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팩트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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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
작품등록일 :
2020.02.1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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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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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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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16. 뭔가 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단체는 허구입니다. 설정에 따라 현실과 다를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DUMMY

제정신인가?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거였다.

하지만 곧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양리라의 눈은 그 누구보다 진지했기 때문에.


“다 맞출 때까지 퇴근은 없다. 알겠나?”


양리라는 우리의 대답 따위를 기다리지 않았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자마자 회의실의 문을 닫으며 나가버렸다.

우리 셋은 문과 세절지만 번갈아보며 바보처럼 황망히 서있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다 김명식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지금······ 이걸 다 맞추라고 하신 거 맞······지?”

“네, 맞아요.”


송연지가 대답하자, 김명식이 드러낸 감정은 짜증과 분노였다.


“아, 씨발. 이게 첫 업무라고? 말이 돼?”


표현이 좀 사납긴 하지만 그 마음 이해한다. 나도 비슷한 생각이거든.

하지만 지금 그가 하는 행동은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이었다.

그는 재킷을 아무렇게나 벗어던지고 세절지와 가장 멀리 떨어진 의자에 삐딱하게 앉으며 휴대폰을 꺼내들고는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었다.


“난 이딴 거 못 하겠으니까 알아서들 해요.”


어쭈, 이 자식 봐라?


송연지가 김명식의 태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김명식 씨, 이게 뭐하는 짓이에요?”

“뭐가요?”

“캡이 우리한테 시킨 일이에요. 근데 그걸 못하겠다니요?”

“하, 참나.”


기가 막힌다는 듯 코웃음을 친 김명식은 으스대는 모양새를 뽐냈다.


“제가 어디 대학 나온 줄 아세요? 옥스퍼드입니다. 영어권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들어가기 어렵고 졸업하기는 더 어렵다는 그 대학이요. 제가 고작 이런 세절지나 맞추자고 거길 졸업한 줄 알아요? 당신들이나 하세요. 예?”


결국 그 말이었구나.


나는 이런 부류를 알고 있다. 학벌에 대한 자부심으로 중무장한 이들.

이런 사람에겐 약이 없다.

그게 얼마나 하찮고 부질없는지를 백 번 설명해봤자 그 사실을 극구 부정하기 마련이라.

결국은 혼자서 깨우치고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이봐요, 김명식 씨. 지금 대학이 뭐가······.”


대차게 따지고 들려는 그녀의 어깨를 짚으며 말렸다.


“가만둬요.”


내가 그렇게 행동하자 김명식은 그럼 그렇지, 라는 얼굴로 이어폰을 끼고는 핸드폰 화면 속으로 시선을 묻었다.

그에게서 시선을 뗀 나는 들고 있는 재킷을 의자 뒤에 걸고 세절지가 쌓여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마음가짐으로 세절지를 한 움큼 쥐어 앞에다 펼쳤다.

다시금 김명식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정말 그딴 걸 하게? 라는 식의.


까라면 까야지. 그럼 안 해?


나는 원본이 무엇인지도 모를 종이들을 하나하나 가져다가 퍼즐처럼 맞추기 시작했다.

그렇게 두 시간쯤 지났을까.

눈이 피로에 지쳐갈 때쯤 나는 놀라운 광경을 볼 수 있었다.

10포인트의 글자가 겨우 남아있을 정도로 잘게 잘린 종이들이 붉은 실로 연결한 것처럼 하나씩 이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나는 놀란 음성을 여과 없이 읊조리고 말았다.


“이게 무슨······.”

“왜요? 무슨 일 있어요?”


내 맞은편에서 열심히 일하던 송연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에게 물었다.

원래 눈이 별로 안 좋았던 건지, 얼굴의 반을 차지할 정도로 크고 동그란 안경을 쓴 그녀가 걱정스런 얼굴을 했다.

나는 급하게 얼버무렸다.


“아, 아뇨. 별 거 아닙니다.”


변명만큼이나 머리도 급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왜 갑자기 여기서 이런 게 보이는 걸까.

지금까지 살면서 세절된 용지를 볼 일이 없어서? 아니다. 그럼 처음부터 보였어야지.

갑자기 능력이 진화한 건가? 옳다는 이유도, 틀리다는 증명도 없다.

아니면······ 설마 일이 손에 익기 시작해서?


무엇 하나 단정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다만 단 하나 확실한 건 이제부터 일에 가속이 붙을 거라는 점이었다.

어느새 점심이 다 되어가는 시간.

회의실의 문이 바람소리와 함께 열리며 양리라가 등장했다.


“자, 다들 일어나. 점심시간이야.”


핸드폰 게임을 열심히 하고 있던 김명식이 화들짝 놀라서는 이어폰을 후다닥 집어던지며 힘차게 대답했다.


“네! 바, 바로 이동하겠습니다. 아, 종이 맞추느라 어깨가 뻐근하네. 아하하, 잠깐 뭐 메시지가 와서요. 그거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묻지도 않은 걸 장황하게 변명하는 그를 탐탁지 않게 쳐다보던 양리라는 몸을 홱 돌려 나갔고, 슬슬 배가 고팠던 참인 나는 재킷을 입으며 회의실 밖으로 나가려했다.

그런 나를, 김명식이 가로막았다.


“박진우 씨?”

“왜요?”

“입단속 좀 부탁합시다. 송연지 씨도. 동기 좋다는 게 다 그런 거 아니겠어요?”


이 인간, 뻔뻔함이 상당하네. 그리고 아까 아침에는 동기가 아니라더니?


이런 걸 가만히 보고 있을 송연지가 아니었다.

그녀가 어이가 없다는 듯 비웃음을 픽, 뱉고는 따지고 들려는 찰나에 내가 끼어들었다.


“제가 왜요?”

“뭐요?”

“말씀드리세요. 저는 옥스퍼드라는 유구한 대학을 나와서 저딴 일은 못하겠습니다, 라고.”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


내 태도에 화가 났는지, 김명식은 언성을 높이며 내 어깨를 살짝 밀치려 했다.

남들이라면 그것을 순순히 허용해줬을지 모르지만 나는 달랐다.

아니, 다르다기보다 어떤 생각도 하기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해버렸다.


탁, 그의 팔을 쳐낸 뒤 역으로 그의 어깨를 툭 밀어버렸다.


“아!”


고작 두어 걸음 정도 밀려나게 살짝 밀었는데도 그는 아픈 척하며 엄살을 부렸다.

그때 나는 결심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이참에 확실히 못을 박자.


“사람 어깨를 이렇게 밀어도 되는······!”


김명식이 말을 미처 끝내기도 전에 나는 그의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밀었다.


“당신이 학벌을 들먹이면서 일을 하건 말건 상관은 안 합니다. 근데 그랬으면 뒷감당할 각오도 하셨어야지. 열 살짜리 애처럼 굴지 맙시다. 성인이 됐으면 성인답게 행동하고.”


내 표정이 무서웠을까. 오른손을 슬쩍 들자, 때릴 거라고 생각했는지 그가 어깨를 움찔거렸다.

오른손으로 그저 그의 어깨를 툭툭 친 나는 회의실 밖으로 나섰고, 곧 송연지도 내 뒤를 따랐다.


양리라는 우리를 지하에 위치한 식당으로 안내했다.

식당은 어마어마하게 컸다.

조리실과 휴게실, 영양사실을 제외하곤 벽 하나 없이 뻥 뚫린 구조.

나름의 규칙으로 나열된 식탁에는 수많은 방송업계 종사자들이 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나는 그 광경을 보며 중얼거렸다.


“우와······. 엄청 크다.”


그에 양리라는 여태까지 없었던 미소를 띠며 말했다.


“엄청나지? 맛은 더 엄청날 테니까 기대해도 좋아.”


음식이 눈앞에 있으니까 사람이 부드러워지기도 하는구나.


양리라는 그렇게 말하며 우리에게 식권을 한 장씩 건넸다.


“오늘은 내가 쏜다. 내일부턴 너희한테도 식권이 지급될 거니까 그거로 먹고.”

“예.”

“네.”


그렇게 대답한 우리는 그녀를 따라 배식대 맨 앞에 위치한 식권통에 식권을 넣은 뒤 식판을 들고 음식을 퍼 담았다.

오늘의 메뉴는 쌀밥에 소고기뭇국, 봄나물 무침과 직접 담근 듯한 김치 그리고 제육볶음이었다.

배식하던 아주머니가 나를 보더니 생긋 웃으며 너스레를 떠셨다.


“어머, 처음 보는 얼굴이네? 신입인가?”

“아, 인턴입니다. 오늘 처음 출근했어요.”

“맞네, 맞어. 아휴, 잘생겼네! 많이들 먹어요.”


아하하, 이것 참. 거짓말이지만 감사합니다.


잘생겼다는 건 거짓말이었지만 그래도 제육볶음은 많이 주셨다.


개꿀. 안 남기고 다 먹어야지.


우리는 양리라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먹는 스타일에서도 사람이 보였다.

양리라는 그렇게 빨리 먹는 것 같지 않는데도 음식이 눈에 띄게 사라진다.

아무래도 업무와 시간에 쫓기다 보니 든 버릇인 것 같다.

송연지는 음식을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닌가 보다. 숟가락 대신 젓가락으로 밥을 깨작이는 모습이 딱 그렇게 보였다.

김명식은······ 됐다. 그냥 신경도 안 쓰련다.


음식은 양리라 말처럼 정말 맛있었다. 밥도 찐 게 아닌 정말로 지은 밥이었고 국도 간이 적절해서 맛있다.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제육볶음이 특히 일품이었다.

음식을 음미하던 우리에게 양리라가 물었다.


“세절지 맞추는 건 좀 어때?”


음식을 급하게 씹은 김명식이 미처 다 삼키지 못한 채로 대답했다.


“아, 재밌습니다.”


손도 안 대놓고 재미는 무슨. 아, 너튜브 영상이 재밌었다는 건가.


“그래······?”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되물은 양리라는 시선으로 송연지를 향해 물었다.


“너는?”

“아, 뭐······ 아직까지는 할만 해요. 빨리 다른 일도 배우고 싶어요.”


모범답안이 있다면 저게 아닐까.

양리라도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이번엔 나를 바라보았다.


“요령이 좀 생겼습니다. 오후에는 더 가속이 붙을 것 같아요.”


요령이라기보다는 능력을 이용하는 것에 가깝지만.


“그래? 다행이네. 잘 맞춰봐. 그거 전부 시경이랑 검찰에서 싹 긁어온 거거든. 아, 우리 방송사 것도 있어.”

“예! 열심히 하겠습니다!”


일을 하지도 않을 김명식이 제일 우렁차게 대답했다.

나는 그를 흘겨봤지만 그는 최대한 눈에 띄지 않도록 내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왔다.

그냥 확 일러버릴까 고민하던 와중에 양리라의 휴대폰이 요란스럽게 울렸다.


“네, 양 기자입니다. 네, 네. 뭐요?”


그렇게 얼굴을 굳힌 그녀는 다급하게 식판을 들고 일어났다.


“거기가 어딥니까? 네, 알겠습니다. 당장 사람 보낼게요.”


그렇게 전화를 끊은 그녀가 애매한 표정으로 우리를 둘러보다 송연지와 김명식을 짚으며 말했다.


“너희 둘, 다 먹었으면 따라와. 속보다.”


아니, 잠깐만. 그럼 나는?


송연지와 김명식은 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곧장 식판을 들고 일어섰다.

양리라는 멍한 얼굴을 하고 있는 나를 보며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넌 혼자서 그거 최대한 맞추고 있어. 알았어?”

“아······. 네.”


그렇게 셋은 식당을 다급히 빠져나갔고, 나는 그렇게 홀로 남겨졌다.

출구를 바라보며 애먼 입맛만 다시던 나는 마지막으로 국을 한 숟갈 떠먹으며 중얼거렸다.


“아, 더럽게 맛없네.”


***


양리라가 인턴 둘을 데리고 돌아온 시간은 저녁 8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점심에 뛰쳐나가서 장장 8시간이 넘도록 뛰어다닌 것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다짜고짜 벌어진 묻지 마 폭행.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면 폭행대상이 사람이 아니라 동물이라는 점이었다.

제보를 받고 찾아간 자리에 범인은 이미 종적을 감춘 상태였고, 동물은 숨져있었다.

이 엽기적인 행각은 오늘이 처음은 아니었다.

무려 세 달 전부터 주인 없는 들개나 도둑고양이를 상대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특정 지역에서만 이러면 용의자를 좁혀갔겠지만 전혀 관련이 없는 서울 여러 곳에서 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기에 경찰도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어떤 성과라도 건졌다면 보람이라도 있겠건만 그렇지도 않았기에 양리라는 더욱 지친 모양새로 자신의 자리에 앉았고, 송연지와 김명식은 그 앞에 멀뚱히 서있었다.


“뭐해?”

“네?”

“여기서 뭐하냐고.”


뜬금없는 질문에, 둘은 어벙한 얼굴로 눈만 깜박였고 그게 답답했던 양리라는 기어이 성질을 부리며 소리를 질렀다.


“세절지 맞추러 안 가?!”


송연지는 까먹고 있었다는 듯 두 눈을 감으며 얼굴을 찡그렸고, 김명식은 불호령에 깜짝 놀라며 대답했다.


“가, 가겠습니다!”


그렇게 인턴 둘을 보낸 양리라는 오늘 취재한 것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김포, 용신동, 효창동, 충무로, 탑골······.


대체 이것들에는 무슨 공통점이 있을까.

골똘히 고민하며 사건 속으로 빠져들려고 할 때쯤, 김명식과 송연지가 쭈뼛거리며 6층으로 내려왔다.

양리라는 그런 둘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뭐야? 왜 내려와?”

“그게······.”

“하기 싫어? 그럼 그만 둬. 너희 말고도 저런 일 할 사람 많으니까.”

“아니,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면 뭐? 퇴근하고 싶기라도 한 거야? 저 세절지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일이 짚어줘야 할 거야?!”

“아뇨, 캡. 그게 아니라······.”

“그럼 뭔데!”


김명식은 온갖 소리를 다 듣고 나서야 어렵게 뒷말을 이을 수 있었다.


“다 맞춰져 있던데요?”

“······뭐?”


양리라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러나 곧 그게 아님을 알고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 자식들이 나를 놀리는구나. 아니면 맞추기 싫어서 어떤 꼼수를 부렸거나.


양리라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표정을 지은 채 둘을 손가락으로 한 번씩 짚은 뒤 엉덩이를 일으켜 곧장 8층으로 향했다.

모두가 퇴근한 8층의 보도국.

그 안에 있는 회의실의 불을 켠 양리라는 입을 턱 벌리며 말을 잃고 말았다.

제 짝을 모두 찾은 채로 가지런히 쌓여있는 종이들.

심지어 아무렇게나 놔둔 것도 아니고 기관, 부서, 사건 별로 정리까지 모두 해놓은 상태였다.


“이걸······ 진짜 다 맞췄다고? 이 시간에?”


순간 양리라는 자신이 하루를 건너뛰었는지 의심했으나 휴대폰에 떠오른 시간은 그게 아님을 증명했다.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양리라 역시 신입기자이던 시절에 똑같은 일을 했었다.

그것도 다섯 명이서.

그들이 이번 인턴에게 준 것과 비슷한 양을 맞추는데 꼬박 이틀이 걸렸다.

그런데······ 그 속내를 알 수 없게 생긴 녀석은 반나절도 안 돼서 다 맞췄다는 건가.

확인이 필요했다.

그녀는 곧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선배.”

-어, 그래. 무슨 일이야?

“선배 오늘 8층에 계속 있었죠?”

-그랬지.

“여기 있던 인턴은요?”

-아, 걔? 일 다 했는데 어떡하냐고 해서 내가 퇴근시켰는데?

“그, 그게 몇 신데요.”

-6시 반쯤?


빠듯하게 8시도 아니고 무려 6시 반이라고?


“누, 누가 안 도와주던가요?”

-에이, 도와주긴 누가 도와줘. 세절지 맞추는 걸 누가 좋아한다고. 근데 이번에는 양이 얼마 안 되나봐? 그렇게 빨리 한 거 보면.


양리라는 테이블 위를 훑으며 대답했다.


“네, 고마워요. 선배.”


그렇게 전화를 끊은 양리라는 호기심이 들었다.


박진우. 그 자식, 뭔가 있다.


작가의말

[에필로그]

 

으아아아, 끝났다!”

 

마지막 종이를 테이프로 붙인 나는 해방감과 성취감이 더해진 기지개를 힘껏 폈다.

 

, 세절지 맞추는 거 별 거 아니네.

 

붉은 선을 따라가면 순서와 짝을 전부 맞출 수 있었다.

세상의 모든 문서에는 거짓말이 많든 적든 섞여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이 순간만큼은 너무도 감사하게 다가왔다.

 

이제 조립은 끝났으니 분류를 해볼까.

 

양리라가 말하길, 경찰청과 검찰청 그리고 한국방송에 있는 것까지 모두 섞여있다고 했다.

 

분류까지 해놓으면 잘했다고 칭찬해주겠지?

 

그런 생각으로 모든 종이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는 와중 한국방송 사회부에서 폐기한 한 자료가 눈에 들어왔다.

 

, 이건······.”

 

청라지구 살인사건. 자살로 끝날 뻔한 사건을 뒤집어엎은 익명의 제보자를 취재한 자료 중 하나다.

 

이건 좀 곤란한데.”

 

천천히 훑어본 결과, 이미 내 근처까지 접근한 것 같다.

어쩌면 폐기되지 않은 자료 중에는 내가 그 익명의 제보자였다는 사실이 적혀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건······ 숨겨야겠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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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7. 사화 20.04.30 199 7 13쪽
27 26. 생명의 무게 +1 20.04.29 213 6 12쪽
26 25.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 +2 20.04.28 209 10 12쪽
25 24. 조 변호사 +1 20.04.27 225 9 13쪽
24 23. 형사와 기자 +2 20.04.25 257 10 14쪽
23 22. 나는 다르다. +1 20.04.24 232 11 11쪽
22 21. 경찰청 상주기자 +2 20.04.23 258 10 13쪽
21 20. 갑자기? +2 20.04.22 293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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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 진심 +2 20.04.17 255 8 13쪽
» 16. 뭔가 있다. +2 20.04.16 263 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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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1 20.04.13 302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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