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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천야비정검(賤夜非正劍)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쇄룡(殺龍)
작품등록일 :
2020.02.09 21:48
최근연재일 :
2020.03.0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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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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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1. 천야(賤夜)의 등장(1)

DUMMY

송나라 말 중원과 무림이 나누어지고 무림은 무림맹회(武林盟會)가 다스리고 중원은 천자(天子:황제)가 다스리게 되었다.


무림은 다시금 다섯 문파로 신격(神擊), 추현(秋賢), 당창(倘蒼), 타견(打譴), 천야(賤夜)로 나누었다. 천야를 제외하고는 전부 맹회의 도움을 받아서 자주 만났으나 천야는 제자들을 가끔 볼 수 있었고, 문주의 이름도 모습도 알 수 없었다.


무능한 조정의 횡포에 수차례 담론을 하던 각 문파의 문주들이 모여서 마지막으로 맹주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날이었다.


비가 내리던 어느 날, 병사들은 문주와 맹주가 머물고 있는 곳을 여느 때와 같이 지키고 있었고, 문 앞을 지키고 있던 두 사내는 한숨을 쉬면서 입을 열었다.


"다섯 번이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도 천야의 제자도 오지 않다니 거만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조용히 하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


"적어도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인데···그나저나 비가 이렇게 많이 내리다니···술을 마시기 좋은 날씨다."


왜소한 사내가 주변을 둘러보면서 눈을 잔뜩 찌푸렸고, 옆에 서 있던 사내는 마지못해서 그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


"시끄럽다."


"조용히 하고 저기···혼자 서 있는 자가 보이지 않아?"


"이곳에 올 수가 없는데···무슨···"


이때, 사내는 그의 말을 믿지 못 했으나 고개를 돌려서 그가 보는 쪽을 보았고, 그러자 저 멀리 한 사람이 비를 맞으면서 서 있으니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 했다.


새하얀 옷을 걸치고 서 있는 사내가 다가오자 병사들은 서로 어깨를 붙잡고 흔들면서 소리를 쳤다.


"어떻게 이곳까지 사람이 온 거지. 어서 무기를 들어!"


급히 허리춤에 매고 있던 검을 꺼내서 들자 사내는 어느새 눈 앞까지 다가왔다. 머리카락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고 가면을 쓰고 있는 사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싸우고 싶지 않네. 이곳에 문주들이 있는가?"


"그···그게···너는 누구냐!"


왜소한 사내가 검으로 위협을 하자 백의인은 여전히 가면을 벗지 않고 손짓을 하면서 말했다.


"천야의 문주가 왔다고 전하면 오라고 할 거다."


"천야···설마 당신이 천야···"


"가서 전해라. 기다리고 싶지 않으니까."


"네···네!"


두 사내가 미끄러지듯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백의인은 가면으로 웃을 뿐이었다. 병사들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문주들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 하고 일갈했다.


"그래서 조정을 어떻게···무슨 짓이냐!"


"들어오지 말라고 했을 텐데!"


병사들은 헐떡이면서 문을 가리켰고, 곧 문이 열리고 백의인이 들어왔다. 방 안에는 온갖 음식들로 냄새가 가득 차서 그는 옷으로 코를 막았다.


"다른 사람들은 굶고 있는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다니···"


"너는 누구냐."


맹주를 제외하고는 전부 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붉은 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노인의 물음에 그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바닥에 깔린 융단과 여러 꽃을 화병에 담아 놓은 모습이 가관이었다. 조정의 횡포에 사람들은 굶주리고 있는데 조정에 반란을 일으키겠다는 자들은 맛있는 음식이나 먹고 있으니 모순이었다.


어찌나 역겨운지 백의인은 어느새 바닥에 엎드려서 아침부터 지금까지 먹었던 것들을 모두 게우고 나서 노인을 가리키면서 물었다.


"어째서 이렇게 많은 음식을 사람들에게 주지 않고 무엇을 하는 것이오?"


"정체를 밝혀라!"


"천야문의 문주가 처음으로 이곳까지 왔는데 놀라지 않고 무엇을 하는 것이오?"


"당신이 천야의 문주요?"


"그렇다고 말을 해도 믿지 않을 텐데 어째서 묻는 것이오?"


그의 대답에 사람들은 천천히 천을 벗어서 바닥에 던졌고, 주름이 가득한 노인이 수염을 매만지며 그를 지긋이 보았다.


새하얀 옷, 윤기가 흐르는 머리카락, 가면으로 가리고 있지만 감출 수가 없는 살기로 가득 찬 눈을 보며 노인은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아미타불···천야의 문주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으니 거사가 성공을 하겠구나."


이때, 사람들 중에서 가장 젊은 사내가 호탕하게 웃더니 노인에게 삿대질을 했고,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이를 보았다.


마구 찢어진 옷을 걸치고 있는 사내는 걸인과 다르지 않았기에 더욱 볼 수밖에 없었던 그때, 반 식경 동안 웃던 사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도박이나 하지 않겠습니까. 아미타불을 외치고 있는 늙은이와 내가 저자의 정체를 맞히는 겁니다. 아무도 나서지 않고 깊은 생각에 빠진 척을 하고 있으니 제안을 하는 겁니다."


사내의 물음에 사람들이 각각 눈치를 살피면서 얼굴을 일그러뜨리던 그때, 주름이 가득한 노인의 옆에 앉아 있던 사내가 노려보았다.


"은려(恩慮), 입은 다물고 두 눈으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을 보시오."


"방 문주, 당신도 웃기지 않나? 저자의 정체가 천야의 문주라고 말을 하는데 정작 확인은 하지 않으니까. 그러면 나는 저자가 천야의 문주가 아니라는 것에 타견에서 반 년 동안 편히 살 수 있을 정도의 금전을 걸겠다."


은려라고 불렸던 걸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그에게 다가갔고, 그는 마치 기다렸다는 것처럼 가면에 손을 얹었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가면을 천천히 들어 올리더니 눈을 간신히 드러내고는 은려의 멱살을 붙잡았다.


느닷없이 멱살을 붙잡자 은려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 그의 팔을 밀쳤고, 옷을 툭툭 털고는 그의 가슴을 힘껏 밀쳤다.


"천야의 문주는 무향격검(無香撃劍)이라는 별호를 가지고 있는데 검도 없고, 문주라는 증거도 없으니···너는 누가 보낸 것이냐."


무향격검(無香撃劍)


천야의 문주의 검을 지금껏 제대로 보았던 자도 없고, 그나마 문주의 검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던 자들이 문주를 부르는 별호였다.


"예의도 없고 증거나 가지고 오라는 말보다 내가 손에 들고 있는 게 나은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을 하느냐."


그의 대답에 은려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그의 손을 보았고, 언제 꺼냈는지 한 자루의 도와 목패가 있었다.


은려는 사람들을 보자 자신과 같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 보려고 하지 않자 천천히 사내의 얼굴을 보았다. 그러자 사내가 가면을 벗어서 얼굴을 보였고, 그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가면 뒤에 흉측한 얼굴이라도 있는 것일까. 은려가 쓰러지자 노인이 사내에게 다가가서 합장을 하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천야의 문주가 이곳까지 오게 된 이유가 무엇입니까?"


아무리 보아도 자신보다 어린 사내를 향해 노인이 공손하게 묻자 사람들은 천야의 문주라는 사실을 잊고 노인의 행동에 화가 들끓었다.


그 증거로 사람들은 이미 무기에 손을 대고 있었고, 언제든지 무기를 꺼내 들어 단숨에 사내를 죽이려고 했다.


한참이 지나고 가면으로 제대로 얼굴을 가린 사내는 손에 들고 있는 서슬이 시퍼런 도로 쓰러진 사내를 건드렸다.


"내 얼굴을 보고 놀라서 정신까지 잃은 놈이 이자까지 다섯이다. 아무튼 내가 이곳까지 온 것은 할 말이 있어서 왔다."


"할 말이 있다고?"


느닷없이 나타난 사내의 대답에 문주들과 맹주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 소곤거렸고, 노인은 이내 고개까지 숙이면서 물었다.


"저는 추현의 나곤(拿悃)이라고 합니다. 이미 저희는 조정과 싸우기로 결심을 했는데 생각을 바꾸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까?"


"어르신, 어째서 같은 문주로 지내고 있는 자에게 저렇게 고개를 숙이시는 겁니까!"


"맹주님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으셨던 분이 어떻게···"


사람들이 탁자를 치면서 소리를 지르자 추현의 문주로 지내고 있는 나곤은 사람들을 가만히 노려보았다. 무언가 이유가 있으리라고 생각을 하면서 기다리고 있던 그때, 사내가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저는 소하연(素河連)이라고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다름이 아니라 앞으로 다섯 문파 그리고 맹회와 자주 만나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게 무슨···지금까지 수차례 만나자고 사람을 보냈는데 근거지에 가지도 못 하게 했잖소!"


은려를 막으려고 했던 사내가 소리를 지르자 소하연은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신경도 쓰지 않고 말을 내뱉었다.


"신격의 제자들이 가장 많이 저를 찾아서 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오지 않은 이유는 도법을 단련하기 위해서 입니다."


"잠시만 기다리시오. 분명 무향격검이라고 했는데 어째서 검이 아니라 도를 단련을 하는 것이오?"


"사람들이 제 도를 검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방준(防准), 조용히 하게나."


노인의 외침에 사내는 입을 꾹 다물고 얼굴을 붉게 물든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결국 탁자를 가볍게 치고 자리에 앉자 노인은 사람들을 가리키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미타불, 소승은 승려의 행색을 하지 않았으나 언제나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싸우고자 결심을 하고 이곳에 왔는데 시주는 어째서 어떤 결심을 하고 오신 겁니까."


"만사가 형통하니 사람들을 돕고자 오게 되었습니다. 또한 조정의 횡포가 저희에게 끼치면 늦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늦게나마 온 것입니다."


"아미타불···그러면 가면을 쓰고 계시는 이유는 무엇인지···"


"제 얼굴을 보시면 놀랄 수밖에 없으실 테니 가리는 겁니다. 알려고 하지 마시지요."


"알겠습니다. 노승은 이만···"


노인이 다시 자리에 앉았고 사내는 여전히 자리에 서서 미동도 하지 않았고, 사람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에서 맹주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붉은 도포를 걸치고 있는 맹주는 무기를 잡고 싸우는 것을 좋아한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온화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천야의 문주께서 앉지 않는 이유라도 있으신지요."


"의자가 없는데 탁자에 앉기라도 하라는 것이오?"


소하연이 손짓을 하면서 퉁명스럽게 말을 하자 맹주는 할 말을 잃고 머리카락을 만졌다.


"방 문주, 은 문주의 자리에 앉게 하시오."


"아니오. 서서 듣겠소."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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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 그의 과거 (1) 20.03.05 78 0 9쪽
22 22. 신의(信義) (終) 20.03.04 67 0 10쪽
21 21. 신의(信義) (1) 20.03.03 74 0 9쪽
20 20. 암살 (終) 20.03.01 81 0 9쪽
19 19. 암살 (1) 20.02.29 82 0 9쪽
18 18. 황제의 죽음(終) (수정) 20.02.28 101 0 9쪽
17 17. 황제의 죽음(3) 20.02.27 88 0 10쪽
16 16. 황제의 죽음(2) 20.02.26 90 0 10쪽
15 15. 황제의 죽음(1) 20.02.25 117 0 9쪽
14 14. 전쟁의 서막 (終) 20.02.23 115 0 9쪽
13 13. 전쟁의 서막 (3) 20.02.22 116 0 9쪽
12 12. 전쟁의 서막 (2) 20.02.21 133 0 10쪽
11 11. 전쟁의 서막 (1) 20.02.21 173 1 10쪽
10 10. 그녀와 동거 (終) 20.02.19 194 1 11쪽
9 9. 그녀와 동거 (2) 20.02.18 216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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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 그들의 과거 (2) 20.02.14 283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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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천야(賤夜)의 등장(終) 20.02.12 563 3 10쪽
2 2. 천야(賤夜)의 등장(2) 20.02.11 931 6 10쪽
» 1. 천야(賤夜)의 등장(1) 20.02.10 2,019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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