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등지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방구석4평
그림/삽화
lovendpeace
작품등록일 :
2019.12.26 00:03
최근연재일 :
2022.08.09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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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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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Episode133_변화와 유실, 그리고 전진(1)

DUMMY

투르나의 광활한 땅 위, 북쪽은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무법지대가 하나 있다. 다만 인간이나 무법지대라 부를 뿐, 돌가죽들은 이곳을 자유의 땅이라 부른다.


그곳에도 법이 있고 규칙이 있다. 다만 온전히 돌가죽들의 것일 뿐이다. 비록 인간의 대륙과 비교하면 작고 약소하지만, 그 조그만 땅조가리를 소유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소유당하던 자들에겐 큰 안식처가 되주었다.


그곳이 바로 도망친 노예들의 낙원이자, 돌가죽 혁명군의 본기지가 있는 곳이다.


그 중심, 무수한 천막들의 사이에 커다랗게 솟은 것이 하나. 그 안에서 만나고있는 두 돌가죽이 있다.


한마리는 돌가죽들을 이끄는 그들의 두령이자 노예들의 메시아, 마크.


다른 한마리는 그의 밑에서 다른 돌가죽들을 지휘하는 대장이자, 이번 연구소 앞에서의 전투를 독단적으로 일으킨 주범이다.


그가 반역자 일행을 보고 충동적으로 군사를 이끌어 인간들을 향해 돌진한 탓에, 무수한 아군이 죽고 큰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손실에 비해 그들이 얻은 것은 지극히 미미했다.


이 모든 책임을 어찌 갚을 것이냐. 죽은 이들의 넋은 무엇으로 위로할 것이며 그 희생의 의미는 어디서 찾을 것이냐.


두령 마크는 이 세상에서, 불합리한 희생이란 것을 가장 싫어했다.


“대체 왜 그딴 짓을 한거냐···!!”


마크는 분노했다. 들끓는 목소리로 자신의 부하를 힐난한다. 그의 만용을 징벌하는 동시에 해명을 요구하는 것이다.


“도대체 어째서 멋대로 전쟁을 일으켰지! 아무리 보아도 그대가 돌격해서 얻은 것이라곤 하나 없다! 결과가 아쉬웠다고 넘어갈 수도 없겠지. 애초부터, 처음부터, 이 전쟁의 필요성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으니 말이다!!”


두령의 분노를 온 몸으로 받아들인 돌가죽 대장은 깊은 참회와 반성, 그리고 약간의 비굴함을 담아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일시적인 흥분에 지나치게 과감한 판단을 내려, 많은 희생을 낸 것은 사실입니다. 이에 대해선 그 어떤 변명거리도 없습니다. 어떤 벌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자네가 그정도로 경솔한 이라고는 생각치 못했는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돌격 명령을 내렸지?”


대장은 그 용력이며 임기응변이며 이전부터 능력을 인정받아온 전사였다. 그가 이토록 심각한 일을 자기 멋대로 판을 벌렸다는 사실은 마크로서도 쉽사리 믿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렇기에 다시한번 해명을 요구한다.


때문에 돌가죽 대장은 응하기로 한다. 변명 없이 얌전히 벌을 받고, 이후에 보고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경솔한 행동은 맞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제가 어떠한 확신을 가진 것도 또한 사실입니다.”


앞서 말한대로 그가 만들어낸 희생에 대해서는 더 변명거리가 없다. 암만 주윤의 예상 외의 분전이나 용운의 출현같은 변수가 있었더래도, 그런 것을 미리 헤아리는 것이 지휘관의 책임. 분명한 그의 실책이었다. 허나 적어도, 어째서 그가 돌격명령을 내렸는지는 일단 설명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전에 본 익숙한 얼굴이 셋 있었습니다. 그 때는 제가 뒤쫒는 전령으로 만났지만, 누구보다도 큰 의외성을 보여준 자였습니다. 나중에서야 두령님이 말씀하신 그자임을 알았지만요.”


그들을 보았기에 대장은 돌격 명령을 내렸다. 아니, 정확히는 그자를 보았기에. 피투성이의 그들이 그것과 함께 있는 것을 보았기에 그러한 충동이 들었던 것이다.


“무슨 뜻이지?”


마크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돌가죽 대장은 서서히 고개를 들더니 조금 더 당당해진 투로 목소리를 내었다. 그래, 어찌 내 결정을 완전히 틀린 것이라 비난할 수 있을까.


“그들을 돕는 것이, 우리 돌가죽에게 도움이 되리란 확신이 순간 들었던 겁니다.”


나는 그때, 그토록 당혹스럽고도 놀라운 확신에 들어차있었거늘.



***



이렇게 우리는 이야기의 이면에 숨겨진 다른 인물들의 또다른 이야기들을 살펴보았으나, 조금 길어졌던 관계로 이제는 다시 본래의 궤도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이 서사시는 영웅극이다. 연인간의 치정극이나 왕과 신하의 정치극을 다루는게 아니라, 초인적인 힘을 가진 주인공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러나 잠시동안 우리의 주인공에게 조금 무관심했음을 고백하는 바이다-그러나 이후 이런 순간이 몇번 더 찾아올테니 모두에게 양해 바란다-그렇기에 우리는 이제 시점을 돌려, 사라와 하온을 향해 초점을 맞추어야 할 때다.


그토록 원하던 무한동력장치를 손에 넣기는 했으나, 이제 그 경로의 끝을 넘어서 방황하는 두 청년, 한 중년, 한 짐승 그리고 정체불명의 것 하나.


저런, 그들은 지금 예기치 못한 싸움 한복판에 놓여있었다. 그리고 방금 말한 ‘저런’은 딱히 반역자들이 걱정되어서 말한 것은 아니다···



***



쾅, 울리는 굉음이 하늘이 무너질듯 퍼져나간다. 터져나오는 흙먼지와 부서져 가루가 된 바위들이 사방에 튀며 아우성이다.


소리는 그 뒤로도 몇번이고 쾅 쾅 울린다. 하늘에서 거의 사람만한 큰 돌덩이가 우수수 떨어지며 사라와 하온을 추격한다. 그리고 반역자들은 뒤쪽 바닥에 부딪히며 살벌하게 파편을 휘날리는 바위를 요리조리 피해대며 농락하고 있었다.


“치사하게 언제까지 던져댈 셈이야?!”


사라가 성을 내며 제 뒤의 암살단을 비방한다. 거기엔 이리로 돌멩이를 던져대는 험악한 암살단원 하나가 그들을 추격하며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당연히, 인간인 이상 그가 던져대는 돌이 사람만큼 클 수는 없다. 그러나 주먹 안에 쏙 들어가는 크기였던 돌멩이들이, 그가 던진 후엔 갑자기 크기가 커지며 거대 바위가 되어 그대로 날아오는 것이다.


그의 기적의 힘은 거대화. 자신의 손에 닿은 것은 무엇이든 커다랗게 만들어버리는 능력. 심지어 그렇게 부풀어오른 물건은 그만큼 무게까지 늘어나 적을 깔아뭉갤 공성병기가 되는 것이다.


“야~!! 계속 치사하게 굴거면 때려쳐라!! 멀리서 깔짝대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가까이서 붙잔 말이야!!”


“망할 놈들이, 듣자듣자 하니까···!!”


사라의 계속되는 시비에 험악한 적이 눈을 더욱 험악하게 부라린다. 아까부터 계속 현란하게 발을 놀려대는지라 뭘 던지든 하나도 맞지않으니 열이 뻗칠 수밖에. 게다가, 그를 더욱 열불나게 하는 것은...


“지금 치사하게 구는게 어느 쪽인데!!!”


...바로 저 빨간머리의 말 꼬라지가 아주 안하무인의 극치인 탓이다! 저 여자의 꼴을 보라!


사라는 커다란 바위를 품에 한아름 안은 채 내달리고 있었다. 심지어 그 바위 위에 또 하온을 싣고 가분수처럼 위태로운 상태로 잘도 이리저리 몸을 피하고 있다.


이 바위 안에는 뭐가 들었는지 아는가? 놀랍게도, 그 속에는 뭉친 모래만 있는게 아니다. 저 바위 틈에 삐죽 나와서 버둥대는 사람의 손을 보아라.


사라가 들고있는 돌덩이 안에는, 그의 파트너인 동료 암살단원이 끼인 채 갇혀있었다. 그렇게 옴싹달싹 못하는 동료를 들고 사라는 그대로 튀어서 지금의 이 추격전에 이른 것이다.


아주 대놓고 납치극을 벌이는 주제에 뭐가 어째, 정정당당···?! 그럴거면 내 동료나 내놓고서 지껄일 것이지!!


망할, 어쩐지 처음부터 좀 이상하다 싶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랬다. 이상할 정도로 침착하고 또 능숙한 것이, 그들이 알고있던 반역자들의 정보와는 다소 달랐다.


험악한 암살단원이 본부를 떠날 때까지만 해도 분명 그들에 대한 암살단의 견해는 이랬다. ‘울을 필두로, 이름없던 필부필부가 모여 반역을 저질렀다. 허나 그들은 경험이 부족한 젊은이임에도 예상 외의 저력을 가졌다. 그러니 상대하는 자도 방심을 해선 안된다’ 라고.


이를 명심하고 명령을 받들어, 반역자들을 수색하며 지정 구역을 배회한지 어언 한 달. 빈약한 성과에 지쳐 포기하고 돌아가려던 차에 그들을 만나, 처음엔 행운이라 생각했다.


자신과 동료는 이전에 하던대로 완벽하게 일을 수행했다. 그건 확실하다. 그는 어떤 실책도 저지르지 않았다.


먼저 멀리서 그가 바위를 던져 기습한다. 여기에 깔려죽으면 그걸로 끝이고, 운좋게 막아내도 그들의 주의는 온통 바위에 쏠린 상태. 그때 동료가 달려가 뒤를 덮쳐 처치하는 것이 그들이 애용하던 전법이었다. 이번에도 그랬다. 똑같이 싸움을 걸었다.


뭐? 경험이 부족했다고?


그가 먼저 바위를 던졌을 때, 빨간머리 여자가 그 괴력으로 단숨에 돌을 부숴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뭐 여기까지는 예상했다. 그러나 직후 습격한 동료의 공격까지 물흐르듯 막아내는 것은 무슨 경우인가.


그녀의 시야에 들어오지도 않은 적의 칼날을, 빨간머리는 금세 창을 뻗어서 되쳐냈다. 빈틈이 생긴건 오히려 그의 동료 쪽. 그리고 하온은 이를 놓치지 않고 곧바로 ‘정지의 기적’을 걸었다.


꼼짝도 못하는 동료에게 그 직후 행해진 것은 아주 지독한 술수. 하온이 방금 부서진 바위의 파편 하나를 쥐어들고는 동료의 앞에 대고 ‘치유의 기적’을 사용했다.


그러자 가루가 된 바위조각이 동료를 중심으로 모여들더니, 이전과 같은 커다란 바위로 되돌아가며 그 안에 동료를 가두었다. 팔다리 모두 돌덩이에 묶여서 옴싹달싹 못하게 갇혀버린 것이다.


동료는 뒤늦게 바위를 부수며 탈출하려 했으나, 하온은 좋아라 그 위에 올라타더니 이를 꼭 부여잡고 계속 ‘치유의 기적’을 흘려넣었다. 금이 간 바위가 고쳐지고 바위는 굳건한 채로 재생된다. 심지어 원래의 자그마한 돌멩이로도 돌아갈 수 없도록 계속 그 상태로 복구되는 것이다.


하온의 밑에 깔려있는, 동료를 움켜쥔 바위. 그걸 또 사라가 들어서 끌어안더니, 그대로 험악한 암살단원을 피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 놀랍기만 한 전개에 1초간 정신이 멍해졌다.


저게 어딜 봐서 경험 없는 필부필부의 행위인가. 망할, 아주 노련하고 물흐르듯 하는 연계를 봐라. 저게 어딜 봐서 초짜야!


그렇게 시작된 추격전이 아직까지도 이어져서, 험악한 암살단원은 있는대로 돌을 던져가며 능글맞게 도망치는 빨간머리 사라를 잡으려고 혈안이 돼 있는 것이다.


“가까이서 붙겠다면서 왜 도망치고 있느냐!!”


화난 상태에서 낸 것 치고는 아주 근본적이고 합리적인 지적에 사라도 딱히 대답할 말을 못찾았나보다. 대답 대신 생떼를 부리듯이 말을 받아쳤다.


“돌 그만 던지면 우리도 정면에서 나서줄게!!”


조금 유치해보일 수는 있어도, 원래 싸움에서 치사하고 말고가 어디있나. 어차피 이기면 장땡이고 전략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허나 이는 상대 측에서도 바라던 바! 험악한 암살단원은 마침 바닥에 떨어져있던 나무 막대기를 낚아채어 두 손에 꽈악 쥐었다.


한쪽 끝을 최대한 짧게 잡고, 다른 쪽 끝을 바닥에 쿡 찌른 뒤, 무게를 실어 앞으로 도약한다. 장대높이뛰기다. 그것도 자기 키보다 작은 나뭇가지 하나를 가지고.


허나 그건 지금 상태에서나 그럴 뿐, 곧장 자신의 거대화 능력을 발동시켜 막대기를 커다랗게 부풀린다. 폭발적으로 크기가 늘어난 나무막대는 땅에 굳건히 고정되어 다른 한쪽 끝을 단번에 쭈욱 늘려버렸다.


이 거대 장대의 끝에 매달린 험악한 암살단원도 그 기세에 함께 휘말려 앞쪽 하늘을 향해 쏴날려진다. 그 순간 막대에서 손을 놓았다. 잡아줄 것이 없는 그의 몸은 그대로 사라를 향해 날아간다. 말하자면 스스로의 몸을 던지는 격, 이른대로 돌은 안던졌노라!


“와주면 나야 고맙지!!!”


적과의 거리가 단숨에 줄어들자, 사라가 쾌재를 부르며 두 손에 든 바윗덩이(+동료 암살단원, +무고한 하온)를 멀리 내팽개쳤다. 그리고 신나게 창을 빼들어 그 서슬을 높이 치켜든다.


‘멍청이!’ 라는 언어의 섬광이 뇌리를 슬쩍 스쳤으나 별 것 아니라 생각하여 무시했다. 이대로 창을 뻗으면 그대로 끝장이다. 내 말에 넘어가서 진짜 내달려오다니, 멍청한 놈!


사라가 머릿속에 그런 (치사한) 생각을 담는 동시에 적도 주먹을 뻗어와 사라를 향했다. 사라의 창과 암살단원의 주먹이 이제 막 격돌할 참이었다.


그러나 맨주먹 하나 갖고 네가 무슨 수로 당해낼 수 있겠냐! 사라는 콧방귀를 뀌며 어깨 힘을 확 실어 무기를 내질렀다.


그러나 사라는, 기본적으로 암살단에서 적의 도발에 넘어가 자승자박하는 얼간이는 없다는 것을 진작 알아차렸어야했다. 적이 고작 펀치를 날리려 주먹을 뻗은게 아니라는 사실도. 그녀의 바로 위까지 도달한 순간, 그는 손을 펼쳐 안에 들은 것을 사라의 눈 앞에 내보였다.


이런 망할, 그 안에 든건 다름이 아니라··· 작은 돌멩이였다.


직후 험악한 적의 기적에 의해 곧바로 거대화되어, 이젠 큰 바위덩어리가 되었지만.


“이익···!!”


이대로면 육중한 바위 아래 깔리게 생겼으니, 더 생각할 것도 없이 계속 팔을 앞으로 뻗었다. 창은 당초 기대한 바와 달리 이제 저 바위를 막아내야만 했다. 당연히 그녀는 이를 훌륭하게 해냈지만, 결국 창끝이 적에게 닿을 수 없었음도 당연한 이치다.


오히려, 험악한 암살단원은 제 밑에서 터지는 바위를 발판삼아 한번 더 크게 튀어올랐다. 돌멩이 파편의 반동을 몸에 싣고, 자신이 바라는 방향을 향해 힘껏 도약했다.


그 곳은 제 동료를 가둔 바위가 날아간 방향. 동시에 거기 붙어있는 하온이 있는 방향.


자기를 향해 날아오는 공포스런 안면을 쳐다보며 하온은 짧은 당혹을 입에 흘렸다.


“하하...”


그리고 이번엔 진짜 펀치, 하온의 안면에 기분좋게 명중해 뻑 소리와 함께 날려버렸다. 그 빈약한 몸이 호쾌하게 뒤로 날아간다. 아, 속 풀려라.


비록 안타깝게도 하온의 ‘보호의 기적’에 의해 실질적인 피해는 없다시피 했지만, 중요한 것은 드디어 그를 이 바위에서 떼어냈다는 것이다. 가뿐히 땅에 착지한 뒤 그 안에 갇힌 동료를 구하기 위해 성큼성큼 돌에 다가갔다.


“그거 건들지 말아요!!”


멀찍이 날아간 하온이 다급히 그를 막으려 기어왔지만 이미 늦었다. 험악한 암살단원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바위에 손을 댔다. 어디서 수작질이야. 네놈 말대로 따를리가 있냐. 이대로 동료를 꺼낸 뒤 드디어 우리들의 비장의 전법을 선보일 차례가—


“싫음 마시구.”


그 순간 하온의 ‘정지의 기적’에 의해 ‘멈춰있던’ 바위는 다시 활동을 재개했고, 갑자기 튀어오른 바위에 몸이 부딪혀 험악한 암살단원은 그대로 전투불능 상태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사라에게 던져져 날아가던 도중 멈춰진 바위였기에, 돌덩이는 그대로 십미터는 더 날고 구른 뒤 또다른 바위벽에 이르러서야 움직임을 멈췄다. 이크, 죽진 않았겠지. 그러게 건들지 말랬는데...


“...으그극.”


그러나 놀랍게도, 전투불능이라지만 아직 그에겐 의식이 남아있었다. 심지어 자신을 그리 세게도 강타한 바위를 꽉 움켜쥔 채 아직도 떨어지질 않았다.


당황한 하온과 사라. 심지어 그는 가까스로 팔을 뻗어, 바위 바깥에 튀어나온 동료의 손을 꽉 쥐었다. 드디어 동료와 접촉한 순간이었다.


이에 따라 그가 쥔 손이 점점 커져간다. 거기 연결된 팔도, 몸통도, 머리, 다리, 온 몸이 거대화된다. 부풀은 몸은 끝내 갇혀있던 바위를 산산조각내며 완전히 해방된다.


바스라지며 원래 크기로 쪼그라드는 돌멩이—이제 사실상 모래더미—사이로 육중해진 전신이 모습을 드러낸다. 단단한 갑옷으로 싸인 육체는 끝을 모르고 커지더니 금방 고개를 최대한 젖혀야 보일 정도로 높은 신장을 가지게 되었다.


험악한 암살단원의 동료는 이제 완전히 거인이 되어, 이제껏 돌 속에 파묻혀있던 푸른 눈을 빛내며 반역자들을 증오스레 내려다보았다.


그 위압감 넘치는 광경에 사라는 쪼금 쫄았다. 옆을 툭툭 치며 하온에게 조용히 묻는다.


“하온... 저 동료 능력이 뭐더라?”


“글쎄, 나도 잘 못보긴 했는데 아마...”


하온은 처음 한순간의 공방을 떠올려본다. 그러곤 쪼금 쫄아서 조용히 중얼거렸다.


“...신체능력 증강일걸.”


고된 납치 속에 드디어 해방된 푸른 눈의 암살단원은, 갑옷 너머로도 한껏 부풀은 근육을 과시하며 힘껏 소리질렀다.


“암살단의 무서움을 보여주마!!”


물론 성대도 그만큼 커져버렸기에, 밑에서 듣는 그들은 고막이 터질 것만 같다. 이것만으로 무서움은 충분히 맛봤는데, 이만 헤어지면 안되는걸까.


작가의말

오늘따라 이상하게 많아진 분량


다음 화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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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Episode273_비상 +1 22.07.12 25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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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Episode271_지각과 각성(4) +2 22.06.27 30 2 7쪽
271 Episode270_지각과 각성(3) 22.06.13 34 2 7쪽
270 Episode269_지각과 각성(2) 22.06.04 26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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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Episode263_혜성 충돌(2) 22.05.03 28 2 8쪽
263 Episode262_혜성 충돌(1) +4 22.04.22 43 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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