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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아이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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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12.10.09 07:48
최근연재일 :
2013.07.1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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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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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31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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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03

DUMMY

“전장에서 도망친 놈한테 작전을 짜달라니 무슨소리입니까?”

준영은 황당한 표정으로 취사장에 모인 간부들을 바라보았다. 계급도 다양해서 상,원사는 물론 중,대위급과 영관급까지 있있었다.

취사병의 눈총을 받으며 식은 밥 한덩이를 된장국에 말아먹던 준영에게 갑자기 간부진들이 다가왔고 준영은 전쟁의 스트레스를 나한테 풀려나 싶어 긴장하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하는말이 지휘를 맡아달라는 소리였다.

짬밥은 둘째치고 중사가 군의 작전을 짠다는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소리였다. 그런 준영을 향해 무리중 가장 높은 계급인 대령이 한 장의 서류를 읽기 시작했다.

“소문은 많이 들었네. 성명 김준영. 3사단 18연대 소속. 최초 북한군 침공시 벌어진 철원 방어전에 참전. 북한군의 생화학탄에 3사단이 와해된 와중에도 병사들을 수습해 지연전을 수행. 북한군 조공의 선봉이던 743부대를 3일간 돈좌시키는 전과를 올림.

이후 주한미군의 전면철수를 기다리느라 북한군의 진격이 주춤하던 틈에 후퇴하는데 성공. 그 전과로 상사로 일계급 특진. 이후 수도방위사단에 합류.

미군의 철수작업을 대공경호하는 대공부대 경비소대의 지휘를 맡음 취임 이틀만에 대공부대를 무력으로 점령. 정치인 일가와 대기업 사주일가들이 탑승해 있던 미군의 수송기에 대공포를 발사해 격추시킴. 즉각 체포되 군법회의에 회부.

어차피 좆된거 잘먹고 잘사던 놈들이 계속 떵떵거리며 살걸 생각하니 눈꼴시려버서 저질렀다고 진술. 병장으로 강등되며 총살형을 언도받음……”

아아 부끄러운 기억이다. 준영은 대령이 읽어내리는 자신의 이력을 들으며 민망한듯 헛기침을 하면서 슬적 고개를 돌렸다.

“……형 집행 한시간전. 정부의 전면항복에 반발한 군부인사들의 항명에 의해 군 수용소에서 사면. 중사로 복권뒤 일본 육군 자위대 7사단의 상륙을 막기위한 포항 방어전에서 해병1사단에 합류. 자위대가 도시의 절반이상을 점령하며 사단이 와해되 내려온 전면철수명령을 거부. 시가전을 벌이며 주유소와 LPG 가스 충전소, 포스코에 있는 산소제조설비를 폭파시켜 포항시와 육상 자위대 7사단을 날려버림.

사단병력의 절반을 잃고 일시 후퇴한 7사단의 뒤를 쫒아가 독성물질을 살포. 사단자체를 와해시켜버린 ‘배탈’작전의 성공에 다시 상사로 일계급 특진. 다만 화학물질의 살포에 의해 저항군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켜 반란군이란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되는 단초를 제공. 이후 중공군이 점령한 인천지역의 수복작전에 동원. 화학병기를 사용한 작전을 건의하나 포항사태 이후 여론을 의식한 상부가 작전을 거부하자 휘하의 부대와 동조하는 지휘관들을 끌어들여 작전을 강행. ‘날벼락’작전의 성공에 원사로 일계급 특진. 인천 탈환작전 성공후 크레이지 테러리스트란 별명을 얻음.”

“아하하…… 괜히 가난한자의 핵폭탄이라고 부르는게 아니더라고요. 효과는 끝내주던데요? 크크크.”

“……”

“……”

“명령불복종 7회.”

“총 한자루 들고 기갑사단 공격하라고 하는게 제대로된 명령은 아니죠.”

“전장 무단이탈 10회.”

“애들 피터지게 싸우는데 높으신 분들만 튀면 형평성에 안 맞죠.”

“장교들에게 불손한 태도및 폭행으로 경징계 수십회, 중징계 수차례,”

“그때는 제가 좀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낼때라……”

대위의 말에 준영은 머리를 긁적였다.

“특히 국가급 보물을 전리품으로 가져가던 육군자위대의 수송부대를 습격하고 영국의 전쟁기자가 보는 앞에서 국가보물을 전부 불태워 버리곤 빼앗길바엔 없애버리겠다는 발언을 통해 크레이지 테러리스트란 명성을 널리 퍼트림.”

“아하하…… 그건 좀 후회하고 있습니다만……”

“그래서 경주 불국사를 불태워 버렸나?”

“내말을 안 믿더라고요.”

태연스레 대꾸하는 준영의 모습에 사람들이 질렸다는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잠시 준영을 바라보던 대위가 피식 웃더니 품에서 녹음기를 꺼냈다.

“……후회는 해선 안됩니다. 헛된 희망을 위해 죽었고 또. 지금도 죽어가는 저 전장의 병사들을 생각해서라도.”

녹음기에선 한유라와 나눴던 대화가 고스란히 녹음되어 있었다.

“감시한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녹음까지 한겁니까?”

“연구소장이 도망친 뒤로 연구원에 대한 감시가 강화돼어 있었지. 한유라 연구실장은 이곳 연구소의 인원들 중 에서도 특히 중요인물이었고.”

“조사해 봐서 알겠지만 전 미친놈입니다. 그런 저한테 무슨 작전을 맡깁니까?.”

“……수뇌부들은 이미 항복할 생각이다. 그들은 끝까지 저항했던 지휘자로 역사책에 남는거에 만족할 양반들이지. 이미 일본군과도 얘기가 끝났더군. 전범재판은커녕 일본에서 장군대우를 약속받았다. 거기다 중국과 미국마저 냄새를 맡았는지 끼어들었어. 현재 중공군 237기갑사단이 빠른 속도로 이곳을 향해 진군하고 있는 중이다. 다급해졌는지 미국과 일본은 꽤 좋은 조건을 걸고 회유했다. 거기에 넘어갔지. 일부는 중공군과 손을 잡을 생각이더군.”

“……거참 그나마 높으신 양반들중에 괜찮은 양반들이라 생각했더니. 쯔쯔”

“끝까지 거부하던 분들은 이미 지휘권을 상실했다.”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돌을 뺀거군요.”

대령의 말에 준영은 혀를 찾다. 장성급 인물이 중간에 합류할때부터 뭔가 이상하다 여기긴 했지만 지휘부를 회유했을줄은 몰랐다. 일신의 안전을 보장받자 장군들은 항복할 생각이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반란군이란 오명까지 뒤집어쓴채 여기까지온 예하 간부들이 그런 장군들의 결정에 불복하는건 당연했다.

“그런데 왜 접니까? 말했다시피 전 일개 중사일 뿐입니다. 저보다 고급 전술교육을 받은 분들이 즐비하신데 말입니다?”

“그게 문제다. 미안한 말이지만 우리는 자네처럼 미치지가 않았어. 우리가 작전을 짜다보면 알게 모르게 살 수 있는 최후의 여지를 남기게 된다. 우리는 그러기가 싫다. 자네 말 마따나 우리를 떠 올릴때마다 그 독한새끼들! 하고 치를 떨게 만들고 싶다. 이미 부하들과는 얘기가 끝났어. 살고싶은 생각은 없네.”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대령의 눈을 준영은 조용히 바라보았다. 어딘가 비틀린듯한 눈빛. 거울을 볼때마다 볼 수 있는 자신의 눈빛이었다.

“크크크 그래서 중사한테 명령을 받으시겠다는 겁니까? 거참 역시 나라가 망하려니 별꼴이 다 있습니다.

“그러게 말이야. 이러니 나라가 망하지.”

조용한 취사장안에 비틀리고 어긋난 웃음소리만이 음산하게 울려퍼졌다.



“3대대 연락두절! 2대대 후퇴요청입니다!”

“후퇴는 없다. 현지점에서 끝까지 저항하라.”

연구실 한켠에 마련된 전투상황실은 전방에서 올라오는 보고를 취합하고 지시를 내리느라 분주했다. 반란군으로 규정된 최후의 한국군을 이끄는 사령관들은 부관들의 보고를 받으면서도 태연자약했다.

“209연대 1대대장의 급전입니다! 현재 후방에 공강군이 강습! 전열이 붕괴됐습니다!”

“당장 2차 저지선으로 후퇴시켜! 예비대를 투입해 후퇴를 도와라!”

한 장군이 분주히 명령을 내리다 말고 태연자약하게 전장을 주시만 하는 여러 사령관들을 향해 분통을 터트렸다.

“대체 지금 뭐하자는겁니까!”

“후후후 그리 열낼 필요 없다네.”

“뭐요!”

“이제 슬슬 시작해 볼까?”

한 장군이 중얼거리며 자신의 부관에게 명령하자 상황실의 문이 열리며 일단의 병사들이 우르르 들어와 상황실안의 병사와 장교들에게 총구를 겨눴다.

“뭐야! 지금 이 상황에 반란이라도 일으키겠다는 거냐!”

“우리는 할만큼 했다네. 더 이상의 저항은 무리라는거 자네도 잘 알고있지않나? 지금은 와신상담 해야할때라네.”

“도대체 일본놈들한테 무슨 떡고물을 받아먹은 겁니까! 무슨 약조를 받았는지는 몰라도 놈들이 약속을 지킬거 같습니까!”

“후후후 이미 확언을 받았고 발뺌하지 못하게 증거도 가지고 있지.”

“이 매국노!”

분노한 장군이 권총을 뽑아들려는데 항복하는데 손을 든 장군이 더 빨랐다.

탕! 한발의 총성에 분노하던 장군은 가슴을 부여잡고 비틀거리면서 두눈을 부릅뜬채 항복하기로 결정한 장군들을 노려보았다.

“조국의 영령들이 네놈들을 용서하지 않을꺼다…… 이 위선자들아……”

한이 맺힌 듯 눈을 감지 못하고 쓰러진 장군의 시신을 바라보며 다른 장군들이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이라고 좋아서 항복하는건 아니었다. 하지만 상황은 절망적이었고 유일한 희망조차 물거품이 되고보니 살고싶어졌다.

“이런 이런…… 한발 늦었구만……”

“음?”

갖자기 준영이 들어오며 혀를차자 장군들의 시선이 일제히 준영을 향해 쏟아졌다.

“누구지? 소속을 밝혀라.”

“소속? 다 망한 판국에 소속이 어디있어?”

“감히! 하극상이냐!”

준영이 반말로 비아냥 거리듯 말하자 장군들이 벌컥 화를 냈다.

“쩝…… 가장 짜증나는 놈들이 바로 너희들 같은 놈들이야. 항복할거면 애초에 일을 벌리지 말았어야지? 네놈들 따라 와서 개죽음 하는 분들을 무슨낯으로 보려고 그러냐?”

“감히! 뭐하나! 저놈을 사살하라!”

한 장군이 분노하며 소리치자 병사들의 총구가 머뭇거리며 준영을 향했다. 준영은 수십개의 총구가 자신을 노리는 데도 겁 없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다 뒤질레?”

흠칫! 준영이 입고있던 코트를 벗자 몸통을 둘러싼 크레모아가 보였다. 준영의 오른손엔 어느새 격발기가 쥐어져 있었다. 그 모습에 병사들은 총구를 내리곤 슬금슬금 뒤로 물러섰다. 이 좁다란 공간에 크레모아가 터지면 최하가 중상이었다.

“미 미친놈! 당장 그거 안 내려놔!”

한 장군이 창백해진 안색으로 호통치자 준영은 활짝 웃었다.

“어떻게 알았어? 나 미친놈인거? 이거 한방이면 배신자들 다 때려잡고 천국갈텐데? 수지맞은 장사 아냐?”

“크 크윽!”

“아참! 그리고 나 제압해봤자 소용없어. 이거 무선도 된다? 뭐 무선이 안되도 내 뒤에 있는 양반들이 수류탄 한박스 정도는 던져줄꺼야.

준영의 손가락을 따라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문밖으로 향했다. 거기엔 어느새 왔는지 다양한 복색과 계급의 군인들이 살기어린 눈빛으로 상황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의 손에는 권총과 안전핀이 뽑힌 수류탄이 굳게 쥐어져 있었다.

짝! 준영은 사람들의 주위를 돌리며 말했다.

“자! 나랑 같이 죽을레? 아니면 포기할레?”

“이 미친놈! 더 이상의 저항은 무의미 하다는거 모르나!”

“이거 어쩌나? 본래 인간은 어리석은 동물이거든. 안된다는거 알면서도 굳이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족속들이 또 인간 아니겠어? 똥인지 된장인지는 먹어봐야 알지. 자! 마지막 경고다 무기를 버려! 안버리면 격발기를 누르겠어!”

“너 너도 죽는다!”

한 장군이 비명을 지르며 외치자 준영은 히죽 웃었다.

“그거 잘됐군. 하나! 둘! 셋! 염라대왕 앞에서 보자.”

철컥! 준영이 격발기를 누르자 상황실 안의 사람들은 일제히 기겁을 하며 바닥에 넙죽 엎드렸다.

“어라? 이거 왜이레?”

철컥! 철컥! 준영은 자신이 몸에 두른 크레모아가 폭팔하지 않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재차 눌러댔다.

“그 그만해!”

“항복! 항복!”

불발이 마음에 안드는 듯 준영이 계속 격발기를 눌러대자 사람들은 일제히 비명을 지르며 무기를 내팽겨치곤 두 손을 번쩍 들었다.

“이봐요 이거 불발인데? 진짜 폭파담당관 맞습니까?”

“당연히 불발이지! 혹시나 해서 선 끊어놨는데 진짜로 눌러버릴줄은 몰랐다.”

준영에게 동조하기로 결정한 군인들도 준영이 진짜 미친놈임을 실감했다. 아무리 미쳤다고 킥킥대도 스스럼없이 폭파 스위치를 누를 정도로 간덩이가 대범한 자는 없었다.

“이놈들 어쩐다?”

한 공군대위가 사색이 된채 벌벌떠는 장군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쩌긴 뭘 어쩝니까. 이미 각오한일 나이었습니까?”

준영은 바닥에 널부러진 소총을 하나 집어들고는 노리쇠를 장전시켰다. 철컥! 탄알이 장전되는 소리에 장군들은 살려달라 애원했다.

탕! 탕! 탕!

준영은 장군들의 애원을 무시한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장군들과 그들에게 동조한 인원들을 전부 죽여버렸다.

“……”

“젠장 기분 더럽군. 이제 진짜 돌이킬수 없는 강을 건넌겁니다!”

열댓명의 상관을 죽였다. 그것도 장성급을. 준영이 담배를 꼬나문채 투덜거릴 때 한 하사가 다가왔다.

“일단 그 폭탄조끼좀 벗으시죠. 불안해서 못보겠습니다.”

준영이 고개를 끄덕이고 하사의 도움을 받아 조끼를 벗을 때 고위 장교들이 재빨리 상황실을 수습했다.

“당장 연락가능한 부대에 전파해! 각 부대는 자율판단에 의거 항복한다! 다만 지원자는 전부 이곳으로 집결한다! 여기가 우리의 무덤이야! 여기서 뼈를 묻을 각오를 한 자들만 모이라고 해!”

상황실의 병사들은 지휘관의 명령에 본능적으로 따르기 시작했다.

“자! 그럼 작전을 짜 볼까요? 일본애들 치가 떨리게 해 줍시다!



일선부대의 항복에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갔던 전투는 일선부대들의 항복을 통해 얻은 정보와 어느 순간부터 한국군 지휘부와의 비선이 끊기자 이변을 알아채곤 곧장 연구시설로 공중강습병을 투입했다. 수송기에서 떨어져 내리는 낙하산병들의 모습에 경비병들은 끈질기게 저항을 하며 터널안으로 후퇴했다.

콰아앙! 폭음을 동반한 불길이 복도를 가득 에웠다. 뜨거운 열기에 화상을 입은 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나뒹굴었고 부상병을 수습하던 군인들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칙쇼!”

“아아 한국말로 하라고…”

타타타탕! 복도 코너에 바짝붙어 오른손만 내밀어 한탄창 분량의 탄알을 난사하자 부상병을 수습하던 병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고 곧 대응 사격이 빗발처럼 쏟아졌다.

“설치 끝났습니다!”

공병부대 소속의 폭파병이 준영에게 다가와 외치며 기폭장치를 준영에게 건넸다.

“그래? 이동하자.”

준영은 살아남은 병력들이 순차적으로 후퇴하는 모습을 보며 복부에 관통상을 입고 헐떡거리는 남자에게 다가갔다.

“내 차롄가?”

“그런거 같네요.”

“큭큭 나도 길동무를 많이 데리고 갈수 있어서 기분 좋구만.”

“잊지 마세요. 최대한 놈들을 끌어들인뒤에 터트려야 합니다.”

“걱정하지마. 어차피 내가 실패해도 원격으로 터트릴꺼잖아.”

“그럼……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큭큭 먼저 가 있지.”

병력들이 철수한뒤 저항이 사라지자 조심스레 일본군이 다가왔다. 첨병들이 먼저 움직인뒤 안전하다는 신호를 보내자 본대가 움직였다. 부대의 대부분이 들어오자 남자는 죽은 듯이 엎드려 있다가 벌떡 몸을 뒤집으며 외쳤다.

“크하하 반갑다 자식들아!”

콰과광! 방어진지로 싾아놓은 마대자루와 방벽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터져나가며 작은 쇳조각을 사방으로 뿜어댔다. 폭탄을 이용한 임시 크레모어였다. 준영의 의도는 최대한 많은 전사자를 내는게 아닌 최대한 많은 부상자를 생산해내는게 목표였다. 평생 잊혀지지 않을 상처를 입히고 그 상처를 볼때마다 치를 떨게 만들자는게 준영의 의도였다.

“으하하! 같이죽자!”

“텐노 헤이카 반자이다 잡것들아!”

죽은줄로만 알았던 시체더미들 틈에서 튀어나온 병사가 자폭하자 주위에 있던 일본군이 폭팔에 휩쓸렸다. 연구소의 화학물질로 만든 폭탄을 몸에 두르고 시체들 틈에 숨어있다가 일본군의 중앙에서 뛰쳐나와 자폭했다. 지독스러운 한국군의 행동에 일본군은 준영의 의도대로 치를 떨었고 발걸음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곳곳에 부비트랩이 깔리고 어디서 시체가 튀어 나올지 몰라 눈의 띄는 족족 확인사살을 했다. 그만큼 이동이 더뎌져 한국군은 무려 일주일이나 기나긴 터널속에서 버티며 끈질기게 저항했다. 급기야는 화학무기까지 사용했지만 준영은 복도에 네이팜탄을 터트려 산소를 전소시키는걸로 대응했다.

연구소내의 환기시스템이 망가질정도로 미친 짓이었지만 어차피 살 생각은 없었다. 퇴로가 없기에 고사시킬수도 있었지만 일본군은 자존심이 상하는지 막대한 희생을 내면서도 꾸역꾸역 병력들을 밀어넣었다.

“크크크 드디어 마지막이군.”

더 이상의 탄약도 폭탄을 만들어낼 재료도 없었다. 식량과 식수도 다 떨어진지 오래였다.

“이정도면 꽤 버텼죠?”

준영은 자신의 등뒤에 굳게 닫힌 두터운 철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전투병력이라곤 자신을 포함해 십여명이 다였다. 한명 한명 희생을 해가며 일본군의 피해를 강요하면서 밀리고 밀려 여기까지 왔다. 이 뒤는 연구원들이 모인 핵융합로 실험시설이었다. 자신들 마저 죽고난뒤 연구원들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분노한 일본군들에게 맞아 죽을수도 있었고 고급인력이라 포로로 잡을수도 있었다. 투항할지 죽을지는 그들의 선택일뿐. 준영은 연구원들에게까지 희생을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

“탄약 남은거 있습니까?”

저벅거리는 군화소리에 준영이 묻자 대령은 품을 뒤지더니 어깨를 으슥거리며 가슴포켓에서 총알을 하나 꺼냈다.

“……딱 한발 남았군.”

“훗 그걸론 자살도 힘들겠습니다.”

전투의 여파인지 대령이 꺼낸 총알의 탄피부분이 심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사용하기 힘든 불량품인지라 준영이 피식 웃었고 대령을 비롯한 병사들이 따라 웃었다. 큭큭거리던 웃음소리는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점점 커져갔고 급기야는 폭소로 변했다. 한참을 배를 잡고 웃던 군인들은 동시에 웃음을 멈추곤 서로를 바라보며 악수했다.

“자! 역시 전투의 꽃은 백병전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역시 자네는 뭘좀 아는군!”

총에 총검을 장착할 때 싾아놓은 바리케이트 너머로 떠듬떠듬 한국말이 들려왔다.

“항복하라! 지금이라도 투항하면 최대한 선처하겠다.”

“살려주겠다는데요?”

“웃긴놈들이군.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하긴요? 우리가 저놈들 좀 살려줘야죠.”

“응?”

준영의 말이 무슨뜻인지 몰라 의아해하는 대령에게 짓궂은 미소를 지어보인 준영은 바리케이트 너머로 소리쳤다.

“이봐! 우리가 마지막이라는건 알고있지! 우린 지금 세균무기를들고있다! 어차피 다 죽음 목숨 같이죽자! 이거 준 연구원 그러는데 이거 한방울이면 도시시민 절반이 죽는다고 그랬어! 그런데 우리는 한통이나 가지고 있다고! 우하하하하 무섭지?”

“크크크”

준영의 말에 병사들은 소리죽여 웃었다. 제대로된 허풍이었다. 환기시설 마저 고장나 탁한 공기가 가즉한 폐쇄된 터널안에서 세균이 퍼지면 다 죽는거였다. 일본군은 한국말을 할줄 아는놈을 데려오는 실책을 저질렀다. 그냥 무식하게 밀어 붙였으면 살짝 저항하다 죽었을텐데 준영의 외침을 알아듣는 이가 있으니 여지껏 해온 지독한 행동을 감안하면 믿을게 분명했다. 아니다 다를까 당황한 음성이 터져 나오며 다급한 군화발 소리가 멀어져 갔다.

“자! 가자! 저 일본놈들 도망치는꼴은 구경해야지!”

“이햐아!”

“와하하하!”

준영과 병사들은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그 소리에 일본군들은 비명을 지르며 총기조차 내팽겨치고는 후다닥 도망치고 있었다.

“아하하 좋구나!”

준영이 기분좋게 웃을떄 쿠궁! 하는 진동이 터널 전체에 울려퍼졌다. 곧 이어 등 뒤에 있던 두꺼운 철문이 터져 나가며 새하얀 빛이 해일처럼 준영과 병사들을 덮쳤다. 바람에 날아가듯 몸이 앞으로 떠밀리며 준영의 시야를 새하얀 빛이 감싸안았다. 이어지는 뜨거운 열기에 준영은 문득 한유라의 활짝 웃던 얼굴을 떠올렸다.

‘이 아가씨 진짜로 자폭한겨?’


작가의말

뭔가 어색해... 뭔가 억지같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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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0

  • 작성자
    Lv.77 첫째별
    작성일
    12.07.31 02:48
    No. 1

    대령과 준영이 대화하고 취사장 다음 장면은 문단나눠야 할듯하네뇨...연결되어 읽히니깐 장면이 바겼다는게 인식이 잘안되요..ㅋ
    마지막 세균무기 예기 나오기전에 마지막으로 자폭하는 부분 이 연구원들과 상의가 되있는상태에서 폭발 하면 이계로 넘어가든 어디로가든간에 이야기풀어나가기가 좀더 쉬울것 같아요..ㅋ
    뼈를묻을 각오로 싸우면 연구소 전투를 요새전처름 그려도될듯하고...잘보고갑니다~~
    도입부분에서 미군도 이계에 온것처럼 나오던데 그부분에 대한 설명도 나오길 기대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8 루체른
    작성일
    12.07.31 16:55
    No. 2

    음.. 이 소설의 끝이 어디로 갈지 모르겠네요. 왠지 좀 산으로 가는 듯한 느낌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Rua864
    작성일
    12.07.31 18:24
    No. 3

    장르가 뭐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8.04 08:56
    No. 4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대면한솔
    작성일
    12.08.05 14:41
    No. 5

    전개속도감이랑 표현력이 죽이는대... 다른분들이 하는 말을 듣고 보니 그런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이것도 나름 괸찬다고 느껴지네요 몰입감은 쩌네요.. 히죽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아미림
    작성일
    12.08.15 18:50
    No. 6

    하악 잼나용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버벌진트
    작성일
    12.08.17 03:54
    No. 7

    3사단 나오셧나봐요...저도 3사단..흑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8 섬천
    작성일
    12.08.18 15:59
    No. 8

    아 쥔공 자폭 스위치 누르는 느낌이 왠지 조커 ㅋㅋㅋㅋ
    인상깊네요 재미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아침등쌀
    작성일
    12.08.20 17:36
    No. 9

    전개도 좋지만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했던 광신적인 자폭공격이나 자살공격이 생각나서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네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49 윤술
    작성일
    12.08.20 21:48
    No. 10

    아침등쌀/ 지금 이 경우하고 일본의 카미카제는 경우가 다르죠. 일본은 말그대로 명분조차 없는 미친놈들 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1 마인천하
    작성일
    12.08.21 06:56
    No. 11

    참 거시기 하네요.
    너무 현실적인가요?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다가도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형관애비
    작성일
    12.08.22 05:18
    No. 12

    재미있습니다 다른말이 필요없을정도로 독자가 뭉클함을 느끼기 바라셨다면 축하드립니다 성공하셨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3 일리안25
    작성일
    12.08.22 23:22
    No. 13

    2편 댓글중 어느분은 애국심이아니라 분열을 조장하는 글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이글보니 애국심이 샘솟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코드명000
    작성일
    12.09.04 15:55
    No. 14

    저도 지금 내용 좋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DarkMoon..
    작성일
    12.09.07 02:12
    No. 15

    카미카제랑은 다르죠 .. 이거랑 그거랑 완벽히 달라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2 벙커
    작성일
    12.09.07 09:01
    No. 16

    죽을려고 마지막장소에 모인 군인들...쳐들어오는 적들을 향해 최대한 피해와 마지막독기를 보여주고자 하는 군인들....
    가미가제라...흠..
    그럴려면 차라리 일본이나 중국 미국으로 필사적으로 탈출을하던 항복을 하던다음...자폭을 하는것이 테러리스트것죠..
    지금은 필사적으로 지키고 버티다가 산화하는것 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나라연2
    작성일
    12.09.10 23:32
    No. 17

    갖자기 준영이 들어오며 혀를차자
    갑자기 준영이 들어오며 혀를 차자

    재미있네요 ㅎㅎ 3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키온
    작성일
    12.09.11 19:35
    No. 18
  • 작성자
    작성일
    12.09.12 14:26
    No. 19

    저 성격 맘에 듭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6 뱃살이랑
    작성일
    12.09.15 12:21
    No. 20

    몰입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musado01..
    작성일
    12.09.15 12:26
    No. 21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광염소나타
    작성일
    12.09.19 15:35
    No. 22

    주인공 준영의 입만 찢으면 정말 조커 같음 ㄷㄷㄷㄷ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8 화일박스
    작성일
    12.09.19 15:36
    No. 23

    한다면 한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소진월
    작성일
    12.09.22 09:21
    No. 24

    음...역시 전 군대를 안가봐서 조금 이해가 안가는 부분들도 있구...ㅠ
    나이들어서 삭신이 쑤시니 군대 가기도 좀 그렇네요.ㅎ;
    담 생에선 남자로 태어났으면 좋겠담.히히^^
    잘 봤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prtlove
    작성일
    12.10.02 15:34
    No. 25

    건필하십시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TheMonar..
    작성일
    12.10.02 20:08
    No. 26

    북한이랑 일본따위에 저꼴 난다는 건 어이없기는 하지만, 작가님 설정이니 그러려니 해야죠. 근데 확실히 주인공이 미친 놈이긴하네요. 똘기가 보통이 아니네요. 미친 놈이라 특전사에서 쫒겨났다고 했으면 더 잘 어울렸겠어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76 관측
    작성일
    12.10.04 13:25
    No. 27

    중미일 연합군과의 싸움이라... 나쁜놈들 다구리는 안되는거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에리두
    작성일
    12.10.14 14:22
    No. 28

    중미일 연합군 될수가 없는게.....지금 세계는 중국+러시아등의 대륙권과 미국의 해상권 권력이 대립하는 형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중국 남한이 미국이죠. 중국이 북한먹고 밀고 내려오면 남한과 대치하게 되는데 미국이 절대로.. 남한을 내주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시아 권에 제대로 된 친미 국가가 없어지는..(배트남, 태국같은건...때려치자.)완조니 중국이 아시아를 휘잡게 된다는 거죠. 일본도 마찬가지로 중국보다는 친한 한국(역사적으로 원수지만 군사적으로 동맹에 가까움)이 중국에 먹히면 다음 타겟이 일본이 되니 지들도 좋지많은 않을거라는 점...미국이 일단 한국에 주한미군을 두는 이유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함인데...아니면 6.25때 왜 중국이 참전하고 왜 미군이 참전했을까요....아시아 거의 모든국가가 공산권 넘어갈때 한토막 땅이라도 민주주의 지킬라고 미군보낸거 아니것음.글키때문에 중국-일본 동맹은 말도 안돼고 미국 중국 동맹은 세계평화와 다름이 없는 소리임.;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12.10.16 16:46
    No. 29

    한때 나왔던 시나리오 중에 하나가 중국이 북한을 일본이 남한을 잡아먹는 거였습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문서에 기록된 시나리오였죠.
    현재 공개된 문서입니다.
    그리고 중국이 북한을 앞세워 쳐들어 올때 미국이 육이오때와 같이 싸워줄 가능성은 반반 입니다.
    짜증나는 사실이지만 미국은 한국보다 일본과 친하거든요.
    중국과 미국이 싸우게 되면 잘못하면 세계 3차 대전 일어납니다.
    그래서 중국이 한국을 점령한다고 할때 적당히 사례를 하면 눈감고 넘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남한이 북진해 북한을 점령하고 열심히 정치적 딜을 해 그상태로 고착화 하는 통일 방법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젠 그러면 우리나라 경제는 새마을 운동때로 퇴보할거고 빨라야 십년은 죽을둥 살둥 해야 원상복귀가 가능할거란 거죠.
    이것도 한강의 기적을 생각해 아주 후하게 생각한 거죠.
    확실한건 전쟁나면 남한은 북한을 절대적으로 이깁니다.
    하지만 경제적 문제가 걸려서 안하는 거죠.
    이 소설처럼 다굴 맞으면 우리도 못버팁니다.
    잘 봤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잔머리
    작성일
    13.06.17 09:51
    No. 30

    댓글들도 도움이 많이 되네요
    책으로 나온다니 더 기대감 상승^^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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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죄송합니다. +32 13.03.28 6,195 26 1쪽
8 잡설 +24 12.11.28 10,874 35 260쪽
7 30 +128 12.10.09 31,428 265 20쪽
6 05 +15 12.08.03 35,449 148 12쪽
5 04 +21 12.08.01 38,463 167 16쪽
» 03 +30 12.07.31 38,987 171 19쪽
3 02 +20 12.07.30 41,241 161 17쪽
2 01 +54 12.07.29 57,830 166 15쪽
1 0. +27 12.07.28 74,689 177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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