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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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예(斷藝)
작품등록일 :
2020.01.15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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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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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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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파(餘波) - 4

DUMMY

17. 여파(餘波) - 4





나는 슬쩍 시계를 봤다.


4시 15분.

어느 쪽이든 결판이 났겠지. 누군가에게 일을 맡긴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계속 시계를 보게 된다.


나만이 모든 일을 완벽히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나름 믿을만하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일을 맡겼지만 예상 밖의 상황은 언제가 찾아오는 법이니까.


나는 애써 초조함을 떨쳐내고 책으로 눈을 돌렸다.


도서관은 조용했다.

율리아나와 공부를 같이 하게 된 뒤로 늘 수군거리던 목소리가 오늘은 잠잠해서인지 더 조용하게 느껴지는 것도 같았다. 율리아나는 지금 ‘현장’에 있었다.


그렇게 5분 정도 흘렀을까.


단단한 발걸음이 내가 있는 책상 쪽으로 다가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아이덴은 차분한 표정이었지만, 은은한 성취감이 그의 얼굴에 묻어나고 있었다. 그는 내 눈을 마주하고는 미미하게 살짝 고개를 끄덕인 뒤 곧바로 발걸음을 돌렸다.


성공했구나···!

나도 모르게 펜을 쥔 손을 꽉 쥐었다. 걱정과 초조함이 썰물처럼 씻겨나가는 기분이었다.


나는 오늘 점심 회의가 끝난 뒤 곧바로 아이덴을 찾아갔다.


“갑작스럽겠지만,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어서 찾아왔다.”


이야기를 시작하자 그의 표정은 여러 가지 의문으로 가득했다. 당연히 아이덴에게 모든 정보를 줄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제한되고 각색됐지만 그가 행동할 여지가 있을 만큼의 정확성이 필요했다.


나는 에노린이라는 3학년이 네라에게 앙심을 품고 있고 조만간 사고 칠 것 같아 주시해달라고 부탁했다.

다행히 아이덴은 에노린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 아마 로디스과 같이 있을 때 본 적이 있던 것 같았다. 로디스가 서로 소개해 줬을지도 모르고.


아이덴을 이 일에 끌어들인 이유는 나나 도로테아 이외에 사건을 수습할 사람이 필요해서였다.


앞으로 몇 건이나 사건이 터질지 모른다.

아이덴과 에노린. 내가 아는 것만 벌써 두 건.


도로테아와 내가 분담에서 사건을 맡는다고 해도 다 수습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무엇보다, 원래 교우관계가 넓은 도로테아와는 다르게 나는 최근까지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 학도들조차 드물었다. 공개적인 친분을 쌓은 건 율리아나 말고는 한 명도 없으니까.


그런데 타란과 마노젠의 왕자들이 죽고, 떨거지 백국 놈들이 북부로 돌아가자마자 활개 치고 다니는 내 모습이 주위에 어떻게 비추어질지 생각해봤다.

아무 관심 없는 애들도 있겠지만 이상하게 여기는 애들은 반드시 나올 것이다.


그런 소문이 북부에 퍼지면 어떤 상황이 닥칠지 상상도 안 된다.

심지어 슈이라 공작가의 후예인 내가 네라 파르닌을 구한다면, 그건 분명 엄청난 논란이겠지.


제국에서 기반도 다지기 전에 삼백국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아이덴은 평민들 사이에서 평가가 매우 좋다. 그는 사교적이고 친구도 많았다. 평민들끼리의 자잘한 마찰을 중재한 일도 꽤 있다고 들었고.

그러니 그가 사건에 개입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거기다 삼백국과 아무런 연관도 없으니.


좀 비겁하지만, 내게 마음의 부채가 있으니 아이덴이 거절하지 않을 거란 계산도 있었다.

그는 은원이 확실한 성격이었다. 성격상 올바른 일에 기력을 투자하는 것을 꺼리지도 않겠고. 무엇보다 지난번의 만남을 통해 그가 나름 믿을 만한 사람이라 판단했다.


엔포이즌의 피해자인 그가, 엔포이즌으로 인해 터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도 생각했다.

언젠가 로디스의 비밀을 말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아직 아이덴의 마음속에 남아있을지도 모를 엔포이즌을 뿌리 뽑기 위해서라도.


예상대로 아이덴은 내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꺼워하기까지 했다. 내게 마음의 빚을 갚을 기회가 찾아온 것에.


나는 특히 오늘 방과 후 본관에서 에노린을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에노린이 그렇게 막 나가는 사람이 아닐 거라며 고개를 갸웃했지만 순간 무언가를 깨달은 듯 입을 다물었다.


아이덴 본인이 내게 했던 일을 떠올린 걸까.

어쩌면 직접 말하지 않아도 조만간 로디스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그가 몇 번 논리의 비약을 시도한다면.


어쨌든, 아이덴이 본관에서 에노린을 발견한 후 따라다니다 보면 원래 그녀가 네라를 죽였던 장소, 즉 본관 서문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그곳에서 에노린과 마주치는 네라를 보게 되겠지.


그의 실력은 평민치고 상당했다. 사태를 수습할 능력은 있다.


나는 아이덴에게 혹시 네라와 말을 섞게 된다면 나를 언급하지 말아달라고도 했다.

궁금할 만도 한데 아이덴은 이 모든 내용을 참을성 있게 끝까지 다 들은 뒤에야 입을 열었다.


“어떻게 알게 됐는지는 말해 줄 수는 없는 건가?”


나는 ‘정보를 주는 친구가 있어. 궁금하겠지만 지금은 우선 협력해줘.’라고만 말했고, 아이덴은 시원하게 넘어가 줬다.

‘일단은 알겠다.’라는 말과 함께.


그는 내가 왜 나서지 않는지도 묻지 않았다. 생각보다 더 괜찮은 놈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아이덴에게 눈짓으로 보고를 받은 후 나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공부에 집중했다.


그렇게 한 30분 쯤 지난 5시경, 율리아나가 도서관에 도착했다. 이제 일상이 된 것인지, 그녀는 살짝 인사만 하고 당연하다는 듯 옆에 앉고는 책을 폈다.

‘저것 봐봐 결국 오늘도 왔어.’, ‘안 와서 뭐 좀 물어보려 했는데.’, ‘사귀는 거라니까. 딱 보면 몰라?’ 같은 말이 들렸지만 애써 무시했다.


도서관이 조금 한산해지고 조용해지자 율리아나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문제없이 잘 끝났어요. 에노린이 검을 뽑을 때 서문 쪽에서 다가오던 아이덴이 소리치며 네라를 옆으로 밀었어요. 그리고 당황해하는 에노린의 검을 쳐내고 목에 검을 댄 상태로 수사관을 불러달라고 주위에 요청했고요. 에노린은 수사관이 현장에서 그대로 연행해갔어요.

음, 아르나에게는 이미 보고했구요. 도로테아의 방에 쪽지를 놨으니, 그 다른 사건 협조가 끝난 뒤에 돌아오면 알게 될 거에요. 아니면 쪽지를 보기 전에 수사관을 통해서 듣게 될 수도 있겠지요.”


“고마워. 율리아나가 언제나 일을 많이 해줘서 늘 감사하고 있어.”


율리아나는 부끄러운지 작게 손사래 쳤지만, 나는 정말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번 일뿐만 아니라, 로디스 때부터 느낀 거지만 율리아나가 가장 많이 움직이고,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관찰, 정보 보고, 상호 소통. 율리아나는 헌신적이었다.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듯 보여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일단 지금은 그녀의 능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엔포이즌 사건이 정리될 때까지 당분간은.


그렇게 율리아나와 한창 공부하고 있는데 누군가 다가왔다.


“슈이라 공, 네라 파르닌 공주님께서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십니다. 잠시 따라와 주시겠습니까?”


동갑임에도 앳된 얼굴에 차가운 인상. 네라의 하녀, 메이델(Meidel)이었다.

그녀가 아카데미에 입학한 이유가 온전히 네라를 보좌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말투를 보면 확실히 이곳의 가치관과는 상관없이 철저히 하녀로서 행동한다는 느낌이군.


그나저나, 네라는 왜 나를 보자고 하는 거지? 타이밍이 너무 공교롭다.

무언가 눈치챌만한 흔적을 발견한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지도 모르지만.


결국, 만날 수밖에 없나······. 고민하고 있는데 율리아나가 급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건 힘들 것 같은걸요. 란은 지금 저와 공부하고 있는데요?”


율리아나로서는 내가 ‘또’ 문제에 휘말리게 될까 봐 걱정해서 한 행동이겠지만, 그리고 나를 이름으로 불러도 된다고 했었지만. 목소리가 컸다.

주위 사람들이 다들 고개를 휙 돌려 이쪽을 쳐다볼 정도로 컸다.


율리아나, 하다못해 이럴 때는 슈이라 씨라고 했어야지······.


아니나 다를까 주위 반응이 뜨거웠다. 물은 이미 엎질러져 수습할 방도도 없었다.


“들었어? 쟤, 언제나 성으로 부르는 애인데 지금 란이라고 했어!”


“사귄다니까. 뭐, 둘이 잘 어울리긴 하네. 둘 다 귀족도 평민도 아니니까.”


“쉿, 들리겠어. 큰 소리로 말하지 마.”


율리아나도 그제야 실수를 눈치챘는지 곤란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가렸다.

나는 일단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책을 정리했다. 율리아나도 붉어진 얼굴로 황급히 책을 챙기며 밖으로 나갔다.


누가 봐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서 주위 애들의 의심은 확신으로 전환 될 가능성이 컸지만 어쩔 수 없었다.

율리아나가 저런 상황에서 혼자 도서관에 앉아있는 것은 무리였다. 뭐······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


아마, 당혹스러움을 수습한 뒤 적당한 순간에 펠루시드를 써서 날 따라오겠지.

네라가 보자고 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메이델을 따라가기로 했으니까.


메이델이 나를 인도한 곳은 아카데미 서쪽에 있는 공원이었다.

식사시간이 다가와서인지 공원에 돌아다니는 학도는 없었다. 2월 초라 아직 겨울이기도 했고.


네라는 그곳에서 그녀의 호위인 같은 학년의 케벨 도다인(Kebel Dohthain)이라는 학도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케벨은 벼린 칼처럼 단단한 기세를 가지고 있었다. 실력이 상당해 보였다.

테논과 비슷한 수준인 것 같은데.

오늘 네라가 케벨과 같이 움직였다면 에노린은 절대로 네라를 해치지 못했을 것이다.


적당히 보호 거리를 지켜주며 걸음을 멈추자, 메이델과 케벨은 곧바로 자리를 비켰다.

그 두 명이 아무 말 없이 멀리 걸어가는 것을 보니 사전에 결정된 사안이었던 것 같지만.


독대라······. 솔직히 좀 놀랐다.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나? 사건에 휘말린 지 2시간 정도밖에 안 지났는데?


대담하다고 해야 할지. 조금 감탄하며 나는 네라를 바라봤다.

진홍색 단발머리가 붉음을 잃어가고 있는 석양 끝에서 타오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감이 가득한 눈을 빛내며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


“당신이지?”


뜬금없는 말이었다.

사실 뜬금없지 않지만, 그렇게 받아들여야 했다.


“뭐가?”


“당신이구나.”


으음, 설마 네라도 특수능력의 소유자인가.

독심술이라던가······. 아니. 그럴 리는 없겠지.


“······잠깐만, 대화를 따라가기 힘들어. 설명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잖아.”


애써 당혹스러움을 갈무리하고는 상황에 어울리는 말을 했는데, 네라에게는 씨알도 통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머금으며 입을 열었다.


“소문으로 듣지 않았어? 파르닌 백국의 공주가 공격당할 뻔했다고?”


여기서 소문을 듣지 않았다고 하면 너무 뻔한 거짓말이 된다.

사건 발생은 4시, 지금은 6시를 넘기고 있다. 2시간이면 이미 최소 2학년의 대부분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다고 봐도 좋았다. 심지어 공개된 장소에서 벌어진 일이었으니.


“들었어. 다행히 큰 봉변을 면한 것 같더군.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네라는 내 말을 듣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다행인가? 내가 다치지 않은 것이? 내가 없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줄 알았는데? 뭐, 이건 넘어가 줄게. 일단 내 말을 들어보도록 해. 재밌는 이야기를 해줄 테니까.”


사소한 실책 같은 건 고려할 여지가 없었다.

여유롭게 곡선을 그리는 네라의 입술을 보니, 이어질 대화가 만만치 않을 것 같았으니까.


“아이덴이라는 학도는 본관 서문에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어. 그쪽으로 걸어가는 중에 그가 어떤 여자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걸 알아챈 찰나 일이 벌어졌어. 스쳐 지나갈 때 느꼈는데 나를 보는 눈이 불순했고 무언가 정서불안이 있는 것 같은 여자였지. 갑자기 공격해올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지만.”


그동안 이야기를 해보지 않아서 몰랐는데, 네라의 주의력은 보통이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에노린에게 죽었을 때도 경계하기 힘든 뒤쪽에서 검을 뽑는 소리에 곧바로 몸을 돌렸다고 한다. 그 정도면 상당한 인지력을 갖고 있다고 봐야 했다.


누가 상상이나 할까. 아카데미 안에서 면식 없는 학도가 뜬금없이 자신을 공격할 것을.

공격을 피하지는 못했던 것은, 행동이 인지력을 따라오지 못했기에 벌어진 일이었을 것이다.


아이덴이 온갖 티를 다 낼 정도로 미숙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도 분명 자기 딴에는 주의했겠지.

그런데도 네라는 아이덴의 행동을 예리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일단 독심술 같은 능력은 없는 것 같아 다행이지만, 이렇게 통찰력이 있는 부류를 속이기는 쉽지 않다.

경각심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켰다.


네라는 명료한 어투로 말을 이었다.


“나를 죽이려 했던 사람은 3학년의 에노린이라는 여자였어. 왜 나에게 앙심을 품었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그녀의 행동은 아이덴에 의해 저지되었고. 사건이 정리된 직후, 아이덴은 현장에서 수사관의 간단한 조사를 받았지. ‘우연히 지나치다 검을 뽑는 것을 보게 됐다.’라고 하던데 이거 거짓말이잖아?

의구심이 들어 직접 물어보고 싶었지만 대답해주지 않을 것은 뻔했어. 혹시 몰라 메이델에게 뒤를 밟아보라고 했더니, 그는 조사가 끝나자마자 도서관에 가서 당신이 있는 책상으로 갔다가 바로 발길을 돌려 나왔다고 해. 이상하지 않아?”


대단하구나. 나도 모르게 감탄했다.

죽기 직전의 상황에 놓여 놀랐을 텐데 상황 분석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냉정하다. 그 상황에서 자신을 구해준 사람에게 곧바로 미행을 붙이다니. 절대 쉽지 않은 판단력인데.


아이덴은 우직하게 사건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내게 보고하러 왔다. 설마하니 그도, 나도 미행이 붙을 줄은 몰랐으니까.


아이덴에게 부탁할 때 결과 보고는 나중에 해달라고 할 걸 그랬나 뒤늦은 후회가 들었다. 내 불찰이었다. 행동 하나하나 꼼꼼히 따지며 이거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 말하기 어려운 것도 있었다.

아직 그 정도로 친분을 쌓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믿고 맡긴다는 인식을 주려고 필요 이상의 참견은 하지 않으려 했으니까.


네라는 눈을 반짝이며 내 대답을 기다렸다.

한겨울 공원에 나와 있는데도 식은땀이 난다. 이걸 대체 뭐라고 둘러대야 할지 순간 막막했다.


지나치게 생각을 깊게 할 수도 없었다.

아무래도 네라는 그런 걸 기다려 줄 성격 같아 보이지 않으니까.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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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붉은 새벽 - 15 +8 20.04.01 194 17 12쪽
71 붉은 새벽 - 14 +8 20.04.01 209 17 13쪽
70 붉은 새벽 - 13 +12 20.04.01 260 20 13쪽
69 붉은 새벽 - 12 +18 20.03.29 300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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