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아후라

웹소설 > 일반연재 > SF

다섯나무
작품등록일 :
2020.01.22 17:56
최근연재일 :
2020.05.03 21:10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3,921
추천수 :
74
글자수 :
530,924

작성
20.03.26 22:04
조회
23
추천
0
글자
17쪽

작전명 "타이탄 제거" 02

DUMMY

“그래, 무식하다고 광고를 하고 다녀라. 아무리 그래도 종족 체면이 있지, 미적 감각이 그렇게 떨어지냐? 타이탄에 생체 피부라도 입히고 움직여야지. 안 그래?”

“넌 사내의 로망을 몰라. 그렇게 여성체 남성체 왔다 갔다 하지 말고 나처럼 일관되게 남성체를 가지고 있다면 사내의 로망이 뭔지를 알 텐데. 경험만 많으면 뭐 하나? 깊이가 없는데.”


긴장감 없는 대화를 하고 있는 사이에 타이탄의 모습은 어느새 마이다스가 관장하고 있는 17개척단의 지척에 도달했다.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17개척단은 평온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가까이 접근해도 되는 거야?”


안전한 상황을 만들고 전황을 유리하게 이끄는 나의 성격에 비추어 볼 때 크로노스의 지금 행동은 다소 무모해 보이기도 했다.


“역시 넌 사내의 로망을 몰라. 전투는 손맛이야. 마시일이나 쏘고 빔이나 쏘고 폭탄이나 날리는 그런 건 전투가 아냐.”

“그러다가 얻는 피해는 어떻게 하려고?”

“걱정도 팔자군. 부서지면 다시 만들면 되지. 부자가 쪼잔하게시리.”

“그래. 잘 해 봐라.”


개척단 입구에 도착한 타이탄은 그 위용을 자랑했다. 살짝 심사가 꼬인 건 사실이다. 그동안 진이 만들었던 것 중엔 저렇게 커다란 놈은 없었다. 오히려 자그마한 곤충 크기의 정찰 로봇만 수백만 대나 가지고 있고 조금 크기가 커 봤자 행성 내 생명체의 샘플과 유사한 크기일 뿐이다.

‘시몬에게 시킬까. 듬직한 것 하나 만들어 달라고.’

보기 전에는 몰랐는데 타이탄을 화면으로 보고 있자니 살짝 욕심이 생겨나고 있었다. 화면 속에는 육중한 타이탄들이 개척단의 여기저기를 때려 부수는 장면이 여러 각도로 아주 실감나게 보이는 중이었다.


“저거 너무 일방적인데? 반격은 없는 거야?”

“예고도 없이 일어난 일이라 경황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대바족도 반격을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인님”


시몬의 무성의한 대답에 솔직히 화도 나지 않았다. 이럴 거였으면 아예 시스템을 바꾸는 건 아닌데.


“영상을 크라도스 쪽이 아닌 데바족 입장에서 볼 수 있도록 전환 해 봐.”

“알겠습니다. 주인님.”


화면이 전환되자 그동안 때려 부수는 입장에서 봐 왔던 편안한 모습이 아닌 긴박한 모습이 연출되었다.


“기습이다. 모두 산개해서 후퇴 해, 빨리.”

“기동 팀은 뭐 하는 거야.”

“타이탄이다. 공중 지원을 요청 해. 어서.”


사방에서 중구난방으로 떠들어 대는 소리가 들렸지만 전부 자신이 공격한다는 소리는 없었고 지원만 바라는 소리들만 가득했다. 그리고 그 소리에 반응하듯이 사우바들이 떠올랐다.


“공중지원이 시작됐다. 서둘러서 산개해.”


그러나 사우바는 떠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공격다운 공격도 제대로 하지 못 하고 타이탄의 휘둘러진 팔에 그대로 격추되고 말았다.


“저래도 되는 거야? 명색이 전투기잖아. 전투기가 무슨 장난감도 아니고 타이탄이 팔 한 번 휘둘렀다고 그대로 부서지냐?”


또 한 대의 사우바가 부서졌다. 그리고 부서지기 직전에 사우바에서 한 명의 데바족이 공중으로 튀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화면 속에 바로 떠오르는 인물 정보로는 개척단의 수장인 마이다스로 나오고 있었다.


“지휘자까지 전투에 나오다니, 끝난 상황이군.”

“비겁한 새끼, 동맹을 깨고 기습이나 하는 게 위대한 종족이 할 일이냐?”

“계약이 완료되면서 동맹도 사라진 거야, 순진한 녀석 같으니라고.”


마이다스의 분통 터지는 소리를 크로노스는 아주 여유롭게 받아친다.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조금 치사한 면도 있어 내 양심도 떳떳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계약이 완료된 시점에서 감히 위대한 종족을 공격한 것에 대한 응징도 따라야 하지 않겠어?”


풋, 응징을 하자면 내가 하는 게 순리인데 아주 뻔뻔하게 나오는 크로노스다. 가진 자의 오만이랄까? 이래서 가진 자의 논리는 못 가진 자들이 보기에 매우 억울할 소지가 다분한 것이다.


“네 말대로라면 응징의 1순위는 바로 너다. 아후라를 죽인 게 너인데 누구를 응징한다는 말이냐!”

“무슨 소리? 적군을 살해한 병사가 더 나쁜 놈일까? 아니면 전쟁을 계획하고 일으킨 놈이 더 나쁜 놈일까? 이번 일에서 난 일개 병사의 역할이었어.”


분한 마음의 마이다스가 원통한 목소리에 오히려 차분하게 반응하는 크로노스가 매우 얄미워 보이는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본래의 목적인 자살을 기도하는 모습은 가리고 엉뚱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모습도 재미있었지만 그런다고 그에게 그대로 휘둘려지는 데바족도 내가 보는 관점에선 미련한 자의 전형이었다. 아무리 전격적인 기습이라지만 일체의 제대로 된 대응도 하지 못 하고 약한 자의 논리를 펼치는 모습은 기대 이하였다.


“그나저나 이거 전력 차가 너무 나는데? 저렇게 해서 어떻게 자살을 할 수가 있다는 거지? 오히려 한바탕 신나게 노는 거잖아?”


비록 혼잣말이지만 내가 중얼거리면 진은 어느 정도 반응을 했는데, 시몬에게선 묵묵부답이었다. 이놈의 인공지능 성격을 개조하던지 해야지, 싹싹한 맛이 없어. 적당히 주인의 말에 맞장구도 치는 그런 녀석으로 성격을 수정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크로노스에게 통신을 넣어 봐.”

“네, 주인님.”


나의 명령에 짤막한 답만 하는 시몬이었다. 내가 너무 괴롭힌 것일까? 이런 단답형의 대답은 듣기 싫은데.


“위대한 종족의 자살 계획이 왜 이렇게 엉망이야? 전력 차가 너무 심하잖아?”

“나도 미치겠다. 성능을 저하시킬 만큼 시켜서 들고 나왔는데도 상대가 너무 약해. 나도 갑갑하다고.”

“무슨 개소리야? 상대의 전력을 파악하는 건 전투의 기본 중에 기본이란 걸 네가 모르면 어떻게 하라고?”

“내 선에선 최선을 다한 거야. 나도 하루 빨리 죽고 싶다. 어떻게 된 게 전투선이 팔 한 번 휘두른다고 그대로 부딪히냐? 얘네들이 우주 탐험을 하는 종족이 맞는 거야?”


음, 하긴 내가 봐도 난감했다. 무슨 원거리 무기를 쓰는 것도 아니고 그저 무식하게 부딪히고 파괴하는 방법인데도 그걸 막아내지 못 하는 건 데바족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데바족도 방법을 강구할 시간을 줘. 조금 정신을 차리면 뭔가 방법이 있겠지, 적당히 공격하고 물러 나.”

“에구, 어느 세월에 죽을 수 있을는지 앞날이 캄캄하다.”


내 말에 다행인지 불행인지 크로노스가 수긍을 했다. 그리고 타이탄들도 공격의 강도를 죽이면서 서서히 물러나려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적의 공세가 약해졌다. 최선을 다해 후방을 막고 지원군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바보 같은 마이다스니라고, 상대가 안 되는 적이 물러나주면 고맙게 여길 것이지, 오히려 발목을 잡고 늘어지려고 한다. 이런 어중이떠중이를 보낸 아눈나키족의 수준을 알만하다. 혼자 발광하는 마이다스의 모습에 짜증이 났는지 크로노스의 타이탄이 그 육중한 팔을 휘둘러 마이다스를 날려 보내려 했다.


“어? 저건? 특이한 물건을 가지고 있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마이다스의 손엔 얇은 장갑 같은 것이 껴 있었고, 그 장갑에서 순간적으로 금속성의 방패가 튀어나와 타이탄의 공격을 일정부분 흡수하였다. 그래도 상당량의 충격은 그대로 전해져서 공중으로 날아올랐지만 추진 장치를 단 신발 덕에 땅 위에 나동그라지는 참사는 모면할 수 있었다.


“단장이라 이건가? 지급 된 장비가 더 좋아졌는데?”


예전 인드라 때만 해도 소형 날틀을 이용해서 날아다녔는데, 이젠 비행 신발이다. 조금씩 데바족의 기술도 발전을 하는 것이 보인다. 거기다 장갑을 이용해서 방패를 생성해 낸다는 것은 공간 역학과 에너지 변형학 및 재료 공학의 발전이 상당한 성과를 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시몬, 뭐 하는 거야? 상황이 변하면 그 상황에 맞는 분석 자료를 그 때 그 때 내놔야지?”

“죄송합니다. 아직 준비된 자료가 없어서.”

“진짜 바보 아냐? 자료가 없으면 진에게 요청해서 확보를 해야지?”

“죄송합니다. 바로 실행하겠습니다.”

“됐어, 진! 마이다스가 가진 장비에 대해 설명해 봐”

“가장 최근에 인원이 교체된 시점에서 장비도 같이 교체되었으며, 그 때 개인 휴대 장비의 대부분이 신형으로 바뀌었습니다. 현재 마이다스가 가진 장비들은 그 수량이 적어 간부급 위주로 보급되어진 것으로 그 구성품으론 눈에 장착하는 망막 렌즈, 귀에 착용하는 통신 이어폰, 코에 삽입하는 항바이러스 필터, 어깨에 메는 충격 흡수 패드, 손에 끼는 분자 생성기, 허리에 장착하는...”

“그만! 뭐가 이렇게 많아, 그냥 화면에 띄워, 듣는 것보단 보는 게 훨씬 빠르겠다.”


계속 듣고 있자니 머리만 복잡해진다. 이럴 때는 오히려 간단하게 어느 부위에 어떤 물건이 장착되었는지 보는 것이 이해력에 도움이 된다. 청각 정보보단 시각 정보가 보다 빠른 인식이 가능하다. 그래서 내 유년 시절의 학습 방법은 대부분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 시킨 방법뿐이었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누군가는 그럴 것이다. 그냥 뇌에 지식을 주입하면 되지 않냐고? 웃기는 소리다. 초등 교육을 이수하는 자에게 고등 교육의 교과서를 보여주면 이해할 수 없듯이 뇌에 주입되는 지식은 그저 지식일 뿐이다. 그것도 활용 불가능한 지식. 그것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 바로 교육인 것이고.


“흠, 내가 직접 전장에 뛰어들까?”


마이다스의 전투 장비를 보면서 얼핏 드는 생각이었다. 저 정도의 장비를 가지고 있다면 어느 정도의 전투력을 보일 수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크로노스가 물러나고 난 다음에 데바족은 난리가 났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내려 친 것처럼 전혀 예상치 못 하게 바로 어제까지의 동지가 적으로 돌변해서 날카로운 발톱을 휘두른 것이다. 당연히 분노에 가득 찼고 그 뒤를 이어 크로노스에 대한 성토도 일어났고 바로 반격을 가해야 한다는 소리도 나왔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그리고 그 회의장을 난 실시간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사적유희열람방지조항에 어긋난다고? 그딴 건 애들한테나 줘 버리라고 그래. 그리고 난 지금 포세이돈의 모습이야. 내가 내 동족의 회의 장면을 보는 게 뭐 어때서.


“세상에 이런 법은 없습니다. 아무리 냉혹한 문명 관계라 해도, 바로 어제만 해도 동지였는데, 그 동지가 오늘 우리의 어깨를 찔렀습니다. 결코 좌시해서는 안 되며, 아니 바로 응징을 해서 우리 아눈나키 문명의 위대함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 크로노스가 강력한 적일지언정 우리가 똘똘 뭉치면 능히 제압할 수가 있습니다. 당장 진압군을 파견해서 우리가 결코 만만한 종족이 아님을 보여줘서 두 번 다시 이런 경거망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여러 데바족의 성토장이 된 원형 회의장이 있었고, 그 뒤로도 수십 명의 데바족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한참이나 성토의 화염을 내지르던 장내를 아리스방이 손을 들어 진정을 시켰다.


“여러 동지들의 뜻은 잘 알아들었습니다. 그 울분은 저도 충분히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는 우리 종족의 앞날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입니다. 크로노스라는 강력한 적을 눈앞에 두고 한 마음 한 뜻으로 모인 지금이야말로 우리 종족의 역량을 보일 좋은 기회라고 보입니다. 여기엔 각 개척단에 파견되어 있는 인원도 거의 다 모여 있으므로 진압군의 구성을 꾸리기에도 매우 좋은 자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 누가 진압군의 수장을 맡아서 저 극악한 크로노스를 응징하는 게 좋은지 기탄없는 의견을 표현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 데바족의 수장인 아리스방의 의견이 끝나자마자 좌중은 침묵으로 들어갔다. 상대가 너무 강력한 것이다. 성토할 때까지는 좋았는데, 누가 선봉에 설까라는 질문엔 아무도 대답을 못 하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데바족도 의리가 어느 정도 있어 보인다. 필패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내부의 적을 제거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는데,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아서다. 한편으로는 어차피 좌천돼서 온 이 행성에 편 가르기를 하느니보단 서로가 적당히 시간만 채우다 가려는 경향이 강해서 자기 세력을 만들지 않은 탓도 있을 것이다. 예전이 그립다. 마르두크라는 녀석이 있었다면 자기가 나서서 크로노스를 일거에 물리치겠다고 했을 텐데.


“회의장에 영상을 띄워.”

“알겠습니다. 주인님.”


한편 회의장 상단에 갑자기 나타난 영상에 데바족들은 술렁거렸다. 자신의 영역에 난데없이 들어 온 화면에 내심 불쾌할 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런 건 무시했다.


“갑자기 연락을 하게 돼서 미안하게 됫수다.”

“누,,,누구?”

“아! 나를 죽여 놓고도 내가 누군지 몰라? 나 포세이돈이야, 포세이돈. 내 얼굴을 알아 볼 친구도 몇 있을 거 같은데 안 그래?”


이 친구들한테 예의를 차리고 싶은 마음은 없다. 불과 이틀 전에 나를 죽인 장본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내가 그들에게 예를 차린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그래도 동맹을 꾸리러 온 까닭에 포세이돈의 모습을 가진 것이다. 거기에 그의 인격도 좀 챙겨왔고. 내가 포세이돈임을 밝히자 장내의 인물들은 놀라는 모습이었다. 지금 크로노스가 데바족을 공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치더라도 내가 데바족을 친다면 저들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이 친구들 모두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거야? 아무도 없어? 왜 다들 말이 없는 거야?”

“위...대한 종족께서...”

“이거 왜들 이러시나? 나 포세이돈이야. 포세이돈, 아후라라는 존재는 잊어버려. 데바족의 일원인 포세이돈이라고. 아리스방! 내 말이 뭔 말인지 이해하겠지?”


아리스방이 나에게 존칭을 붙이려고 하자 재빨리 그 말을 막았다. 데바족의 한 손을 거들어 주기 위해 온 것이지 새로운 분란을 일으키려고 온 게 아니어서였다. 그녀도 나의 의중을 파악했나 보다.


“그래. 포세이돈, 갑자기 통신을 연 이유가 뭐지?”

“데바족의 일원으로서 간악무도한 크로노스의 만행을 저지하기 위해서지, 뭐 다른 이유가 있겠어? 나도 데바족이니까 당연히 이 회의에 참여할 권리도 있고 말야.”

“그 말 진심인가”


위대한 종족인 내가, 그것도 바로 얼마 전에 이들의 연합에 죽임을 당한 내가 도움을 준다고 하니까 아직은 의심스러운가 보다. 하긴 누구나 마찬가지겠지.


“의심스럽더라도 넘어 가. 그리고 내 행동은 못 믿어도 좋지만 내 말은 의심하지 않길 바래. 내 명예에 관련된 일이니까. 알아들었지? 나를 죽인 크로노스를 내가 죽인다는 것에 불만을 품지 말도록.”

“아...... 알겠어.”


답답한 마음에 회의에 참여했지만, 내가 들어가면서 회의의 속도는 오히려 더 지지부진해졌다. 새로운 변수인 나의 등장으로 데바족에겐 오히려 문제만 더 꼬인 셈이다. 그리고 그렇게 지지부진해진 회의는 오랜 시간을 거치고 나서야 데바족, 나 포세이돈, 그리고 하데스를 참여시켜 크로노스를 응징하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한 마디로 아무것도 결정 난 것이 없이 끝난 회의가 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데바족, 하데스 그리고 나 포세이돈의 연합군이 결성되었지만 크로노스의 공격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 하고 시간만 흘러갔다. 크로노스의 위력이 막강한 탓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나의 소극적인 참여 태도 때문이기도 했다. 같은 종족을 죽이는 일에 적극적인 참여가 못 마땅한 것은 이유가 아니었다. 가장 큰 이유는 내가 겪은 죽음의 짜릿한 쾌감을 크라도스에게 일찍 주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몇 년간 이어지는 지지부진한 공방전에 답답해하던 크로노스가 나를 찾아와서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 그만 나를 죽일 때도 된 거 아냐?”

“내가 죽일 수는 없지, 그러니까 전력을 더 약화시켜 봐.”

“야, 고장 난 거 지금까지 한 번도 수리 안 하고 싸워도 안 밀린다.”


개미 한 마리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공룡을 죽일 수는 없다. 그 개미가 비록 총을 들었다 하더라도 공룡이 보기엔 하찮은 수준일 뿐이다. 기술력의 차이가 심하더라도 물리력의 차이를 극복하기는 힘이 든다. 그 공룡이 육식동물이 아닌 초식동물이라도 총을 든 개미가 상대하기엔 버겁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인간 옆에 있던 데바족은 차츰 데우스로 부르다가 제우스족으로 불리게 되었다. 같은 편이라고 믿는 종족을 악마라는 이름의 데바족으로 부르기엔 인간들의 이성이 거부감을 느낀 것으로 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후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3 2.1. 아이들의 반격 20.05.03 8 0 17쪽
82 2.1. 굴려라 03 20.05.02 9 0 10쪽
81 2.1. 굴려라 02 20.04.29 9 0 10쪽
80 2.1. 굴려라 20.04.28 15 0 17쪽
79 2.0 프롤로그 20.04.27 12 0 2쪽
78 천족의 반격 04 20.04.20 16 0 15쪽
77 천족의 반격 03 20.04.19 13 0 16쪽
76 천족의 반격 02 20.04.18 11 0 15쪽
75 천족의 반격 20.04.17 15 0 15쪽
74 북벌 05 20.04.16 13 0 14쪽
73 북벌 04 20.04.14 11 0 13쪽
72 북벌 03 20.04.13 13 0 14쪽
71 북벌 02 20.04.12 15 1 16쪽
70 북벌 20.04.11 15 0 14쪽
69 제국을 향한 첫 걸음 03 20.04.10 16 0 13쪽
68 제국을 향한 첫 걸음 02 20.04.09 16 0 14쪽
67 제국을 향한 첫 걸음 20.04.08 17 0 12쪽
66 미친 놈 VS 또라이 03 20.04.07 16 0 11쪽
65 미친 놈 VS 또라이 02 20.04.06 16 1 11쪽
64 미친 놈 VS 또라이 20.04.05 15 1 17쪽
63 전쟁 속으로 03 20.04.04 14 0 13쪽
62 전쟁 속으로 02 20.04.03 16 0 15쪽
61 전쟁 속으로 20.04.02 20 0 14쪽
60 서바이벌 게임 04 20.03.31 18 0 17쪽
59 서바이벌 게임 03 20.03.30 14 0 15쪽
58 서바이벌 게임 02 20.03.29 15 0 15쪽
57 서바이벌 게임 20.03.28 17 0 17쪽
56 작전명 "타이탄 제거" 03 20.03.27 19 0 12쪽
» 작전명 "타이탄 제거" 02 20.03.26 24 0 17쪽
54 작전명 "타이탄 제거" 20.03.25 20 1 16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다섯나무'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