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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아이시루스
작품등록일 :
2020.02.22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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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5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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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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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혁명과 모략의 시대 - 14

DUMMY

라피트 중령과 육전대의 영웅적인 돌격은 코르시카 의용군의 진군을 저지시키는데 성공했지만 위협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유능한 포병 지휘관이 저쪽 포대에 있는 것이 틀림없다.

어느새 영점을 맞추고 포신의 각도를 조절한 의용군의 포대가 다시 불이 뿜었다.

이들의 포격은 백병전을 벌이고 있는 전장을 뛰어넘어 함선에 타고 있는 수병들에게 집중되었다.


“벽촌 오지의 촌놈들이 정말 교활하기 짝이 없구나!“


영국군의 불행은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지금껏 잠잠하던 칼비 항구의 좌우를 지키던 해안 요새.

파올리에게 매수되어 영국의 편을 들었던 이들 요새의 수비군이 흘러가는 판세를 보고 깃발을 바꾸어들었다.

급하게 닻을 올리고 돛을 펴고 있는 영국 함대를 향해서 새로운 루트의 포격을 가하는 해안 요새 수비군들.

오직 함선을 잡기 위해서 제작된 이 요새거포들은, 야전포를 압도하는 충격과 피해를 함선에게 줄 수 있었다.

요새포의 집중공세에 그대로 박살나버린 프라깃함을 바라보면서 넬슨은 이를 갈았다.


"하, 함장님! 저 놈들이 갑자기...!"


"상황이 달라지니 깃발도 바꿔들겠다는 것이겠지! 박쥐만도 못한 것들! 저런 비열한 종자들을 믿고 군사를 투입했으니, 애초부터 틀려먹은 작전이었다!"


시원스레 욕설을 쏟아낸 넬슨은 심호흡으로 분노를 가라앉혔다.

감정은 감정이고 현실은 현실이다.

금방 이성을 찾고 짧게 무언가를 생각하는 넬슨은, 이윽고 장교를 시켜 깃발로 앞서 가던 프라깃에게 어떤 신호를 보내게 했다.

신호를 받은 프랭크 미냐드 소령은 위협적인 포탄이 쏘아지는 순간임에도 아가멤논 함에 올라 넬슨과 접선했다.


"일전에 내가 설명한 적이 있던 '그 방법'을 지금 써야겠어. 자네의 배를 재물로 삼아서 말이야. 때마침 바람의 방향도 우리 편이니.... 이해해주겠지?"


"영국으로 돌아가면 해군성에서는 더 최신의 프라깃함을 제게 내려줄 것 아닙니까? 당연히 저는 상관없습니다만 일단 준장 각하께 보고는 올리겠습니다."


"쯧, 그럴 필요 없어. 내가 책임지겠다."


안 그래도 임무와 목표달성을 위해서라면 상관의 명령을 어기는 것도 불사하는 군인이 넬슨이었다.

충격적인 사건을 고작 몇 번 겪었다고 패닉에 빠진 얼치기 상관 따위 이제 그에게는 안중에도 없었다.


미냐드 소령은 군말하지 않고 넬슨의 명령에 따랐다.

럼과 그로그, 진과 같은 수병들의 독주를 함포용 화약과 함께 함실 곳곳에 채워 넣었다.

적지 않은 선원들이 '어이구, 저 아까운 술들을...' 하면서 입맛만 쩝쩝 다셨다.

미냐드 소령이 지휘하던 프라깃함의 노잡이, 갑판원, 라이플맨, 용병, 조리사 등 모든 인원들이 HMS 아가멤논 호에 실렸다.

인원체크를 통해 낙오자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넬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불꽃놀이 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어쩔 수 없겠지.”


이윽고 아가멤논 호의 좌측 포갑판이 열렸다.

럼과 그로그, 진, 화약 등이 채워진 프라깃함의 표시된 곳을 향해 좌문의 함포가 불을 뿜었다.

화약으로 달궈진 철포탄이 프라깃함의 함실 내부 화약을 터트렸다.

그 화기는 인화성 알코올들과 마주하여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아앙-!!


무식하게 대포를 쏴대던 코르시카군의 포병들이 일순간 움찔할 정도의 굉음이 칼비의 앞바다에 울려 퍼졌다.

미냐드 소령의 지휘를 받던 프라깃함은 바다 위의 통구이가 된 채 활활 타올랐다.

오래된 범선을 태우면서 발생하는 검은 연기가 바람을 타고 넘실거렸다.


"이거나 처먹어라. 갈아먹어도 시원찮을 코르시카 놈들아!"


넬슨이 가래침을 뱉으면서 소리쳤다.


=


"쯧..... 교활한 섬나라 해적 놈들."


망원경으로 영국 함대의 배치와 승선 상황 등을 관찰하면서 최대한의 포격 효율을 낼 수 있도록 포대를 지휘하던 나폴레옹은 혀를 찼다.

그에게 어깨를 내어주어 망원경의 각도를 맞춰주던 부리엔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나폴레옹이 차가운 목소리로 답했다.


"놈들이 자기들의 프라깃함을 폭침시켰다. 불길과 연기가 심상치 않은 것을 보니 휘발성 음료들을 잔뜩 쏟아 부은 모양인데.... 저 연기 때문에 우리는 조준할 목표를 잃고 말았다."


때마침 바람의 방향도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불어오고 있었다.

서쪽 끝에 있었던 프라깃함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가 칼비 항구의 부두 전체를 덮기까지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시야를 뺏겨버린 포병대와 해안요새는 이제 대포를 쏠 수 없었다.

적을 놓치기 싫은 일부 포병대가 마구잡이로 포격을 개시했지만 화약과 포탄 낭비가 될 게 뻔했기에 나폴레옹이 저지했다.

그 사이 영국 함대는 포격 사정거리에서 벗어나서 유유히 칼비 항구를 빠져나갈 것이다.


'연기로 시야를 잃은 것은 우리뿐만이 아니다. 영국의 함선들도 두꺼운 연기 탓에 앞이 명확히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함선끼리 부딪치지도 않고 질서정연하게 퇴각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선원들의 능력이 뛰어난 탓이겠지. 과연 바다의 제왕을 자처할 만 하다.'


더 보아봤자 의미가 없음을 깨닫고 망원경을 거두었다.

하지만 이대로 그냥 보내는 것은 아쉬운 일.


"누구의 작품인지는 모르겠지만.... 선물을 받았으면 보답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겠나."


나폴레옹은 그리 중얼거리면서 말을 몰았다.

목표는 현재 가장 해안선 쪽에 가까운 곳에 있는 뒤링겐 중위의 포대였다.

이 포대에는 코르시카에서 차출한 대포 중 구경이 가장 큰 36파운드의 대포가 있었다.

뒤링겐 중위를 비롯한 장교와 부사관들의 경례를 받으면서 나폴레옹은 직접 이 36파운드 대포의 조준점을 잡았다.


"사령관님. 지금 검은 연기가 부두 대부분을 가리고 있고 적 함선들의 물러가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포탄을 쏘더라도 적중시키기는 요원한 일입니다.


네가 포격 멈추라고 해놓고 이제 와서 왜 대포를 만지작 거리냐는 의미가 담긴 뒤링겐 중위의 말에 나폴레옹은 답했다.


"제 아무리 놈들이 항해술의 귀재라도 자욱한 연기 속에서는 빠르게 움직일 수 없다. 때마침 불고 있는 바람의 방향도 출항하기에 적합지 않고.“


연기가 가려지기 전의 좌표 하나를 외우고 왔다.

함대들의 빼곡한 배치와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 놈들의 함선 중 적어도 하나는 반드시 이 좌표를 지날 것이다.


콰앙-!


큰 소음과 함께 지축을 울리는 36파운드 포가 쏘아졌다.

적중했는지 안했는지는 연기 때문에 도저히 파악할 수 없었지만, 나폴레옹은 자신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적의 함선 중 하나에 포탄이 맞았음을 직감했다.


'화약고라도 적중했으면 좋겠군. 아예 통째로 태워지게 말이야.'


본래 기대했던 성과는 영국의 함대를 코르시카의 앞바다에 모조리 수장시키는 것이었지만, 해안포라도 촘촘히 박혀있으면 모를까 역시 그것은 꿈만 컸던 목표였다.

그렇지만 영국의 함대가 입은 피해가 치명적인 수준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함대의 피와 살이라고 할 수 있는 수병들과 선원들 중 상당수가 죽거나 사로잡혔고 십자포화를 당한 함선들은 누더기나 다름없는 상태.


"이제 우리의 손을 떠났다. 그들이 잘 해내기를 바랄 수밖에."


지금쯤이면 툴롱 항구에서 남하하고 있을 트뤼게 함대가 패잔병이나 다름없는 영국 함대를 처치해주길 바랄 뿐이었다.


=


적의 대포는 더 이상 함대를 공격하지 못했고 그 사이에 함선들은 차례차례 줄지어서 항구를 벗어날 수 있었다.

넬슨 함장의 기지가 불러온 성공적인 퇴각이었다.

아가멤논 호의 선원, 수병들은 서로의 손뼉을 마주하며 환호했다.

처참한 패배에도 불구하고 함대를 위해 자기들이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것들이 미쳤나? 아직 안 끝났다! 우리까지 빠져나간 다음에야 그 더러운 배를 두들기면서 좋아하라고!”


영락없이 화내는 목소리였지만 넬슨의 얼굴은 웃고 있었다.

그 때였다.


콰앙-! 우두둑! 콰지지직!


천둥 치는 소리와 함께 범선의 갑판을 박살내는 특유의 소리가 아가멤논 호를 울렸다.

연기 속을 뚫고 들어온 포탄 하나는 상단선창의 갑판장 창고에 적중되었다.

포탄은 창고를 완전히 날려버리고 안에 있던 4명의 선원을 고기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

환호와 기쁨으로 가득 찼던 아가멤논 호는 비명과 욕설, 신음으로 채워졌다.


“으윽....! 젠장....”


자욱한 먼지를 헤치면서 나타난 잭은 자신의 두 다리와 두 팔이 멀쩡히 붙어있는지부터 확인했다.

다행이 팔과 다리 모두 잘 붙어있었다.

갑판 표면에 쓸린 등 쪽이 쓰라린 것을 제외하면 잭은 멀쩡했다.


“토마스! 토마스, 괜찮습니까!?”


“아무 문제없네. 자네도 괜찮은 모양이군. 신께서 도우셨어.”


잭과 토마스는 포탄에 직격당한 갑판장 창고와 몇 야드밖에 떨어져있지 않았다.

포탄이 날아든 방향과 파편이 튀는 방향, 어디에도 겹치지 않았기에 둘은 무사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운이 따른 것이다.


“갑판장의 창고에 들어가 있던 4명은.... 살아남기 어렵겠지. 애석한 일이야....”


“다른 사람들이 무사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 그러자고.”


자욱한 먼지 속에서 콜록거리는 기침을 하며 잭과 토마스는 몸을 일으켰다.

급하게 이곳으로 뛰어오는 소리와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가까워졌다.


“으으..... 내 다리, 내 다리가....!”


독일 출신의 오토하임이라는 수병은 다리를 붙잡으며 울부짖고 있었다.

포탄이 튀면서 발생한 나무파편이 그의 정강이를 꿰뚫어버린 것이다

그 외에도 적지 않은 이들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고 신음하고 있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참상에 잭과 토마스가 할 말을 잃었던 찰나였다.


“모두, 모두 이쪽으로 와주십시오! 함장님께서.... 하, 함장님께서...!”


잭과 토마스, 그리고 인근에 있는 선원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소리가 난 곳으로 뛰었다.

그곳에 도착한 잭은 입을 두 손으로 막아야 했다.


"하, 함장님! 제기랄! 선의! 선의는 어디 있나!?"


“누, 눈에서....!!”


넬슨은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지만 표정만큼은 의연했다.


“호들갑들.... 떨지 마라....! 겨우 이 까짓... 일로!”


갑판장 창고를 날려버린 포탄.

그 포탄이 만들어낸 무수한 파편들 중 하나가 넬슨에게도 향했다.

그의 오른쪽 눈에는 선홍색의 핏물이 쉬지 않고 배어나오고 있었다.

잭은 물론이거니와 노련한 토마스조차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할지 몰라 갈팡질팡할 정도였다.

숙련된 선원들이 죽고 다쳤다는 것, 상단선창의 유일한 창고가 날아가 버렸다는 것, 모두 HMS 아가멤논 호의 악재가 맞았다.

그렇지만 그 어떤 것도 넬슨의 존재보다 중요하지 않았다.

절대적 카리스마로 전열함을 이끌던 넬슨의 치명적인 부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HMS 아가멤논호의 반신불수로 만들어버리기 충분했다.


어찌할 바를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수병들의 정신을 번쩍 들만큼 우렁찬 목소리가 일대를 휩쓸었다.


"함장님은 괜찮으실 거다! 언제 그랬냐는 듯 위풍당당하게 돌아와서 안대를 쓰고서라도 지휘통제실 위에서 명령을 내릴 분이시다! 우리의 함은 다시 넬슨 함장님의 지휘를 받게 될 테니... 너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라! 그것이 함장님이 바라시는 바다!"


급히 아가멤논 호의 지휘권을 이양 받은 미냐드 소령이었다.

그 사이 선의와 군의관들 사이에서 응급진료를 받는 넬슨.

넬슨은 아가멤논 호의 지휘를 이어가기는커녕 선실에서 무조건적인 안정을 취해야만 하는 치명상을 입었다.


‘젠장.... 이렇게 된 이상 아가멤논 호의 항해에 별다른 일이 벌어지지 않기만을 바래야겠군.’


미냐드 소령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면서 대양의 저편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던 것이 아가멤논 호의 불행이었고, 넬슨의 불행이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그들 함대의 정면에 등장한 것은, 삼색기를 펄럭이고 있는 프랑스 공화국의 함대였다.


작가의말

아마 다음이나 다다음회에 챕터가 끝날 듯 싶습니다.

원래 역사와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 때 정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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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툴롱 - 14 +5 20.03.27 884 49 12쪽
30 툴롱 - 13 +5 20.03.26 796 38 12쪽
29 툴롱 - 12 +5 20.03.24 883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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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툴롱 - 10 +8 20.03.22 907 41 13쪽
26 툴롱 - 9 +9 20.03.20 864 40 12쪽
25 툴롱 - 8 +7 20.03.19 899 39 13쪽
24 툴롱 - 7 +10 20.03.17 873 36 12쪽
23 툴롱 - 6 +9 20.03.16 972 48 13쪽
22 툴롱 - 5 +10 20.03.14 904 45 13쪽
21 툴롱 - 4 +6 20.03.13 921 46 13쪽
20 툴롱 - 3 +13 20.03.12 903 41 14쪽
19 툴롱 - 2 +4 20.03.11 923 32 13쪽
18 툴롱 - 1 +10 20.03.10 997 35 12쪽
17 혁명과 모략의 시대 - 16 +16 20.03.09 983 37 15쪽
16 혁명과 모략의 시대 - 15 +8 20.03.08 886 37 13쪽
» 혁명과 모략의 시대 - 14 +10 20.03.07 900 33 13쪽
14 혁명과 모략의 시대 - 13 +6 20.03.06 897 32 13쪽
13 혁명과 모략의 시대 - 12 +6 20.03.05 904 35 14쪽
12 혁명과 모략의 시대 - 11 +4 20.03.04 900 30 13쪽
11 혁명과 모략의 시대 - 10 +9 20.03.03 982 37 13쪽
10 혁명과 모략의 시대 - 9 +11 20.03.02 953 36 16쪽
9 혁명과 모략의 시대 - 8 +6 20.03.01 1,099 32 15쪽
8 혁명과 모략의 시대 - 7 +6 20.02.29 1,059 39 16쪽
7 혁명과 모략의 시대 - 6 +6 20.02.28 1,062 40 16쪽
6 혁명과 모략의 시대 - 5 +4 20.02.27 1,155 39 13쪽
5 혁명과 모략의 시대 - 4 +5 20.02.26 1,319 3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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