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등지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방구석4평
그림/삽화
lovendpeace
작품등록일 :
2019.12.26 00:03
최근연재일 :
2022.08.09 01:45
연재수 :
2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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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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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
글자수 :
1,201,430

작성
20.02.13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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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추천
10
글자
11쪽

Episode33_침입자 X (1)

DUMMY

하온과 사라는 운을 타고난 이들임이 분명하다.


투르나 국왕, 파부 4세의 지나치게 비밀스런 대처로 인해, 가뜩이나 소수정예이던 암살단은 뿔뿔이 흩어져 그들을 추적하는데 온 힘을 다해야 했다.


그 덕에 그들의 기지는 지금 텅 비어, 기지 방어를 위한 최소한의 인원을 제하면 전부 임무를 위해 나가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애초에 그들은 그 누군가가-특히 하온 일행이 그들의 기지에 쳐들어 오리라곤 생각치도 못했을 것이다. 그럴 이유가 무엇이며, 또한 어찌 그리 대담할 수 있겠는가? 기지의 위치는 또 어찌 알 수 있겠는가?


그러한 행운과 필연이 겹쳐, 하온은 지금 숲 속에 숨겨진 그 기지를 눈 앞에 두고있다.


게스의 말에 의하면 기지는 비밀유지를 위해 수시로 그 위치를 바꾼다고 한다. 그러나 눈 앞에 보이는 기지는 생각보다 크고 튼튼하게 지어져있다. 천막 등의 것을 생각했던 하온에겐 의외였다. 기적을 부리는 자들이 우글대는 곳이니, 그들이 어떤 술수를 부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처음엔 얼굴을 가릴 방법을 생각했지만, 곧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차피 암살단은 자신들의 얼굴을 알고있으니, 복면따위는 거슬리기만 할 뿐이다.


그보다는 철저한 준비가 우선이었다. 기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몸을 숨긴 뒤, 우리의 반역자 무리는 본격적으로 계획을 실행했다.


하온은 남들이 봤다면 다소 이상하게 여길 행동을 하고 있었다. 몰래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가고는, 하루 종일 그 위에 머물러 있기를 반복했다.


내려온 뒤엔 자신의 아버지, 울에게 자문을 구했다. 하온이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질문을 하면, 울은 그의 풍부한 지식으로 이에 대답했다. 무엇을 물었는지는... 아직 비밀이다.


그러다 어느날은 또 나뭇가지를 베어 모았다. 이를 일정한 길이로 자른 뒤 이어붙여보기도 했다.


잘라내고 남은 잔가지와 나뭇잎들은 티 안나게 쌓아두었다. 그렇게 버려진 부산물들이 쌓여 이젠 원래 있던 덤불처럼 보일 정도로 커졌다.


사라와 사루비는 바깥에서 탈출을 위한 사전준비를 하고있었다. 그들의 괴력이 이 준비에 큰 도움을 주었다.


그렇게 며칠이 훌쩍 지나고, 이제 남은 것은 그 실행 뿐이다. 사라와 하온은 숨어있던 가짜 덤불더미에서 나와 잠깐 몸을 풀었다.


사라는 흙투성이의 옷을 툭툭 털고는, 하온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준비 됐어?”


“후우··· 응.”


대답도 받았다. 이제 이 무시무시한 계획을 정말로 실행할 차례다.


사라는 자세를 낮춰 달릴 준비를 하더니, 그대로 땅을 박차며 기지를 향해 돌진했다. 하온도 그녀를 따라 최선을 다해 달렸다.


“침입자다! 막아라!”


기지의 입구에 몰려있던 군인과 주변을 순찰하던 대원이 그들을 막기 위해 입구를 봉쇄하였고, 하온은 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사라는 입구 근처에도 가지 않은 채, 기지의 벽으로 직행해 창을 휘둘러 구멍을 뚫어버렸다.


졸지에 기지엔 새로이 입구가 생겨버렸고, 이를 통해 하온과 사라는 더 간단히 중심부까지 침투할 수 있었다.


입구를 막으려던 암살단원은 입을 쩍 벌린 채 이를 보고있을 뿐이었다.


하온이 들어간 곳은 꽤 긴 복도였고, 여러 개의 방과 통로가 연결되어 있었다.


“하온!”


“앞쪽으로 세발짝, 그리고 오른쪽으로!”


사라는 하온의 지시를 따라 앞으로 나아간 후 오른쪽을 바라보았다.


거기엔 아무런 문이나 길도 나있지 않았으나, 사라가 창으로 한대 후려치자 벽에 구멍이 나 간단히 길이 뚫렸다.


사람들이 몰려들기 전에 황급히 벽을 넘었다. 그들이 지나간 길에 커다란 쇠못이 박혔다. 벌써 그들을 추격해온 암살단원이 몰려오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 떄 그들의 눈 앞에 몇 명의 군인들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공격해왔다. 갑작스레 날아드는 불덩이와 화살에 사라가 빠르게 벽 뒤로 숨었다.


군인들은 폭발한 불덩이의 연기를 해치고 그들을 쫒았지만, 이미 사라와 하온은 저 멀리 복도 끝의 갈림길까지 도망친 뒤었다.


그들을 놓치기 전에, 한번 더 불덩이를 발사했다. 그런데 이게 웬 걸, 복도 끝까지 갔던 하온 일행이 다시 그들을 향해 돌아오고 있는 것 아닌가.


심지어 불덩이는 어느 새 멈춰있었다. 하온의 정지의 기적으로 그 움직임이 멎은 채 가만히 떠있는 것이다.


복도 끝 갈림길에서 다른 병력들이 몰려나왔다. 그리고 그들이 적절한 위치에 서자마자, 하온은 걸어두었던 정지의 기적을 해제했다. 불덩이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며 그들을 향해 돌진했다.


불덩이를 본 암살단원 둘이 재빨리 앞으로 나왔다. 한 명의 반지가 빛나며 그 불덩이의 궤도를 천장 방향으로 바꿨고, 다른 한 명의 목걸이가 빛나며 그 빛으로 폭발한 불덩이의 화염과 열기를 밀어냈다.


그 탓에 암살단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았으며, 되려 계책을 짠 하온의 옷자락에 불이 붙어서 끄는데 야단이었다.


자신의 옷을 세게 치며 불을 끄면서도, 하온은 계속 사라가 갈 길을 알려주며 그녀를 독려했다.


“이제 거의 다왔어! 왼쪽 방으로 가!”


그리고 그들이 옆을 돌아보았을 때, 그토록 찾던 작전실이 눈 앞에 보였다.


저 안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저 책상 위의 지도와 문서를 들여다 볼 수 있다면!


환희의 빛을 띄며, 사라가 그 열린 문 안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 몸은 방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팔을 휘두르고 발을 움직여도 그녀의 몸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되려 뒤로 밀려가더니, 뒤쪽의 벽에 그대로 처박혔다. 벽에는 커다란 금이 갔고 사라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고통을 호소했다. 적이 기적을 사용해 공격한 것이다.


양방향에서 여러 명의 암살단원이 몰려온다. 한 명이 곰의 형상으로 변해 돌진해왔고, 다른 이는 그의 몸에 불꽃을 둘렀다. 어떤 이들은 무기를 들고 달려왔으며, 어떤 이들은 화살을 쏘았다. 화살 하나가 하온의 몸에 박혔다.


“아악!!”


왼쪽에는 수많은 칼날이, 오른쪽에는 돌진하는 짐승이 그들을 공격해왔다. 그 순간, 사라가 하온을 붙잡고 뛰어올랐다.


그들은 그대로 천장을 뚫어 솟아올랐다. 적들의 공격은 그들의 발밑을 지나 그대로 빗나갔다.


그러나 적들은 사라에게 도주조차 허락치 않았다. 또다시 그녀의 몸이 급속히 무거워지며 땅으로 처박혔다. 아까의 그 자가 분명하다.


이번에는 그녀의 몸에 깔린 하온이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사라는 이에 신경쓸 틈도 없이 그대로 그를 낚아채 등에 업었다. 그리고 적들이 자신의 도주를 막는데 정신이 팔린 순간, 단번에 그들의 중심으로 가 창을 휘둘렀다.


암살단은 번개같은 반사신경으로 창을 피했고, 창은 그저 벽면을 강타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틈을 타 사라는 빠르게 복도를 벗어날 수 있었다. 마치 정글 속의 원숭이마냥 건물 안을 종횡무진 누비는 사라를 순간적으로 따라잡기란, 제 아무리 암살단이라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암살단은 다시 사라를 쫓아 바짝 추격했다. 하온의 지시에 따라 사라는 복도를 그대로 따라 U자를 그리며 반대편 벽면으로 이동했다.


다른 측면에서 한번 더 작전실에 침입하려는 의도라고 파악한 암살단은, 이를 막기 위해 다시한번 집중하며 사라를 쫓았다.


순간 그들의 앞에 온갖 가구들이 쓰러지며 진로를 방해했다. 그리고 사라가 아주 잠깐 질주를 망설인 순간, 밧줄 하나가 제 스스로 움직이며 그녀의 발을 휘감았다. 기적을 부리는 자들을 상대로는 조금의 빈틈도 허용되지 않는 법이었다.


이로 인해 사라의 발이 꼬여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워낙 빠른 속도로 달렸기에, 넘어진 순간 긴 거리를 몸으로 쓸며 꽤나 큰 타박상을 입었다.


그들은 승리를 확신하며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생포해 그들의 목적과 정보를 알아낼 요량이었다.


그리고 암살단이 적당한 위치에 도달한 순간, 하온은 자신이 걸어둔 정지의 기적을 풀었다.


아까 사라가 후려친 그 벽면, 잔뜩 금이 가고 부서졌음에도 무너지거나 구멍이 뚫리지 않았던 이유는 하온이 건 정지의 기적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주문이 풀린 순간, 그제서야 부서진 벽의 파편과 조각들이 제 속도를 찾았다. 사라가 창으로 강타했던 곳의 반대방향-즉 지금 사라와 하온이 있는 곳을 향해 고속으로 터져나간 것이다.


그리고 사라의 바로 앞에 있던 암살단은 그 파편들을 정면으로 받아내야 했다. 그리고 상상도 못한 곳에서 갑작스레 날아든 그 탄환들에, 상당수의 대원은 대처조차 할 수 없는 채로 휩쓸리고 말았다.


“지금이야, 사라! 빨리 다시 작전실로 가자!”


하온의 재촉에 사라가 재빨리 발에 걸린 밧줄을 자른 후 다시 일어나 발을 돌렸다. 지금 이 타이밍이라면 분명히 해낼 수 있다!


그들이 뚫린 벽을 통해 다시 작전실로 돌아가려던 순간, 그들이 서있던 땅이 크게 진동했다.


그리고 그 진동이 이내 충격파가 되어, 그대로 터져나오며 그들을 덮쳤다. 울려퍼지는 그 순수한 힘은 그대로 사라를 밀쳐내 반대편 벽으로 쳐박았다.


그리고 그 복도 끝에서, 한 사람이 소리쳤다.


“너희들은 잠시 물러서라! 저자들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주위를 포위하고 있어!”


암살단을 지휘하는 그들의 대장이, 그 귀한 몸을 이끌고 직접 나타난 것이다.


그의 힘을 잘 아는 부하들은, 얼굴에 화색을 돋우며 대장의 말에 따라 주위로 흩어졌다.


이는 대장을 향한 신용이기도 하나, 그 이전에 대장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그가 힘을 마음껏 휘두르려면, 주위에 동료가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대장이 주먹을 꽉 쥐고, 오른팔을 크게 바깥쪽으로 휘둘렀다.


다시한번 크게 진동이 울리며, 떨리는 대기가 그대로 충격을 내뿜었다. 그리고 하온과 사라가 있는 장소가 그대로 파괴되며, 대장의 팔이 휘둘러진 방향으로 전부 휩쓸려갔다.


그대로 그들이 부딪친 벽이 부서져 산산조각이 났고, 이를 정통으로 맞은 사라는 피를 토하며 고통을 호소했다.


신체는 일반인 수준인 하온은 더했다. 만일 운나쁘게 파편이 그의 내장기관에 박혔다면, 하온은 그대로 죽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대장의 움직임은 계속되었다. 그가 벽을 후려치자 그 벽 전체가 부서지며 충격을 전달했고, 사라는 이제 재빨리 눈 앞의 문을 여는 것으로 대처했다.


열린 상태에서 부서진 벽의 파편과 충격을 막아준 문은 말 그대로 가루가 되어 흔적도 찾기 힘들었다.


문을 딛고 있던 사라의 몸은 그 충격과 함께 뒤로 날아가 대장과의 거리를 벌렸다.


그러나 대장이 그 강철 신발로 바닥을 내리찍자, 그가 서있던 바닥이 폭발하며 그를 앞으로 날렸다.


그들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지고 말았다.


그리고 대장의 두 팔이, 그대로 힘껏 허공을 강타했다.


그 앞의 대기가 찢어지며, 무시무시한 충격파가 다시한번 울려퍼져 사라를 향해 덮쳐오는 것이었다.


작가의말

다음 화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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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Episode275_최초의 악수 +1 22.07.25 23 2 8쪽
275 Episode274_눈물과 위안으로 22.07.21 31 2 8쪽
274 Episode273_비상 +1 22.07.12 25 2 9쪽
273 Episode272_추락 +2 22.07.04 27 3 8쪽
272 Episode271_지각과 각성(4) +2 22.06.27 30 2 7쪽
271 Episode270_지각과 각성(3) 22.06.13 34 2 7쪽
270 Episode269_지각과 각성(2) 22.06.04 26 2 7쪽
269 Episode268_지각과 각성(1) +1 22.05.31 25 2 10쪽
268 Episode267_혜성 충돌(6) +2 22.05.18 39 2 8쪽
267 Episode266_혜성 충돌(5) +2 22.05.17 41 2 10쪽
266 Episode265_혜성 충돌(4) 22.05.15 33 2 8쪽
265 Episode264_혜성 충돌(3) 22.05.10 74 2 8쪽
264 Episode263_혜성 충돌(2) 22.05.03 28 2 8쪽
263 Episode262_혜성 충돌(1) +4 22.04.22 43 3 8쪽
262 Episode261_고요한 역습 22.04.20 89 2 9쪽
261 Episode260_미래의 아이들(2) +2 22.04.18 59 2 8쪽
260 Episode259_미래로의 일발(3) +2 22.04.15 26 4 9쪽
259 Episode258_미래로의 일발(2) 22.04.08 41 5 7쪽
258 Episode257_미래로의 일발(1) +2 22.04.05 37 4 9쪽
257 Episode256_최후의 전쟁(5) 22.03.29 34 3 7쪽
256 Episode255_최후의 전쟁(4) +2 22.03.26 52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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