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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아이시루스
작품등록일 :
2020.02.22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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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5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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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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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롱 - 11

DUMMY

탕! 타탕! 탕! 탕!


콩을 볶는 듯 하는 머스킷의 총성이 아니다.

조금 더 경쾌하면서 날카로운 파공음.


"젠장, 라이플인가!? 더 속도를 올려! 이곳에서 빠르게 벗어난다!"


영국 라이플맨들의 저격에 걸려든 여단의 보병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사자처럼 달리던 여단의 걸음이 늦춰지자 나폴레옹은 다시 병사들을 억지로 이끌었다.

이대로 돈좌된다면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패퇴할 뿐이다.

기습적인 여단의 공격에 전열함들이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지금, 목표한 곳까지 빨리 올라야 했다.

숨이 턱 끝까지 찼어도 병사들은 이를 악물고, 혀를 씹어대며 다리와 허벅지에 힘을 주었다.


"제군들! 이제 다 왔다! 조금만 더 힘을 내라!"


대위 나부랭이에 불과했던 라마달레나와 칼비에서도 이렇게까지 목이 찢어져라 소리친 적은 없던 것 같은데.

라이플맨들에게 저격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나폴레옹은 끊임없이 병사들을 격려하여 낙오되는 이들이 없게끔 도왔다.

뒤처지는 수레를 같이 잡아끌거나 직접 머스킷을 들고 총탄을 쏘는 등 사단장이라는 직책에 얽매이지 않았다.

그만큼 시급을 요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나폴레옹과 제 1여단의 병사들은 머스킷과 완전군장을 맨 채 장장 2마일을 쉬지 않고 달렸다.

십 수 명이 탈진하여 쓰러지고 속을 게워냈을 무렵, 드디어 나폴레옹의 제 1여단은 목적지인 그로시스 곶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신께서 우리를 구원하셨다! 프랑스 공화국 만세!"


"와아아아아-!!"


종교를 믿지 않는 나폴레옹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행운이 겹쳤다. 라이플의 저격이 적잖이 있긴 했지만 그 외 저항은 거의 없었고 무엇보다 전열함 함포들이 잠잠했던 것이 여단의 작전을 살렸다

만일 전열함의 포격이 제 1여단에게 적중했다면 적어도 반 수 이상의 병사들은 그로시스 곶에 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로시스 곶은 지평선에서 약 200야드 고도인 구릉 지대였다.

이제 이곳에 도착한 이상 함포에 노출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레를 해체해라. 우리는 이곳에서 방벽을 쌓고 버텨야한다."


적진 한가운데에 들어간 이상 영국군, 스페인군, 왕당파의 군대까지 모두 상대해야했다.

그 기간은 스스로 험지에 기어들어간 알프스 방면군을 구원할 지원군이 오기 전까지다.


‘얼치기로 구성된 국민군의 장군들이지만 최소한 한 명은 내가 보낸 신호를 알아들을 것이다....’


나폴레옹은 그리 중얼거리면서 애써 긴장과 불안감을 털어냈다.


=


툴롱에는 3개의 곶이 있다. 그로시스 곶, 레뀌에뜨 곶, 갈란티아 곶.

그로시스 곶뿐만 아니라 레뀌에뜨 곶, 갈란티아 곶에서도 제 1여단이 했던 것과 같은 작전이 시간차를 두고 벌어졌다.

레뀌에뜨 곶과 갈란티아 곶은 연합군(영국, 스페인, 왕당파의 군대)의 밀집도가 비교적 옅었다.

가장 먼저 침투한 제 1여단과의 격전이 연합군의 관심을 많이 가져간 탓에 제 2, 제 3여단도 큰 피해 없이 곶을 점령하고 해안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순식간에 툴롱 항 3개의 곶을 모두 장악당한 연합군은 대경실색했다.

세 개의 곶에 있는 해안포가 프랑스 국민군의 손에 들어간 이상, 그들 함대는 툴롱 항구를 나오는 즉시 십자포화를 얻어맞을 것이다.

해안포의 지대가 높기 때문에 전열함의 포격에도 적중이 불가능했으니, 그들은 반격도 못한 채 쏘는 족족 맞아야 했다.

영국과 스페인의 함대는 완전히 독 안에 든 쥐가 되어버렸다.


물론 이 독을 깨트리는 방법이 있긴 했다.

바로 곶을 점거한 알프스 방면군의 군대를 격멸시키고 다시 곶을 탈환, 해안포를 되찾는 것.

뚫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필사적인 전투는 필연이었다.


콰쾅! 쾅! 쾅! 콰쾅!!


타타탕! 타탕! 타앙!


포탄과 총탄이 빗발치는 처절한 전투의 현장.

나폴레옹은 대포를 운송했던 수레로 아예 방진을 세워서 적 기병들의 돌격이나 전열보병들의 총검돌격을 원천봉쇄했다.

그것도 모자라서 참호까지 깊게 판 채 보병들에게 그곳에서 얼굴만 내밀고 머스킷을 갈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고도 역시 구릉을 점거한 제 1여단 쪽이 높았기 때문에 나폴레옹의 부대는 지형의 유리함을 최대한 살리면서 총격전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다만 압도적으로 불리한 요소도 존재했다.


"젠장! 더럽게 많군! 총탄을 아껴라! 일제사격을 불허한다! 최대한 한발 한발 놈들의 가슴을 조준하여 총을 쏴라!"


"포병들도 마찬가지다! 마구잡이식 포격은 자제하고 정밀하게 적들이 몰려있는 곳에다 포탄을 갈겨!"


교전이 길어지자 순식간에 동이 나기 시작한 총탄과 포탄들의 저장고를 보고 외친 장교들의 명령이었다.

이 상황을 예견하고 처음부터 탄약포와 작약, 포탄 등을 최대한 많이 챙기긴 했지만 추가로 보급이 되지 않는 이상 한계는 존재했다.

여단의 병사들은 마구잡이로 머스킷과 대포를 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숫자의 우위도 명백했다.

3천명, 그 중에서도 그로시스 곶까지 진격하는 도중에 병사들의 소모가 있었고, 교전을 이어가면서도 병사들은 꾸준히 죽어나갔다.

반면 이곳을 포위한 영국과 스페인군의 숫자는 최소 3배는 되는 것 같았다.

당연히 화력의 투사량에서 압도적인 차이가 발생했다.

병사들을 지휘하면서 직접 머스킷을 들고 쏘기도 했던 나폴레옹은 모자를 벗은 채 흐르는 땀을 닦았다.


'물과 식량이 가장 큰 문제다....'


병사들이 맸던 완전군장에는 물론 수통과 빵, 육포, 쌀알 등의 식량이 담겨있었다. 수레에도 물과 식량을 추가로 담기도 했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들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장교와 사병들 할 것 없이 조금씩 아껴서 먹고 있음에도 말이다.


'최대한 버텨도 3일인가? 그나마 죽은 병사들의 군장에서 물과 식량을 추가로 얻을 수 있으니 조금은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군. 병사들의 죽음에서 희소식을 찾는 상황이라니.... 하아....'


잠도 제대로 못 잔다. 충분한 휴식은 꿈도 꿀 수 없다.

저 놈들이 그렇게 놔두지 않을 테니까.

나폴레옹이 생각하는 임계점은 3일.

3일 후가 되면 방면군의 병사들 모두 탈진하여 더 이상 싸울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다.

그 전에 원군이 도착하면 나폴레옹의 승리.... 그렇지 않다면 그의 패배였다.


"놈들이 다시 움직인다. 보병들은 대형을 유지하고 자율적인 엄폐와 조준 사격을 허락한다. 조금만 더 힘을 내라."


말을 마친 나폴레옹은 직접 탄약포를 입에 물고 머스킷 구경에 탄약을 넣었다.

그의 사격에 명중당한 영국군 한 명이 나동그라졌다.

교전이 잠시 중단된 지 30분 만에 다시 치열하고 끈질긴 전투가 시작됐다.

제 1여단의 병사들은 이를 악물고 버텨냈다.


=


알프스 방면군이 불안하고 초조한 상황 속에 스스로를 밀어 넣고 고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면, 툴롱을 장악했던 연합군은 다른 의미로 불안과 초조를 느끼는 중이었다.

예상치 못한 시기, 예상치 못한 위치에 갑자기 등장한 적군이 대응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순식간에 3개의 핵심 거점을 점령해버렸으니, 연합군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자다가 제대로 봉창 맞은 격.


"해안포가 자리 잡은 3개의 곶을 되찾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소."


하우 제독의 침중한 음성이 현재 연합군의 상황을 대변했다.


"처먹을 물과 음식거리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왔군. 처음부터 아예 진지를 세우고 드러누울 작정이었구만."


교전이 잠시 멈춘 틈을 타서 수레와 군장에서 음식을 꺼내 꾸역꾸역 식사하는 프랑스군을 망원경으로 지켜 본 란가라 중장이 이를 뿌득 갈았다.

보헤미아의 명장이었던 얀 지슈카의 수레방진 전술에 영감을 얻은 건지, 수레로 교묘하게 길목을 차단하여 기병들이 오갈 수 있는 길을 아예 틀어막았다.

능선을 방패삼아서 자체 방어선을 구축한데다가 참호까지 파고 죽기 아니면 버티기 식으로 나오는 프랑스군.


참호는 정말로 까다로운 방어진지였다.

참호 안의 병사들은 얼굴만 빼꼼 내민 채 사격을 가하기 때문에 피탄 면적을 거의 내주지 않았다. 이쪽의 명중률은 형편없이 내려갔다.

피해를 감수하고 우직하게 전진하면 참호의 프랑스군은 자리를 이탈하고 그 사이 후열의 프랑스군이 일제사격과 대포 포격을 가했다.

참호 안에 사람이 없어도 참호는 그 자체만으로도 길을 가로막는 도랑이 되어 연합군의 진군을 방해했다.

뚫어야하는 입장에서 한숨과 쌍욕이 반복해서 나올 정도로 정말 질척거리는 전술이었다.


"척탄병 부대가 단 1연대라도 있었다면 저 빌어먹을 방어전술을 단숨에 깨트릴 수 있을 텐데...!"


척탄병 연대가 던지는 수류탄이야 말로 수레와 참호 속에 거북이처럼 숨어있던 프랑스군을 격멸시킬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그 귀한 척탄병들을 대규모 회전도 아닌 이런 곳에 파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애초부터 적이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 무식한 작전술은 도모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고.


"제독, 우리는 이제 조금 다른 상황을 염두에 두어야할 것이오."


"다른 상황이라뇨?"


"저 놈들의 눈빛을 보았소? 저건 이곳에서 죽을지언정 무너지지 않겠다는 불굴의 의지가 담긴 눈이요. 내 경험에 따르면 저런 부대가 수비하는 길목은 뚫기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닐 뿐더러 설령 뚫어내더라도 아군의 피해가 극심했소. 거기에 뛰어난 지휘관까지 있다면 두말할 것 없지."


하우 제독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말을 이었다.


"저들의 정체는 알프스 방면군. 그리고 그들을 지휘하는 사령관의 이름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라는 애송이요. 혹시 이 이름을 들어본 적 있소?"


"음.... 동맹국들을 여러 번 물 먹인 코르시카의 젊은 장군 아니오? 얼마 전에는 북이탈리아에서 오스트리아군을 물리쳤다는."


"그렇소. 우리 왕국의 군대도 그에게 두 번이나 적지 않은 피를 본 적이 있지."


하우 제독이 살벌하게 웃었다.


"결국 다른 방면의 프랑스군이 자신들을 도우러 올 때까지 시간을 끌 생각이겠지. 놈이 지금껏 보여준 범상치 않은 능력을 염두 해본다면 그것을 관철시킬만한 자신감과 전술들을 가지고 있다 보아야 할 것이오. 저 난해한 방어선은 부차적인 요소에 지나지 않소. 놈을 도와줄 원군이 먼저 도착한다면 우린 끝장이니까."


"그걸 알고 있으니 우리가 이렇게 필사적으로 뚫고 있는 거 아니겠소!? 비관적인 말로 군기를 흐릴 작정이라면 제독의 의도는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군! 이제 됐으니 저 놈들을 짓뭉개버릴 작전이나 한번 구상해보시오!"


"허허헛, 왕국과 귀국은 역시 군사교리에서 명확하게 차이를 보이는군요.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그에 대비해야 한다고 가르침을 받았는데 말이오."


위와 같은 군사교리의 차이가 현재의 세계를 주도하는 영국과 옛 영광밖에 남지 않은 스페인을 만들었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는 것 같아서 란가라 중장은 기분이 더러워졌다.

그러나 하우 제독과 대립해봤자 얻을 게 없다는 건 란가라 중장이 더 잘 알았다.


"그 최악이 오지 않도록 해야겠지. 놈들에게 기력 회복의 시간을 주지 말고 더 밀어 붙여봅시다. 오늘 내로 반드시 저 방진에 구멍을 내야겠소. 그리고 공화국의 어린 영웅이라는 저 장군을 산채로 잡지요."


"그럽시다. 아, 이번에는 왕당파의 친구들을 앞세워보는 것이 어떻겠소? 같은 동맹이니 마땅히 함께 피를 흘려가며 싸워야하지 않겠소."


란가라 중장이 날카로운 미소를 지었다.


"그거 아주 좋은 생각이요. 같은 프랑스인들이니 저들의 약점도 더 잘 알겠지."


프랑스인을 소모시켜 프랑스인을 녹여낸다.

경쟁국의 장군들이 이것을 꺼려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다운로드2.jpg

현재 알프스 방면군의 위치.

빨간색 선은 행군로 입니다.


작가의말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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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툴롱 - 14 +5 20.03.27 870 4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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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툴롱 - 7 +10 20.03.17 862 3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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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혁명과 모략의 시대 - 9 +11 20.03.02 944 3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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