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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무월연검(無越燃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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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쇄룡(殺龍)
작품등록일 :
2020.02.26 10:17
최근연재일 :
2020.06.13 14:49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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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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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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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86. 공후검 이백향(公後劍 李白享) (1)

DUMMY

마을을 떠나고 마구 걷던 연마견과 설화는 숲 속에서 멈추었고, 바닥에 드러누워서 눈을 감았다.


푸른 잎이 떨어지며 상쾌한 바람이 불고 설화는 바닥에 떨어진 잎들을 만지작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형씨랑 나는 언제 편히 쉴 수 있는 거요? 죽고 나서 쉬는 거요?"


"··· 지금 푹 쉬어라. 우리가 쉴 곳은 더 이상 없으니까."


"형씨는 형수도 있지만 나는 없는데··· 나도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고 혼례도 올리고 싶소. 그런데 이렇게 돌아다니면 못 만날 것 같아서 하는 말이오."


그러나 이미 눈을 감고 잠을 자고 있는 연마견을 보며 설화는 한숨과 함께 바닥을 마구 발로 찼고, 연마견은 그저 눈만 감은 채 설화를 힐끗 보았다.


설화는 나무를 걷어차기도 하면서 머리를 긁적이며 이리저리 돌아다녔고, 곧 저 멀리 다가오는 사람을 보며 걸음을 멈추었다.


어느새 설화는 나무 뒤에 몸을 감추고 저 멀리 서 있는 사람을 보더니 얼굴을 붉히자 연마견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저렇게 하는 모습이···"


비단과 같은 부드러운 머리카락과 아름다운 외모의 여인이 물을 잔뜩 담은 통을 들고 서 있었고, 설화는 그저 보기만 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나서서 도움을 주면 적어도 말이라도 할 수 있는데 보기만 하고 있던 설화를 보면서 연마견은 한숨을 쉬었다.


"저렇게 숙맥이어서···"


한참 멀리서 보던 설화는 이내 옷을 단정하게 하고 머리까지 묶었고, 기침까지 하자 연마견은 슬며시 설화의 발을 걸었다.


그러자 설화가 넘어지면서 여인에게 다가갔고, 연마견은 여인과 설화를 힐끗 보고 슬며시 몸을 돌렸다.


설화와 여인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연마견은 몸을 돌려서 손으로 귀를 덮었고, 저 멀리 끝이 보이지 않는 곳을 보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


한 식경이 지나고 설화와 여인이 사라지자 연마견은 미소를 짓고 자리에서 일어났고, 장도를 붙잡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어느덧 묘시를 알리는 북소리가 울려 퍼지고 그는 걸음을 옮기다가 멈추었고, 싸늘한 바람과 함께 한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


비틀거리며 걷고 있는지 발을 질질 끄는 소리가 들리고, 저 멀리 한 사내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었다.


수염이 자란 흔적도 없는 사내는 산발에 찢어진 옷을 걸친 채 한 손에는 도를 붙잡고 걸음을 옮겼고, 특이하게 오른발을 질질 바닥에 끌고 있었다.


그러나 얼굴에 흙이 묻지 않고 백옥처럼 새하얀 피부의 사내는 연마견을 보더니 도를 붙잡았고, 연마견은 그런 사내를 보며 냉소를 머금었다.


"뽑지도 못 할 거면서 도를 왜 잡는 거냐."


"··· 천하제일도 연마견."


사내가 말과 함께 노려보면서 알 수 없는 살기를 풍기자 연마견도 천천히 도를 붙잡았고, 새하얀 빛이 번뜩이며 사내의 도가 그의 목을 향해서 날아왔다.


왼발을 내밀고 힘들게 도를 휘두르는 사내를 보며 연마견은 장도를 꺼내 들었고, 단번에 사내의 도를 힘껏 쳤다.


굉음과 함께 날이 부서지고 사내의 도가 석 장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땅에 떨어지자 연마견은 그저 냉소를 머금었다.


"왜 싸우려는 거냐. 무림인으로 살게 되어서 반드시 싸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


연마견의 물음에 사내는 가볍게 고개만 끄덕였고, 연마견은 천천히 바닥에 떨어진 도에 다가가서 줍고 그에게 던져 주었다.


눈 앞에 꽂힌 도를 보며 사내가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면서 잡자 연마견은 천천히 사내에게 다가가서 도를 들이밀었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도를 잡았는데 갈 때까지 가고 싶은 거냐?"


다시 사내가 고개를 끄덕이고 연마견은 도를 두 손으로 붙잡고 비틀어서 다시 장도로 만들었고, 사내를 가리켰다.


급습이라고 할 수도 없이 당당한 사내의 모습에 연마견은 그저 감탄을 했고, 사내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백향(李白享)이라고 합니다."


"나를 찾아서 온 거냐?"


"천하제일도를 찾기 위해서 못 할 것고 없었습니다. 흔적도 많이 있어서 찾기 쉬웠습니다."


"··· 이 자리에서 죽는다고 후회는 안 하는 거냐?"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고 천천히 몸을 낮추고 오른손으로 땅을 짚었고, 새하얀 빛과 함께 도실에서 칠흑 같은 도를 뽑아 들었다.


얼마나 달구고 두드렸는지 도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계속 연마견의 목을 향해서 다가왔고, 연마견은 그런 도를 보며 뒤로 가볍게 몸을 날렸다.


그러자 사내의 도가 땅에 부딪히자 땅이 갈라지고, 연마견은 그런 사내를 보며 넋이 나간 채 천천히 눈에서 피를 흘렸다.


아무리 신력이 뛰어나도 저렇게 땅이 갈라진 적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그나마 변방에서 그를 속였던 노인이 그나마 조금 뛰어났다.


또한 저렇게 땅이 갈라질 정도면 도대체 얼마나 많이 도를 잡았을까.


사내의 손에는 셀 수 없는 상처가 있었고, 연마견으로 살았을 때의 그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 애틋한 기분까지 들었다.


점차 깊은 생각에 빠지던 연마견을 보며 사내는 다시 오른발로 땅을 박차고 어깨를 향해서 둔탁한 도를 크게 휘둘렀다.


새하얀 빛이 보일 정도로 빠르고 무거운 도가 날아오자 연마견은 도를 놓고 사내의 손목을 붙잡았고, 사내가 힘껏 뿌리치자 연마견은 발로 도를 차서 들어 올렸고, 단번에 사내의 허리를 베었다.


설화처럼 죽이고 싶지 않았던 이백향은 그런 연마견의 생각을 알지 못 하고 무릎을 꿇었다.


"죽이시오."


"··· 살려 주마. 오 년 뒤에 다시 찾아오면 싸워 줄 테니 와라."


"그게 무슨···"


사내가 고개를 들고 놀란 눈으로 쳐다보자 연마견은 무정한 눈에서 피를 흘리며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아니면 갈 데가 딱히 없다면 함께 가자."


"··· 어디로 갈 줄 알고 같이 가자는 것이오?"


"불쌍해서 살려 주려고 가자는 거다. 그런 힘으로 나무나 깎고 있을 거냐?"


연마견의 말에 사내는 황급히 손을 감추었고, 이제는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지 않고 그저 의아해하며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알고···"


"네 손과 내 손이 비슷해서 알고 있는 거다. 꽤나 나무를 많이 깎은 손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모르겠냐."


엽무곡에서 지내면서 탁자를 깎았던 그는 사내와 싸우면서 거친 손이 도만 잡았던 손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사내는 얀마견을 힐끗 보며 계속 손을 감추었다.


자신과 비슷한 사내를 죽일 생각도 없던 그는 천천히 도를 허리춤에 매었고, 사내도 도를 다시 도실에 넣고 물었다.


"천하제일도가 나무도 깎는다는 거요?"


"먹고 살려고 깎았다."


그때, 날카로운 비명이 들리고 연마견과 이백향은 서로 한 차례 보고 단번에 비명이 들리는 곳으로 몸을 날렸다.


사내가 벽과 처마를 밟고 몸을 날리자 연마견은 새까만 연기에 휩싸이고 점차 신형이 흔들리며 사라졌다.


단번에 처마를 밟고 허공에서 춤을 추는 것처럼 사라진 연마견은 어느새 비명이 들리는 곳에서 걸음을 멈추었고, 저 멀리 사람들이 죽어 있는 광경에 넋이 나갔다.


"살려 줘!"


수많은 사람들이 바닥에 엎드린 채 피를 흘리는 가운데에서 두 사내가 서로 도와 검을 부딪히며 싸우고 있었고, 연마견은 유심히 보면서 몸을 숙였다.


"감히 부인 될 분한테 검을 들이밀고 내가 보낼 것 같냐!"


칠흑 같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흉측한 가면을 쓰고 있는 사내에게 도를 휘두르던 사내를 보자 연마견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중얼거렸다.


"네가 거기에 왜 있는 거냐."


도를 들고 있는 사내는 다름 아닌 설화였고, 연마견은 곧장 몸을 날려서 가면을 쓴 사내에게 다가갔다.


처마를 박차고 몸을 날린 그는 사내가 알 수 없게 뒤로 다가갔고, 설화가 사내의 검을 힘껏 쳐서 날리자 연마견은 떨어지면서 사내의 등을 도로 베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사내도 설화도 넋이 나갔고, 사내가 비틀거리며 검을 휘두르자 연마견은 사내의 목을 힘껏 잡았다.


"커헉···"


혈맥을 붙잡고 누르자 사내가 괴성과 함께 쓰러지고, 설화는 도를 거두고 연마견을 가리키며 물었다.


"형씨가 어떻게 알고 온 거요?"


"··· 비명이 들렸다."


"숲에서 여기에서 지르는 비명을 들었다는 거요?"


"··· 그래. 그나저나 무슨 일이냐."


"보면 알 것 아니오. 갑자기 나타나서 사람들을 마구 죽여서 내가 상대하고 있었소."


설화의 말에 주변을 둘러보자 두려움에 몸을 떨고 있는 사람부터 죽은 사람들까지 다양했고, 마을은 순식간에 정적이 흘렀다.


비명도 들리지 않고 숨 쉬는 소리도 들리지 않던 그때, 발소리와 함께 다가온 이백향은 연마견을 보며 입을 열었다.


"··· 당신들이 죽인 거요?"


이백향의 물음에 연마견은 고개를 저었고, 설화는 한숨과 함께 무릎을 두드렸다.


"이제 말하기도 귀찮아서··· 형씨가 알아서 잘 말을 해주시오."


설화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백향은 단번에 몸을 날려서 다가왔고, 연마견은 도를 들고 다가오는 모습에 천천히 뒤를 보았다.


고개를 돌려서 힐끗 보자 사내가 검을 들고 찌르려고 했고, 이백향은 그런 사내의 팔을 붉은 피를 튀기며 잘랐다.


"으악!"


이백향이 땅에서 한 차례 구르고 사내의 목을 베려고 하던 그때, 연마견은 그런 이백향의 종아리를 걷어차서 넘어뜨렸다.


이백향이 뒤로 넘어지자마자 연마견은 사내의 얼굴을 붙잡았고, 가면을 잡아서 당겼다.


그러자 가면이 떨어지고 드러난 얼굴에 설화는 넋이 나간 채 중얼거렸다.


"부인 될 사람이 두 명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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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저만의 방식을 유지하겠습니다. 20.03.11 261 0 -
121 마지막 장. 무연(無緣) 그리고 마견(魔牽) (終) 20.06.13 95 0 11쪽
120 120. 무연(無緣) 그리고 마견(魔牽) (2) 20.06.12 32 1 12쪽
119 119. 무연(無緣) 그리고 마견(魔牽) (1) 20.06.11 38 1 10쪽
118 118. 종전(終戰) (終) +2 20.06.10 33 2 9쪽
117 117. 종전(終戰) (1) 20.06.09 33 1 11쪽
116 116. 생사(生死) (終) 20.06.08 36 1 11쪽
115 115. 생사(生死) (1) 20.06.07 35 1 12쪽
114 114. 천하제일악인(天下第一惡人) (終) +2 20.06.06 33 3 11쪽
113 113. 천하제일악인(天下第一惡人) (1) 20.06.05 27 1 11쪽
112 112. 독양문(獨楊門) (終) 20.06.04 33 1 11쪽
111 111. 독양문(獨楊門) (1) 20.06.03 36 1 12쪽
110 110. 아난(雅暖) (終) 20.06.03 37 1 11쪽
109 109. 아난(雅暖) (2) 20.06.02 33 1 11쪽
108 108. 아난(雅暖) (1) 20.05.31 33 1 10쪽
107 107.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 연마견(燃魔牽) (終) 20.05.31 33 1 10쪽
106 106.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 연마견(燃魔牽) (2) +2 20.05.30 37 2 10쪽
105 105.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 연마견(燃魔牽) (1) 20.05.29 38 1 11쪽
104 104. 취향(就向) (終) 20.05.27 31 3 10쪽
103 103. 취향(就向) (1) 20.05.27 36 2 10쪽
102 102. 방랑자의 삶 (終) 20.05.26 31 3 11쪽
101 101. 방랑자의 삶 (2) 20.05.25 4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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