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 소영주가 이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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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0.01.12 16:01
최근연재일 :
2020.02.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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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2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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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DUMMY

내가 일어 났을 때, 주변은 이동 준비를 마친 후 였다. 이야기를 대충 들어보니 어제 저녁, 소영주가 바라스 후작에게 불려갔고, 오늘 이동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난 분명 어제 오후에 누웠었는데 어느새 아침이 되어 있었다. 이상 할 정도로 잠이 잘 왔고, 컨디션도 좋았다.


우리는 아침을 먹고 바로 이동을 시작했다. 바라스 후작의 군대는 검은숲을 바라보며, 동쪽으로 길게 늘어섰고, 우리는 그 중심에서도 동쪽으로 조금 치우친 곳에서 대기했다.


소영주와 새롭게 포함된 토니, 그리고 리나와 두 아이까지 함께 모여, 후작의 다른 군사들과 대기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주변의 병사들은 리나와 아이들을 힐끔 거렸다. 나도, 설마하니 그 아이들을 데려 올 줄은 몰랐기 때문에 당황스러운건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 때 바라스 후작의 깃발은 든 기수가 앞을 지나가자 병사들이 함성을 질렀다. 기수가 지나고 나서도 계속 해서 함성을 질렀고, 발을 구르며 소리가 울리게 만들었다. 뭐지? 괴상한 광경이었다. 검은숲 특유의 빽빽한 나무 때문에 전방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마수 특유의 살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병사들은 술에 잔뜩 취한 것 처럼 악을 쓰면 소리를 질러댔다.


다행이 나만 몰랐던건 아닌지, 소영주가 피에르에게 이 괴상한 행동에 대해 물었다.


“마수가 이쪽으로 못오게 하려는 겁니다.”

“?”

“놈들은 본능대로 움직입니다. 지금처럼 숲 주위에 많은 군사들이 모여있다면, 가장 약한 곳으로 가장 많은 수가 몰려갑니다. 이렇게 소리를 내는건 마수들이 이쪽이 아니라, 영주군 쪽으로 몰려가도록 하기 위한 겁니다. 아마 저쪽도 여기와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을 겁니다.”


이해했다. 서로 반목중인 양군은 각자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상대 진영으로 마수를 몰려는 생각인가 보다. 상대의 군세를 꺽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모습이 한심하지 않다는건 아니었지만.


이런 방식으로 한곳으로 몰아 갈 수만 있다면 유인, 섬멸도 가능하다는 말이었으니까.


그리고 조금 지나자 검은숲 쪽에서 정제되지 않은 살기가 퍼져 나오기 시작했다. 때를 맞춰 우리쪽에서도 기사들이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부, 병사처럼 보이는 이들이 기사 보다 더 강한 기세를 보이기도 했다. 아마 그들이 피에르가 말했던 수상한 사람들인 것 같았다.


그리고 잠시 대치하더니, 검은숲에서 느껴지던 살기가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다.


때를 맞춰 후작의 기수가 파란 깃발을 들고 우리 앞을 지나갔다. 그 순간 병사들이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보자 어린 시절, 이웃 마을 애들과 전쟁놀이를 하던 순간이 떠 올랐다. 그만큼 우스우면서도, 조금 서글픈 모습이었다. 여기서 전투가 벌어지지 않는 만큼, 반대쪽은 지옥일테니 말이다.


어쨌든 나에겐 좋은 징조였다. 하지만, 소영주는 뭐가 그렇게 불만인지 화가 난 것 같았다. 점심 식사가 끝나자마자 바라스 후작을 찾아갔다.


그 사이 병사들은 대열에서 벗어나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하기 시작했고, 난 그들 옆에 슬그머니 앉았다. 소영주의 병사들은 그대로 대열을 유지한채 대기했다. 그들 스스로는 그것이 정예군의 모습이라 생각 하는 것 같았다. 실제로 복장을 통일하고, 대열을 유지한 모습은 제법 그럴 듯 했다.


하지만, 내 주위에 있는 병사들은 그들을 보며 ‘초짜’라며 비웃고 있었다. 잔뜩 얼어 있는 모습이 귀엽다나.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그리고 내 눈치를 보던 일부 병사들은 내가 별 말 안하자 소영주에 대한 험담도 하기 시작했다. 난 속으로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병사들을 통해 안 것은 첫날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거였다. 마수들은 단체로 이동하며, 앞선에 선 마수들을 뒤 따라가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첫 날의 흐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대화를 나누는 병사들은 조금 긴장이 풀린 것 같았다. 일부는 안도했고, 어려 보이는 일부 병사들은 구석에서 눈을 훔치고 있었다. 다른 쪽의 상황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당장 지금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 때 소영주가 돌아왔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잔뜩 화가 난 표정이었다. 소영주는 병사들을 보더니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그 때 나와 눈이 마주친 소영주는 내게 오려다, 갑자기 멈춰섰다. 그리고 한숨을 쉬더니, 위르안과 마르토프를 부르고 검은 숲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고 당황한 후작의 기사가 소영주를 다급하게 불렀지만, 빠르게 달려간 소영주는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할 수 없이 피에르에게 간 기사는 소영주의 행동에 대해 항의 했지만, 피에르는 고개를 저으면서 자기도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그럼, 대체 뭐 하러 가신 겁니까?”

“여기서 대기만 하고 있으려니 답답하셨던 모양입니다. 아마 숲 외곽을 둘러보고 오실 겁니다.”


기사는 재 빠르게 후작에게 전령을 보냈다. 그리고 곳곳에 흩어져서 쉬고 있던 병사들에게 다시 대열을 짤 것을 명령했다. 병사들은 작게 욕지거리를 내 뱉으며 일어나 대열을 정비 했다. 나도 어쩔 수 없이 엉덩이를 털며 자리에서 일어나 일행과 다시 합류했다. 그리고 난 바로 피에르에게 사정을 물었고, 피에르는 후작의 기사에게 한 것과 같은 대답을 했다. 하지만 표정 변화가 전혀없어서인지 믿음이 가지는 않았다.


한동안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별다른 변화가 없자 병사들은 다시 투덜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흘렀을 때 숲에서 소영주와 마르토프, 위르안이 튀어나왔다. 세명의 몸에는 붉고, 녹색의 피가 묻어 있었다. 그 중에서 마르토프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온몸에 피칠을 한 상태였다.


“온다!”


소영주는 크게 외치며 일행에 합류했다. 그리고 뒤늦게 합류하는 마르토프와 위르안의 뒤로 거대한 살기가 다가 왔다.


뒤 이어 후작가의 기사들이 병사들에게 다급하게 외쳤고, 병사들은 창을 들고 대기했다.


“책임은 나중에 묻겠습니다. 후작님에게 전령을 보냈으니, 곧 기사단이 측면에서 돌격 할 겁니다. 그 때 까지 자리를 지키고 방어에 힘써 주십시오.”


소영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기사가 떠나자 작게 욕설을 내뱉었다.


“흑풍대 대기. 내가 신호하면 돌격한다.”


난 놀라서 소영주를 봤다. 마르토프와 소영주가 선두에 가운데 리나와 두명의 아이가, 외각은 병사들이 차지했고, 후방에는 위르안이 섰다.


“이건 미친짓 입니다.”


소영주는 내 말을 가볍게 무시했다.


“자, 레벨 업 타임이다. 돌격.”


그리고 그대로 달려오는 마수들을 향해 돌격했다. 그 갑작스러운 돌격에 주변의 병사들이 당황했다. 소영주 일행이 벗어나자 대열에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다. 소영주를 따라가려던 난, 그걸 보고 자리에 멈췄다.


“내쪽으로 붙어. 대열을 조금 벌린다.”


내 명령에도 멀뚱히 보는 병사도 있었지만, 숙련병들은 상황을 빠르게 이해했다. 덕분에 대열에 생긴 구멍이 빠르게 매워졌다. 그래도 다른 곳 보다 조금 헐겁긴 했지만, 그 정도는 내가 충분히 감당 할 수 있었다.


숲과의 거리는 40미터 정도 됐다. 검은숲에서 흔하게 보던 고블린, 오크 뿐만 아니라 생전 처음 보는 마수 들이 쏟아져 나왔다. 마수들이 시야에 들어오자 병사들은 긴장하며 창을 곧추 세웠고, 후작의 기사들은 앞으로 나와 병사들을 독려했다.


소영주와 그 일당은··· 생각보다 잘 싸우기 시작했다. 선두에 나서 방진을 짜며 마수들을 사냥하기 시작했고, 걱정하나 리나와 아이들도 제법 잘 싸웠다. 그 가운데 소영주는 뭐가 좋은지 웃으며 마수들을 잡고 있었다.


검은숲에서 나오는 마수가 조금씩 늘어났다. 앞선 마수를 뒤 따르던 마수는, 앞에 선 마수가 멈춰서자 옆으로 돌아 나오기 시작했고, 그 뒤를 따르던 마수들도 따라 돌아나오기 시작하며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가 짠 대열의 끝에 도달하기 시작했다. 내가 위험한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때 쯤, 나팔 소리가 울렸다.


“기사단이다! 기사단이 온다. 조금 더 버텨라.”


그리고 동쪽에서 흙먼지가 일더니, 기사들이 그대로 돌격해서 말 그대로 마수들을 쓸어버리기 시작했다. 일렬로 늘어선채 푸른 오러를 일으키며 돌격하는 기사들의 위용은 엄청났다. 애초에 숲과의 거리를 40미터로 유지한게 이 때문인 것 같았다.


기사단이 통과하자마자 병사들은 환호를 질렀고, 병사를 지휘하던 기사와, 일반 병사복을 입고 있던 수상한 실력자들이 남은 마수들을 빠르게 정리했다.


“리나!”


그 때 앞에 돌출되어 있던 소영주가 비명을 질렀다. 기사단의 돌격 범위에 있었던 탓에 소영주와 그 일행이 휩쓸린 것 같았다. 분노한 소영주는 기사단이 사라진 서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일단 합류해! 기사단은 또 온다.”


난 그 틈에 크게 외쳤다. 검은숲에서 나오는 마수와 서쪽을 번갈아 보던, 위르안과 마르토프는 내 외침에 둘이 대화를 나누더니, 빠르게 복귀 했다. 마르토프는 정신을 잃은 리나를 업고 있었다. 상태를 보니 말에 밟힌 것 같았다. 너무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 말문이 막혔다.


나는 리나와 두 아이들을 후방으로 뺐다. 내 지시에 발끈 하던 두 아이는 마르토프가 내 말에 동의하자 별다른 말 없이 리나를 들고 뒤로 빠졌다.


전과 같이 마수들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우리는 다시 버텼다. 내 곁에 마르토프와 위르안이 있어서인지 방금 전 보다 훨씬 편하게 버틸 수 있었다. 소영주가 훈련 시킨 병사들도 후작의 병사들 보다 월등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심지어 훈련을 한지 얼마 안된 짐꾼 토니 조차도 더 뛰어난 모습을 보여 내심 깜짝 놀랐다.


그리고 다시 마수가 쌓이기 시작했을 때, 난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병사들을 지휘하던 후작가의 기사는 서쪽으로 전령을 두 명이나 보냈다. 그러나 마수가 충분 쌓였음에도 나팔 소리는 울리지 않았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우리에게 온 후작가의 기사는 굉장히 화가 난 것 같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기사는 일부 병력을 빼내 측면에서부터 마수를 정리하겠으니, 도와 달라는 말을 꺼냈다.


“드보아 발롱 입니다. 기꺼이 돕겠습니다.”

“......페리 오르텐스 입니다.”


나와 마르토프, 위르안, 그리고 병사 두 명이 대열을 빠져나왔다. 오르텐스 경과 다른 기사가 한 명, 종자로 보이는 이들이 3명 있었다. 그리고 일반 병사복을 입은 남자가 둘. 비록 12명 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우리는 빠르게 대열의 서쪽으로 이동해서 돌아나가려는 마수들 부터 빠르게 정리했다. 반대쪽으로 돌아가는 마수를 걱정하자, 오르텐스 경은 후작에게 전령을 보냈으며, 곧 병사들이 올거라며 나를 안심시켰다.


다행이 우리가 마수들을 정리하며 중앙으로 쓸어가기 시작했을 때 반대편에서도 병사들이 나타나 마수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정신없이 싸웠다. 그러다 나팔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고, 우리는 빠르게 대열에 합류했다. 기사단의 돌격이 다시 시작됐는데, 그 수가 조금 줄어 든 것 같았다. 그리고 붉은 피로 온 몸을 적신 소영주가 돌아왔다.


우리는 별 말을 하지 않았고, 해가 지기 시작하자 검은숲에서 나오는 마수들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전투가 끝나자마자, 바라스 후작이 소영주를 찾아왔다. 아무래도 동쪽에서 온 병사를 직접 지휘 한 것 같았다. 그 자리에서 바라스 후작은 소영주에게 책임을 물었다.


“내가 지원군을 자청한 건 마수로 부터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였지, 쓸데없는 정치 싸움에 관여하려던게 아닙니다.”


소영주는 오히려 화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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