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술 수저문 황실 막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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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핑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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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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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 있는 부동산은 피해야 한다 (1)

DUMMY

전염병 저주가 해결되고 한 달 정도 지났다.

제국 내에서 이제 저주의 영향이 남은 곳은 없었다.

알베른도 다시 영지를 발전시키는 일에 돌아갈 수 있었다.

그 알베른은 현재 영지 밭 앞에서 감격 중이었다.


“드디어....... 드디어 쌀과 고추가.......”

“그렇게 좋으세요?”

“내가 얼마나 쌀밥과 청양고추가 그리웠는 지 알아?”

“여기는 전체적으로 밥이 느끼하긴 했죠.”

“아껴둔 김치도 곧 떨어갈 차였고. 감자도 고구마도 구했으니.”


기억이 유지되서 생긴 단점이었다.

이준식은 쌀밥과 김치를 좋아하는 전형적인 한국인이었다.

그 입맛은 알베른으로 다시 태어나서도 변하지 않았다.

그간 식사가 맛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딘가 계속 부족했다.


“그동안 직접 쌀을 사서 만들어보기도 했지........”

“하지만 이곳은 고추든 쌀이든.......”

“그건 그냥 여물이지 절대 쌀밥이 아니었어.......”


이 대륙에서 주식은 빵이다.

그만큼 쌀은 거의 재배되지 않는다.

그나마 재배되는 것도 질이 굉장히 나쁘다.

쌀은 밥을 지었다간 죽이 되고,

고추는 실험 재료로나 키워서 지나치게 맵다.


‘이제 여기에 배추랑 김도 구해서 쌀밥에 김치 올리고 김에다가.......’

“영주님.”

‘아, 돼지 길러서 햄도 만들자. 후라이팬에 구워다가.......’

“여...영주님!”

“뭐야?”

‘쳇, 행복한 상상을 하던 중이었는데.’


알베른이 뭘 해먹을 지 행복한 망상에 빠져있던 중,

병사 하나가 알베른을 급하게 불렀다.

그 병사는 꽤 다급하게 달려온 듯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있었다.


“바르톡 시장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시장님이? 무슨 일로?”

“그게 저도 잘....... 그저 굉장히 급한 일이라고.......”

‘쳇, 이젠 좀 각 잡고 놀아볼까 했더니.’


하지만 별 도리 없었다.

바르톡 시장인 달렘이 급히 찾아올 일이라면 정말 급하단 소리다.

알베른은 일단 서둘러서 병사의 안내에 따라 달렘을 만나러 갔다.

달렘은 응접실에서 알베른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변경백님.”

“시장님. 무슨 일이십니까?”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건 들었는데 어떤 문제길래 시장님이 직접.......”

“난민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난민이요?”

“네. 바란트 영지로 가길 원하는 난민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뭐, 그게 특별한 일은 아닐 텐데요.”


바란트 영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버려진 곳이었다.

그런 만큼 당연히 주민들 대부분은 난민 출신.

적게나마 그동안 새로 온 주민도 있었다.


‘애초에 여기는 난민 중 정말 갈 곳 없는 난민만 오는 곳이었고.’

“그 수가 문제입니다. 현재 바르톡 시에 모인 난민이 6백입니다.”

“....... 네?”

“정확히는 618명입니다.”

‘와....... 큰일은 큰일이네.’


바란트 영지의 총 주민은 1000명이 안 된다.

일반 주민이 515명,

알베른의 사병이 202명,

그 외 정령들 소환수나 가신을 합치면 100명 미만.


‘영지 총원 절반보다 더 많군.’

“아무리 그래도 그 사람들을 다 받아들이는 건 어렵겠군요.”

“어떻게 안 되겠습니까?”

“받아들이는 거야 문제는 없지만 집이.......”


비어있는 집은 몇 개 있다.

하지만 6백명이나 살만한 집은 없다.

천막을 짓고 살래도 바란트 영지는 바르토그 사막 한복판에 있다.

천막 짓고 살다간 몬스터나 짐승에 당해 죽기 딱 좋다.


‘애초에 그 정도로 많으면 선별도 해야 하고.’

“애초에 그만한 난민들은 다 어디서 온 겁니까?”

“그 전염병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건 거의 바로 제압이 되서.......”

“제국은 그렇지만 다른 나라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 소식은 들었습니다만.......”


제국에서는 빠르게 영지를 폐쇄했다.

하지만 다른 나라는 영지가 아니라 국경을 폐쇄해야할 수준이었다 한다.

그 과정에서 이런저런 소동이 일어났고,

그 과정에서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입은 국가도 꽤 된다.


“일단 집사인 할파드를 파견하겠습니다. 그리고 선별해서 받아들이죠.”

“주인님. 받아들이셔도 주택이 지금은.......”

“해결 볼 테니까 실페나, 집사님한테 이야기 드려.”

“네. 주인님.”

“그리고 게올한테 건축사무소로 오라고 해.”

“네.”

“그럼 저는 주택부터 해결 보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변경백님.”

‘뭐, 언제든 손보긴 하려고 했으니까.’


인구수는 현재 바란트 영지의 당면과제이기도 하다.

현재 바란트 영지는 주민들 대다수가 중년 남성이다.

알베른의 사병들도 대부분 남성이라 성비가 정말 최악이다.

이대로라면 아무리 영지를 잘 키워도 존속이 안된다.


‘난민들 중 여성이 얼마나 될 진 모르겠지만 전염병으로 생긴 난민이니 적진 않겠지.’

“부르셨소? 영주님.”

“그래. 게올.”


알베른은 게올과 건축사무소에서 만났다.

건축사무소라곤 하지만 그냥 빈 집에 가구 몇 개 들여놓은 정도.

알베른이 이것저것 짓기 시작하자 주민들도 필요한 건축물을 요구해 임시로 만든 곳이다.

그리고 알베른은 게올을 그 소장으로 임명했다.


“지금 건축 중인 게 뭐뭐있지?”

“대부분은 건축보단 수리요. 건축이라고 할 만한 건 외부 망루 정도고.”

“진행 정도는?”

“토대 정도요.”

“그래? 그럼 그건 중단하고 주택 건축부터 해.”

“주택은 기존에 있는 주택들 보수부터 하라고 명한게 영주님이잖소.”

“상황이 달라졌다. 보수하는 정도론 부족해.”

“대체 무슨 일이 난 거요?”

“600명도 넘는 난민이 바르톡 시에서 체재 중이다.”

“그만한 수를 받아들일 형편은 안 되오. 그건 영주님이 제일 잘 알잖소.”

“그렇다고 너희가 그 사람들을 막을 순 있겠냐?”


게올은 바로 입을 다문다.

주민 대부분은 난민 출신이다.

거기에 범죄자도 있고 도망자도 있다.

지금까지 다 받아주다 막는 것도 요상한 일이었다.


“걱정 마. 기본 선별 과정은 거칠 테니까.”

“그러면 몇 이나 될 것 같소?”

“그래도 2,300은 되겠지.”

“그 인원이면 수용소처럼 짓는 게 아니면 어렵소.”

“아니, 그냥 평범하게 지어.”

“그러면 몇 년이 걸릴지 모르오.”


바란트 영지의 주택은 몬스터의 습격에 방어하기 쉽게 짓는다.

그만큼 난민촌 같은 분위기에 비해 집은 상당히 견고하다.

그만큼 무슨 판자집처럼 뚝딱 지을 수 없는 집들이 많다.

그런 집들처럼 지으려면 당연히 시간도 오래 걸린다.


“걱정 마. 오늘 내일 안으로 일 잘하는 놈 붙여줄 테니.”

“흠....... 알겠소. 그럼 그리 말하지.”

“그래. 부탁한다. 게올.”


그렇게 말하자 게올은 인사도 없이 서둘러 나갔다.

알베른은 그 즉시 머리를 굴렸다.

이 상황을 해결하려면 결국 소환수를 소환해야 한다.

그것도 건축에 특화되어 있는 소환수.


‘그런 소환수야 많기는 한데.......’

“야, 실페나.”

“네. 주인님.”


알베른이 실페나를 부르자 실페나가 허공에서 나타났다.

그냥 텔레파시로 이야기하려고 했더니,

시킨 일이 끝났다고 온 듯 하다.


“이 일, 누구한테 맡기는 게 좋겠냐?”

“주인님 소환수를 왜 저한테 물어요.”

“일단 후보는 셋 정도 되는데.......”

“그럼 셋 다 소환하시면 되지 않아요? 마력도 꽤 남으시잖아요.”

“아니, 세 놈 다 많이 먹잖아.”

“아, 설마 그 셋이요?”

“그래. 그 셋. 지금 복날이랑 복날이 동생 고기값도 꽤 드는데.......”


알베른은 얼마 전 목장에서 새 소환수를 소환했다.

삼두견, 켈베로스의 동생으로 여겨지는 쌍두견, 오르트로스.

이름도 심플하게 복날이 동생이다.

둘 다 고기를 먹어야 제 힘을 발휘하는 유형이라 고기값이 꽤 든다.


“그렇게 벌어놓고도 돈이 아까우세요.......”

“아껴야지. 아껴야 잘 살아.”

“쌀이랑 고추 종자들이실 때는 돈 신경 안 쓰셨으면서.......”

“그건 나중에 상품으로 팔 테니까 투자지. 투자.”

“이 동네 사람들, 쌀이랑 고추 무지 안 좋아하는 거 아시죠?”

“그러니까 블루오션이지. 투자는 블루오션에다 하는 법이야.”

“네, 네. 주식으로 10억 말아 드신 분답네요.”

“전생 이야기는 왜 꺼내?”

“그러면 본론으로 돌아갈 게요. 이것도 그냥 투자로 생각하세요.”

“쳇, 역시 그래야겠지.......”


확실히 쌀과 고추에 비하면 확실한 투자였다.

앞으로 꾸준히 건축은 필요하다.

전문가가 아닌 주민들에게 맡기는 데도 한계가 있다.

특히 영지가 2성이 되려면 영주관을 증축하고 사용 영역을 늘리는 등,

앞으로 건축이 필요한 곳이 정말 널려있다.


“그런데 이놈들이 조건이 꽤 독특해.”

“조건이요? 조건이 뭔 데요?”

“천연동굴.”

“고기값보다 그걸 더 걱정하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고기값이야 향수 잘 팔아서 벌면 된다.

그런데 천연동굴이라니,

인공적으로 만들어낼 수도 없었다.

인공적으로 만든 순간 천연이 아니니까.

그런데 그걸 걱정할 게 아니라 고작 고기값을 걱정했단 말인가.......


‘이분 머릿속은 여전히 모르겠어.’

“괜찮아. 봐둔 곳이 있거든.”

“영지 주변에 동굴은 거의 없잖아요. 아, 설마.......”

“그래. 그 설마.”


***


몇 달 전에 있었던 습격 이후, 마정석 동굴의 개미들은 겨우 피해를 복구했다.

다만, 복구할 수 없는 피해가 있었다.

그 인간은 소중한 보물인 마정석을 털어갔다.

그것만큼은 복구할 수 없는 피해였다.

게다가 어떻게 복구하고 있었더니 또 문제가 생겼다.


‘그 문제를 어떻게 해야.......’

“여...여왕님! 그 인간입니다!”

“....... 보물을 주고 돌려보내라.”

“그게 보물을 요구하는 게 아닙니다.......”


개미 여왕은 더듬이가 아파왔다.

이젠 아예 여길 차지하기라도 하려고 온 건가?

그렇게 탐욕스럽던 인간이 왜 요즘 뜸하나 싶었다.

여왕은 별 수 없이 입구로 전이했다.

이동하니 그 가증스러운 인간, 알베른이 서있었다.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대체 오늘은 무슨 일이냐? 인간.”

“거 이웃사촌끼리 너무 날 세우지 말자고.”

“내 자식들을 그렇게나 죽여 놓고 무슨 소리냐?”

“그래서 너희 안 쓸어버리고 있잖아.”

‘말을 잘 하는군.......’

“용건을 말해라.”

“아, 여기에 내 부하 좀 살게 해줬으면 해서.”

‘이 인간, 정말로 우리 둥지까지.......’


여왕은 곧바로 전투할 준비를 했다.

이길 수 있을 지 없을지는 모른다.

아니 분명히 진다.

이 인간, 알베른은 저번과 비교도 못할 정도로 강해졌다.

이번엔 혼자인데도 저번보다 더 위험해 보인다.


“야야, 더듬이에 힘 풀어. 너희 내 쫓는단 거 아니니까.”

“그럼 뭐가 필요하단 거냐?”

“그냥 좀 덩치 큰 애들 셋이서 살만한 굴 하나.”

“....... 정말 그것 뿐이냐?”

“그것뿐이지. 나도 너희랑 친하게 지내고 싶다니까. 그래서 요샌 안 가져가잖아.”

‘그냥 필요가 없을 뿐이겠지.......’


여왕은 알베른의 탐욕에 대해 잘 안다.

그저 그 동안 보물이 필요없었을 뿐이다.

필요했다면 또 다시 학살을 해서라도 가져갔으리라.


‘하지만 잘 됐군....... 굴이 필요한 거라면.......’

“딱 좋은 곳이 있다. 그곳을 주지.”

“그래? 선뜻 주네?”

“필요 없는 굴이 하나 있었을 뿐이다.”

“그렇단 말이지?”

“그래......?”


순간 알베른이 여왕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알아차리기도 전에 여왕의 앞발에 화살이 날아와 꽂혔다.

그 고통에 비명을 지르기 무섭게 겹눈에 활 시위를 당기고 있는 알베른이 보였다.


“끄으윽.......”

“내가 친하게 구니까 우습지?”

“무...무슨 소리냐?”

“우리가 그렇게 선뜻 뭐 줄 사이는 아니잖냐.”


완전히 억지였다.

하지만 동시에 정곡이었다.

알베른에게 주려했던 굴은 확실히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떠넘기려 했던 것이다.


“그래서, 빨리 불어봐.”

“뭐...뭘 말이냐?”

“대체 어떤 하자 있는 물건을 나한테 주려고 한 건지.”




본 소설은 금요일을 제외한 매일 주 6일 연재합니다.

잠자는 상자속 고양이, 슬리핑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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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해적을 털어라 (1) +1 20.01.14 522 25 12쪽
30 하자 있는 부동산은 피해야 한다 (2) +1 20.01.13 538 28 12쪽
» 하자 있는 부동산은 피해야 한다 (1) +1 20.01.12 596 27 12쪽
28 동굴 속에 병이 있다. (2) +2 20.01.11 615 30 13쪽
27 동굴 속에 병이 있다. (1) +5 20.01.09 686 31 12쪽
26 영지에 천사가 내려왔다 (2) +2 20.01.08 709 38 11쪽
25 영지에 천사가 내려왔다 (1) +4 20.01.07 777 34 11쪽
24 농사지어 살으리렸다. (2) +3 20.01.06 784 39 14쪽
23 농사지어 살으리렸다. (1) +2 20.01.05 843 37 12쪽
22 사냥은 돈이 된다 (2) +3 20.01.04 871 40 12쪽
21 사냥은 돈이 된다 (1) +2 20.01.02 913 46 12쪽
20 벽을 쌓아라 (2) +4 20.01.01 959 40 13쪽
19 벽을 쌓아라 (1) +1 19.12.31 1,083 39 13쪽
18 영지에는 총알 택배가 필요하다 (2) +1 19.12.30 1,088 47 13쪽
17 영지에는 총알 택배가 필요하다 (1) +1 19.12.29 1,166 45 12쪽
16 호수가 바다보다 짤 때도 있는 법이다. (2) +7 19.12.28 1,177 46 13쪽
15 호수가 바다보다 짤 때도 있는 법이다. (1) +2 19.12.26 1,234 46 12쪽
14 사막으로 (2) 19.12.25 1,247 47 14쪽
13 사막으로 (1) +3 19.12.24 1,291 44 11쪽
12 독립을 허가해 주시옵소서 (3) +2 19.12.23 1,326 48 13쪽
11 독립을 허가해 주시옵소서 (2) +6 19.12.22 1,389 40 12쪽
10 독립을 허가해 주시옵소서 (1) +4 19.12.21 1,453 49 14쪽
9 인재는 강탈해서 영입하는 것 (2) +3 19.12.19 1,483 44 14쪽
8 인재는 강탈해서 영입하는 것 (1) +4 19.12.18 1,531 4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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