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기 마령전사 유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Vinh세앙
작품등록일 :
2020.01.05 01:00
최근연재일 :
2020.02.25 00:18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6,269
추천수 :
97
글자수 :
153,373

작성
20.02.23 22:10
조회
45
추천
0
글자
12쪽

영웅은 언제나 타이밍 좋게

DUMMY

34화


이자벨과 그레고리가 막 공원에 도착했을 땐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던 지오프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곧 서로의 기운을 알아차린 지오프리와 그레고리가 동시에 외쳤다.


“여깁니다!”

“지오프리! 무사해서 다행이군요. 그래. 제가 뭘 도와드리면 되죠?”


이자벨은 그를 만나자마자 거두절미하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물었다.

인그람의 공식재판이 며칠 남지 않은 이때 시간은 그들의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예. 공주님. 그레고리에게 경위는 다 들으셨을 테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지금 저희를 도와줄 수 있는 유일한 국가는 판게아 하나뿐입니다. 시간과 거리상으로도 그렇고 아베우스라는 검증된 마스터 마법사가 있어 제일 확실한 방법이지요.”

“그렇군요. 하지만 어떻게 도움을 청하죠? 당신은 수배가 내려진 상태라 포탈을 사용할 수도 없고 나나 그레고리 역시 지금 공간이동을 하려 했다간 괜한 의심을 살 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딱히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 답답해진 그녀가 물었다.

하지만 지오프리는 그런 그녀에게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


“딱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왕궁 내부 깊숙한 곳에 있는 히든 포탈을 이용하는 겁니다.”

“히든 포탈이라면···. 왕가 일족이 위험할 때 쓴다는 그 포탈 말하는 건가요?”

“예. 맞습니다. 그 포탈은 중립국인 판게아로 연결되어 있어 이를 통해 건너간 사람은 판게아의 보호를 받게 되어있습니다. 아주 위급한 상황일 때에나 쓰는 포탈이기에 바로 판게아의 수도 칼자스로 갈수 있어 지금 같은 상황에 딱 맞는 듯합니다.”

“좋아요. 더 늦기 전에 어서 빨리 그 포탈을 찾으러 가죠.”

“예.”


대화를 끝낸 그들이 서둘러 공원을 벗어나려던 그때 그레고리가 갑자기 이자벨의 앞을 막아섰다.

지오프리도 왜인지 긴장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의 끝이 공원 입구 쪽을 향한 걸 느낀 그녀가 물었다.


“왜요? 누가 오나요?”

“온다기보단···. 와있었군요.”


그레고리의 말에 놀란 그녀가 물었다.


“뭐라고요? 누군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단 말이에요?”

“예. 공주님. 우선 그레고리 뒤에 숨어계시길 바랍니다. 제가 처리해보겠습니다만 만일 문제가 생긴다면 바로 그레고리와 함께 히든 포탈로 향하시길 바랍니다.”


파스카이의 전사 중 가히 으뜸이라 할 수 있는 지오프리가 자신이 없는 듯한 말을 하자 놀란 이자벨이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공주님. 제 뒤에 가만히 계시지요. 상대가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또 다른 마스터인 지오프리조차 심상치 않게 말하자 그녀는 숨죽이며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


월담 후 헤카림을 달린 유진의 앞에 공원 입구가 눈에 들어왔다.

그가 공원에 들어서려던 찰나 유진은 안에서 미세하게 느껴지는 강대한 기운을 읽을 수 있었고 이에 멈춰선 그는 최대한 기척을 줄이고 나서야 발을 옮겼다.

그가 공원 내부에 들어섰을 때 범상치 않은 기운의 주인은 모습을 감추고 있는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는 혼자만의 대치상황이 시작된 지 얼마 후 갑자기 후문에서 낯익은 두 사람의 인영이 공원의 중심을 향해 다가왔다.

그 둘의 얼굴을 확인한 유진은 여러 이유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첫째로는 자기의 수고를 덜어주듯 이자벨이 나타나서였고 둘째로는 그녀의 집사 또는 일개 호위병인 줄 알았던 중년에게서 풍겨오는 기운이 지금 이곳에 숨어있는 자의 기운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들의 도착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사람이 전의 그 마구간지기인 걸 알아봤을 땐 놀라 소리칠 뻔하였다.

새로운 경지에 들기 전 알 수 없었던 그들의 강함을 새삼 느끼게 된 그의 놀람은 그만큼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놀람도 잠시 두 명의 실력자들에게 행여나 자신의 존재가 들킬까 전전긍긍하기 시작한 그였다.

그러나 그가 우려한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아주 급하게 나눌 이야기라도 있는지 만남과 동시에 서둘러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본의 아니게 그들을 엿듣게 돼버린 유진이었다.


‘뭐가 저리 급한 거지···?’


그들의 대화는 그가 전혀 예상치 못한 심각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 우연히도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인 듯 보여 어찌할까 고민하던 와중 어느새 그들은 자리를 옮기려 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순간 긴장을 풀어버린 유진의 기운을 감지한 그들이 경계태세를 갖췄다.


‘이런···. 어쩐다? 아직 결정도 하지 못했는데···.’


하지만 가만히 있다간 피차 문제만 키울 것 같아 모습을 드러내기로 한 그였다.


“아하하···. 여기서 이렇게 만나게 되네요?”


생각지도 못한 인물의 등장에 셋은 각자 저마다의 이유로 놀랐다.

이자벨의 경우 왜 저 사람이 또 여기서 나타난 것이지 하는 놀람이었고 그레고리와 지오프리는 잠깐 스치는 인연인 줄 알았던 그의 뜬금없는 등장과 함께 엑스퍼트였던 그의 수준이 자신들과 동등한 경지에 오른 것에 경악한 것이었다.

많이 놀랐는지 아무 말도 없는 그들에게 유진이 바로 본론을 꺼냈다.


“그 일. 내가 좀 도와줄 수 있을 거 같은데?”


&


유진을 포함해 넷이 된 일행은 지오프리가 만들어놓은 어느 지하 은신처로 향했다.

그곳엔 의식은 있지만 자아는 없는듯한 남자 둘이 누워있었다.

전형적인 정신계 마법의 부작용이 심한 경우였다.


“정말로 고칠 수 있는 거 맞지?”

“그렇다니까-. 잠깐만 기다려봐.”


불안한지 거듭 되물어오는 이자벨에게 유진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하며 앞으로 나섰다.


“리어드저스트먼트 큐어!”


그가 외치자 마나의 구름이 나타나 둘을 감쌌고 그들은 고통스러운 듯 신음을 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갑자기 지오프리와 그레고리가 각자 무기를 꺼내 유진을 향하며 외쳤다.


“네 이놈! 역시 녀석들의 스파이였구나! 당장 멈추지 못하겠느냐!”


사실 그들은 유진을 완전히 믿지 않고 있었다.

인그람과의 대결이 있고 난 뒤 지오프리가 알아본바 판게아의 일반 마령전사라는 정보 외에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어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던 녀석이었다.

더군다나 믿을 수 없는 녀석의 성장세와 실력은 그들의 의심을 더욱 증폭시킬 수밖에 없었다.

하여 지금 그들에게 유진의 행동은 유일한 목격자들을 없애기 위해 파견된 스파이의 한 수로 보일 뿐이었다.

그 증거로 그들이 저렇게 고통스러워하고 있지 않은가.


“내 행적 때문에 의심하는 건 알겠는데 원래 이런 마법은 고통을 수반하는 법이라고.”


손까지 들어 보이며 아무런 저항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 고민하던 이자벨이 그의 편을 들었다.


“일단 기다려봐요. 두 분이 계시니 만에 하나 이 자가 스파이라도 문제는 없을 테니까요. 그리고 제가 본 바로는 지금 이 자가 쓴 마법은 남을 해치는 마법의 종류는 아니에요.”


그제야 유진을 향했던 무기를 내려놓는 그들이었다.


“휴-.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네.”

“그렇지만 만약 이들이 낫지 않는다면 너는 앞으로 우리랑 계속 함께하거나 감금을 당해야 할 거야.”

“무슨 말인지 아니까 굳이 말 안 해도 돼. 심각한 상황인 건 알겠으니까.”


시간이 조금 지나자 두통에 몸부림치던 근위병들이 평온을 되찾으며 눈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여, 여기가 어디죠?”


중요한 목격자가 드디어 정신을 차린 순간이었다.


&


며칠 후, 그들의 예상대로 인그람의 공식재판은 앞당겨졌다.

파스카이 국왕을 시해한 인그람의 재판과 함께 공식적인 새 국왕인 다리엔의 취임식이 같은 날 이뤄진다고 하여 각국에서 사람을 보내왔다.

그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그람의 재판은 시작되었다.

누구 하나 그의 편에 서는 이 없이 모든 유죄의 화살이 그를 향했고 계속되는 심문을 버티지 못해 자신을 사주한 자가 인그람이라고 증언하는 하녀의 말에 모든 이가 그를 손가락질하며 욕했다.

그리고 마침내 더는 들을 필요가 없다는 듯 판결을 내리려는 재판관의 손이 심판의 망치로 향했다.


“피고인 인그람을 자신의 아버지이자 나라의 아버지를 살해한 패륜의 죄와 국왕 시해의 죄를 물어 즉결 사형에 처한다. 형을 바로 집행하라!”


외침과 함께 재판관이 심판의 망치를 책상에 두드리려던 그 순간 누군가 재판 실에 들어서며 외쳤다.


“잠깐만요!”


모두의 시선이 문으로 향하며 걸어들어오는 이들을 보았다.

모습이 보이지 않던 이자벨을 필두로 그녀의 호위인 그레고리, 수배 중인 지오프리,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세 사람이 뒤따랐다.

그들의 난입에 경비들이 나서 제지하려 하자 어쩐 이유에선지 재판관이 이를 말렸다.


“잠깐! 그들을 내버려 두어라.”


속내를 알 수 없는 재판관의 명령에 경비들은 순순히 물러섰다.

이에 사태의 흐름을 조용히 지켜보기만 하던 다리엔이 돌연 역정을 내며 외쳤다.


“그게 무슨 말이냐! 어서 저들을 재판 모독죄로 잡아들이지 않고! 심지어 수배된 지오프리까지 같이 있지 않나? 분명 불순한 의도를 가진 자들일 것이다!”


하지만 이에 재판관은 그를 노여운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다리엔 왕자. 이곳은 재판실이요. 그리고 이곳의 모든 결정권은 나한테 있소. 그러니 가만히 지켜보고 계시오.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

“뭐, 뭣! 네 이놈···!”


크게 격분하며 재판관을 욕하려는 다리엔을 누군가 막아섰다.

그의 오른팔이자 파스카이의 유일한 마스터 마법사 바스텐이었다.


“왕자님. 우선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재판관이 저희한테 우호적이지 않은 것 같군요.”

“큭···!”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사실 인그람의 재판이 앞당겨진 것은 다리엔의 압력이 있어서였다.

자신들이 감금해 놓았던 근위병들이 사라지자 초조해진 그가 갖은 수를 써 재판부를 압박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재판관들의 그를 향한 부정적인 태도는 당연하였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차피 지오프리 녀석이 저들을 데리고 갔으리라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녀석은 한낱 전사일 뿐. 근위병들의 정신을 되돌리려면 저 같은 마스터 마법사가 필요하니 녀석은 아직 이를 해결하지 못했을 겁니다.”


바스텐은 지오프리의 뒤를 따라 들어온 남자 둘을 가리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러자 다리엔이 다른 질문을 해왔다.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그래. 좋아. 그런데 저 녀석은 뭐지?”


그의 손끝이 가리킨 건 바스텐도 처음 보는 남자였다.

안 그래도 자꾸만 이상한 느낌을 풍기는 녀석이 신경 쓰이던 참이었다.

하지만 그 역시 아는 게 없으니 아무런 답도 할 수 없었다.

바로 그때, 재판관이 이자벨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이자벨 공주님.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고는 계시겠지요?”

“물론이에요.”

“그렇다면 말씀해주시지요. 이곳엔 어쩐 일로 오신 건가요?”

“두말할 것 없이 제 오라버니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누명이라···. 그렇다면 그 말의 뒷받침이 될 수 있는 증거라도 갖고 계신 건가요?”

“그렇습니다.”

“좋습니다. 방해하지 않을 터이니 계속하시지요.”


그러자 지오프리가 이자벨의 옆에 나란히 서며 말했다.


“이제부턴 제가 말하도록 하지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환생기 마령전사 유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공지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20.02.28 27 0 -
35 바스텐의 악랄한 손속 20.02.25 38 0 11쪽
» 영웅은 언제나 타이밍 좋게 20.02.23 46 0 12쪽
33 국왕시해의 전말 20.02.22 39 0 11쪽
32 격변하는 파스카이 20.02.20 47 0 11쪽
31 무엇을 해야 하나요? 20.02.17 46 0 12쪽
30 신이 내린 재능 20.02.16 106 1 12쪽
29 화이트 드래곤 20.02.13 53 0 12쪽
28 오크 워치프 브루트 20.02.12 53 0 12쪽
27 못생긴 오크 20.02.11 70 0 12쪽
26 오그래스, 망치, 그랜드 마스터 20.02.10 70 1 12쪽
25 마법사가 근접전을 너무 잘해 20.02.09 72 2 12쪽
24 사재기의 전말 20.02.08 79 2 12쪽
23 페가수스가 사는 곳 스카이피아 20.02.07 95 3 12쪽
22 초록 등급의 의뢰 20.02.06 88 3 11쪽
21 새 집 장만기 20.02.05 105 3 12쪽
20 환원 및 개과천선 20.01.24 142 3 11쪽
19 도장깨기 20.01.24 136 3 11쪽
18 복수와 볼드브라더스 20.01.23 139 3 12쪽
17 명예의 전당 20.01.22 159 3 11쪽
16 심사단과 키아나 골드테일 20.01.20 145 3 7쪽
15 의뢰 해결 그리고 9년 후 20.01.19 153 3 7쪽
14 멧돼지의 왕 보어킹 20.01.18 152 3 8쪽
13 첫 의뢰 20.01.17 164 4 9쪽
12 형제들의 해후 20.01.16 178 5 8쪽
11 방학과 아베우스의 오지랖 20.01.15 231 4 7쪽
10 레이먼드 피스키퍼와 집사 길리엄 20.01.14 202 4 7쪽
9 엘리트반 20.01.13 218 4 9쪽
8 이상한 교관들의 방문 20.01.12 222 4 7쪽
7 페어리 테일과 아베우스 와이즈위스퍼 20.01.11 249 4 7쪽
6 판게아의 수도 칼자스 20.01.10 282 4 8쪽
5 출발 20.01.09 371 5 8쪽
4 사대 정령왕 20.01.08 368 4 8쪽
3 테스터 셀리오 20.01.07 437 5 8쪽
2 유진 어스바인더. 20.01.06 523 6 8쪽
1 실패한 환생의 나날. 20.01.05 775 8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