 너 이상한 거 생각한다?>

그녀의 음부 부위가 톡 튀어나온 그것은 잊을 수가 없었다. 나는 대꾸도 않고 3층으로 올라갔다. 간이용 침대와 소파는 마련되어 있었다. TV와 냉장고는 그대로 두었다. 내가 막 소파에 앉으려는데 한미지가 잊었다는 듯이 소리쳤다.

“아 참! 대표님, 그분들도 오실 거예요!”

“누구?”

“박기자님과 한경감님 요! 제가 한 잔 하자고 했어요! 잊지 않으셨죠?”

“아, 그럼!”

나는 얼떨결에 대답했다.


고스트 킬은 멍하니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한 번의 실수가 이토록 큰 충격을 줄줄은 정말 몰랐다. 그는 수백 번의 청부업에서도 단 한 번의 실수도 한 적이 없었기에 10대 킬러로 등록된 것이다. 사실 천사의 변신이 아니라면 실수가 없을 수는 없었다. 10인은 모두가 타락천사아기에 그런 전설이 가능했다. 타락천사는 실연당하거나 스스로 타락하여 다른 것으로 변신했으며, 추락천사는 추방당한 것이었다. 추방은 곧 사형선고로서 천사로서의 자격상실이었다.

“내 밑의 놈에게 이런 수모를 당하다니.......”

정말 분이 풀리지 않았다. 실패를 모르는 자신에게 실패를 안겨주었다. 그 분노는 지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폭발 직전이었다.

그나마 헤르치니아는 신신당부하여 참고 있었다. 헤리츠니아도 사실 주인의 저런 성격을 이해하고 있었다.

‘단 한 번도 청부업을 실패한 일이 없는데... 다소 잔인해도 항상 약속은 지켰어.’

1인이 목표였지만 그 주변의 인물들마저도 모조리 날려버리는 일이 종종 있었다. 거의 대부분이 죽어도 싼 악당들이었지만 간혹 애꿎은 사람들이 당할 때도 있었다. 그러면서 고스트 킬이 항상 내 세우는 말은 일정했다.


- 인간은 정화시켜야 해!


쓸데없고 쓸모없는 인간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의 주인의 주장이었다. 두 번 실패는 없다. 두 번이라는 단어마저도 생경한 고스트 킬은 저 멀리 어딘가를 보면서 중얼거렸다.

“그 자식의 최초 근거지를 확 쓸어버려야겠어.”

“주인님?”

“그만.”

“그러나 주인님.”

“그만 하라고 했다.“

노신사가 당황했으나 곧 무릎을 꿇었다.

“한 마디만 들어 주십시오.”

이번에는 가만히 있었다.

“인간들을 얕보면 안 됩니다. 명왕성에서 온 외계종족들조차 쉬쉬 하며 그토록 오랜 생활을 지하에서 영위해 나나고 있습니다.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래 봤자?”

순간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요?”

헤라치니아가 잽싸게 입구로 나가서 물었다.

“경찰입니다! 잠시 검문이 있으니 문을 열어주십시오!”

헤르치니아가 쳐다보자 고스트 킬도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떴다.

“인간 새끼들이 이토록 빠르다니.......”

이미 그는 스위트룸 프리미엄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그러시오.”

문을 열어 주었다.

복장이 수상하여 자세히 보았는데 경찰특공대였다. 그런데 실제로 우두머리는 후방에 있는 것 같았다.

‘군인?!’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해병특수공작대. 인간으로서는 최대 최고의 실력을 갖춘 대 테러 전문 부대였다. 그리고 적군의 주요 인물들을 은밀하게 침입하여 척살하는 임무를 맡은 무서운 집단이었다. 비록 인간이지만 그들이 뭉치면 정말 무섭다. 온갖 무기를 총동원한다면 주인님도 견디기 쉽지 않을 것이다. 아주 기분 좋은 곳은 주인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는 듯이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수색 해.”

그 음성은 대령 계급장을 단 인물이었다. 40대 중반으로서 전신에서 풍기는 예기(銳氣)가 예사롭지 않았다. 이름표를 보니 민완수라고 수놓아져 있었다.

케리어 두 개를 보고서 헤르치니아에게 열어보라고 했다.

거기에는 옷가지뿐이었다.

무기는 고스트 킬이 가지고 사라진 것이다.

“아무 것도 없습니다, 대장님!”

“흠, 그래?‘

민완수의 어조에서 아직도 미심쩍어 하는 느낌이 들어서 헤르치니아는 자신의 직감이 맞았다고 생각했다. 그 폭발 사건으로 인하여 역 추적 했을 것인데 너무나 빨리 이곳에 당도한 것이었다.

잠시 후 민완수는 거수경례를 했다.

“실례했습니다!”

“아닙니다.”

그들이 가고 나자 잠시 동안 서 있다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대한민국에서는 왠지 모르게... 처음으로 불안하네.”

정말 난생 처음이다. 이런 일은 애초에 없었다.

그때 음성이 울렸다.

“그 놈! 예사로운 놈이 아니야. 내가 너무 쉽게 판단했어.”

불청객들이 사라지고 나자 어느새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고스트 킬이었다. 어쩌면 애초부터 그 자리를 떠나지 않은지도 모른다. 그런 건 헤르치니아도 모른다.

“내 실패가... 규정되었어.”

마지막 말에 헤르치니아도 섬뜩했다. 주인의 직감은 거의 적중했다.

고스트 킬은 잠시 동안 침묵했다. 헤르치니아는 커피를 한 잔 마련하여 그의 테이블 앞에 놓았다. 고스트 킬은 저절로 손이 갔고, 잔을 집더니 세 모금을 연달아 마셨다. 기로에 섰음을 직감했다. 오랫동안 모시고 왔기에 짐작할 수가 있었다. 고스트 킬은 창 밖 저 너머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가는 곳은 서울의 동쪽이었다. 유심히 쳐다보다가 중얼거렸다.

“이 새끼! 날려버리겠어!”

헤르치니아는 주인님의 선택의 기로로 서서 생각하다가 이제 결정한 모양이었다.

헤르치니아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한다면 하는 분이시지.’


작가의말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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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028>용서 받을 수 없는 자 +2 19.12.25 306 4 10쪽
27 <027>고스트 킬 +2 19.12.24 315 4 11쪽
26 <026>고스트 킬 +2 19.12.23 338 5 10쪽
25 <025>고스트 킬 +2 19.12.20 380 5 9쪽
24 <024>아이언 +2 19.12.19 399 5 10쪽
23 <023>늑대인간의 변신 +4 19.12.18 447 7 9쪽
22 <022>늑대인간의 변신 +2 19.12.17 501 6 10쪽
21 <021>살라맨더와 코카트리스 +2 19.12.16 541 8 11쪽
20 <020>살라맨더와 코카트리스 +2 19.12.13 573 7 10쪽
19 <019>내가 악마다 +2 19.12.12 733 9 11쪽
18 <018>내가 악마다 +2 19.12.11 678 12 11쪽
17 <017>내가 악마다 +2 19.12.09 721 10 10쪽
16 <016>내가 악마다 +2 19.12.08 780 11 10쪽
15 <015>꼬리를 심하게 밟았다. +3 19.12.06 802 12 9쪽
14 <014>추종자들 +2 19.12.04 841 12 11쪽
13 <013>추종자들 +6 19.12.04 1,031 14 11쪽
12 <012>그녀의 향기 +2 19.12.03 1,055 1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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