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막 6장
“예?”
“그일, 제가 드릴게요.
휘랑의 두서없는 말에 희민은 일순간 당황해 물었다.
“대인...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아! 그전에 셈 좀 할 줄 알아요?”
희민의 물음에는 아랑곳 않고 휘랑은 자신이 할 말을 했다. 그 모습에 화가 날 법도 했지만 그녀는 이마 한 번 찡그리지 않고 그의 물음에 답해주었다.
“예, 뭐 상인의 자식 이였으니까 셈법정도는 할 줄 압니다만...?”
“잘됐네요. 저랑 같이 어디 좀 가요. 너도 같이 가자”
“어...? 어?!”
그는 두 사람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두 사람의 손을 잡고는 어딘가로 향했다. 잠시 후 도착한곳은 큰길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2층짜리 목조건물 이였다. 휘랑은 그곳에서 멈춰 서서는 두 사람에게 말했다.
“저 오늘부터 객잔을 열겁니다. 거기서 돈 관리를 해주세요. 한 달 봉급은 은자 두 냥 어때요?”
“네!?”
“왜요? 너무 적어요?”
당황해 하는 그녀의 모습에 휘랑은 혹시 봉급이 적은가 하고 고민했다. 물론 그녀가 당황해 하는 이유는 그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잠시 머릿속으로 상황을 정리하고는 아직까지 봉급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휘랑에게 물었다.
“객잔을 여신다고요?”
“예”
“감히 묻사온데 장사를 해본 적이 있으신지요?”
“아니요”
그녀의 고운 이마에 일순간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았지만 착각일까? 그녀는 침착히 다시 물었다.
“이 건물은 구매 하셨는지요?”
“예”
그녀의 물음에 해맑은 표정을 하며 대답을 하는 휘랑을 보며 그녀는 어찌해야 할지 몰라 이마를 짚었다. 건물을 벌써 구매했다니... 이 남자 추진력 하나는 끝내줬다. 그러나 본디 장사란 것은 쉬운 것이 아니며 객잔같이 음식을 주류로 하는 장사라면 더더욱 쉬운 것이 아니었다. 아마도 이 사내는 그것을 모르기에 이렇게 일을 벌릴 수 있으리라. 그렇기에 그녀는 알려줘야 했다.
“대인... 장사란 것은 본디 쉬운 것이 아닙니다. 더구나 이렇게 갑작스럽게 결정할 문제가...”
“자! 들어가봐요!”
“대...대인!”
희민은 휘랑에게 장사에 어려움을 이야기 하려 했으나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와 희윤 이에 손목을 잡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은 꽤나 정돈되어 있었는데, 휘랑은 두 사람에게 건물 안을 구경시켜주고는 초롱거리는 눈빛으로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이곳에서 객잔을 여는거에요! 제가 숙수일 을 하고, 희민 씨가 돈 계산을 하고! 어때요?”
어떠고 자시고를 떠나서 그녀는 휘랑에게 물었다.
“대인... 대인께선 어째서 이렇게 저희를 도와주시려 하는 건가요?”
“...? 그건...”
그녀의 물음에 휘랑은 무언가 대답하려 했지만 그녀는 그 말을 자르고는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혹여 라도 동정심 때문에 이러시는 겁니까?”
“아닙니다.”
혹여라도 동정심 때문에 그랬다면 그녀는 진심으로 화내려 했다. 그것이 자신과 희윤에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건 그녀와 희윤이를 모욕하는 것이였다. 그러나 그는 그녀의 물음에 단호히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의 단호한 대답에 희민은 순간 놀랐다. 그녀는 지금까지 휘랑이 자신들에게 하는 행동이 순전히 동정심 때문에 이루어지는 줄 알았기에 지금 이렇게 대책 없이 일을 벌린 것에 대해 조금 화가 나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아니라니... 그녀는 휘랑에게 물었다.
“그럼 무엇 때문입니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예...?”
모른다? 모른다니... 자신의 마음을 모른다는 게 말이나 되나? 그녀는 휘랑의 말에 순간 어찌 이야기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런 그녀를 뒤로하고 휘랑이 말을 이었다.
“그런데, 왠지 이곳에서, 이곳에서 시키더군요. 저도 이러는게 무엇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왠지 두 사람을 놓치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그는 말을 하면서 자신에 가슴을 가리켰다. 그 모습에 희민은 일순간 할 말을 일었다. 지금 이 남자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까? 아마도 자신이 무슨말을 하는지 모를 것이다. 왠지 그 모습에 그녀는 웃음이 났다. 지금까지 그녀는 세상이 모진 줄만 알았는데 살다보니 이런 재미있는 일도 있었다. 그렇기에 웃음이 났다. 휘랑은 그녀가 웃는 모습을 보고는 조심히 물었다.
“제 말이...웃겼습니까?”
“푸핫... 아닙니다. 후훗... 대인, 그런 말은 아무에게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시겠죠?”
“예? 예 알겠습니다.”
재밌는 사내였다. 아니 순진하다고 해야 할까? 냉큼 알았다고 대답하는 그의 모습에 그녀는 순간 다 큰 휘랑이 강아지 같다고 생각했다.
“대인, 장사는 준비해야 하는 것이 많습니다. 알고 계시는지요?”
“예...? 아니... 사실 장사는 처음이라...”
그녀의 말에 휘랑은 그녀의 눈을 피했다. 사실 이렇게 일을 벌이기는 했지만 장사는 처음인 그였다. 아니 이렇게 큰 일을 벌인 것 자체가 처음이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산에서 살던 그였는데 언제 장사를 해보고 이렇게 일을 벌였겠는가. 그녀는 그의 말에 아까와 같이 한숨을 포옥 쉬었다. 하지만 아까와는 다른 의미에 한숨이었다.
“하아... 그 사실은 아까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하면으...”
“그래도 저희 봉급을 주시려면 장사가 잘돼야 하니 열심히 돕겠습니다.”
“그말은...?”
그녀는 휘랑을 보고는 생긋이 웃으며 말했다. 사람에 감정이 참으로 묘한 것이란걸 느끼며.
“잘 부탁드립니다. 객주님.”
그녀의 말에 휘랑은 환하게 웃었다.
- 작가의말
또 올렸습니다~ 슬슬 제 소설이 무협소설인지 연예소설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간간히 무협지같이 올릴테니 지금은 부디 용서해주세요!
작가는 선작을 먹고 삽니다! 댓글과 추천 조회수는 간식 or 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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