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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좌능선
작품등록일 :
2020.02.18 12:17
최근연재일 :
2020.04.1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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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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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겟돈

DUMMY

검은색 양복을 입었을 뿐,

프로레슬러처럼 건장한 체격을 지닌 사내들은 우 부장의 어깨를 움켜쥐고 팔을 돌려 꺾어 세우려고 했다.

그때 우 부장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면서 우 부장의 전신에서 엷은 푸르스름한 빛이 났다.

흠칫 놀란 검정 양복들은 잠시 동작을 멈추고 기이한을 쳐다봤다.

기이한 도 당황스러웠다.

우 부장이 과거의 타이어 광고 맨 같던 몸뚱이를 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특수요원들과 같은 근육질로 바꾼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십 년이 넘게 임무를 수행하며 단련해온 현장 요원들에게 비할 바는 아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에 임 과장과 기대리는 굳어 버렸다.

“ 뭐지. 이건. 그동안 힘을 숨겨 온 것이오?”

우 부장은 피식 웃으며 머리카락 한 올 없는 파리한 머리를 쓰다듬었다.


“ 눈앞에서 콘크리트 벽이 녹아내리는 정경이 아직도 생각이 나.

그리고 일어난 폭발에 나는 어디로 떨어진 건지도 몰랐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방이 다 트여 있더구먼.

모든 건물이 다 없어졌더라고.

그리고 오래도록 길을 걸어 벗어나 도달한 폐허 같은 도시에는 온통 시체투성이였어.

아니, 그걸 시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다 녹아서 온갖 잔해들이 엉겨 붙은.

난 그 죽은 자의 길을 걸어 끝없이 걸었지.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어.

방사능의 영향인가.

그 폭심 지역을 벗어나 그나마 안전한 지역으로 들어섰더니 이번에는 인민군들이 나를 붙잡으려 들더군.

그런데 나도 모르게 뭔가 감정이 휩쓸리면 이상하게 다들 머리를 부여잡고 코피를 흘리며 쓰러지더군.

글쎄, 내 생각엔 당신들이 단번에 저승으로 보내버린 죄 없는 수만 명의 힘이 내게로 한 번에 들어온 것 같은데? 아닐까?”


우 부장이 말을 마치자마자 우 부장의 어깨를 움켜쥐고 있던 요원 둘이 거의 동시에 컥, 하고 비명을 질렀다.

그들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머리를 움켜잡고 코와 귓구멍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그걸 바라보던 기이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오래전 훈련을 받던 시절에 원자탄의 효과에 대해 교육받았던 내용이 갑자기 뇌리에 떠올랐다.


『 10-50시버트 방사선 피폭 증상 및 신체 변화는 피폭된 1주일 후에 100% 확률로 사망하게 된다.

이때부터는 방사능이 뇌에 직접 적용되며 이러한 높은 수준의 노출은 극도의 메스꺼움과 피로를 느끼게 만든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극도의 메스꺼움이 일시적으로 느껴진 후에 며칠간은 아주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걸어 다니는 유령'단계라고 불리며, 대량의 설사와 내부출혈이 시작되며 몸 전신 조직의 세포들이 괴사하기 시작한다.

마지막에는 정신 착란 및 순환기 계통의 파괴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때부턴 죽음을 피할 수 없으며 무조건 사망하게 되며 유일한 치료는 통증을 줄여주는 진통 치료뿐이다.

50-80시버트 방사선 피폭 증상 및 신체 변화는 수초,

수분 이내에 즉각적인 방향감각 상실과 혼수상태에 이르게 된다.

피폭자는 신경계가 완전히 파괴되므로 노출된 지 수 시간 만에 사망하게 된다.

80시버트 이상 방사선 피폭 증상 및 신체 변화는 대체로 즉각적인 사망을 예상하며

치료는 불가능하다.

이때는 뇌, 내부장기, 피부 등 모든 신체 조직들이 괴사하게 되며 정신 또한 온전하지 못한다.

피부는 화상에 걸린 것처럼 수포가 생기며 벗겨진다. 』


이유와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기이한의 생각에 우 부장은 핵폭발에서 살아나면서 몸에 방사능을 품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우 부장이 어찌하는지는 모르지만, 그 방사능을 원할 때 원하는 강도로 내뿜는 것 같았다.

우 부장에게 손을 댔던 요원 두 명은 바닥에 쓰러진 채로 벌써 피부에 수포가 벌겋게 일어나고 있었다.

기이한은 자신도 아마 그 정도는 아니어도 방사능에 오염됐을 거라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 나, 건드리지 말아요. ”

우 부장이 지친듯한 목소리로 말을 꺼내고야 기이한은 정신을 차렸다.

“ 보다시피, 난 여기 한국에 돌아오기 위해 먼 길을 걷고 걸어서 왔지요.

그리고 내가 오는 동안 나를 만난 인민군이나 국군이나 할 것 없이,

지금 저자들처럼 몰살 한 거요.

그걸 바라는 게 아니라면 이제 나를 내버려 두시오. ”


우 부장의 형체에서 푸르스름한 빛이 언뜻 비치는 것처럼 보였다.

권총을 내리고 멍청하게 서 있는 두 요원들 뒤로,

방 안의 소란한 소리에 놀라서 뛰어 들어온 대표와 관리 이사, 영업팀장이 역시 넋을 놓고 그 자리에 말뚝처럼 굳어 버렸다.

우 부장은 그들을 본체만체하며 출입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방에 남은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한군데 뭉쳐져서 우 부장이 걸어 나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출입구로 나서려던 우 부장이 돌아서며 입을 열었다.

“ 기이한 씨.

혹시나 해 얘기하는 건데, 쓸데없이 지원 요청하지 마시오.

내가 그 난리가 난 지역을 그냥 온전히 왔겠어?

인민군들한테 별의별 공격을 다 받았겠지. 한번 해 보니 탱크 정도도 의미 없더라고.

그러니 쓸데없이 죄 없는 군인들 죽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의 말을 들은 모두는 모두 얼굴이 사색으로 변했다.

그렇게 말을 마치곤 우 부장은 넓은, 엉망진창이 된 대표실을 둘러보고 다시 말을 이었다.

“ 당신들에게 손을 쓸 필요는 없을 거야.

원 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저주일지도 모르지만, 그 사건 이후로 전에 없던 힘이 생긴 후유증 인지 뭔지는 모르지만, 난 살아있는 재앙이더라고.

아마 당신들도 방사능에 엄청나게 오염되었을걸?

조만간 온갖 병치레로 죽어 갈 거야.

급성방사선 증후군이라고 하더구먼.

그게 어느 정도 일지는 난 모르지만, 병원으로 달려가는 게 좋을 거야.”

말을 끝낸 우 부장이 복도를 걸어 사라졌다.

남겨진 사람들의 얼굴은 사색을 넘어 절망적인 표정이 되었다.


서울의 여기저기에 방사능이 유출되었다는 뉴스가 긴급 보도되었다.

석 달여 전 북한지역에서 발생한 사고로 기화되었던 방사능 구름이 특정 지역에 소나기로 내린 게 아니겠냐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보도 자료로 첨부되었다.

군에서는 긴급 방독처리반이 투입되었지만 범위가 넓고 흔적이 끊기다 생기는 상황이어서 방사능 제거 작업에 난항이 예상되었다.

애꿎은 사람들이 방사능에 오염되어 병에 걸리거나 죽어갔다.


몇 달이 지났다.

남해 무인도에 이따금 푸르스름한 사람의 형체가 보였다는 밤 낚시꾼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사람들은 유령이라고도 하고,

언젠가 유튜브에 존재했던 울트라맨이 사는 거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들을 했다.


우 부장을 울트라맨으로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대표와 영업팀장과 관리 이사는 급성방사선 증후군으로 몇 달간 온갖 종류의 암이 중복되어 발병했다.

그들은 서로를 원망하며 머리카락이 빠지고 뼈들이 무너지는 증상을 보이면서 병상에서 허덕대다 며칠 차이로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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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아마겟돈 20.04.08 44 0 8쪽
30 귀환 20.04.07 41 0 8쪽
29 침투 +2 20.04.06 43 0 10쪽
28 침투 20.04.02 41 0 9쪽
27 침투 20.03.31 42 0 9쪽
26 특임대 20.03.30 38 0 8쪽
25 특임대 20.03.27 48 0 8쪽
24 특임대 20.03.26 53 0 9쪽
23 특임대 20.03.25 54 0 9쪽
22 스미스 요원 20.03.23 54 0 10쪽
21 스미스 요원 20.03.20 51 0 8쪽
20 스미스 요원 20.03.19 63 0 9쪽
19 팬덤 20.03.18 61 0 9쪽
18 팬덤 20.03.16 60 0 9쪽
17 슈퍼맨 탄생 20.03.12 66 0 9쪽
16 슈퍼맨 탄생 +2 20.03.11 77 0 9쪽
15 모르모트 20.03.10 70 0 9쪽
14 모르모트 20.03.06 64 1 10쪽
13 모르모트 20.03.05 63 0 9쪽
12 모르모트 20.03.04 83 0 11쪽
11 Z 프로젝트 발진 20.03.03 89 0 9쪽
10 Unbreakable 20.02.29 100 1 9쪽
9 재수 없는 놈 20.02.27 113 0 9쪽
8 슈퍼맨이 되었다 20.02.26 113 0 9쪽
7 부활 20.02.25 115 0 8쪽
6 부활 20.02.24 121 0 8쪽
5 함정 20.02.21 126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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