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문#12 WELCOME TO HELL
자살하려던 남자. 그는 새로운 길을 걷게된다.
"택시타고 갈래요?"
"넌 보통 뭐 타고 갔냐?"
"전 우버 탔죠."
샌프란시스코 공항.
나가는 문을 벗어나 우측을 빙돌아가면 흡연실이 있다.
하지만 아무도 거기까지가서 피우진 않는다.
흡연실 근처 어딘가에 앉아서 담배플 피운다.
"천리마 담배 피우고 있다 국정원에 걸리면 어떻게 될까요?"
"몰라. 잡혀 갈라나?"
"그래도 미국에서 피우고 있으니 별일 있겠어?"
후우.
비행기를 타면서 힘들다는 생각은 처음이었다.
무릎이 삐걱거리는 기분.
박지성이나 손흥민이 한국에오면 경기를 못 뛰는 이유를 알겠다.
이 긴 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오면 무릎이 잘 펴지지 않는다.
무릎에 윤활유가 다 사라진 뻐근함.
"시발. 미안했다. 그 동안..지성아."
"네? 무슨 말씀이세요?"
"아냐. 그냥 박지성 개발이라고 욕했던 거 사과했어."
"큭큭. 이상하게 샌프란으로 들어오는 한국남자들은 박지성에게 사과하더라구요."
"그런가..하핫. "
후우.
천리마는 우리나라 담배보다 좀 쎈 느낌이지만.
묘하게 부드러운 맛이 있다.
밍밍하지 않은 느낌이랄까.
음식으로 치자면 감칠맛 같은 게 있는 느낌이다. (거짓말)
"거의 다 피웠으니 우버 잡을게요."
"응. 호텔부터 바로 가서 좀 씼자."
"그것도 샌프란에 오는 아시아인들이 꼭 하는 말이거든요."
"그럼 양키들은 씻자고 안해?"
"으이구. 이 무식한 아저씨. 양키가 뭡니까?"
"아..다른 나라 사람들은 이 긴 14시간 비행을 하고 안 씻어?"
연희는 기지개를 길게 켜며 말했다.
"그럼요. 대부분 호텔가는 것 보다는 바로 놀러가자고 하죠."
"너도 그래?"
"아뇨. 전 씻고 싶어요. 그래도 뼈속까지 한국사람이긴 한가봐요."
연희는 고향에 놀러온 아이들처럼.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러가는 추석때의 꼬마들같은 표정을 짓는다.
'짜식..좋아하네. 오길 잘했구나.'
연희가 저렇게 오랜만에 즐거운 표정을 짓는 걸 보니 기분이 좋았다.
휴대폰을 몇 번 누르더니 연희는 길게 연기를 뿜었다.
화창한 하늘을 향해 연기가 올라간다.
이 놈의 화창한 하늘.
얼마나 화창한지.
지금의 나는 질투가 났다.
"잡혔어요. 3분뒤에 도착한다고 하네요. 우버가."
"오케이. 딱 맞게 출발하겠네."
한국에선 이미 저런 화창한 파란 하늘 따위.
없어진지 한 10년은 되어가는 것 같은데...
중국 개객끼.
****
호텔이 난리가 나있었다.
팝스타 대니 밀스가 나타나있으니..
그것도 로비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로비 바깥 쪽은 대니의 팬들로 가득 차 있다.
"여기 좀 봐요. 대니!"
대니는 몇 명의 보디가드들이 둘러 싸여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잠시 후 우버 택시가 도착하고 고도리 선생과 연희가 내렸다.
"아우. 뭐야."
"뭐 이리 사람들이 버글버글하지?"
"이 호텔 샌프란에서 제일 비싼 호텔이에요."
"와 대박이네.. 여길 예약하다니 좋구나."
연희는 차 문을 닫고 내리면서 싱긋 웃었다.
"대니 밀스가 예약해줬어요. 여기 꼭대기 층을 싹 빌렸다네요."
"보통 호텔 꼭대기를 로얄 뭐시기라고 하지 않나?"
연희가 피식 웃었다.
"스위트 룸이라고 하죠."
"아.. 그렇구나."
엄청난 인파.
대니 밀스는 분명 인기 팝스타였구나.
한국 대사관에서 볼 때와 전혀 다르다.
뭐 그래도 대니 밀스는 대니 밀스니까.
우리는 대니밀스와 만났다.
대니 밀스는 그에게는 연예인인 고도리 선생을 끌어 안았다.
그리고 고도리를 안고 V자를 그리며 자신의 팬들에게 보여주었다.
팬들은 소리지르고 기자들이 사진을 찍고 난리가 났다.
"와. 고도리 선생님! 난리가 났네요. 곧 한국에서도 쫘악 퍼질텐데..."
"밀스, 올라가서 이제 그 꿈 이야기를 자세히 하면 좋겠는데."
"알겠어요. 선생님."
"그리고 이거 우리 사진 기사 안 나가게 기자들에게 좀 부탁해줘."
대니 밀스는 우리와 엘레베이터로 걸어가며 조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큰 기사는 막을 수 있는데 개인 SNS 같은 건 못 막아요."
"그렇겠군요. 요즘은..."
난 대니 밀스의 뒤에 있는 엔젤을 보고 있었다.
인자한 느낌.
'이런 좋은 느낌을 내는 귀신이 밀스를 못 자게 할리가 없어.'
더군다나.
그 엔젤은 분명 그의 어머니인 것 같았다.
그렇다면.
그가 꾸는 꿈은 분명 악몽이 아니다.
"예지몽"
예언의 꿈이라고 불리는 그 것일 것이다.
그 예지몽을 필요로 하는 집단도 이 곳 샌프란시스코에 있다.
여긴 미국.
그것도 미국내 연봉 1000만달러 이상을 받는 세계적인 야구선수.
그의 집에 몰래 침입하여 눈알을 뽑아 죽여버렸다.
분명 윌리암스에게도 제법 안전한 보호장치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일이 가능한 조직이 있다.
우리는 그 조직과도 함께 맞서야하는 운명이다.
소름 끼치는 느낌이 들었다.
귀신은 두렵지 않다.
인간이 두려울 뿐이다.
그것도 많은 수의 조직화 된 범죄집단.
내가 모두를 막을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차라리 거대한 악마라면.
해볼만한 싸움이겠지만...
수십 수백명의 개인이 각자의 방법으로 덤벼드는 건.
우리도 조직이 아닌 이상 막아내지 못 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대니 밀스가 예약해둔 스위트룸에 도착했다.
댓글과 추천을 환영합니다. 여러분의 추천이 많아야 글이 잘 써져요..
- 작가의말
웰컴 투 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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