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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무월연검(無越燃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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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쇄룡(殺龍)
작품등록일 :
2020.02.26 10:17
최근연재일 :
2020.06.13 14:49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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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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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5. 살천자(殺天子) (終)

DUMMY

싸늘한 바람이 불고 붉은 피가 굳던 무렵에 연마견과 설화는 연기와 빛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었고,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미 죽은 사람들이 흙 대신에 밟히는 가운데에서 연마견은 피가 잔뜩 묻어서 흐르고 있는 도를 힘껏 잡았고, 두 팔에서 새파란 혈맥이 튀어나왔다.


"저게 사람인가···"


"저 팔에 튀어나온 혈맥이나 보고 덤비고 싶은 놈이 있다면 정신이 나간 건데···"


병사들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설화는 그저 한숨만 쉬면서 천천히 도를 휘두르며 병사들에게 다가갔다.


다치지 않게 일부러 위협을 하면서 다가가던 설화는 다섯 장 정도 거리를 벌린 뒤에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형씨, 아무래도 우리를 아예 죽이려는 것 같소."


"··· 병사들을 이렇게 데리고 왔다는 거는 우리만 죽이는 게 아니다."


"중원과 무림의 전쟁이 드디어 일어나는 거요?"


그가 말없이 물음에 고개만 끄덕이자 설화는 한숨과 함께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도를 힘껏 쥐었다.


서로 눈치를 살피면서 나서지 못 하는 병사들을 보며 다가오기를 기다리던 그때, 저 멀리에서 알 수 없는 괴성과 비명이 들리자 연마견은 단번에 벽을 밟고 몸을 날렸다.


병사들도 무기를 붙잡고 넋이 나간 채 서 있는 동안 순식간에 몸을 날린 그는 저 멀리 싸움이 일어난 모습을 유심히 보았고, 깃발을 들고 있는 모습에 다시 유심히 보았다.


'맹회재건(盟會再建)'


"맹회를 다시 세우겠다는 거는···"


깃발을 보고 바닥에 내려오자마자 그에게 창과 화살이 날아왔고, 그는 장도를 창처럼 휘두르며 전부 허공에서 떨어뜨렸다.


기다란 창과 화살이 떨어지고 병사들이 전부 경악을 하는 가운데에서 한 병사가 조심스럽게 다가왔고, 등 뒤에서 화살을 날렸다.


"죽어!"


활이 휘었다가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면서 화살이 날아갔고, 아무도 피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하는 가운데에서 연마견은 고개도 안 돌리고 도를 휘둘렀다.


등 한가운데를 정확히 향해서 날아가던 도가 바닥에 잘린 채 떨어지자 병사들은 점차 뒤로 물러났고, 연마견은 한숨을 쉬고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저 멀리 깃발이 있는 곳에서는 사실상 무림과 중원의 싸움이 일어났고, 여기에서는 병사들을 상대하고 있지만 너무나 많았다.


지친 정신을 부여잡고 얼마나 많이 죽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의 몸에도 한계가 있었고, 설화도 이미 그런 한계를 보이고 있었다.


비틀거리며 병사들을 도로 마구 베던 설화는 지친 눈으로 그를 보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


"형씨, 어서 싸우고 가서 술이나 마십시다."


그러나 이미 지친 몸으로 서 있는 게 고작이었고 연마견은 그런 설화에게 다가가서 어깨를 두드렸다.


"고작 두 명이다! 죽여라!"


병사들에게 계속 가서 죽이라는 말을 하는 가운데에서 수많은 병사들이 나서지도 못 하면서 간신히 무기를 들이밀었고, 연마견은 천천히 장도를 붙잡고 어깨에 걸쳤다.


그가 장도를 걸치고 있는 모습에 병사들이 넋이 나간 그때, 그는 어깨에 걸친 도의 자루와 날을 붙잡고 창처럼 휘둘렀다.


바닥을 박차고 몸을 날리더니 허공에서 비틀었고, 단번에 병사들의 목을 향해 도를 내려치면서 붉은 피와 머리가 사방으로 튀었다.


사람의 생각에서 나올 수가 없고 할 수도 없는 것들을 보여주는 그를 병사들이 정신이 나간 채 보았고, 설화는 그런 병사들에게 도를 휘둘렀다.


"형씨! 뒤릉 보시오!"


어느덧 한 시진이 지나고 몇 명을 죽였는지 알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른 그때, 한 장수가 조심스럽게 비도를 들고 그에게 다가왔다.


그런 장수를 보고 외치는 설화를 뒤로 하고 그는 단 한 번도 뒤를 안 보았고, 사내는 그를 향해서 몸을 날리며 목에 비도를 내리찍었다.


붉은 피가 튀고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사내의 배에는 날카로운 도가 박혀 있었다.


"이런··· 어떻게···"


사내가 쓰러지자 도를 뽑은 그는 그저 무정한 눈빛으로 다른 병사들을 보았고, 병사들은 뒤로 물러나더니 이내 달아나기 시작했다.


"달아나는 자들은 죽여라!"


"우리도 가족이 있어서 지금 죽기는 싫다고!"


그러나 황제의 명령을 듣지 않고 달아나기 시작한 병사들은 어느새 백 명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황제는 사색을 띠고 그를 노려보았다.


전부 달아나고 고작 백 명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에서 명령을 할 수도 없던 황제의 모습이 보이고, 설화는 연마견의 귓가에 대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형씨, 가서 죽이시오. 내가 병사들을 붙잡고 있을 테니까."


"··· 그래."


싸늘한 바람이 불고 새까만 연기가 점차 연마견의 도에서 흩날리자 황제는 잔뜩 겁을 먹고 달아났고, 그는 그런 황제를 쫓았다.


처마를 밟고 몸을 날리기도 하면서 고작 석 장밖에 못 달아난 황제의 앞을 막은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고, 황제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단검(短劍)을 꺼내 들었다.


"감히 나를 죽이고 무림이 멀쩡할 것 같으냐!"


사실상 발악이나 다를 바가 없는 외침과 다르게 황제는 다리를 떨었고, 연마견은 그런 황제와 다섯 걸음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몸을 숙였다.


몸을 숙인 채 다리를 꼬아서 황제의 단검 아래로 다가간 그는 단번에 오른손으로 검을 빼앗았고, 왼손으로 황제의 목을 가볍게 쳤다.


"안··· 돼···"


고통스러워하는 황제의 눈을 보던 연마견은 단번에 멱살을 붙잡고 바닥에 던졌고, 굉음과 함께 흙이 흩날리며 병사들은 일제히 그를 보았다.


황제를 아무렇지도 않게 바닥에 던지고 손을 털고 있던 연마견은 수건을 꺼내서 얼굴을 닦으며 중얼거렸다.


"불로불사의 몸이어서 죽고 싶어도 못 죽는다."


그는 천천히 도를 옷에 닦고 황제의 멱살을 다시 붙잡았고, 설화는 병사들이 황제에게 다가가지 못 하게 마구 도를 휘두르며 입을 열었다.


"너희는 가면 안 되고··· 대신에 나랑 놀다가 집에 가자."


병사들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에서 설화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느닷없이 한 사내를 향해서 도를 휘둘렀다.


순식간에 목에서 새하얀 살이 붉은 피와 함께 떨어지고, 병사들의 갑주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정적만 흘렀다.


"나를 이기면 갈 수 있게 해주겠다."


이미 설화의 말을 더 이상 믿을 수가 없었던 병사들이 몸을 떨고 있는 동안 연마견은 황제의 멱살을 붙잡고 던지기를 반복했다.


어느덧 한 식경이 지나고 화려한 금빛 옷은 다 찢어졌고, 걸인이나 다를 바가 없어진 황제는 연마견의 손목을 붙잡고 물었다.


"도대체··· 왜··· 두렵지도 않은 거냐···"


"어차피 안 죽는데 두려워할 것도 없고··· 처음부터 고작 조정의 병사에게 죽는다는 생각도 안 했으니까."


"불로불사?"


황제가 넋이 나간 채 생각에 빠져들자 연마견은 그런 황제의 멱살을 붙잡았고, 도의 자루를 짧게 만들고 나서 단번에 배에 찔러 넣었다.


불로불사의 사실을 알아서 안 된다는 생각과 함께 찔러 넣은 연마견은 황제가 쓰러지자 귓가에 대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천하제일인 무 대협도 나도 불로불사의 몸이다."


"그게 무슨···"


"어차피 죽게 될 텐데 더 알아서 의미는 없겠지."


이미 입에서 피를 흘리고 있던 황제는 점차 눈을 감고 힘없이 쓰러졌고, 연마견은 황제를 바닥에 눕히고 설화를 보았다.


"이런 미친놈이··· 사람이 장난감처럼 보이는 거냐!"


"변방에서 너희는 두 발로 걸어 다니지도 못 할 정도다. 그나저나 미친놈이라고 부른 놈은 살갗을 다 찢어 버릴 테니 기대하고 있어라."


설화는 어린아이와 노는 것처럼 병사들을 이리저리 때렸고, 허리와 어깨를 향해서 날아오는 검과 도를 피하면서 냉소를 머금었다.


오히려 어깨와 허벅지를 밟고 몸을 날리면서 도와 검을 피하자 병사들은 넋이 나갔고, 설화는 어느새 욕을 퍼부었던 병사의 어깨를 밟고 서 있었다.


"이런 미친놈···"


"감히 천하제일도의 의제에게 미친놈이라고 부르다가 사람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있냐?"


"내가 어떻게 알고···"


싸늘한 바람이 불고 설화가 사내의 어깨를 걷어차고 몸을 날리자 사내는 순간적으로 비틀거렸고, 연마견의 도가 그의 목을 향해 날아갔다.


붉은 피가 사방으로 튀기 전에 목이 떨어지고 설화는 처마에 비틀거리며 서서 한참 동안 보더니 웃었다.


"형씨, 이제 몇 명 안 남아서 내가 다 죽여도 괜찮겠소."


"··· 그나저나 나중에 형씨라고 안 부르기로 말하지 않았냐."


"형씨는 형씨라는 말이 맞소. 그런 사소한 거는 잊고 일단 황제부터··· 죽였소?"


이미 몸에 담고 있던 피를 전부 쏟고 있던 황제를 보며 설화는 머리를 부여잡고 고개를 숙였고, 연마견은 그런 설화를 한 차례 보고 병사들을 노려보았다.


서로 눈치를 살피면서 뒤로 물러나던 그때, 한 병사가 먼저 무기를 놓고 천천히 다가와서 무릎을 꿇었다.


"새로운 황제 폐하를 모시겠습니다."


그때, 저 멀리 발소리가 들리고 거대한 깃발이 다가오자 연마견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고, 다소 늙어 보이는 사람들까지 전부 무릎을 꿇었다.


순식간에 다들 무릎을 꿇은 가운데에서 설화는 감탄을 하면서 입을 열었다.


"형씨, 우리도 모르는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나는 것 같지 않소?"


설화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람들은 전부 일제히 머리를 땅에 박았고, 피를 흘리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연섭 맹주님을 모시려고 왔습니다."


"··· 누구시오."


그 자신도 이미 맹주라는 사실을 잊고 있는데 갑자기 맹주라고 부르는 사내의 얼굴을 유심히 보자 백발이 희끗하고, 수염도 새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그런 사내를 연마견은 그저 무정한 눈빛으로 보고 눈을 감았다.


"맹회를 다시 세우기 위해서 여러 문파가 모였습니다."


"···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건가?"


"여러 문파가 서로 갈라지고 싸우면서 맹회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맹회를 다시 세울 테니 맹주로 오시지요."


"··· 굳이 황제와 싸우고 있을 때 온 이유는 있는 건가?"


"맹주께서 계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움을 드리려고···"


"이제 지쳐서 더 말도 못 하겠네. 맹주는 안 하겠네."


말과 함께 천천히 걸음을 옮겨서 자리를 떠나려고 하던 연마견을 설화는 한참 동안 보더니 따라갔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연마견을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따라갔고, 설화는 그런 사람들에게 가서 미소를 짓고 말했다.


"맹회와 같은 복잡한 일은 당신들이 알아서 하시고, 형씨와 나는 갈 테니 더 이상 따라오지 마시오."


"하지만···"


손을 뻗는 사람들을 피해서 점차 빠르게 걸음을 옮긴 설화는 저 멀리 사라진 연마견의 곁에서 따라갔고, 연마견은 그런 설화를 힐끗 보고 다시 눈을 감았다.


점차 느려지다가 멈추기도 하면서 연마견은 한숨을 쉬었고, 설화를 보며 나지막하게 물었다.


"가서 부맹주라도 하고 싶지 않느냐?"


"형씨는 맹주를 할 거요?"


"안 할 거다."


"형씨가 없는 맹회에서 부맹주로 있어도 무슨 소용이 있다고 내가 가겠소?"


"예전에 하고 싶어서 내 말을 들었던 게 아니었냐."


"형씨를 보고 하겠다고 말한 거요."


설화가 대답과 함께 이해를 할 수 없는 미소를 짓고 태연하게 걸음을 옮기자 연마견도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어느덧 따듯한 바람이 불고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묶으면서 연마견과 설화는 마을을 떠났다.





작가의말

아무리 좋은 위치여도 좋은 사람이 없다면 쓸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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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120. 무연(無緣) 그리고 마견(魔牽) (2) 20.06.12 32 1 12쪽
119 119. 무연(無緣) 그리고 마견(魔牽) (1) 20.06.11 38 1 10쪽
118 118. 종전(終戰) (終) +2 20.06.10 33 2 9쪽
117 117. 종전(終戰) (1) 20.06.09 33 1 11쪽
116 116. 생사(生死) (終) 20.06.08 36 1 11쪽
115 115. 생사(生死) (1) 20.06.07 35 1 12쪽
114 114. 천하제일악인(天下第一惡人) (終) +2 20.06.06 33 3 11쪽
113 113. 천하제일악인(天下第一惡人) (1) 20.06.05 28 1 11쪽
112 112. 독양문(獨楊門) (終) 20.06.04 35 1 11쪽
111 111. 독양문(獨楊門) (1) 20.06.03 38 1 12쪽
110 110. 아난(雅暖) (終) 20.06.03 38 1 11쪽
109 109. 아난(雅暖) (2) 20.06.02 34 1 11쪽
108 108. 아난(雅暖) (1) 20.05.31 34 1 10쪽
107 107.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 연마견(燃魔牽) (終) 20.05.31 34 1 10쪽
106 106.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 연마견(燃魔牽) (2) +2 20.05.30 38 2 10쪽
105 105.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 연마견(燃魔牽) (1) 20.05.29 39 1 11쪽
104 104. 취향(就向) (終) 20.05.27 32 3 10쪽
103 103. 취향(就向) (1) 20.05.27 37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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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101. 방랑자의 삶 (2) 20.05.25 4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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